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 경질론은 좀 신박하긴 하네요
개인적으로 지단을 잘라야할 이유들 중에서 아직까지 납득이 가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유망주를 기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단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인데 지단은 선수에 대한 취향이 강할지언정 어리다고 중용하지 않는 스타일은 전혀 아닙니다.
비니시우스는 기회 드립을 쳐서는 안될 정도로 기회를 많이 받았고, 지난 시즌 호드리구는 카스티야도 거의 생략하다시피 하면서 바로 1군에 콜업되고 코로나 휴식기 이전까지 주전 격으로 뛰었습니다. 발베르데는 부임하자마자 몇번 써보더니 사람들이 의문을 표함에도 마르코스 요렌테를 내보내며 자리를 만들어줬는데 그 다음 시즌 모두가 납득할만한 선택이 되었죠.
지금 스쿼드에서 골키퍼인 루닌을 빼면 출전시간을 가지고 크게 뭐라 이야기 할 선수가 없습니다. 외데고르도 자주 나오다가 전반기 부상 때문에 여러번 빠졌어요. 심지어 나온 그 경기들마다 자주 못이기면서 지단 경질설 돌았었습니다. 지금 나간다는건 후반기에는 그러지 못할 것이다 이야기 듣고 뛰다 오겠다는거죠.
그렇다고 지단이 신뢰하는 베테랑들이 못하냐. 벤제마, 모드리치, 라모스... 뭐 더 말이 필요합니까? 얘네 셋이 레알 전반기 베스트 3명입니다. 마르셀루처럼 못하면 진작에 벤치에 가 있는게 지금 레알입니다.
성적이 엉망이다. 슈퍼컵과 코파가 언제부터 그리 중요한 대회였길래 작년 리그 우승한 감독 경질까지 운운할 정도가 되었는지 모르겠고, 지금 스쿼드 수준으로 현재의 승점 페이스가 불만이라고 한다면 지금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객관화가 덜 되었다고 보는게 옳습니다. 지금 리그에서 3골 이상 넣은 공격수가 벤제마 말고 없어요. 지난 시즌도 공격수 득점 2위가 3골이었습니다. 손흥민 레알설이 괜히 도는게 아니죠.
그래서 망한 영입생들 데려온게 지단 아니냐, 그건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근데 그게 지단을 자를만큼 큰 빌미가 되느냐, 그것도 앞으로 음바페나 홀란드 등 스타 선수들을 데려와 뉴 갈락티코를 만든다는 팀에서... 오히려 그런 팀일수록 필요한게 지단에 가깝죠.
리빌딩을 못하고 있다는데 그동안 레알에서 지단이 쳐낸 테오, 하키미, 세바요스, 요렌테, 레길론, 모라타, 코바치치 등 중에서 냉정히 레알이 계속 품을 만한 선수가 몇이나 있었나 모르겠습니다. 나가서 잘된거고 나갔으니까 잘된거죠. 레알에서 제한된 플레잉 타임을 소화하면서 저 친구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을지는 미지수인데 지금 당장으로 따져도 저 친구들이 벤제마, 크카모, 카르바할 등을 밀어낼 수 있다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지단 없던 사이에 베니테즈-로페테기-솔라리 앉히던 팀이 이번에는 누구를 앉혀보려고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경질론이 계속 도는지 이해가 가질 않네요.
전술을 언급하려면 지단이 작년과 올해 레알 마드리드에서 어떤 대전제를 가지고 어떤 전술을 펼쳐왔으며 최근에는 어떤 요소가 어떻게 문제가 되었는데 지단이 아집을 부려서 팀이 엉망이 되고 있다 정도의 설명은 해내야할텐데 제 기억에 이걸 그럴듯하게 설명 시도조차 하려는 사람을 본 적이 없거든요. 그냥 딱봐도 팀이 엉망이자나! 그 정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럴거면 전술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죠... 어차피 이쪽 이야기는 하면 할 수록 대부분 공격진 퀄리티 이야기로 귀결이 됩니다.
나겔스만이 과거 언급한 적이 있지만 감독에게 전술은 30%일 뿐이고 70%는 용인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팀내 베테랑들이 지단에게 등을 돌린 것이 아닌 이상 지단 중도 경질론은 팀을 바닥으로 쳐박는 지름길이 될 겁니다.
뭘해야 사람들이 레알 마드리드에게 만족을 할런지 모르겠어요. 리그 1위는 당연히 해야하는 스쿼드다? 작년에 리그 우승도 목표 이상이라는 평이 많았던 팀이 외데고르를 제외하면 여름 0입을 했는데? 이 스쿼드가 당연스럽게 챔스 4강 이상을 노려야하는 경쟁력이 있는 스쿼드도 아니고 그냥 레알 마드리드라는 허상에 빠져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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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지단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라고 설명 할 수 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