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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그 창설에 관한 여러 가지 쟁점들 ; 미국 프로스포츠와의 비교 (2021.04.19.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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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4-19 10:13:36

 *본 글은 2020년 12월 22일 최초 작성한 글이며, 업데이트된 정보를 주석으로 추가하였습니다.

 


 

 

1. 서설


이 글은 간략하게 유러피언 슈퍼리그, 유러피언 프리미어리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유럽 대륙 내 초국가적인 단일리그' 형성과 관련하여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에 기반한 여러 가지 쟁점들에 대해 정리한 글입니다.


자국 리그를 뛰어넘어 유럽 대륙을 하나도 묶어 최상위권 빅클럽들이 경쟁하는 리그를 창설한다는 아이디어가 몇 년 전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었을 때,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자연스러운 거부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주말에는 국내리그에서 경쟁하고, 주중에 챔피언시리그와 유로파리그 등 유럽대회와 자국컵대회가 열리는 시즌 일정에 너무나도 익숙한데다가, 매년 승격팀과 강등팀이 결정되는 국내리그의 승강제 시스템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구도를 박살내는 파격적인 행보에 대한 거부감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PL에서 벌어지고 있는 '5인 교체' 이슈와 관련하여, PL 내 중하위권 클럽들이 선수의 건강, 유럽대항전 참가팀들의 일정상 불이익 등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투표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자국 리그 수익 분배 구조에 대한 불합리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기기 시작하는 가운데 다시금 언급된 슈퍼리그 이슈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사뭇 다릅니다.


리그 인기는 인기팀들이 끌어오는데, 정작 중계권료 등 리그 수익은 공평하게 분배되는 구조.

균형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그러한 수익분배 구조에 관해, '왜 꼭 균형발전을 해야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발생하면서, 때마침 언급된 슈퍼리그 이슈에 대한 시각도 조금은 달라진 것이죠.




2. 논의의 전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초기 슈피겔 보도를 비롯한 각종 슈퍼리그 관련 보도를 통한 슈퍼리그의 특징을 개괄적으로 정리해보아야 합니다. 일단 논의의 주제가 되는 슈퍼리그가 어떤 것인지 개념 설정을 해두어야,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초기 슈퍼리그 가입팀들끼리 형성되는 단일 리그 형태

(2) 승격, 강등 없는 단일 리그. 슈퍼리그 가입팀들끼리 매년 경쟁.

(3) 리그 경쟁 방식은 불확실. 

(4) 출범시 가입이 유력한 팀들(지난 10월 더선이 예측한 18개팀 명단); 


리버풀, 맨시티, 맨유, 첼시 (이상 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비야 (이상 스페인) 유벤투스, 인터밀란, 나폴리, AC 밀란 (이상 이탈리아) 바이언 뮌헨, 도르트문트, RB 라이프치히 (이상 독일) 파리 생제르망, 리옹, 마르세유 (이상 프랑스)



* 추가내용 (2021. 4. 19.)

 

공식화된 유로피언 슈퍼리그 초기 참가팀은 12개팀 + @

최종적으로 15개의 창단 팀 + 5개 팀이 함께 하는 20개 팀으로 이루어진 리그 구상.


<최초 참가 12개팀>

리버풀, 맨시티, 맨유, 첼시, 아스날, 토트넘 (이상 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상 스페인)

유벤투스, 인터밀란, AC 밀란 (이상 이탈리아)


 


3. 슈퍼리그의 진행방식 ; 미국 프로스포츠 리그와의 비교






우선 슈퍼리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1) 정규리그 페넌트레이스 방식 = 현재 각 자국리그 방식

(2) 정규시즌을 진행하고, 리그 진행 후 우승컵을 위한 별도의 플레이오프를 진행하는 방식 = MLB, NFL, NBA 등 방식*

(3) 조별리그-토너먼트 방식 = 현재 챔피언스리그 방식

(4) 제3의 방식

 

그러므로, 어떤 방식 하나를 상정하여 슈퍼리그의 예상 형태를 규정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논하는 것은 다소 무의미한 일이 될 것입니다. 


예컨대 현재 각 자국 리그가 취하는 일반적인 정규리그 페넌트레이스 방식을 도입하게 되면, 

"일반 리그와 달리 승격강등도 없고 유럽대항전 진출권이 걸려있지도 않은 우승팀 외 순위경쟁은 재미가 없어질 것이다."

