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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디와 무르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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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3 01:10:42

축구 클럽을 응원하는 행위는 환상을 좇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리그 우승, 잔류, 갑부 구단주의 인수 등 팬마다 가지각색의 환상이 있지만

유스 출신의 반디에라만큼 축구팬들이 몰입하는 환상이 있을까 싶어요.

인내심이라는 단어는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는 축구팬들이

단지 유스 출신이라는 이유로 한없이 관대해지고 기다려주는 것을 보면

로컬 보이에 대한 목마름이 얼마나 큰 지 알수 있습니다.


라치오 팬들도 이러한 환상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수 많은 라치알레들이 여전히 네스타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그가 라치오의 유스 아카데미가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이라는 측면이 있을겁니다.

게다가 라치오에서 축구를 시작한 소위 말하는 성골이니 더 할 나위 없죠. 

 

네스타가 밀란으로 떠난 후, 수 많은 유망주들이 네스타의 뒤를 이을 것이라 기대받았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오나지, 카반다처럼 한 두 시즌 가능성을 조금 보여주고 팀을 떠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최근에 스트라코샤가 모처럼 유스 출신으로 1군에서 자기 자리를 확고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스트라코샤가 잘 해주고 있지만, 라치오 팬들이 최근에 가장 큰 기대를 보여준 유스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다닐로 카탈디와 알레산드로 무르지아입니다.

라치오 유스팀이 리그(12/13)와 코파(13/14, 14/15)를 연거푸 제패할 때 핵심 멤버였고

연령대(카탈디 94년, 무르지아 96년생)도 포지션도 비슷할 뿐만 아니라

그리스에서 처음으로 축구화를 신은 스트라코샤와 달리

이 둘은 라치오에서 축구 인생을 시작했으니 팬들이 애지중지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두 선수 모두 1군 진입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카탈디는 프리마베라 우승의 에이스였고 맨시티의 제의를 거절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1군에서 도통 자리를 잡지 못 하고 임대를 꽤 많이 다녔습니다.

사실, 심자기가 17/18시즌에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더 어린 무르지아를 남기고 카탈디를 임대 보내길래

프리마베라 감독 시절에 지도한 경험이 있는 무르지아를 키우려는 심산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 시즌만에 처지가 바뀌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18/19 시즌을 1군에서 시작했습니다만

카탈디는 그래도 백업이라 할 지라도 경기에 계속 투입된 반면

무르지아는 거의 경기를 못 뛰다가 후반기에 스팔로 임대를 떠나서 간신히 반등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19/20 시즌을 앞둔 현재, 카탈디는 바델리의 이적과 함께 

레이바의 백업 내지 장기적 대체자 역할을 부여 받으며 드디어 자리를 잡는 모습입니다.

주 포지션도 없이 메짤라와 수미를 오갔는데 드디어 포지션도 정착을 하는 모양새입니다.

(선수 본인은 메짤라를 선호하고 저 역시 그 위치에서 보여주는 카탈디의 공격적인 패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수가 없네요.)

 

반면, 무르지아는 라짜리 영입의 반대급부로 스팔로 영구이적을 했습니다.

파롤로, 세르게이라는 거물 앞에서 출전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 하는 상황에서

선수에게 꼭 필요한 이적이었지만 유스가 떠나는 모습은 언제나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바이백을 걸어놨으니 다시 돌아오는 순간을 기대해 봅니다.

 

무르지아가 수퍼컵에서 넣었던 결승골,

카탈디가 지난 시즌 데르비에서 기록했던 쐐기골.

이런 장면을 계속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득점이 아니어도 좋으니 두 선수가 경기장에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라치오의 팬으로써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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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8-13 01:42:17

아마 모든 라치오팬들의 바람 아닐까.. 싶네요 ㅠㅠ

카탈디는 꾸준히 기회 조금씩이라도 받아왔고..

이번 시즌에라도 좀 더 자리잡았으면 하네요! 

2019-08-13 08:58:16

좋은글 잘봤습니다 !

잘되는 팀은 자체 유스가 탄탄한데 말이죠

바르샤나 한때의 맨유, 가까이에는 아탈란타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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