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탑골) 제가 챔스 조별라운드에서 가장 충격적으로 본 경기
태그 다는 법이 기억이 안나 이미지 두개만 첨부합니다.
칼게엔 처음 써보는 글인데요, 저는 다른 축덕분들과 다르게 챔스의 그룹스테이지~8강 정도까지의 게임들을 즐겨보고, 그 윗단계로 올라가면 이상스럽게 관심이 식는 특이취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제게 챔스 조별리그경기중 가장 인상깊었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잊혀지지 않는 게임이 있습니다. 급식시절 이겜을 본뒤 학교에서 하루종일 이겜 얘기만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바로, 03-04시즌 챔스 c조의 그룹스테이지 4라운드. as모나코 v 데포르티보의 경기입니다.
경기전 상황
혼돈의 03-04시즌 챔피언스리그는 조별 스테이지부터 이변이 속출했습니다. 강력한 우승후보던 레알, 아스날, 밀란이 '비교적 -아주 쉽진 않았음- 쉽게' 조별라운드를 통과했고, 그나마 로만 머니파워가 막 돌아가기 시작한 첼시나, 전시즌 준우승팀인 유베 정도가 넉넉한 조1위로 조별 라운드를 뚫었네요. 맨유도 다크호스 슈투트가르트를 상대로 일격을 당하기도 했고, 전대회 4강팀 인테르는 아예 조별리그에서 팡탈했죠.
그리고 언급하려는 c조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데포르티보 라코루냐-psv아인트호벤-as모나코-aek아테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팀이 psv인데, 히딩크옹이 지휘하고, 막 박지성과 이영표가 합류했던 그팀이죠. 이팀의 국내 인지도가 높았고, 그러다보니 방송도 많이 해줬는데 그러다보니 '탑시드치고는 조금 약해보이는 데포르티보, 그리고 프랑스리그 우승팀..도 아닌 초보감독 데샹의 모나코? 좀 할만하지 않나' 이런 분석이 나왔었던것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 시작된 조별리그.
1차전에서 psv는 모나코에게 홈에서 큰 힘도 못써보고 무너집니다. 데포르티보는 aek아테네와의 그리스 원정 1차전을 비기긴 했지만, 당시 라리가탑클래스로 불리던 팀 답게 2차전 홈에서 psv를 가볍게 누릅니다.
psv의 한국인 듀오가 이 두경기에서 경기력이 많이 안좋았습니다. 특히 박지성. 데포르티보전에서는 거의 볼터치를 못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양강 구도가 성립된 가운데 3차전. 리아조르에서 데포르티보와 모나코가 조우합니다. 모나코는 1,2차전에서 2승을 거두었고, 경기력면에서도 압도적이었기에 기세를 타고 원정이지만 데포르티보를 거세게 몰아붙이는 양상으로 진행되었죠. 그러나 큰경기 경험에서 우세한 데포르티보가 한골을 잘지켜 1-0의 신승을 거둡니다. 두팀의 3라운드는 굉장히 거칠었고, 2승1무로 조 선두에 오른 데포르티보의 선수들은 패한 모나코 선수들을 조롱하는 세레머니까지 펼칠 정도였으니까요.
2주후, 초반에 버벅대던 psv가 aek아테네를 상대로 승점6점을 쓸어담으며 자신들을 턱밑까지 쫓아온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감정이 상할대로 상한 양팀이 모나코의 홈구장 스타드루이2세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모나코에는 '달리는 데페드로' 제롬 로탱과 팀전술의 핵심인 뤼도빅 지울리의 2선자원이 돋보이죠. 포메이션 표기와는 다르게 지울리는 윙포에 가깝게, 플라실은 중앙에 치우친 플레이를 했습니다.
저는 이시즌의 지울리를 너무 인상깊게 본 나머지 지울리가 바르샤에 갔을때 '않이 메시가 뭐하는 녀석이길래 지울리 같은 슨슈를 후보로 밀어내지?' 싶을 정도의 경외감을 느꼈었던것 같구요ㅋㅋㅋㅋㅋ
그리고, 수비진의 파트리스 에브라, 세바스티앙 스킬라치 같은 이름이 눈에 띄구요.
