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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vs 모컴 전 케파의 '창조 선방'에 대해서.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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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19:49:20

# 사례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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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FA컵 3라운드 첼시 vs 모컴 경기에서 있었던 상황이다. 모컴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애덤 필립스(20번)의 크로스가 공교롭게 첼시의 골문을 위협하는게 눈에 띈다. 킥을 하기 전의 시선을 보면 왼쪽으로 돌아나가던 카를로스 고메스(11번)를 노린 크로스인 듯 했으나 큰 각도로 휘어서 첼시의 골문 쪽으로 날아가는, 일명 '슛터링'이 된 것이다.   

 

첼시 입장에서는 다행히 골키퍼인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다이빙해서 볼을 캐치한 덕에 실점을 모면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선방'이라고도 볼 수 있을 장면이다.

 

 

이 장면은 복수의 축구 커뮤니티에 움짤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 상황에 대해서, 그동안 케파의 부진했던 모습으로 말미암아 케파를 비난하는 반응이 있긴 했지만 이 상황에 한해서는 케파가 부당한 비난을 받고 있다는 옹호와 함께 케파가 잘했다는 반응 역시 많았다. 

 

 

일단, 여러 평가가 대립하는 와중에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해당 상황을 여러 구도에서 다시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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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필립스가 크로싱할 때 케파의 위치는 골 에어리어의 정중앙 부근에 있었다. 골문과 거리를 둔 케파는 '컬랩스 다이빙(기본자세에서 넘어지면서 볼을 세이빙하는 자세)'으로 볼을 캐치했다. 찰나 속에서, 케파는 방심하지 않고 볼을 계속 주시하여 잘 잡아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해당 상황에서 케파의 위치가 정석적인 크로싱 대처 방법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석적인 크로싱 대처 방법이란 무엇일까? 아래 그림과 함께 정석적인 크로싱 대처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정석적인 크로싱 대처 방법

 

 


 

# 그림 1

 

 

 

'그림 1'은 공격팀의 볼을 가진 선수가 '1구역'이나 '2구역'에 있을 때 수비팀 골키퍼의 사전 위치 기준을 정립한 그림이다. 일반적으로 '크로싱'이란 공격팀 선수가 그림의 '1구역'이나 '2구역'에서 볼을 골 에어리어 방면으로 직접 투입하여 2차 공격을 하는 방식을 일컫는데 '1구역'과 같이 골문과 인접한 구역에서는 공격팀 선수가 슛이나 크로싱을 할 가능성이 '2구역'보다 더욱 높기 때문에 골키퍼는 슛과 크로싱에 모두 대처하는 것이 용이한 '1' 위치에서 사전 위치를 선정하는 것이 좋다. 

 

'2구역'에서는 슛이나 크로싱을 할 가능성이 '1구역'보다 낮으며, 특히 슛의 가능성은 골문과의 물리적인 거리를 고려했을 때 상대 선수가 직접 슛을 하더라도 골키퍼가 슛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충분하기 때문에 크로싱의 가능성보다 더욱 낮다. 그러므로 수비팀의 골키퍼 역시 공격팀 선수가 크로싱할 가능성에 역점을 두고 대비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볼을 가진 상대 선수가 2구역에 있으면 '2'와 같이 골 에어리어의 정중앙에 위치하는 것이 기준이다.

 

 

골키퍼는 일반적으로 공격팀의 크로싱에 대처할 때 앞서 설명한 두 가지 구역을 기준으로 사전 위치를 선정하며 'A'처럼 공격팀 선수가 페널티 에어리어의 가까운 쪽에 있다면 골문의 정중앙에서 가까운 포스트에 가깝게, 'B'처럼 공격팀 선수가 페널티 에어리어의 먼 쪽에 있다면 골문의 정중앙, 혹은 골문의 정중앙에서 먼 포스트에 가깝게 위치하면서 응용을 하는 것이 골키퍼의 '정석적'인 크로싱 대처 방식이다(실제로, 국내에서 골키퍼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취득해야 하는 'AFC 골키핑 레벨 1' 지도 과정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안내되어 있다).

