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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4강멤버들의 유럽진출에 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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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17 00:38:46

당시 기존에 유럽에서 활약하던 선수는 이탈리아 페루자 소속의 안정환과 벨기에 안더레흐트 소속의 설기현 정도였는데.. 2002년 월드컵 4강진출 쾌거 이후 자연스레 유럽에서 많은 관심이 들어왔죠..

 

우선 첫 발을 땐 것은 송종국, 이을용, 차두리 3인.. 루이스 피구를 꽁꽁 묶으며 깊은 인상을 남긴 송종국은 아스널 진출까지도 타진하던 상황이었으나 최종적으로는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이적하게 되었죠.. 이적료도 400만유로 수준으로 당시 국내선수로서는 상당히 좋은 조건.. 당시 페예노르트에는 일본인 선수인 오노 신지가 이미 진출해 주축선수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송종국도 곧바로 주전으로 자리잡았는데 또 지금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인방송 ITV에서 네덜란드리그 중계권을 확보해 송종국 경기를 생중계 해주기도 했었죠..

 

또 데뷔시즌 챔피언스리그까지 경험하는 등 초반부에는 깊은 인상을 남겼으나 축구 외적인 문제 등이 겹쳐 점점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결국 3년 만에 네덜란드 생활을 정리하고 K리그에 복귀했죠.. 또 부산이 송종국이 페예노르트로 갈 때 영구결번을 주는 무리수를 두었는데 복귀는 수원으로 하는 촌극이 일어나기도..

 

더불어 같은 시기 이을용이 뜬금없이 터키 트라브론스포르에 진출했죠.. 1년 임대의 조건으로 이적했는데 당시 터키가 형제의 나라로서 상당히 우호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던 시기로서 공항까지 마중을 나가 이을용을 '리용'이라 부르며 환영하는 트라브존의 팬들이 국내 TV방송에도 소개된 적이 있었죠.. 1년 간 활약했으나 완전이적이 성사되지는 않았고 대신 1년 뒤인 2004년에 재진출해서 2년 간 더 활약하기도..

 

또 차범근의 친정팀 레버쿠젠에서 아직 대학생 신분이던 차두리를 영입해 1부리그 승격팀 빌레펠트로 1년 간 임대를 보냈죠.. 다만 별 다른 활약은 하지 못했고 이후 차붐의 또 다른 친정팀인 프랑크푸르트로 임대되었다가 그 곳에 눌러앉아 2부리그에서는 나름 맹활약을 하기도 했다가 1부리그에서는 또 통하지를 않아 마인츠에 갔다가 위르겐 클롭 감독을 만나 풀백으로 포지션을 바꾸기도 하고 또 나중에는 스코틀랜드 셀틱에도 진출하고 아무튼 유럽생활을 상당히 오래했죠..

 

뒤이어 2003년 겨울에는 이영표와 박지성이 나란히 PSV 아인트호벤에 진출했죠.. 안양 LG 소속이었던 이영표는 선임대 후이적의 조건이었고 박지성은 J리그 교토 퍼플상가를 일왕배에서 우승시킨 뒤 500만유로 당시로서 꽤나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이적했죠.. 다만 이영표가 좌측면 수비수로서 나름 순탄하게 적응한 반면 박지성은 홈경기에 나서면 엄청난 야유를 받을 정도로 적응을 하지 못해 많은 고초를 겪다가 1년 여가 지나서야 히딩크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시작했고 2004/05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그 이후는 모두가 아는대로 ㄷㄷ 또 이영표도 토트넘으로 이적해 EPL에 진출했고 이후 제법 오랜 기간 유럽생활을 했죠..

 

더불어 이 시기 진출한 또 한 명의 선수가 김남일.. 네덜란드로 진출했는데 특이한 것은 주 골자는 페예노르트행이었지만 그 전에 페예노르트의 위성구단인 엑셀시오르에서 6개월 간 임대로 먼저 뛰어보는 것으로 입단테스트 비슷하게 진출했죠.. 근데 네덜란드 하위권팀 엑셀시오르의 수준은 국내 팬들이 보기에 유럽축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처참했고 대신 그 덕분에 김남일은 입단 초기 나름대로 공격까지 관여하며 활약을 좀 하는가 하였으나 결국 페예노르트가 완전영입을 할 정도의 임펙트는 주지 못하며 전남으로 복귀.. 또 당시 PSV와 엑셀시오르의 경기를 KBS에서 무려 공중파로 중계해주기도 했었죠..