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겠죠. 


그러니 아마도 슈퍼리그는 일반적인 리그 진행방식처럼 흘러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당장 한국프로야구를 함께 즐겨보시는 분들이시라면 아시겠지만, 위와 같은 문제는 정규리그 외에 플레이오프를 실시하는 방식으로도 해결됩니다.


정규리그 우승팀 외에 플레이오프를 통한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별도로 가리는 시스템으로, KBO는 승격강등 없는 단일리그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두고 벌이는 막판 경쟁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승격강등 없는 단일리그" 체제를 취하고 있는 미국 프로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는 대한민국보다 땅덩어리가 넓은만큼 정규리그도 동부와 중부, 서부 등으로 구분하여 치르고, 거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들끼리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방식이죠.


유러피언 슈퍼리그가 도입이 된다면, 아마도 단일리그 체제보다는 위와 같은 체제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정규리그를 진행하되, 그 안에서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리고 플레이오프를 진행하는 방식

- 정규리그 진행 시, 리그를 지역 또는 별도 기준에 따라 분리



* 추가내용 (2021. 4. 19.)


공식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1)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20개팀을 2그룹으로 분리

(2) 8개 클럽이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



4. 슈퍼리그는 재미없다?



레스터시티의 동화같은 우승처럼 언더독의 반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소위 '고인물'들끼리 모여서 재미없어지는 리그.


슈퍼리그에 대한 비판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렇기만 할까요?


상술하였다시피, 미국의 주요 프로스포츠 리그인 NFL, NBA, MLB는 모두 승격 강등 없는 단일리그 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논의를 간편하게 하기 위해, 그 중 대표적인 예시로 MLB를 상정하고 글을 서술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의 그 넓은 땅덩어리에, 프로 야구팀은 메이저리그 30개팀밖에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이너리그 팀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2군, 3군팀의 개념이 아니라 독립된 구단들입니다.

단지 그들은 MLB에 가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MLB 진출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을 뿐이죠.



MLB의 탄생이 정말 소위 '고인물'들끼리 모여서 노잼리그를 만들었나요?


- 아무도 MLB를 보면서 버펄로 바이슨즈, 포투켓 레드삭스, 더햄 불즈(트리플 A구단들입니다)가 MLB에 승격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재미없어졌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 아무도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가 가끔 강등도 당해서 AL 동부지구가 개편되어야 재미있어지는데, 그렇지 않아 재미없다, 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죽음의 동부지구'라고 부를 뿐이죠.


- 플로리다 말린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수많은 마이너리그팀들이 기회조차 받지 못하는 MLB의 정식 참가팀이면서도, 우승하면 '언더독의 반란'이라고 평가받습니다.


MLB는 노잼리그가 아닙니다. 오히려 전세계 야구인들이 선망하는 단일 리그가 형성되어, 야구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그런 최상위리그가 되었고, 소위 '언더독'의 반란도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예컨대 상술한 슈퍼리그 예상 참가팀 중 리옹이나 세비야가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 것도 역시 언더독이죠.


정말 아스날이 올시즌 강등이라도 당하고, 그 자리에 브렌트포드나 스완지가 들어온다면 그게 정말 PL 흥행의 원인이 될까요?



 

5. 슈퍼리그는 축구를 돈놀이판으로 만들 것이다?


슈퍼리그에 대한 비판점 중 하나입니다. 슈퍼리그가 형성되면 축구의 본질이 흔들리고,축구가 경제 논리에만 휩쓸릴 것이라는 주장이지요.


그러나 애초에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EPL, 라리가, 세리에A, 리그앙, 분데스리가 등 소위 빅리그들과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 등 UEFA 주관 클럽대항전은 모두 '돈놀이판'입니다. 슈퍼리그는 기존 체제의 '돈놀이판'의 수익구조를 조금 변화시키겠다는 취지이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지난 시즌 수익 분배 예상 지표입니다.


- 좌측 'Equal Share' 부분 3400만 파운드는 리그 소속팀이라면 누구나 공평하게 분배받는 수익입니다.

