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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주요 구단들의 재정규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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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1-19 15:01:40

우선 분데스리가에서도 독보적인 자금력을 지닌 팀으로는 역시 바이에른 뮌헨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바이언이 독일축구시장에서 거의 절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아디다스, 아우디, 알리안츠 등 독일 유수의 기업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결국 그러한 관계는 다 돈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만한 수익을 매 년 기록하고 있죠.. 또 부채없는 건전한 경영을 추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실제 27년 연속으로 흑자를 이어오고 있죠. 때문에 선수영입에 대한 씀씀이가 다른 최상위구단에 비해 과감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지만은 그래도 이적료 투자나 연봉체계가 꾸준히 증가세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바이언은 1960년대 제프 마이어, 프란츠 베켄바우어, 게르트 뮐러 등 세기의 재능들이 동시대에 발굴되는 행운으로 유로피안컵 3연패 등 한 시대를 풍미하며 독일을 대표하는 구단이 된 것은 물론, 세계적인 구단으로서 올라섰지만 1970년대까지는 함부르크, 묀센글라드바흐 등 동시대를 함께 경쟁했던 최상위팀들에 비해 재정적으로 큰 우위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부상때문에 28세의 나이로 선수생활을 접은 '천재 플레이메이커' 울리 회네스가 단장으로 부임한 뒤 미국 스포츠의 마케팅 기법을 벤치마킹 하는 등 독일 내 타 구단들과 차별점을 두어 한 발자국 씩 앞서나가기 시작하면서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이미 독일 내에서 재정적으로 대적할 자가 없는 팀이 되었죠..

 

그 과정에서 키르히 미디어 사건이나 회네스 개인의 대규모 탈세 등 어두운 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보통 독일축구팬들이 볼프스부르크, 호펜하임, 라이프찌히 등 소위 말하는 '기업구단'들이 지닌 부에 대한 반감이 대단하고 그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데 반해 바이언이 부를 쌓아올린 역사에 대해서만큼은 인정하는 것, 또 회네스가 복귀 이후 감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오랜기간 입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배경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죠.. 또 2000년대 중반 분데스리가 전체가 역사에 유래없는 침체기를 겪고, 그러면서 바이언도 항상 세계 3~5위권 수준을 유지하던 연간 축구단 수익순위에서 7~8위권으로 추락하는 등 위기가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2007년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라는 충격을 겪은 뒤 이전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것이 성공하며 위기를 극복하기도 했죠..

 

재정규모 면에서 독일 내 2인자로 볼 수 있는 구단은 역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꼽을 수 있는데 1990년대 들어 많은 투자를 감행해 분데스리가 2연패와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의 결실을 맺었고 2000년에 들어서는 더 큰 야망을 안고 주식시장에 상장, 이를 기반으로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감행하게 되죠. 바이언도 2,000만유로 이상의 이적료를 한 선수에게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던 그 시절, 세리에 A 득점왕 마르시오 아모로소를 무려 2,500만유로에 영입하는가 하면 세바스티안 켈, 토마스 로시츠키 영입전에서 연이어 바이언을 따돌리는데 성공하는 등 '두 개의 기둥'을 쌓아올리기 위한 시도는 이 때 최초로 본격화되었고 이는 2001/02시즌 또 한 번의 마이스터와 UEFA컵 준우승 등의 호성적으로 결실을 맺으며 장및빛 미래가 펼쳐지는 것으로 보여졌죠.

 

그러나 이러한 도박성 투자는 결국 꾸준한 성적을 담보로 하는 것이었는데 2003/04시즌을 앞두고 팀 내 주전선수 대부분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이 여파가 시즌 내내 이어지며 챔피언스리그 예선탈락과 차기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하는 등 당장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리스크가 크게 터지기 시작했고 주축선수들을 긴급히 매각하고 연봉삭감 등의 조치를 취한 것도 모자라 라이벌 바이언에 긴급자금을 빌려가면서까지 그야말로 산소호흡기에 연명한 채 파산의 위기에서 사경을 해맨 끝에 간신히 소생에 성공했지만 그 휴유증으로 2010년대 들어 위르겐 클롭이 팀을 다시금 리그 정상급 팀으로 끌어올리기 전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했죠..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도르트문트 역시 바이언과 마찬가지로 건전한 경영을 기조로 삼으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다만 2010년대 이후 워낙 대박이 터지면서 주축선수들이 상당히 큰 이적료를 벌어다주길 수 차례에 그 돈을 일부 투자해 선수를 영입하면 또 일부가 터져서 계속해서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수익이 늘고 그런 선순환을 거쳐 지금은 한 명의 선수에게 3~40 mio 수준의 이적료를 투자할 수 있고 연봉규모에서도 정상급 선수에게는 세전 10~12 mio 수준까지 줄 수 있을 정도로 올라선 상황이죠.

