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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94 챔스 결승 즈음의 상황 몇가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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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3-07 16:18:14

와~ 아주아주 간만에 올드 풋볼 소재가.. 이미 많이 당시 상황들을 언급해주셨네요 

저도 댓글 추가하려다가 너무 길어진 거 같아서... 당시 상황 기억나는대로 써보면 

 

물론 당시 실제 선수들 말고는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법~ 이겠지만 

어쨌든 이건 정확히 당시 상황을 고려해봐야 하는 얘기라고 봅니다. 

그래서 실제로 승희님과 굴비님도 올려주신 것 같구요. 그리도 당시의 기억이 있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먼저 당시의 밀란 상황을 살펴보자면 유럽에서 압도적인 팀은 아니었지만

뭐 당연히 무시받을 팀? 이런 얘기는 굳이 언급 할 필요도 없고,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보자면 많이 언급하신대로 그 시점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93-94시즌 리그 우승을 하긴 했지만 

당시 밀란은 3월 말부터 챔스 결승이 치뤄진 5월 18일 직전의 9경기 동안 단 한경기 밖에 승리하지 못했고 

그 한경기가 밀란에서 치뤄진 챔스 4강 모나코와의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2골 이상 넣은 경기도 모나코와의 챔스를 제외하면 

그 시즌에 강등을 당한 우디네세와의 리그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둔 경기가 유일했죠. 

그러니까 챔스 결승 거의 직전 경기인 모나코와의 경기에서 그나마 분위기 반등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즌에 이미 굵직굵직한 경기들에서 많이 패배한 상황이었습니다. 

상파울로와의 인터콘티넨탈 컵에서도 패배해서 우승을 놓치고 

유러피안 슈퍼컵에서도 파르마에게 패배하여 우승을 놓친 상황이었습니다.


많이들 언급하신, 팀의 득점문제도 심각했는데 시즌 최다 득점자가 제가 좋아하는 바로 그 마싸~~로 였는데

11골이었고.. 그 다음이 파펭 5골..마싸로가 중요경기에서 거의 득점을 해서 멱살을 잡고 올린 수준이었고

말 그대로 그나마 수비로 팀을 해먹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수비마저 결승전에는 바레시와 코스타쿠르타가 출전 불가였고 

외국인 쿼터제로 결승 3명에 파펭을 넣지도 못했죠.


반면에 그 당시의 바르셀로나는 시즌 초반에는 압도적인 팀이라 할 순 없었지만 

결승 직전까지의 분위기가 최고였습니다.

2월 중순부터 챔스 결승 직전까지 모든 대회 20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17승 3무

14-15 바르셀로나 트레블 시즌에 레알의 22연승과 비슷했죠.


93-94 시즌에서 1993년 11월 이후로는 단 한번도 1위에 오르고 있지 못한 상황이었으나 

마지막 20경기 무패를 토대로 마지막 38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했는데 

그 상황도 알고 계신 분들은 알고 있을 정도로 극적이었죠.

마치 06-07시즌의 레알이 우승했던 것 처럼..그래서 더 분위기가 탄 상황이었습니다.


37라운드까지 데포르티보에게 승점 2점차로 뒤지고 있었고 

마지막 경기는 데포르티보 vs 발렌시아    바르셀로나 vs 세비야.  

바르셀로나는 반드시 이기고 데포르티보가 비기거나 지는 상황이어야 극적인 역전 우승이 가능했는데

당시 데포르티보 홈경기였죠. 상대인 발렌시아는 37라운드 당시 7위였는데 5위 세비야 6위는 빌바오.

그런데 그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예상대로 스토이치코프, 라우드럽, 호마리우의 골로 세비야를 5:2로 꺽었고

데포르티보는 발렌시아와의 홈 경기에서 0:0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그 유명한 듀키치의 마지막 페널티킥 실축으로..


이 페널티킥 실축에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원래 데포르티보의 pk킥커는 그 유명한 베베토였습니다. 

그런데 베베토가 pk에서 몇번의 실축이 있어서 당시 킥커를 도나토에게 넘겼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이적을 해와서 마우로 실바와 함께 데포르티보 중원을 책임진...

유명한 데포르티보 브라질 3인방 중 1명이었죠. 베베토, 마우로 실바, 도나토


그런데 도나토가 마지막 38라운드 경기에서 후반에 옐로카드를 받고 있는 상태였고, 

그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0:0 상태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후반에 교체를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운명의 후반 42분 데포르티보는 PK를 얻게 되고. 넣으면 우승이 거의 확정되는 순간. 

도나토가 빠진 상황에서 베베토는 경기장에 있었지만 베베토는 pk를 차지 않습니다.

이미 베베토는 킥커를 넘긴 상황이었죠. 그리고 3번째 킥커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pk를 차게 된 선수가 수비수였던 세르비아의(당시 유고) 듀키치이고..결과들 알다시피 실축.

그리고 당시 발렌시아의 골키퍼 또한 주전 골키퍼인 삼페르가 직전 37라운드에서 퇴장을 당해서 

세컨 골키퍼인 곤잘레스가 출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데포르티보의 페널티 킥을 막았죠.

