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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 암흑의 터널을 벗어나는 노르웨이 축구.. 홀란드-외데고르 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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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4 23:08:23

1998년 6월 23일, 늦은 저녁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 '전설' 베베토가 78분 경 노르웨이의 골문을 열어내며 브라질이 1:0 리드를 잡았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불과 5분 뒤, '스칸디나비아의 사자'들은 안드레 플로의 동점골로 반격에 성공한데 이어 Kjetil-André Rekdal이 패널티킥으로 역전골까지 만들어내며 16강 진출에 성공, 1938년 이후로 월드컵에서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일구어냈다.  당시의 노르웨이 축구는 '황금 세대'라 불리며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22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영광과는 거리가 멀다. 노르웨이는 유로 2000 이후 국제대회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클럽팀인 로젠보리 BK는 1990년 말까지 챔피언스리그 본선무대의 단골손님이었지만 이제는 유로파리그 본선무대에만 진출해도 성공적인 성과라고 평가받는 상황이다. 노르웨이 축구가 무너진데는 동계스포츠 집중이 표면적인 이유로 언급되지만 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우선 노르웨이라는 나라 자체가 작은 나라에 속하고 또 리그규모도 크지 않다. 또 한 편으로 현장에서 오랜기간 구식의 마인드를 유지해오면서 현대화에 발맞추지 못했다. 그러다가 근래에 들어서야 '긴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라고 '가디언'의 Jonas Giaever 기자가 2016년에 자신의 글에서 표현하였다. 그리고 이 새로운 세대의 중심에는 엘링 홀란드(19세)와 마틴 외데고르(21세)가 있다.

 

홀란드, 베르게, 에브얀까지 : 노르웨이의 여러 재능들

 

홀란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뒤 분데스리가 첫 3경기에서 7골을 뽑아내는 역사적인 활약으로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그의 시장가치는 이미 60 mio를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공격수는 이미 노르웨이에서 가장 가치있는 선수 중 하나가 되었다. 이 뒤를 시장가치 50 mio로 평가되는 외데고르가 잇고 있는데 그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최근에는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뛰면서 자신의 가치를 크게 높여나가고 있다.

 

이 두 재능들은 일찍이 노르웨이를 떠나 해외로 진출해 기량을 갈고닦아 자신의 소속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수비형미드필더 산더 베르게(Sander Berge, 21세) 또한 KRC 헹크에서 3년 간 활약하며 벨기에 주필러 리그에서 가장 가치있는 선수로 성장한 뒤 올 겨울 21.5 mio의 이적료에 잉글랜드의 세필드 유나이티드로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금액은 세필드의 클럽레코드에 해당한다. 또한 센터백 크리스토퍼 아제르(Kristoffer Ajer, 21세)는 2016년 셀틱 글레스고우에 입단한 뒤 주전으로 올라서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센터백 레오 외스티가르(Leo Östigard, 20세)는 브라이튼 소속으로 현재 장크트 파울리에 임대되어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하콘 에브옌(Hakon Evjen, 19세)과 크리스티안 쏘르베(Kristian Thorstvedt, 20세) 두 중앙미드필더들은 올 겨울이적시장에서 나란히 자국리그를 떠나 AZ 알크마르와 헹크에 입단해 해외무대에서의 도전을 시작했다. 또한 본머스의 공격수 조슈아 킹(Joshua King, 28세), 헹크의 공격수 마츠 묄러 달리(Mats Möller Daehli, 24세), 알크마르의 풀백 요나스 스벤손(Jonas Svensson, 26세), 셀틱의 공격수 모함메드 엘리우누시(Mohamed Elyounoussi, 25세), 올림피아코스의 풀백 오마르 엘랍델라위(Omar Elabdellaoui, 28세)와 트라브존스포르의 알렉산더 쇠로트(Alexander Sörloth, 24세) 등의 국가대표 주전선수들은 유럽 각지의 이름있는 구단들에서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노르웨이의 격변을 이끄는 라거벡 - 유로 2020을 겨냥한다

 

2017년 2월, 노르웨이 축구협회 NFF는 스웨덴 국적의 경험많은 감독 라스 라거벡을 선임하여 금번 황금세대를 맡겼다. 71세의 고령인 그는 자국 스웨덴 국가대표팀을 오랜 기간 성공적으로 이끈 경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변방 아이슬란드를 스칸디나비아를 대표하는 국가대표팀으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아직 어린선수들이 팀에 녹아드는 과정에 있기는 하지만, 노르웨이는 다시금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과거 피지컬 축구를 앞세워 1993년에는 FIFA 랭킹 2위에 오르기도 했던 노르웨이 축구는 하지만 2000년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하락세에 있었다. 그 기간에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축구선수이자 테크니션이라고 한다면 고작 욘 사레브 정도의 이름이 거론될 뿐이었다. 그러다가 2014년 15세의 나이로 프로리그에 데뷔한 외데고르가 드디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헤르타의 베테랑 미드필더 페르 실리얀 셀브레드(Per Ciljan Skjelbred, 32세)는 지난 2016년 독일과의 경기를 앞두고 'Tagesspiegel'과의 이넡뷰에서 이와 같이 말했었다 : "노르웨이 선수들은 옛날에는 (1990년대) 세계적인 수준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국가들이 우리를 따라잡았다. 그들은 언제든지 공을 가지고 훈련할 수 있고 축구를 할 수 있다. 이 것은 신나는 일이다. 우리도 이제는 어린선수들이 얼지 않는 인조잔디에서 더 오랜 시간 공을 찰 수 있게 되고 또 더 나은 코치들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내가 어릴 때는 반 년은 야외에서 축구를 하고 반 년은 실내에서 핸드볼을 하며 지냈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노르웨이 전역에 인조잔디 축구장이 있고 여름이든 겨울이든 24시간 내내 훈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라거벡 감독이 이끄는 노르웨이 대표팀은 다가오는 3월 26일 세르비아와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20년 만의 유로 2020 진출에 도전한다. '스칸디나비아의 사자들'은 예선에서 스페인에 1패를 당했을 뿐이며, 대륙라이벌 스웨덴과도 두 번의 무승부를 기록한 끝에 아쉽게 조 3위에 그쳤다. 어쨋든 그들은 최근 15경기에서 2패 만을 기록하고 있다.