- 국제 중계권료(internationl TV rights)와 리그 광고수익(Commerical revenue) 역시 각각 4300만 파운드와 500만 파운드로, 리그 소속팀 전체에게 공평 분배되죠.


- 차이가 나는 것은 순위에 따라 차등지급되는 Merit Share와 국내 중계경기 횟수에 따라 차이 나는 Facilities 부분 뿐입니다. 그마저도 큰 차이는 아닙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리그 우승팀인 리버풀 약 150m 파운드, 꼴찌 노리치 시티가 96.5m 파운드를 벌었습니다. 

약 50m 파운드 차이죠.


정말 19/20 시즌 프리미어리그 인기 기여도에 있어서 리버풀과 노리치 간의 차이가 그 정도일까요?


 

 

 

 

EPL을 보기 위해 중계권료를 지급한 저 국가들이 정말 노리치 시티의 경기를 보기 위해, 왓포드의 혹시모를 기적같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보기 위해 저 중계권료를 지급했을까요?

전혀 아니죠.


결국 리그 광고수익이든, 중계권료 수익이든, 리그 자체 수익이든 프리미어리그가 단일 리그로 발생시키는 수익의 절대다수는 소위 빅클럽들이 발생시킵니다. 그러나 수익 분배는 큰 차등 없이, 하위권 클럽들에게도 공평하게 분배되죠.


즉, 재주는 빅클럽들이 부리고, 하위권 클럽들이 기여분 이상의 수익을 얻는 구조인 것입니다.


과거엔 이러한 EPL의 중계권료 분배 방식이, 리그의 균형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관점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다른 리그에서도 본받아야 한다고요.


그러나 과연 그렇기만 할까요?



6. EPL 수익 분배 구조의 문제



EPL의 리그 수익 규모가 커지면서, 덩달아 중하위권 클럽들의 기대수익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이제 중하위권 클럽들은 PL 잔류로 자신들의 기대수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합니다. 


지난 2시즌간, 전세계에서 가장 큰 순지출을 기록한 클럽은 다름 아닌 지난 시즌 EPL 17위 아스톤 빌라입니다.


소위 레바뮌이라는 레알마드리드가 2년간 순지출 127m 유로, 바이언뮌헨이 125m 유로, 바르셀로나가 123m 유로를 지출하는 동안 아스톤빌라는 2년간 무려 234m 유로를 지출하였습니다.

 

PL의 균등한 수익 분배 구조가 없었다면, 빌라가 저렇게 공격적인 투자를 이루어내진 못했을 것입니다.


빌라 뿐 아닙니다. 이제 PL 중하위권 클럽에서도 수천만 파운드의 빅사이닝들은 예삿일이 아닙니다. 리그 잔류의 가치가 커지면서, 빅클럽들에게는 웬만한 가격엔 선수를 팔려고 하지 않고, 더군다나 잉글랜드 국적이라면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요구합니다.


빅클럽들 입장은 다소 억울할 수 밖에 없습니다.


(1) 본인들의 인기로 리그 수익이 증대되었는데, 정작 그 수익을 분배받은 하위권 클럽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에 거품을 발생시킵니다.

 

(2) 자신들의 빅클럽으로서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자국 리그 내 선수 수급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빅클럽들이 번 돈"을 들고 있는 하위권 클럽들이 웬만해서는 선수를 팔지 않아 수급도 어려워집니다.

 

(3) 그렇게 겪는 경쟁력 확보의 어려움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본인들의 몫이고, 축구팬들에게는 조롱의 대상입니다. 


이번 시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일정의 어려움과 선수 건강 문제로 "5인 교체" 안건이 상정된 건만 봐도 그렇습니다.

빅클럽들이 수익 균등 분배에 따라 리그 수익에 자신들이 기여한 바를 정확하게 정산받지 못하고, 공평하게 분배한 결과가 그렇습니다.

 

"수익균등분배로 잔류만 해도 대성공이니, 오로지 잔류를 위해서"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5인 교체를 결사 반대하는 것이죠. 지금 당장 현실화된 빅클럽들의 부상 문제에 따라, 빅클럽과의 경기에서 자신들이 좀 더 유리해지니까요.


