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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정말 중요하구나 하고 느끼게 한 선수가 셰브첸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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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5-21 10:38:49

제가 유럽 축구 보면서 리그 안가리고 제일 열심히 본 시기가 0607 시즌인데요. 이 때가 셰브첸코가 첼시로 이적했던 시즌이기도 했죠. 그 이후에 세브첸코의 경력은 제가 안써도 너무 잘 아실 거에요.

 

저는 셰브첸코를 보면서 아 저런 최고 클래스의 선수들도 자신감이 떨어지고 슬럼프의 수렁에 빠지면 그걸 극복하기가 힘들구나 하고 느꼈던 기억이 나요. 그들도 인간이구나.

 

사실 엄청난 재능을 보이다가 부상/팀원 또는 감독과의 불화 등으로 경력 날려먹고 꼬인 케이스는 수도 없이 많죠. 그런데 셰바의 몇 년에 걸친 부진은 뭔가 이상하게 충격이었어요. '아니 셰브첸코가?' 이런 느낌..

너무 대단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 선수고 딱히 사생활의 문제도 일으키지 않은 성실한 선수였기 때문에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기량 하락하는 모습이 납득이 안된 일이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셰브첸코도 부진에서 헤어나오려고 여러가지 훈련법 등 노력을 기울인 걸로 알고 있는데 특히 육상선수 출신 트레이너 코치를 고용해서 느려진 주력 스피드를 되찾으려는 노력까지 했다죠. 팀 훈련 끝나고 개인 훈련 하면서요. 본인도 자신의 축구 스타일이 빠른 템포의 잉글랜드 축구에 적응 못하고 있고, 주력 등 신체 능력이 하락했다는 세간의 평가에 동의했던 모양입니다. ( 2004년 아테네올림픽 400m 릴레이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캠벨은 "셰브첸코의 스피드가 점차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며 훈련 성과를 밝혔다. <- 예전 신문기사 내용 )

 

그리고 밀란으로 임대로 복귀했을 때 셰바의 의도는 명확했죠. 자신의 가장 찬란했던 시절의 팀으로 돌아와 자신감과 기량을 회복하여 다시 정상급 선수가 되겠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나 참담했습니다.

 

첼시시절 총 77경기서 22골 (리그 9)

밀란 시절 26경기 2골 (리그 0)

 

진짜 끝난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디나모 키예프로 복귀해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수준급 스트라이커의 기량을 되찾더라구요. 윙포워드 위치에서도 뛰었고, 리그에서 55경기 23골에 1011 시즌 유럽 대항전에서는 12경기 5골로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죠. 그 때 셰브첸코가 골 넣은 거 일일히 동영상 찾아보며 응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셰브첸코가 부활했다는 식의 기사들도 많이 올라왔었고요. 당연히 리그의 수준을 감안해야겠지만 그래도 정말 지지리도 골 못넣고 찬스를 못잡았던 첼시-밀란 시절에 비해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다는 게 체감될 정도였습니다. 준수한 유럽대항전 활약과 국가대표 골 기록이 이를 증명하죠. (기량을 많이 회복했다는)

 

이 때 셰브첸코 경기 뛰는거 보면 자신감도 많이 회복했다는 게 보였습니다. 특히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본인이 최고참이고 자국 레전드이다보니 엄청난 동기부여와 사명감 같은 게 생겼을텐데 그래서인지 정말 눈에 띄게 예전의 날카로움을 회복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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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공동 개최로 열렸던 2012년 유로 때 스웨덴 전에서 2골 박을 때는 진짜 감격했었습니다. 노장이 죽지 않았구나! (또 이 경기는 우크라이나의 유로 대회 첫 승리이기도 했고요.)

첼시 이적후 거의 3년간의 긴 부진으로 다시는 반등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결국에는 부활하여 (전성기에는 절대 못미치지만) 선수 경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모습 참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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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5-21 10:36:41

디나모랑 유로때 하는거보고 클래스는 영원하구나 생각도 들고

첼시 안갔으면 어떻게 됐을지도 참... 제일 좋아한 선수인데 해축팬 유입시기에

너무 못해서 평가 떨어진게 너무 아쉽네요

Updated at 2020-05-21 10:42:16

아시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부상으로 인한 피지컬 하락이 주된 원인일 것 같구요.

말년에 우크라이나 가서 다시 잘한 부분은 리그나 대표팀 경기의 레벨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적인 측면도 영향이 있을 것 같긴 합니다. 특히 공격수한테는요.

