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레알 마드리드가 하키미를 매각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최근에 레알 마드리드의 미래인 아슈라프 하키미가 인터 밀란 이적에 매우 근접한 상황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못 믿었으나, 지안루카 디 마르지오와 파브리지오 로마노가 보도한 내용을 보니 사실상 오피셜에 가깝지 않나 싶네요.
제 퍼스트 응원팀이 레알 마드리드(세컨드가 인터 밀란입니다)라는 것은 많은 분이 아실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글은 왜 레알 마드리드가 팀의 미래였던 아슈라프 하키미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게 됐는지에 대해서 다루겠습니다.
①현금이 필요했던 레알 마드리드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스타드 렌의 미드필더인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와 바이엘 04 레버쿠젠의 카이 하베르츠 영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렌과 레버쿠젠이 원하는 이적료가 대충 8,000만 유로~1억 유로 정도 되는 듯한데, 아무리 레알 마드리드가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구단이라고 해도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의 구단이 허리를 졸라맨 현 상황에서 선수 두 명에게 그런 거액을 쓰기란 쉽지 않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에 이번 여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건 로스 블랑코스의 궁극적인 목표인 킬리앙 음바페의 영입과도 연관된 부분이라고 보는데, 음바페는 물론이고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든 카이 하베르츠든 저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줄 연봉을 맞춰줘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킬리앙 음바페인 경우 파리 생제르망으로부터 받는 연봉이 어마어마한 까닭에 레알 마드리드가 음바페 영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고액 주급자들이나, 혹은 높은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선수들, 아니면 쓸데없이 주급을 받는 선수들을 처분할 필요가 있죠.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때 정리될 선수들로는 아슈라프 하키미를 포함해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다니 세바요스, 알바로 오드리오솔라, 마리아노 디아스, 세르히오 레길론 등이 유력합니다. 그리고 2021년과 2022년을 끝으로 대부분의 선수가 팀을 떠납니다. 즉, 구단의 체질 개선에 돌입한 레알 마드리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슈라프 하키미를 매각하려는 1차적인 목적은 선수단의 연봉 재편과 더불어 이적료 마련 등 경제적인 부분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돈은 현재 지네딘 지단 감독이 가장 원하는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영입에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요.
그리고 최근에 축구 커뮤니티 보니까 레알 마드리드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리모델링 때문에 돈 없다는 말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그런 말은 믿지 마시길. 애초에 리모델링 비용 자체는 장기 부채인 만큼 지금 당장 갚아야 할 금액이 아니거니와, 장기간에 걸쳐 상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환율의 변동성이 심한 현재 상황에서 부채만큼 안정적인 자산이 없기도 하고요. 우리가 집을 사기 위해서 융자를 얻고 장기 상환하는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편하실 듯하네요.
제가 알기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리모델링 비용이 5억 유로인가 그 정도로 알고 있는데, 레알 마드리드 같은 거대한 구단에 이 정도의 비용은 크게 부담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과 호세 앙헬 산체스 디렉터는 경영적인 수완 능력이 매우 뛰어난 인물들인 만큼 구단의 재정 능력 자체는 매우 건전합니다.
구단의 재정이 건전하다는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적으로 밝혔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②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큰 아슈라프 하키미
냉정하게 말해서 저는 지네딘 지단 감독이 아슈라프 하키미를 중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건 지금 세비야로 임대 중인 세르히오 레길론도 마찬가지고요. 지단 감독은 기본적으로 기본기와 피지컬을 매우 중시하는 감독인데, 하키미는 피지컬이 매우 뛰어나지만 수비적인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선수입니다. 레길론은 수비력이 좋은 선수지만, 반대로 빌드업 능력과 공격시 가져가는 선택지가 매우 떨어지는 선수고요.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다니 세바요스, 마르코스 요렌테 등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지네딘 지단 감독은 안 쓸 선수들은 절대로 안 쓰는 인물입니다. 로테이션 좋다고 극찬 받는데, 과거에는 A팀, B팀 운영한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로테이션 자체가 매우 기계적이었고요. (예전과 비교하면 현재 로테이션 시스템이 매우 부드러워졌다고 봅니다) 그만큼 쓸 선수들은 쓰고, 안 쓸 선수들은 철저하게 안 쓰는 인물입니다.
선수는 경기에 뛰지 않으면 당연히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지네딘 지단 감독 체제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현 상황에서 이 선수들이 벤치에 있을 경우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가치가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가치가 높은 현재 상황에서 이들을 팔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이번 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아슈라프 하키미가 보여준 활약으로 분명해진 것이 있다면, 하키미는 포백 시스템이 아닌 스리백 시스템에 최적화된 선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네딘 지단 감독은 스리백을 잘 쓰지 않습니다. 과거 스리백 전술을 몇 번 사용했던 적이 있었으나, 결과가 좋지 못해서 스리백 전술을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포백 시스템을 고집하는 지단 감독 체제에서 수비적인 능력이 월등히 떨어지는 하키미가 잘 맞을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아슈라프 하키미의 공격 능력 자체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하키미가 루카스 바스케스의 롤을 수행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경기 쭉 보면 하키미는 바스케스 롤을 수행하기 어려운 선수입니다. 여기에 역습 상황에서 가져가는 공격 패턴 자체가 단조로운 점도 있고요.