정말 이러다 리그 대표 인기팀인 아스날이 강등이라도 당하면, PL이 책임이라도 져주나요? 당장 아스날 규모의 팀이 챔피언십에 갈 경우, 갑작스러운 수익 구조 축소로 팀이 위험해질수도 있는데요.


분명히 현재 EPL의 수익 구조 분배 모델은 마냥 이상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적어도 리그 인기를 견인하는 빅클럽들에게는 너무나 답답한 일이겠지요.


슈퍼리그는 이들에게 있어 굉장히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인기팀들끼리 모여 만드는 최상위 리그의 수익을 자국 리그나 UEFA와 나누지 않고 오롯이 참가팀들끼리 분배하는 것이니까요.


PL 클럽들이 수익 균등 분배에 따른 불이익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슈퍼리그를 매력적으로 느낀 것과 비슷하게, 타 리그 빅클럽들은 PL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자본으로 인한 리그 규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낄 겁니다.


예컨대 이탈리아 클럽들은 현재 축구판에서 세리에A가 PL에 비해 갖는 리그 규모의 열세 때문에 수익 구조나 선수 영입 등의 근본적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살펴본 전세계 축구클럽 넷스펜딩 순위만 봐도 알 수 있듯, PL 중위권 클럽들이 웬만한 빅클럽들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는 실정이지요.


슈퍼리그 창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초국가적인 최상위 리그에 소속됨으로써 자국 리그 규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추가내용(2021. 4. 19.)


최초 작성일인 2020년 12월 당시 아스날이 강등권에 근접한 순위(강등권과 승점 4점차)에 있어 이해를 돕고자 예시로 든 것입니다. 지금 보기엔 낯설 수 있어 부연합니다. 

 

 


7. 빅클럽들의 재정 건정성 문제와 FFP




7.1. FFP와 샐러리캡 


슈퍼리그는 오히려 FFP 도입으로 막고자 했던 클럽들의 재정 건정성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프로스포츠는 단일 최상위리그 체제에서 샐러리캡이나 사치세 등의 제도를 도입하여 각 구단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몇몇 빅클럽들의 선수 독식 과잉 투자에 따른 불균형을 방지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리그가 각국에 퍼져 있고, 리그마다 Non-EU 등 용병 관련 규정, 홈그로운과 같은 자국 선수 관련 규정 등이 모두 다른 현재 유럽축구시장에서 위와 같은 통일성 있는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수익을 노리고 구단을 인수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다가 성적이 안 나오거나, 구단주의 재정 악화로 구단이 파산 위기까지 갔던 과거 여러 케이스들을 보고 도입된 UEFA의 FFP도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이지요.


그러나 슈퍼리그의 단일리그 체제가 형성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슈퍼리그 외에 자국리그가 함께 상존한다 하더라도, 슈퍼리그 참가팀의 퀄리티를 고려했을 떄 리그의 수익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날 것이 분명합니다. 

 

결국 세계에서 가장 많이 돈이 도는 축구리그는 슈퍼리그 하나로 통일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 프로스포츠리그에서 도입된 각종 재정 건정성 관련 룰을 슈퍼리그에 적용하기도 쉬워집니다.

끝을 모르고 증가하는 선수 연봉규모에 대해서 리그 단위로 제재가 가능하고, 한 시즌 이적료 지출 규모를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나만 제한받는게 아니라 모든 빅클럽들이 제한을 받기 때문에, 이적료 거품 문제도 잡을 수 있죠.


빅클럽들 입장에서는 수익구조의 재편성 외에, 지출구조에 있어서도 안정성을 꾀할 수 있는 것입니다.





7.2. 드래프트 제도


미국 프로스포츠에 존재하는 드래프트 제도에 관한 의견을 덧붙입니다.


미국의 드래프트 제도는 양질의 선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선수 수급처가 절대적으로 미국 내에 한정되기 때문에 선수 수급에 있어 거대 자본이 독식하지 않도록 방지하고자 만들어진 것인데, 축구는 다릅니다.


축구는 전세계가 다 즐기는 스포츠이고, 실제로 현재 빅리그 선수층을 봐도 선수가 몇몇 국가에 한정되어 있지 않죠. 따라서 드래프트 제도 시행이 어려운 대신, 선수 이적을 통해 빅클럽들이 선수 수급을 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술하였듯, 선수 이적료 지출 부분에 대해서 합리적인 제한을 가할 수 있는 룰을 설정한다면 미국 프로스포츠식 단일 리그 시행 시 드래프트 제도가 없다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현재 시점에서 유명무실해진 FFP보다, 단일 리그 체제에서 비슷한 룰이 적용된다면 관리가 더 쉬워지고요.




