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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로시의 작별 인사 '누구도 나만큼 사랑하지는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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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6 03:07:53

 

https://www.asroma.com/en/news/2019/5/daniele-de-rossi-s-letter-to-the-fans

 

"얘야, 왜 웃니?"

"행복해서요!"

"왜 행복한데?"

"로마 유니폼이 생겼으니까요!"

"가짜 아니니?"

"아니에요! 이모가 번호에 바느질도 해 줬어요"

"그걸 600번도 넘게 입으면 어떨것 같니?"

"한 번만이라도 좋을 것 같아요"

 

이제는 모두가 알게 된 내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면 내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깨닫게 된다. 받아 마땅하지 않은 행운임에도 받은만큼 충분히 감사할 수 없는 것들. 긴 여행이었고 다사다난했고 강렬했지만 이 팀에 대한 사랑으로 계속 할 수 있었던.

 

 

하지만 이 감사함을 말로 하지 않은 채 떠나고 싶지는 않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쓸 때 이건 마음 속의 추상적인 느낌과 감정이 아닌, 걸어온 길에서 만난 모든 구체적인 표정과 목소리이다. 

 

내가 로마에서 알게 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센시 가문, 팔로타

 

지금까지 일했고 앞으로 일한 트리고리아의 모든 사람들

 

모든 감독들-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나를 만들었던 이들은 내게 어떤 중요한 것들을 가르쳤다.

 

항상 내게 신경 써 준 메디컬 스태프들, 그리고 다미아노(*물리치료사). 이들이 아니었으면 로마에서 더 적은 경기를 뛰었을 것이다.

 

팀 동료들. 내가 이 일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던. 이들은 내 가족이다. 매일의 일상들, 트리고리아 탈의실에서의 시간들. 내가 가장 그리워할 것들이다.

 

브루노(*콘티, 유스 총괄), 내 안에서 뭔가 특별한 것을 보고 이 팀의 대단한 아카데미로 데려온 사람. 

그곳에서 8월 어느 아침 시모네와 만치오를 만났고, 친구가 되었고 평생 그럴 것이다.


고마워 다비데. 내 남은 평생에서도 내 옆에 함께할 것도 알아.

 

고마워 프란체스코. 내가 찼던 완장은 내 형제, 위대한 주장, 그리고 이 셔츠를 입은 내가 본 최고의 선수의 팔로부터 이어받은 거야. 아무나 우상과 함께 16년을 뛸 수는 없지. 난 이제 그 완장을 정중하게 알레산드로에게 넘겨줄 거야. 이 다른 형제에 대해 하나 아는건 이 완장의 영예에 너만큼 자격이 있다는 거야.

 

고마워 엄마, 아빠. 내가 매일같이 안고 살아간 가치 두 가지를 불어넣어 줘서. 내가 남에게 받고자 하지 않는 것들을 남에게 하지 않을 것,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것.

 

고마워 오스티아(*고향 마을), 그곳의 사람들과 해변. 아이인 나를 길러줬고, 청소년인 나를 채찍질하고 어른인 나를 다시 받아줘서.

 

고마워, 우리 집 안에서 나를 지지하고 함께 아파해준 사람들. 가이아, 올리비아, 노아, 그리고 특별히 사라, 너희 없이는 나는 지금의 반쪽짜리 사람일 거야.

 

고마워, 모든 로마의 팬, 나의 팬. 적어도 오늘만큼은, 나 자신에게 '나의 팬' 이라고 부르도록 허락해 줄 거야. 나도 경기장 밖의 당신들 중 한명이고, 언제나 보여준 그 사랑은 내가 계속 할 수 있는 힘이 됐어. 당신들은 내가 이 도시, 이 삶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선택한 모든 이유야. 일요일은 내 616번째 그 선택이 될 거야. 옳은 선택이.

 

 

 

몇년 전, 5월 26일(*코파 이탈리아 결승에서 라치오에게 패배)은 우리 모두가 앞으로 다시는 웃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 날이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어떤 팬의 '2013년 5월 27일,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 라고 새긴 타투를 보기 전까진. 누구의 타투인지는 모르지만, 올해 5월 27일에도 그날의 바람이 불 것은 안다. 최근 몇 년 사이만큼 당신들의 사랑을 느낀 적이 없다. 이는 나를 압도했고 내 마음 한가운데 와 닿았다. 이번만큼 어떤 이유로 단결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신들이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모든 분노와 고통은 잠시 접어두고 응원을 보내주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모든 이들과 모든 것들보다 가장 중요한, 로마를 위해.

