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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를 보는 두 가지 관점(+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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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2-17 01:12:48

패스라는 플레이가 완성되려면 반드시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이에 따라 각기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1. 패스는 주는 사람이 보내는 것이다

2. 패스는 받는 사람이 당기는 것이다

패스를 하려는 선수가 공 보낼 곳을 인식하지 못하면 공을 넘겨줄 수가 없는 것이고, 반대로 받을 선수가 공을 받아낼 공간을 만들지 못하면 유의미한 패스를 날리기 힘들겠죠.

가령 날카로운 침투에 맞춰 기가막힌 패스가 들어가서 골로 이어졌을때, 어시스트한 선수에 먼저 주목하는 사람은 1에, 침투한 선수에 주목하는 사람은 대개 2에 집중해서 보는 시각일 테고요

물론 이 두개가 합쳐져서 패스라는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것이겠습니다만 어떤 플레이나 혹은 어떤 선수에 대해 분석을 할 때는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봐도 좋다고 봅니다

그럼 그 선수는 누구냐.. 메시입니다

기본적으로 메시라는 선수는 굉장히 자기 주도적으로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라 봅니다

이기적이라는게 아니라 공을 잡고 본인이 주역이 되었을때(즉 골과 관련되는 플레이를 할 때) 가장 잘하고 또 그런 플레이를 즐긴다는 이야기..

그게 가장 위협적이니까요. 직접 골문을 두드리는 드리블이나 혹은 그를 위한 2:1패스, 라스트패스 등에 집중할때 메시는 축구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죠

하지만 그러다보니 본인이 적극적으로 공을 당기는 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많다고 봅니다.
(여담인데 메시가 게임메이킹을 할때 월클이겠느냐?에 대해 저는 절대 그렇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그 이유이기도 합니다. 원활한 볼 회전의 중심이 되려면 볼을 보내는 능력 뿐만 아니라 볼을 당기는 능력 역시 출중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확실히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죠. 또한 직접 유효 타격을 노리는게 익숙한 메시라는 패서의 성향 때문이기도 하고요. 이건 능력을 떠나서, 선수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형성한 고유의 성향 혹은 정체성이라 봅니다)

때문에 팀 차원에서 메시의 위력을 극대화시키려면 미드에서 우위를 먹고 들어가는게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중원을 먹으면 메시가 원하는 위치에서 공을 잡게 만들어주기 용이하고, 적어도 그 구간에서의 메시는 -전성기때보단 그 범위가 줄었을지언정- 아직까진 올마이티죠.
(세얼간이와 함께했을때 누구와 비교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월등했던 퍼포먼스도 단지 메시가 전성기이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그게 가장 크긴 하겠지만요)

하지만 중원이 먹히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죠.
메시 본인이 공을 받기 좋은 곳으로 가야하는데 그 부분에 강점을 가지지도 않을뿐더러, 미드를 털리면 공을 받아도 좋은 위치에서 공격을 시작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특히 챔스 상위라운드, 그리고 상대팀이 더 거세지는 원정에서 안좋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생각해볼건 이뿐만이 아니겠죠.
메시의 가장 큰 무기가 뭐냐 하면 여러가지가 나오겠지만 역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드리블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같은 선수가 같은 팀을 상대로 드리블을 해도 상황마다 그 효용이 달라집니다. 바로 우리 팀의 움직임 차이로 인해 달라질 수 있죠.
드리블도 혼자하는 것 같지만, 아무리 메시라고 해도 모든 상황에서 상대방을 박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 같은편은 뭘 해야되느냐..
움직임을 원활하게 가져가서 상대편이 메시에게만 집중하지 못하게 해야겠죠. 그로 인해 약간의 집중만, 약간의 시선만 뺏을 수 있어도 큰 도움이 되니까요.
이런 무브먼트는 팀 전체적으로 공을 가지고 경기를 쥐락펴락할 때 잘 나오게 됩니다. 반대로 공을 뺏기면 이런 유기적인 무브먼트를 보이기가 쉽지 않겠죠.

결국 메시의 활약은 팀이 중원싸움을 얼마나 먹고 들어가느냐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얘긴데(대부분의 선수가 그렇습니다만.. 또 비교하게 되는데 호날두는 패스를 끌어당기는 능력이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출중해서 어느순간 갑자기 기회를 만들어내서 혹은 찾아내서 쑤셔박죠. 뚝배기도 마찬가지고요. 호날두가 메시보다 챔스에서 유독 더 강했던 이유 중 하나라 봅니다), 바르셀로나의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메시 간에 파괴력 차이가 나는 것은 이런 부분도 큰 요소가 된다고 봅니다

적고보니 결론이 없는데 귀찮아서 다음에 생각나면 좀 더 자세히 적어보던가 해야겠네요

그냥 저런 관점도 있다 정도로 봐주시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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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8-15 18:43:29

 펠레 당신은 도덕책...