 

뒤이어 바이언과 도르트문트만큼 명성이 있지는 않지만 의외로 수익이 많은 팀으로 샬케 04를 꼽을 수 있는데 연고지인 켈젠키르헨시는 인구 2~30만 수준의 도시지만 독일 최대의 주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팬베이스를 도르트문트와 양분하는 구단이라 그 시장성을 무시할 수 없는 팀이죠. 샬케가 본격적으로 재정규모를 키운 것은 UEFA컵 우승을 차지한 뒤인 1990년대 후반의 일인데 경기장 내에서 거침없이 시가를 피우는 등 마초적인 이미지로 유명했던 루디 아사우어 단장의 주도 하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 에밀 음펜자, 에베 산 등 당시 분데스리가 기준으로는 제법 이름있는 해외리그의 선수들을 과감하게 영입하는가 하면 분데스리가 내부의 우수한 자원들을 많은 연봉으로 현혹해 확보하는 전략으로 스쿼드의 질을 불려나갔죠.

 

당시 대표적인 피해자로는 베르더 브레멘이 있는데 프랑크 로스트, 믈라덴 크르슈타이치, 아일톤, 파비앙 에른스트까지 각 포지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자원들을 수 년 새 연달아 자유계약으로 빼앗아간 것.. 덕분에 당시 브레멘 팬들은 샬케라면 그야말로 치를 떨 정도였죠.. 그러한 전략 덕분에 2000/01시즌 마이스터를 목전에 두었다가 놓치는가 하면 2006/07시즌에도 아깝게 2위에 그치는 등 부침은 있었지만 상위권의 성적을 제법 유지했고 또 2000년대 중반에 러시아의 가스회사 가즈프롬과의 파트너쉽 계약으로 엄청난 광고료를 확보하는 등 경영수완을 발휘하기도 하면서 구단의 재정규모와 구단 자체의 명성을 과거에 비해 크게 올리는데 성공했죠.. 그 과정에서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많은 부채를 떠안은 구단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다만 2010년대 들어 VfL 볼프스부르크를 마이스터로 이끈 펠릭스 마가트를 이사회임원 겸 단장 겸 감독으로 앉히는 모험을 단행,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 했지만 마가트의 수 많은 삽질로 팀이 나락에 빠질 위기에 처하자 빠르게 손절, 그러나 뒤이어 임명된 단장들은 하나같이 어중간하게 일처리를 하고, 감독들도 반짝하다가 밑천이 드러나길 수 차례.. 그 덕에 성적도 들쭉날쭉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가도 다음 시즌에는 난데없이 강등권에서 해매고 그러면서 과거보다는 투자가 많이 위축된 모습이죠.. 연봉규모도 최고연봉자에게 주는 수준이 도르트문트의 절반 수준인 5 mio 선으로 알려져 있고.. 때문에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아사우어를 그리워하는 팬들도 제법 있었죠.. 그래도 성적과 관계없이 매 년 바이언과 도르트문트 다음가는 수익을 내고 있고 구단의 명성도 아직 독일 내에서는 제법 높은 편이기 때문에 그 힘은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는데 결국 도르트문트처럼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느냐가 이 팀의 계속되는 숙제죠..

 

원래 글을 여러 개로 나눌 생각은 아니었는데 쓰다보니 길어져서.. 언젠가 쓸 2탄에서는 소위 말하는 '기업구단'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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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1-19 15:05:16

좋은글 잘봤습니다.
2편 기대하겠습니다!!!

2020-01-19 15:30:40

분데스리가 가 궁극적으론 모든구단의 본보기가 되는거같습니다.

건전한재정
슈가대디 구단주 자체 개인사비만 기다리며 돈안쓴다고 뭐라하는 몇몇구단을 보면

분데스리가 놀랍네요.

2020-01-19 16:55:28

요새 축구 잘 안보는데, 샬케 요새 괜찮다니 너무 좋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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