무엇보다 아슈라프 하키미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로 저는 크로스를 뽑고 싶네요. 다니엘 카르바할의 크로스는 매우 좋습니다. 카르바할의 크로스는 궤적이 매우 좋고 정확해서 동료들이 머리나 발로 연결하기 좋게 떨어지죠.
그러나 아슈라프 하키미의 크로스는 그렇지 못해요. 하키미의 크로스는 지면과 매우 가까운 일명 로우 크로스에 가깝습니다. 이런 크로스는 공간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매우 위협적이지만, 공간이 없을 때는 턴오버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나쁜 크로스입니다. 하키미의 크로스 능력이 나쁘다는 것은 이미 2017/2018시즌에도 증명됐는데, 지금도 크로스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 때문에 턴 오버 유발을 매우 싫어하는 지네딘 지단 감독 체제에서 아슈라프 하키미가 중용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고요.
③벤치에 만족할 리가 없는 아슈라프 하키미와 세르히오 레길론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주전으로 활약했습니다. 하지만 원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다니엘 카르바할과 페를랑 망디의 주전 체제는 너무나 확고합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직 20대로 젊은 만큼 아슈라프 하키미와 세르히오 레길론이 들어갈 자리는 당연히 없어 보입니다.
이미 주전에 익숙해진 선수들이 벤치로 내려가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반박의 여지가 어느 정도 있기는 하지만, 좋은 활약을 펼쳤고요. 이미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실력을 증명한 현재 상황에서 이 선수들이 벤치 생활에 만족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슈라프 하키미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기로 결정했던 이유도 주전 자리 확보였고요.
(아슈라프 하키미뿐만 아니라 세르히오 레길론인 경우 레알 마드리드에서 미래가 없다고 봅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미 마르셀루는 물론이고, 페를랑 망디의 장기적인 대체자까지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1군에서 훈련 중인 후베닐 A의 미겔 구티에레스와 후베닐 C의 다비데 데 라 비보라 같은 유소년 선수들이 매우 뛰어난 활약과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네딘 지단 감독의 막내 아들인 엘야스 지단도 왼쪽 풀백입니다)
④이미 오른쪽 풀백 유망주 영입에 돌입한 레알 마드리드
이번 달 초였나, 갑자기 브라질 오른쪽 풀백 유망주인 비니시우스 투비아스라는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 이적에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투비아스는 2004년생으로 매우 어리지만, 이걸 보고 깨달은 것이 있는데, 구단이 아슈라프 하키미나 알바로 오드리오솔라를 미래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네요.
물론, 비니시우스 투비아스와 아슈라프 하키미의 나이 차는 6살로 매우 많이 나는 편입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하키미가 노쇠할 때 투비아스가 하키미의 대체자로 뛰어도 된다는 뜻이기도 하죠. 하지만 지금 다니엘 카르바할이 아직 만 28살로 젊고 건재하다는 점, 그리고 앞서 거론했던 부분들을 고려하면 구단은 카르바할의 장기적인 대체자를 하키미가 아닌 투비아스와 같은 젊은 유망주들로 낙점한 듯합니다.
운이 좋게도 2000년생부터 2004년생 유망주 중 오른쪽 풀백 자원들이 매우 많습니다. 리버풀의 키-야나 회버, 맨체스터 시티의 얀 쿠토, 아약스의 세르지뇨 데스트, 벤피카의 토마스 타바레스, 포르투의 토마스 에스테베스, 상술했던 비니시우스 투비아스 등 오른쪽 풀백 자원들이 매우 많습니다. 즉, 아슈라프 하키미를 매각하고 다니엘 카르바할의 대체자를 외부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유소년 팀은 스트라이커와 2선 자원, 중앙 미드필더, 왼쪽 풀백 자원이 매우 강합니다. 그런데 오른쪽 풀백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 매우 약해요. 그렇기 때문에 내부 승격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후베닐 C의 페란 루이스라는 선수가 그나마 싹수가 있기는 한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해당 글 내용은 유튜브나 블로그, 카페, 혹은 커뮤니티, 기사 등을 활용하기 위한 무단 수정 및 복제, 재배포를 금합니다. 일부 축구 유튜버들이 제 글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마치 자기 생각인 것처럼 방송에서 이야기해서 깜짝 놀랐네요. 양심 있으시면 그런 일 하지 말아주시길. 그렇게 해서라도 돈을 벌고 싶으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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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봤으며 특히 재정적인 부분이 인상깊네요.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언급된 선수들 중 리버풀의 회버는 풀백도 가능하지만 센터백으로 바꾸는 중이죠.
오히려 비슷한 나이대에서는 아마도 네코 윌리엄스가 풀백으로 더 중용을 받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