 

그리고 이 시기 해프닝으로 이영표, 박지성, 김남일이 네덜란드에 진출했던 2003년 초, 뜬금없이 수비수 김태영이 EPL의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진출한다는 소식이 나왔죠.. 당시의 뉴캐슬은 바비 롭슨 감독의 지휘 아래 앨런 시어러가 중심을 잡고 크레이크 벨라미, 로랑 로베르 등 악동이미지의 젋은 공격자원들을 축으로 역동적인 축구를 하던 나름 챔피언스리그까지 진출하던 팀이었죠.. 이 팀에 뜬금없이 김태영이 진출한다니 난리가 났었는데 이 과정에서 EPL에는 30세 이상 선수는 이적료없이 영입해야 되는 규정이 있다.. 그런 헛소리가 무려 기사로 나오고 그 덕에 원 소속팀인 전남 구단이 김태영을 공짜로 안풀어준다며 엄청난 항의를 받는 등 그야말로 혼파망의 상황 속에 결국 뉴캐슬의 관심에 대한 실체 조차 밝혀지지 않은 채 상황은 종료되었죠..

 

이후 2003년 여름에는 이천수가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에 진출.. 당시 울산 소속으로 K리그를 거의 파괴하다시피 하는 맹활약을 펼친 끝에 400만유로 제법 거액의 이적료에 전 시즌 프리메라리가 2위팀이었던 소시에다드에 진출해 입단식에서 "미래에는 레알 마드리드에 가겠다" 라는 패기넘치는 인터뷰로 스페인 생활을 시작했죠.. 대망의 첫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을 뻔 한 것을 동료공격수 이반 코바체비치가 스틸해 어시스트로 둔갑할 때까지만 해도 전망은 제법 밝은 편이었는데.. 그러나 이듬해 누만시아에서의 임대생활까지 해서 두 시즌 간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스페인 진출은 완전히 실패가 되었고 결국 2005년 울산으로 복귀해 다시 K리그를 정복한 뒤 2007년 페예노르트에 진출했으나 역시 실패하고 말았죠..

 

여기에 해외진출이 거론되던 또 한 명의 선수가 최태욱.. 당시 최태욱하면 나오는 이야기가 "순수재능은 이천수보다 최태욱이지만 최태욱은 새가슴" 이라는 것이었는데 히딩크 감독이 PSV에 가장 데려오고 싶어하는 선수가 최태욱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했습니다만.. 결국 유럽에 진출하지는 못했죠..

 

이 외에 기존 해외파였던 설기현과 안정환의 운명도 엇갈리게 되는데 설기현은 월드컵 이후 안더레흐트에서 주축선수로서 자리잡으며 잉글랜드 2부리그 울버햄튼에서 시작해 1부리그 레딩까지 올라서게 되고 시즌 초반에 어마어마한 임펙트를 보여주다 금새 식어버리기를 여러 시즌.. 그래도 유럽에서 제법 족적을 남긴 편이었고 말년에는 특급대우에 K리그로 복귀했지만 여기서 이미지를 다 말아먹었죠..

 

반면 안정환은 상황이 꼬일대로 꼬여 잉글랜드, 스페인의 여러 구단이 영입을 타진했음에도 일본의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체에 팔려가 J리그에서 뛰는 신세가 되고 말았죠.. 훗날 본인의 회고로는 어쨋든 이탈리아로 가서 일을 해결했어야 되었다고.. 아무튼 골든타임을 J리그에서 보내는 바람에 커리어가 다 망가졌고 2006년에 되어서야 뒤늦게 독일 뒤스부르크로 진출했다가 또 프랑스 메츠에도 이적했지만 별 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유럽커리어가 끝났죠..

 

또 한 가지 월드컵 열풍 속에 K리그로 열기를 이어가자는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펼쳐지며 월드컵 종료 직후 재개된 K리그는 고종수와 이동국이 이끌던 90년대 후반의 르네상스 이상으로 엄청난 열기를 잠시 동안 자랑했었죠.. 그 큰 월드컵 경기장들이 K리그 경기에서도 가득 매워졌지만 몇 달 못가 월드컵 스타들도 해외로 빠져나가고 하면서 원상복구되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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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10-17 00:37:26

어떻게 이런 이야기들을 다 기억하시고 재밌게 쓰시는지 대단하십니다!!!

Updated at 2020-10-17 00:47:58

송종국 그때 부산에서 프로 2년차였는데ㅋㅋ
월컵땜에 장기 차출되느라 경기 그리 많이 뛰지도 않았는데 영구결번 이래서 잉?ㅋㅋ

2020-10-17 00:49:32

설기현도 그당시 해외파였군요 ㄷㄷ

2020-10-17 00:54:52

월드컵 앞두고 우리 인재를 외국으로 보내 키워야한다 뭐 이런걸로 간걸로 요즘 축협에서 밀어줘서 외국 갔다오고 하는거랑 비슷할듯 아마 손흥민도 이런 케이스이지 싶은데
암튼 그래서 안더레흐트 전에도 이미 앤트워프 소속으로 해외파였죠

Updated at 2020-10-17 01:02:40

설기현이 2002년 한일월드컵 전력향상을 위해 직접 추진한 해외진출선수 1호입니다

http://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1422.html

2020-10-17 13:05:57

국책 유학의 선구자급쯤 되죠 그 이후에 권집이나 이산 같은 선수들도 이름 오르내리며 잘 되길 바랬지만

2020-10-17 00:51:38

 이천수는 누만시아에서 프리킥으로 골대2번이가 맞춘걸로 기억하는데 오래되긴 진짜 오래됐네요... 