 

'황금세대'라 부르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최근 축구는 미디어의 영향으로 조그만한 것도 과대평가되는 일이 잦다. 그러므로 노르웨이 축구 역시도 새로운 재능들의 등장을 지나치게 과대포장하는 것은 경계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오랜 기간 거주해노르웨이 축구에 정통하다는 Transfermarkt의 유저 Norwegenbock이 의견을 전했다.


"노르웨이가 반등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물론, 최근 떠오르는 선수들로 인해 노르웨이 사람들의 시선이 축구 쪽으로 향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두 명의 재능이 나란히 슈퍼스타로서 떠오른 것은 어찌보면 우연의 일치라고도 볼 수 있다. 베르게와 같은 선수들도 그 재능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빅리그에서 자신을 증명해보일 필요가 있다."

 

더욱 성공적인 시대를 위해서는 더욱 많은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Norwegenbock은 말한다. "황금세대에는 단순히 좋은공격수 몇 명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포지션마다 확실한 중심이 있어야 된다. 하지만, 노르웨이는 수비쪽에는 수준높은 선수들이 부족한 현실이며, 특히 골키퍼 포지션이 많이 부실하다. 외스티가르 정도 만이 수비에서는 국제적인 수준의 선수가 될만한 싹이 보이는 정도이다."

 

재정적 어려움 : 노르웨이 클럽들은 재능에 배팅하고 판매한다


외데고르, 베르게, 외스티고르, 홀란드는 모두 일찍이 해외로 떠난 선수들이다. 노르웨이에서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구단들이 적당한 이적료면 이적을 허용하는데다 어린 선수들이 일찍부터 프로무대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제법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각 구단들은 종종 어린 선수들을 냉탕에 던져 시험하곤 한다. 이 것은 재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많은 노르웨이 구단들은 고가의 베테랑 선수를 기용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운용할 수 있는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게 낫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노르웨이 리그에서는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쌓으며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등장하고, 해외 구단들의 스카우터들이 관찰하기에도 좋은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노르웨이 클럽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생존방식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의 이익에 집중해 유망주들을 오퍼가 오는 족족 팔아치운다면 장기적으로는 아무 것도 구축할 수 없게 된다. "많은 구단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두 자릿 수 밀리언의 이적료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지난 10년 간 노르웨이 리그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선수는 8 mio에 이적한 홀란드이다. 그의 친정팀인 몰데 FK는 그나마 해외구단의 오퍼에도 어느정도 버틸 수 있는 몇 안되는 구단이다. 몰데와 로젠보리 정도가 리그 내에서 그나마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그 차이는 분데스리가 내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타 구단 간의 간극과 비교할 수 있을 수준이다." Norwegenbock이 설명했다.

 

또 한 편으로 선수입장에서도 최대한 빨리 해외로 나가는 것이 매력적이다. "유망주들이 빠르게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축구의 세계화 추세에 발을 맞춘다는 측면에 있어서는 많은 도움이 된다. 반면 노르웨이 리그에 머물러있으면 아무래도 기량을 발전시키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상위리그와 하위리그의 격차가 커지면서 노르웨이 수준의 리그에서는 선수의 기량을 발전시키는 노하우 자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그들은 해외로 진출해야 된다. 노르웨이 리그 내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노하우를 전수받아온 인물로는 과거 몰데를 이끌었던 올레 군너 솔샤르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것은 상당히 예외적인 경우였다."

 

재정문제는 궁극적으로 노르웨이 축구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비록 어린선수들이 더 일찍이부터 프로무대에서 뛸 수 있는 환경이라도 말이다. 슈타벡의 미드필더 휴고 베틀레센(Hugo Vetlesen, 19세) 또한 이미 도약을 위한 발걸음으로 해외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내 의견에 이 문제는 간단하다 : 노르웨이 구단들의 재정이 개선되어 리그 수준이 높아진다면 재능들을 더 오랜 기간 붙잡아두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로젠보리와 몰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구단들이 독일 3부리그 수준에 불과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Norwegenbock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결론적으로 노르웨이의 재능들은 노르웨이 1부리그인 엘리트세리엔(Eliteserien)의 특수한 사정으로 일찍이 많은 경험을 쌓아 해외로 진출해 성공을 일구어냈고 그 덕으로 노르웨이 국가대표팀도 많은 이득을 보며 긴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지만, 정작 노르웨이 내 축구리그는 여전히 어둠 속에 휩싸여 개선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 https://www.transfermarkt.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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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2-14 23:22:45

    국제대회 00년이 끝이었다니 ㄷㄷ

    2020-02-15 00:36:00

    와.. 플로 진짜 오랜만에 듣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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