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성히어로, 뽀빠이 아틸리오 롬바르도

<감독되고 멋있어진 롬바르도>

머리가 벗겨진 60년대 만화캐릭터가 슈퍼파워를 내기 위해 시금치를 먹었다면,

그라운드의 오른쪽을 미친듯한 활동량과 스피드로 누비고 다닌 아틸리오 "뽀빠이" 롬바르도의 

힘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우승컵은 많았지만 머리숱이 좀 부족했던 이 이탈리아 선수는 상대수비수에게 자비없는 질주속도와

왕성한 활동량, 때로는 예측하지 못한 슈팅등으로 유러피언컵 결승전을 빛낸 가장 독특한 훼이크 동작들을

많이 창출해냈다.

팬들로부터 뽀빠이 또는 타조(Struzzo)라 불린 이 선수는

나폴리 내륙으로부터 30km 떨어진 산타마리아 라 포사에서 태어나 페르고크레마와 크레메노세등 

2,3부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삼아 89년 삼프도리아로 이적하게 된다.

<20대의 싱그러움이 가득했던 그>

삼프도리아에서 비알리, 만치니, 팔류카, 굴리트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며 

축구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특히나 마라도나가 이끄는 나폴리를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에서

꺾고 우승을 차지하였고, 삼프도리아에서의 6년동안 스쿠테토, 코파 이탈리아, 컵 위너스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으며, 팀 역사상 최초로 유러피언컵 결승까지 진출하는데 일조를 하게 된다.

하지만 선수 본인에게는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결승에서 바르셀로나에 패해 준우승한

경험이 유쾌하지는 않은듯하다. 후일담에서 그는 그날의 상처가 매우 뼈아프며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후 유벤투스로 이적하며 팀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하였지만, 결승전에는 뛰지 못하였으며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이루어진 선수단에서 주전경쟁에 밀리며 로테이션 멤버로 벤치를 지키는

경기가 많아졌다.

큰 부상이후 예전의 속도를 회복하기는 어려웠고 결국  97년 31세의 나이로 잉글랜드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하게 된다. 

<바이에른 시절 아님, 크팰 맞음>

비록 스피드는 예전만 못하지만 그의 유연한 테크닉과 지능적인 플레이는 오히려 성숙미를 갖추어가며

팀의 중심으로 활약하였고 오랜 기간을 뛰지는 않음에도 2005년 이글스의 구단창립 100주년 역대 베스트11에

선정되는 등 팬들에게 인상 깊은 활약을 선보였으며, 말미에는 임시감독직까지 수행하였다.

하지만 팀은 2부리그로 강등된 후 재정상황이 더욱 나빠지며 결국 99년 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SS라치오로

이적, 이탈리아로 귀향하였는데 여기서도 스쿠테토, 코파 이탈리아, 컵 위너스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는데 묵묵히 팀에 일조를 하였고, 이후 삼프도리아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베프 만치니와 함께 햄볶는 모습>

선수시절 로베르토 만치니와의 인연으로 2010년 맨체스터시티 스태프로 합류한것을 시작으로

갈라타사라이를 거쳐 현재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코치로 활동하며 만치니 사단의 일원으로 

지도자생활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대머리는 스태미나가 좋을것이다라는 우리들의 선입견에 맞게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빈 쾌속 윙어였으며,

머리카락을 잃었지만 대신에 3개 클럽에서 스쿠테토를 차지하는 등 무수한 우승을 경험하고

아르옌 로벤이 출현하기 전까지 매년 축구미디어에서 뽑은 대머리 베스트11에 선정된 그는 숨겨진 영웅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것이다.

출처 - 사진:가제타 통신 / 원문차용 - 챔피언스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