 이천수 스페인 떠나고 바로 다음시즌인가 이호진도 마지막경기 깜짝대뷔한걸로 기억하고 있구요

2020-10-17 01:01:26

다르코 코바체비치

2020-10-17 01:07:24

추억 자주 풀어주셨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2020-10-17 01:16:14

크 추억이 새록새록..ㅎㅎ 2002세대는 그래도 유럽진출이 좀 열려있었죠. 

그래서 안느 케이스가 아쉬운 거.. 쩝

Updated at 2020-10-17 01:16:56

 ㄷㄷ 이게 저도 다 기억이 나는걸 보니 나이를 먹었군요 ㅜㅜㅜㅜㅜㅜ

+ 김남일은 나중에 러시아 진출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은퇴 전

2020-10-17 01:20:27

설기현 레딩 초반 센세이션은 진짜 대단했죠. 어찌보면 그 당시 레딩하고 전 시즌 노리치랑 비슷한 면들이 있네요. 도일, 헌트, 쇼레이, 군나르손, 시드웰, 롱 처럼 선수듵도 확 떴었고요.

쓰신 글 읽으니 06년도 월드컵을 기점으로 김동진, 이호가 제니트 이적한 추억도 생각나네요. 그때도 중계 해줬었는데, 김동진 부상만 아니였으면 더 잘될 수도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아쉽네요.

2020-10-17 01:28:27

설기현 상대풀백 조기퇴근 시키던 시절 ㄷㄷㄷ 추억돋네요 ㅊㅊ 세번 눌러 드렸읍니다

2020-10-17 01:31:26

안정환 전설의 이적짤이 유명하죠
돌고돌고돌아 제이리그 ㅠㅠ

시대를 좀 더 잘 타고났다면 유럽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을 거라 생각드는데 참 아쉽습니다

2020-10-17 01:52:38

안형 아쉽아쉽...

2020-10-17 04:48:13

추가적으로
유상철 바르셀로나 러브콜 온것도 잠시 화제가 됐던 기억이있네요 근데 본인이 밝히기를 개인적문제로 수락하지않았다는 썰이 있었죠

Updated at 2020-10-17 08:19:55

설기현 선수 유럽갔다가 대표팀 왔을때, 공 받는거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ㅋ

그리고 챔스예선에서 득점해서 한국인 최초 챔피언스 리그 득점 인데, 스포츠뉴스 1분컷ㅋㅋ

 

송종국 선수 페예시절, 챔스 유베전에 그 활약은 와..

다비즈랑 몸빵대결 하는 모습에서 한국 선수도 저 큰 무대에서 저렇게 활약을 하는구나

 

이천수 선수는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본인도 이야기하는 소시에다드 전에 그 어시로 둔갑한 그 슛이

다이렉트로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아쉽기도 하네요

 

안정환 선수는 페루자 시절 가능성을 인정받고, 월드컵서 결승골 2개를 꽂으면서

꽃길만 걷자 했는데, 에이전트 문제 페루자 구단의 뜬금없는 이상한 행동에

일본가서 진짜 전성기가 지나가고ㅠ 에이전트만 진짜 잘만났으면... 너무 아쉽네요

2020-10-17 09:36:37

박지성 이영표 외에는 대부분 아쉬웠네요ㅠ 지금 정도만이라도 진출 적응 노하우가 축적됐어도 몇명은 더 성공했을 것 같아요

OP
2020-10-17 12:08:27

설기현이 나름 대단했던 것이 벨기에 처음 진출한건 축협의 주선 덕분이었지만 데뷔 시즌에 10골 넣고 벨기에 최고명문 안더레흐트로 이적한건 본인 실력으로 이룩한 성과였죠.. 피지컬이 유럽에서도 통하는 수준이었고 가끔 이해안되는 본헤드 플레이를 펼치기도 하는 것이 어찌보면 황희찬의 원조 격인 선수였는데 국대에서도 보면 2002년 월드컵에서는 혼자 욕 지분의 절반 이상 차지하다가도 이탈리아전 동점골을 넣기도 하고.. 또 2006년 월드컵 프랑스전 박지성의 동점골 기점이 되는 크로스 등 은근 중요한 순간마다 한 건씩 해줘서 여러모로 황희찬이 오버랩되는 점이 많죠 ㄷㄷ

2020-10-17 12:43:18

동궈형 미들즈브로 얘기가 왜 없나 했는데 이 형 4강 멤버가 아니었죠 

 

저는 미들즈브로 데뷔전에서 골대 맞춘 게 아직도 기억납니다.

들어갔으면 미래가 바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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