(이렇게 데포르티보는 라리가 창단 첫 우승을 놓치게 됩니다. 결국 99-00시즌에 한을 풀기는 했지만.

그리고 당시 데포리티보의 발목을 잡은 발렌시아의 감독은 히딩크 감독입니다^^

당시 93-94 시즌의 발렌시아는 무려 4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는데 

히딩크 감독은 11라운드 이후 경질되었다가 30라운드에 다시 복귀를^^)


어쨌든 당시의 바르셀로나는 이렇게 말도 안되는 역전극으로 리가를 우승합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극적으로 역전한 것도 있지만 직전 37라운드 또한 엘클라시코였습니다. 

그것도 바르셀로나가 아니라 마드리드 홈에서 열린. 그래서 더 우승을 예상하는 이는 없었죠.

그런데 파죽지세로 그 엘클 원정에서도 승리하고, 38라운드에서도 말도 안되는 기적으로 우승을해서

그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죠.

20경기 17승 3무. 그리고 3일뒤 챔스 결승.

 

그리고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이 시점부터 발생한 변수는 이렇다고 봅니다.

 

AC 밀란은 챔스 결승 경기 전에 2주 이상의 휴식기가 있었습니다.(16일)

2주 이상 경기를 갖지 못해서 감각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었겠지만

어차피 시즌 시작이 아니라 시즌 말미라 문제가 되지 않고

어차피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기때문에 오히려 그 기간동안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고 

체력의 문제도 없었으며 당시의 오만한 바르셀로나를 상태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상태였죠. 

바르셀로나가 리그 우승 후에 3일 뒤에 바로 챔스 결승임에도 술파티를 벌였다는 것은 유명한 일이죠.

다만 바레시, 코스타쿠르타 결장에 추가로 외국인 쿼터로 파펭 등의 결장이 변수였고.

 

바르셀로나는 리그 마지막 경기 이후 3일 뒤에 바로 챔스 결승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좋은 기운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체력의 압박이 었었고 외국인 쿼터로 라우드럽을 쓰지 못했고 

또한 단순히 생각해보면 

챔스 3일을 앞둔 상황에서 현재의 프로팀이라면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자만심이 있었고..

물론 당시 우승이 너무 극적이긴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 리그 우승이 챔스에서는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어쨌든 또한 당시의 바르셀로나는  

PSV에서 갓 이적해와서 엘클라시코에서 헤트트릭을 하고 리그 30골을 몰아넣은,

당시 남미 선수도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 있었다면 아마 당해년도 발롱도르를 수상했을 악마의 재능 호마리우

그리고 실제 해당 년도 발롱도르 위너 스토이치코프, 중원 사령관 라우드럽과 펩 과르디올라, 

스페인 국대의 핵심 수비진의 골리 수비사레타와 나달, 세르지 등을 비롯해서 

당시에는 분명 드림팀이라고 불릴만 했으며 그렇게 불린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국대 스페인은 고 평가를 받다가 국제 대회에서 성적을 내지 못하는 징크스를 계속 이어갔지만요..


그리고 분명히 당시 챔스 결승은 밀란이 언더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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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3-07 16:04:26

당시 바르샤 주축으로 조직된 94스페인에 

바르샤의 에이스 원투펀치인 호마리우나 스토이치코프 중 한명만 있었어도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번 했을지도...ㅋㅋㅋ큐ㅠㅠ

OP
2021-03-07 16:08:21

호마리우가 스페인에 있었으면...나비효과로 94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스페인과 무승부는 힘들..? 호마리우가 없었으면 혹시 브라질은 결승에 못 가...? 어?? 그러면 바조 실축도 없?? 이탈리아 우승?? ㅎㅎ 

2021-03-07 16:09:58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나비효과...ㅠ

Updated at 2021-03-07 18:40:28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대단한건 아닌데, 아래글에도 이글에도 3일이라 되어 있어서 찾아보니

38R는 5월 14일이고, 챔결은 5월 18일이니 4일 뒤인 것 같습니다.

당시 경기가 자정 경기라고 하는데 13일 밤이었으니까 실질적으로 5일 뒤긴 합니다. (경기 시간은 저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틀릴 수도 있습니다.)

OP
2021-03-07 18:45:06

네. 저도 휴식 기간이 3일이라는 의미로 썼습니다. 어차피 그리스로 이동도 해야했고 뭐 크게 의미는 없겠지만. 바르셀로나는 다음날까지 술파티를 했다고 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ㅎ

OP
2021-03-07 18:53:01

저도 정확히 기억이 없어서, 찾아보면 되겠지만 저때 라리가는 마지막 라운드라고 전부 같은 시간에 한 것도 아닌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정 아니면 밤 9시 넘어서 경기 였을 겁니다. 이상하게...ㅋ 데포르티보 경기와 바르셀로나 경기는 물론 같은 시간에 했고 화면에 실시간으로 스코어도 떠 있고 했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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