2020-08-15 18:46:55

메시 플메 의견에 완벽하게 동의하는 바 입니다.

Updated at 2020-08-15 19:10:58

전 플메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비교적 정적인 느낌) 메시의 적극적인 오프더볼이 볼순환과 메시 개인의 스탯 적립에 큰 기여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오는군요

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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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8-15 19:43:07

전 메시의 오프더볼이 전혀 적극적이지 않다고 봐서요. 메시 오프더볼이 적극적일때는 직접적으로 골에 준하는 유효한 타격 날릴때 말고는 거의 없다 봅니다. 근데 이거는 플레이메이킹과는 상관없는 특질이구요

2020-08-15 19:39:46

메시 그 자체로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 중 한명이고 대부분의 업적을 본인의 힘으로 만들었지만
분명 본인의 커리어를 역사상 최강팀 중 하나인 2010년대 바르샤에서 뛰었던 걸 감사히 여겨야 할겁니다

Updated at 2020-08-15 19:49:30

오늘같이 절망적인 경기에도 통하는 메알단 콤비플레이를 매크로로 돌리던 선수라 2의 상황을 시도한다는게 시간낭비같기도하고 그렇네요ㅋㅋ 이제는 알바도 늙어서 뜻대로 안통하지만.. 

 

오늘 2번째 골장면의 기점패스가 되버렸는데 저게 깨알같이 또 먹히는거보면서 어이가 없더군요ㅋㅋ

2020-08-15 19:59:58

사실 메씨는 볼을 잡고있을때가 위협적인 선수고 볼을 잡은 메씨에게 수비가 몰린다는 전제하에 패스능력이 극대화 되죠.
사실 미드먹히면 망한다는 것도 순수하게 본인 드리블 능력으로 하프 좀 아래부터 패널티박스까지 끌고가는 장면을 높은 확률로 보여줄 수 있던 시절은 이야기가 달랐던 것 같습니다.
머 당시에도 그리 뛰어난 체력은 아니었습니다만 지금은 더더욱...

2020-08-15 20:04:45

메시가 게임메이커 역할을 할수있느냐 라는 점도 단순히 메씨가 a패스를 잘날린다 라는 측면을 제외하더라도, 10명이 함께 이래저래 돌리면서 10미터 20미터 전진할 때 메씨는 개인능력으로 그걸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
브라질 월드컵때도 메씨가 높은 위치에 안 올라가고 하프아래에서 메슬렁 하다가 볼잡고 높은확률로 전진을 성공시켰기 때문에 미드가 그렇게 먹혀도 결승까지 꾸역꾸역 간게아닐까 싶네여...

Updated at 2020-08-15 21:44:58

동의함니다..ㅎㅎ 제가 메시 전성기 때부터 10년째 쭉 말해온 내용이네유.

그리고 메시는 너무 바르샤 패스전술 점유율전술에 특화되어 버려서 

오히려 다방면으로 성장할 계기를 놓쳤다 봅니다.

바르샤에서 기록 스탯 오지게 올렸지만 다른 환경(원정 내지 토너먼트)과 다른 팀(아르헨)에서는 

퍼포먼스와 성과가 그 간극이 큰 이유가 바로 저거 때문.. 

본문에 나온 메시의 자기 본위적인 플메질이 반드시 팀적으로 좋지만은 않은 이유죠.

2020-08-15 22:41:49

저도 동의합니다

2020-08-15 23:00:16

뮐러가 메시와는 정반대라고 볼 수 있을듯...

2020-08-16 00:05:10

와 딱 그렇네요. 메시의 진정한 따까리는 라움도이터만이 가능할듯요.

2020-08-16 03:44:52

메시가 볼을 당기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지 않습니다. 애초에 당기는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퍼스트탑에서 역대 최고에 꼽힐만한 활약을 보여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보고요. 다만 한정된 체력 가운데 볼을 보내는 플레이와 당기는 플레이 사이에서 메시는 보내는 플레이 쪽에 치중하기로 결정한 거죠. 

 

메시의 가장 큰 문제는 전성기인 08-13에 비해 명백히 떨어진 체력과, 그 자신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성기 때도 메시는 중요한 경기와 덜 중요한 경기를 가려가며 자기 활약을 분배하려는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않았지요(전성기 때도 부상으로 전반기를 쉬지 않은 이상 후반기 2~4월 정도 퍼포먼스는 다른 때에 비해 떨어지긴 했었죠.). 호날두도 젊을 때야 그랬다지만 나이가 들고 지단의 조언을 받아 중요하지 않은 경기며 자신이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는 롤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좀 더 중요한 경기에서 마무리짓는 역할에 충실하지만 메시는 전혀 그런 모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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