* 추가내용 (2021. 4. 19.)


실제 공식화된 슈퍼리그 관련 사항에 따르면 슈퍼리그 소속 클럽의 재정건전성을 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가입 시 최초 지급금 외에 완전한 투명성과 정기적인 공개 보고 기능을 갖춘 새로운 모델에 기반한 수익분배 구조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한편 슈퍼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하부, 아마추어 리그에 대한 지원책 또한 언급이 되었습니다.





8. 슈퍼리그 출범 후 자국리그와의 관계

 

슈퍼리그가 현재 시즌 체제의 정확히 어떤 부분을 대체할 계획인지는 모르나, UEFA 주관 클럽대항전의 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 그렇다면 주중 슈퍼리그 - 주말 자국리그 체제로 시즌을 운영하겠죠. 

(그렇다보니 UEFA 측에서는 슈퍼리그를 결사반대해야 할 것이고요.)


슈퍼리그로의 승격 유인이 없는 자국 리그가 현재보다 인기가 떨어질 것은 자명하나, 그렇다고 해서 자국리그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냐, 라고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슈퍼리그가 유럽 빅클럽들의 진정한 대항전의 형태라면, 자국리그는 여전히 해당 시즌 자국 최고의 팀을 가리는 대회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그 - 슈퍼리그 더블은 여전히 구단들에게는 큰 영예이자 목표가 될 것이고요.


물론 페레즈가 이야기한 것처럼, 슈퍼리그가 각 클럽들이 참가하는 유일한 대회가 된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나 사견으로는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데 그 이유를 몇가지 든다면,


(1) 애초에 슈퍼리그 단일 체제가 형성된다면 안그래도 극심할 UEFA의 반대 외에 자국축구협회에서도 결사 반대할 가능성이 커서, 이해관계자 설득이 불가능할 것


(2) 단일 대회로 돌리기엔 현재 빅클럽들 스쿼드의 양이 아쉬움. 두 대회 이상 소화가 가능한 스쿼드를 굳이 한 대회에 집중시킬 이유가 없음.


(3) 무리해서 슈퍼리그 단일 대회의 경기수를 늘려서 얻는 실익과 슈퍼리그 단일체제 형성을 위해 UEFA, 자국축구협회의 반대를 해결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비교했을때, 전자가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단일 대회 체제는 이해관계자들 때문에 실행이 아예 불가능한 건이기 떄문에.

 



9. 소결






유럽 대륙의 전체 면적은 약 1,000만km². 미국의 전체 면적이 983만km²로 큰 차이가 없어, 미국의 단일 리그 체제를 운영하는데 하등 어려움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더선이 예측한 초기 참가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서유럽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참가팀들의 이동 거리는 훨씬 줄어들게 되죠.


빅클럽들은 현재 클럽 축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클럽들은 한데 모은 단일한 리그를 형성하여, 마침내 메이저리그와 NFL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프로스포츠리그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축구의 명성에 걸맞은 초국가적 슈퍼리그가 탄생하는 것이죠.


다소 불합리한 수익 구조를 청산하고, 자신들의 인기와 기여도를 합당하게 보상받는 계기가 될 수 있구요.


필요한 경우, 현재 체제에서 불가능한 재정건전성과 관련된 각종 룰을 도입하여 빅클럽들의 재정 안정성을 꾀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슈퍼리그가 미래에 실현된다는 보장도. 실현된다면 어떤 식으로 실현될지의 보장도 아직 없습니다.

당장 슈퍼리그가 실현된다면 수익 구조가 박살날 UEFA나 자국 리그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반대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만약 실현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형태가 많이 변화할 수도 있구요.


본 글은 서두에 밝혔듯,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들에 기반하여 왜 빅클럽들이 슈퍼리그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그와 관련된 쟁점은 무엇이 있는지를 정리해본 글이라는 점을 다시 밝히면서 글을 마칩니다.


* 추가내용 (2021. 4. 19.)