 

 

 

 

 




 

# 포토샵으로 수정한 케파의 위치. 정석적인 관점에서 보면, 위의 두 사진처럼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존 케파의 위치는 일반적으로 상대 선수가 '2구역'에 위치했을 때 대비하는 방식에 가깝다)

 

 

 

 

 

 

 

 


 

# 함부로 평가하기 어려운 포지션, 골키퍼

 

 

 


 

 

 

케파는 해당 상황에서 실점을 하지 않았고 볼을 캐치까지 했다. 따라서, 절대적으로는 골키핑을 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석적으로 세이빙하지는 않았다. 만약, 케파가 정석적인 방법을 통해 위치를 잡았다면 해당 상황처럼 '컬랩스 다이빙'을 하지 않고 '그라운드 볼 캐칭(땅을 타고 오는 볼의 진행 방향과 정면에서 대응하여 볼을 캐치하는 자세)'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은 넘어지면서 볼을 잡는 것보다 정면에서 볼을 잡는 것이 더욱 안전하게 느껴진다.

 

이 상황에서 케파가 잘했는가, 못했는가 이분법으로 나눠서 평가하는 것은 어찌 보면 어렵다. 시시각각으로 변수가 발생하는 축구 경기에서 모든 상황에서 컴퓨터처럼 일관성 있게 대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 상황을 봤을 때도 케파가 정석적으로 위치하더라도 볼을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그리고  필립스가 올린 볼이 슛의 형태가 아닌 안일한 크로싱의 형태로 날아왔다면 기존과 같이 위치를 잡았다고 가정할 때 오히려 수월하게 막았을 수도 있다. '정석'이 무조건 '정답'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그 상황에서 상대가 언제나 똑같은 방식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식에 대응하여 실점을 '줄이는(실점하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법을 골키퍼 지도자들이 연구해왔으며 모든 골키퍼들은 그들에게 배운 방법을 토대로 삼아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방법들을 '기본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일류 골키퍼라고 해도 저마다 자기만의 버릇이 있기 마련이다. 현재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누엘 노이어도 크로싱 대처 방식이 항상 정석적인 선수는 아니다. 다만 노이어는 압도적인 반응 속도와 재빠른 스텝으로 위기를 벗어나곤 한다. 결국 우수한 골키퍼라면 지도자들을 통해, 혹은 스스로 배웠던 기본기와 변수에 대응하는 신체 능력을 적절히 배합하여 '골키핑'이라는 공통된 형태로 보여주어야 한다. 

 

 

이 상황에 대한 평가는 다시 여러분에게 맡기도록 하겠다. 어쨌든, 이러한 여러 가지 변수를 상대하는 골키퍼들의 이상적 목표는 단 하나, 무실점이다.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실점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런 이상에 완전히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하며 그 이상에 조금이라도 가깝게 가기 위한 방식을 잘 따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역시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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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1-14 19:48:03

원래 케파가 약간 사파 느낌 아니었나요 빌바오에서 잘할때도

 

확실히 더 큰 클럽으로 나오니 기본기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는듯 ㄷㄷㄷ

2021-01-14 20:34:21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이런 해설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건 축구 역시 정답은 없는 철학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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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4 20:34:48

일단 기본기깔고 실력이 압도적이어서 사파로 더효율적인 선수아니고 기본기없는사파는 암것도아니죠...기본적인 전진드리블도못하는데 전진드리블해야할타이밍에 헛다리짚는거아닌가요 이게s급선수라 더큰그림을보고 전진드리블타이밍에 전진대신 헛다리를이용해서 다른장면을보고 효율을극대화시키면 모르겟는데 그냥 보통선수가하면 템포잡아먹는 괴물이죠

2021-01-14 21:24:43

맨유랑 하는줄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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