모나코는 전시즌에 샤바니 농다라는 공격수가 리그에서 30골에 가까운 득점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었는데 그는 시즌을 앞두고 장기부상으로 아웃됩니다. 대안으로 데려온 선수가 레알로부터 임대해온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그러나 그도 이경기를 앞두고 쬐그만 부상을 당했던지라 경기가 없던 친구 라울과 함께 관중석에서 이겜을 지켜보구요. 그자리에 들어선 탑자원이 바로 크로아티아 출신의 다도 프르소. 그는 이날 인생 경기를 하게됩니다.
데포르티보는 로이마카이를 뮌헨에 보낸 이후, 판디아니와 함께 톱자리에서 고군분투하던 디에고 트리스탄과, 팀의 심장격인 후안 발레론. 그리고 이당시는 실존선수이던 어느 생성선수가 눈에 띄죠? 리오넬 스칼로니의 선수시절이기도 하고. 이 멤버들은 당시 데포르티보의 전성기를 고스란히 지켜온 멤버들이기도 하고, 프란 곤잘레스나 알베르토 루케가 보이지 않네요. 자세히는 기억이 안납니다.
경기 지켜보시죠. 초반부터 빵빵 터집니다.
https://youtu.be/uLPxzpabRu0
이후
3승1패가 된 모나코는 남은 두게임에서 무재배를 하긴 했지만 조1위를 차지했고, 데포르티보를 두들긴것이 우연이 아니라는것을 보여주며 역사를 씁니다. 감독 디디에 데샹의 존재가 알려지기도 한 시즌이구요. 다음시즌 성적도 좋았고, 상당수의 자원들이 빅클럽으로 진출하게 되죠.
데포르티보는 아인트호벤 원정에서 패하기도 하며 코너에 몰리지만, 마지막 aek 아테네전을 잡고. 아인트호벤과 승점이 같은 가운데 원정에서 두골을 넣은 덕에 간신히16강에 진출합니다.
그러나 데포르티보 역시 이 시즌의 강자중 하나였고 그들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이던 ac밀란을 상대로 기적을 일으키며 4강까지 진출합니다.
여담으로, 03-04시즌은 프랑스리그팀들의 유럽대항전 도전사?에 있어서 21세기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시즌으로 평할수 있겠습니다.
모나코의 준우승은 말하면 입아프고, 리옹은 뮌헨-셀틱-안더레흐트 (뒤의 두팀이 각각 승점7점을 올리며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이당시의 두팀의 위상은 지금과는 천지차이였죠)가 낀 만만찮은 조에서 1위로 진출하며 팀의 첫8강진출을 이루게 됩니다. 이후 세시즌간 8강진출기록이 이어지죠. 주니뉴가 유럽전역에 존재감을 알리기도 했던 첫시즌이기도 하구요.
마르세유는 레알과 당해 우승팀인 포르투가 한조에 껴버린 극악의 조편성속에서 분투하지만 조3위로 밀려 uefa컵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역시 uefa컵 결승에 진출하며 만만찮은 실력을 보여줍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조별 1차전에서 비록 패하긴 했지만 디디에 드록바의 한방으로 레알을 잠시 코너로 몰기도 했고, 다니엘 반바이텐을 축으로 공수 안정된 전력을 보여준 팀으로 기억합니다.
이시즌 이후 프랑스리그 팀들이 조별리그에서 전멸한 사례는 전무합니다. 이전까지 6~7위까지도 떨어지던 리그포인트는 가끔 4위를 하기도 하며 안정적인 5위를 굳혀나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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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선추천 후정독
저하고 취향이 비슷하네요.. 저도 조별리그하고 16강 정도까지가 가장 재밌습니다 월드컵이든 챔스든.. 이유는 다양한 팀들이 다양한 전술과 다양한 환경 및 상황에서 변수가 많은 경기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고요. 그래서 같은 이유로 챔스나 유로보다 다양한 각대륙의 팀이 참가하는 월드컵이 가장 재밌고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