Updated at 2020-05-21 18:19:00

국내에선 딱히 그런 이야기가 없긴 했었는데 영국 현지에서는 셰브첸코가 이적하기 직전에 부상달고 월드컵 출전 강행했엇던 이력(그거 때문에 06월드컵 활약 자체도 미미했죠)이 있어서 부진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생각보다 크게 있었다고 하죠.

전 셰브첸코 첼시 시절은 피지컬적으로 훅간 게 컸다고 보는게 커뮤니티 쉴드 출전하자마자 득점, FA컵 토트넘전 ZD득점, 챔스 토너먼트에서 16강 포르투전, 8강 발렌시아전 득점 등 선수가 멘탈적으로는 반등의 계기로 삼을만한 득점은 은근히 많이 터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리그 이적하면 환경 적응 문제로 한 시즌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어서 그 당시에는 부상 회복 덜 됨+적응 문제로 부진했지만 간간히 클래스는 보여줬었다라고 여겼는데.. 0708시즌에 그거보다 더 크게 제 몫을 못해준 거 보고 기량이 하락세를 탔었던 시점이 그 시점부터였구나라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OP
2020-05-21 10:54:49

신체적 기량 저하는 곧 자신감 저하로 이어지는 게 당연한 거 같습니다..
예전같으면 어떻게든 넣었을 골들이 자꾸 안들어가고 빗겨나고.. 마음 더 조급해지고.. 또 놓치고, 자기 장점이 뭔지 헷갈리고 .....ㅠㅠ

2020-05-21 10:49:08

피지컬 하락하고 플레이스타일을 포쳐로 바꿨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인자기는 상대적으로 롱런했죠...

OP
2020-05-21 10:55:11

그런 거 생각하면 첼시랑은 정말 안맞았던듯...

2020-05-21 10:58:19

공격수들 골 변비는 자신감 영향도 크죠. 다만 쉐바의 경우 이건 피지컬 하락이 제1원인이고 자신감 하락으로 인한 영향은 피지컬 하락 때문에 일어난 부수적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선수가 30대 중반까지 피지컬을 유지할 수 없는 거고 쉐바는 그냥 에이징커브가 비교적 빨리, 그것도 급격히 찾아온 케이스죠 뭐.

OP
2020-05-21 11:02:13

맞습니다. 제가 쓴 글이 마치 첼시시절 못한 게 자신감 때문이다 라는 느낌으로 읽힐 수도 있는 거 같은데

사실 그것보다는 다시 반등하기 힘들 거 같은 3년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기량을 회복했던 걸 보면 멘탈 관리가 진짜 중요하구나 라고 느꼈다는 의견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2020-05-21 11:39:27

딱 30살에 그랬으니.. 98월드컵의 수케르도 딱 그런 케이스... 

2020-05-21 12:26:25

피지컬 하락에 보여주는 기량이 급감했던거는 많은 부분 피지컬에 의존한 플레이를 해왔던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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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5-21 12:49:41

비슷하게? 토레스가 첼시로 이적했을때도 충격이였네요.

월드컵 이후 시즌 초 리버풀에서 뛸때도 폼이 좋지 않구나 싶었는데 첼시로 이적하고 나서는....

이적 직후 첼시vs리버풀 경기에서 전 팬들에게 야유 받고 전 동료들에게 강한 견제를 받으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교체아웃.. 이런것들이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을거라 생각하네요

셰바 토레스 둘다 너무 좋아하는 스트라이커인데 어떻게 똑같이 첼시에서 ㅜ

2020-05-21 12:54:27

빨간 토레스는 부상이 잦았어도 그래도 들어오면 뭔가 기대되는 선수였는데

 

첼시가서 그리될줄은...

 

공격수는 뭔가 정신적인 부분 영향이 큰거 같아요

Updated at 2020-05-21 19:50:57

무리뉴가 아니라 다른감독이었다면 조금은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적하고 본인이 뭘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있었고 오프더볼 보다는 온더볼에 강점이 있는 선수였는데 드록바 중심의(사실 당시 드록바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정) 공격전술과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는 전술이 전반적인 피지컬 하락이 오는 시기에서 더욱 부하가 걸리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적하기 전부터 피지컬 떨어졌다 이런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서...결국 결과론적인 얘기라서 그냥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OP
2020-05-22 08:45:45

ㅠㅠ 첼시시절 못한 이유에 대한 글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흘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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