 

아무도 나만큼 당신을 사랑하진 않을 거니까.

 

 

See you soon,

Daniele De Ros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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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5-26 03:13:07

그만 울려 형...

2019-05-26 03:39:39

말년에 이렇게 멋진 선수....

2019-05-26 03:39:42

ㅜㅜ

2019-05-26 03:47:38

글 너무 멋지네요.. 약간은 촌스러울 정도로 로망덩어리의 느낌..ㅠ

2019-05-26 04:27:24

하 진짜 돌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고마워 다니엘레 ㅠㅠ

2019-05-26 04:37:09

 아휴 형님....

2019-05-26 05:05:13

팬질하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데로시형

2019-05-26 05:07:49

축구팬이라면 울컥할 수밖에 없네요

2019-05-26 06:13:01

ㅠㅠ

2019-05-26 06:53:00

좀 많이 슬프네

2019-05-26 07:50:33

내가 더 고마워요

2019-05-26 07:59:22

울컥하네요... 당신의 플레이를 로마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고마웠어요

2019-05-26 07:59:33

하... 레전드가 이런식으로 떠난다니요... 유베가 알레랑 맑쇼 보낼때도 너무 슬펐는데 로마팬분들 힘내세요

2019-05-26 08:00:09

ㅜㅜㅜㅜ

2019-05-26 08:02:10

로마팬이 아닌데도 진심 울컥했네요.

2019-05-26 08:02:23
2019-05-26 08:04:46
2019-05-26 08:08:34
2019-05-26 08:17:00
2019-05-26 08:20:54

그냥 인간 자체가 너무너무 멋짐..

2019-05-26 08:20:56

다니엘레 형 늘 사랑했습니다

2019-05-26 08:24:08

미쳤다...ㅠㅠㅠㅠ

2019-05-26 08:38:54

하 울컥하게만드는글이네요

2019-05-26 09:17:06

ㅠㅠ

2019-05-26 09:22:26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지만 내일이 안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ㅠㅠ

2019-05-26 09:42:40
2019-05-26 09:43:15

고마웠어요 데주장..

2019-05-26 09:54:25

ㅠㅠㅠㅠㅠ

2019-05-26 10:18:26
2019-05-26 10:33:25

하.....ㅠㅜ

2019-05-26 10:37:16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있다

2019-05-26 10:48:14

 눈물나네요... 후...

2019-05-26 10:56:44

로마팬도 아닌데 찡하네요 ㅠㅠ

2019-05-26 11:00:20

도대체 저런선수 내보내서 얻고자 하는게 뭐길래 ㅠㅠㅠㅠㅠㅠ

2019-05-26 11:11:42

뒤늦게라도 재계약하길 바랬는데 진짜 가야하나보네요...

Updated at 2019-05-26 12:14:20

이렇게 세랴 레전드가 또 한명 떠나네요 ㅠㅠ

Updated at 2019-05-26 12:26:15

감사합니다. 팬으로서 응원하던 시간들, 너무 행복했어요. 정말 오랜만에 눈물 흘립니다.

2019-05-26 13:04:51

밀란팬인데도 아쉬운데 로마팬분들은 어떠실지..

2019-05-26 13:20:12

데바

2019-05-26 13:51:11

너무하다 진짜

2019-05-26 14:22:20

보고싶을겁니다.

2019-05-26 14:55:38

감사합니다 잊지 않을게요

2019-05-26 15:05:58

내가 더 사랑하면 안될까

2019-05-26 16:54:34

ㅠㅠ

2019-05-26 17:00:13
2019-05-26 17:34:01
2019-05-26 17:56:35
2019-05-26 20:52:48

아...진짜 로맨티스트다...

로마 종신으로 끝날 줄 알았건만 ㅠㅠ

2019-05-26 23:06:35

그라찌에...

고맙습니다...

2019-05-27 00:35:13

이런 로망이 로마를 팬하게 만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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