현지 기준 2021. 4. 18. 부로 유러피언 슈퍼리그 프로젝트가 공식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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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4-19 10:19:28

어떤 방식으로든 8번 병행이 가능하면 최고의 시나리오긴 한데..

OP
2021-04-19 10:40:35

자국 리그 완전 배척, 슈퍼리그 단일 대회 체제는 이해관계자 설득 측면에서 난이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앞으로 가장 큰 화두는 자국 리그와의 이해관계 조정 부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2021-04-19 10:20:53

그동안 돈 써온 EPL 중, 중상위권팀들은 엄청난 재정적 타격에 직면할듯 ㄷㄷㄷ

OP
2021-04-19 10:41:10

최근 들어 챔스 진출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를 한 에버튼은 당장 다음 시즌 슈퍼리그가 출범하면 큰 타격을 받겠죠.

2021-04-19 10:23:41

 오늘 계속 생각한건데 american invasion이라고 자꾸 생각이 드네요

OP
1
2021-04-19 10:41:41

현지팬들의 반발엔 말씀하신 느낌에 기반한 저항도 일부분 기여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2021-04-19 10:25:48

내용 정말 깔끔하네요. 

 

사실 오전에 슈퍼리그 창설 소식을 접하고 '내가 좋아하는 유럽축구가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게 맞을까'라는 생각에 일이 하나도 손에 잡히지 않았는데 저들(슈퍼리그 참가팀)이 어떤 생각을 갖고, 슈퍼리그 창설 및 참가를 결정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역사와 전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문제가 있으면 판을 새롭게 짜는 것이 아닌 수정 보완해 현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갖고 있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자들의 입장도 분명 근거가 있기에 양측을 잘 어우를 수 있는 결론이 도출됐으면 좋겠네요...


OP
2021-04-19 10:45:06

UEFA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 빅클럽들이 UEFA 체제에서 느끼던 불편함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에 걸맞은 초국가적 리그에 대한 시대적 요구, UEFA 챔피언스리그만으로는 글로벌 리그로서 미국 프로스포츠리그를 뛰어넘을만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 등을 고려하면 언젠간 터질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특히 자국 축구협회, 자국 리그를 비롯한 이해관계자 사이의 이해 조정 과정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1-04-19 10:43:42

오히려 병행하면 재미도 인기도 없을거라고 봅니다. 3번처럼 고인물이라 재미없지 않으려면 그 안에서 3-2처럼 미국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위해 싸우고 그래야 재미있는건데 주말에는 국내 리그 뛰고 평일에 슈퍼리그 뛰는건 그냥 챔스 대체용밖에 안돼죠. 챔스 대신 15팀으로 굴려봐야 얼마나 재미있게 뽑을수 있을까 아직은 회의적이고요.
슈퍼리그가 아예 리그도 챔스 완전히 다 대체하는 새로운 시스템이어야 의미도 있고 재미도 따라오는거지. 병행은 그냥 챔스 대체용으로 이도저도 아니라고 생각하네요.

OP
1
2021-04-19 10:49:21

슈퍼리그를 기획하는 입장에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슈퍼리그 단일대회 체제가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라 생각하겠습니다만, 본문에서도 밝히고 있다시피 단일대회 체제는 이해관계자 설득 과정의 난이도가 훨씬 올라가버리기 때문에 쉽지 않아보입니다. 

 

또한 지금도 한 클럽이 시즌 중 여러 대회를 소화하는 일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병행체제가 주는 거부감도 크지 않고요. 


또한

(1) 팬들 입장에선 가장 인기 있는 클럽들이 조기탈락 위험 없이 매년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점

(2) 슈퍼리그 소속 클럽 입장에선 기존 체제에 비해 훨씬 더 큰 재정적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

을 고려하면 단순히 챔스 대체용 대회라 한정짓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2021-04-19 11:37:10

조기탈락의 걱정없이 즐길수 있는건 생각하지 못했지만 아주 큰 이점이네요. 근데 오히려 각국 협회들은 슈퍼리그할거면 너희 나가라 이러는중 아닌가요?

Updated at 2021-04-19 10:53:42

챔피언스리그를 대체하는 모양이면 지금 처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팬의 입장에서 가장 크게 다가왔던 점은 슈퍼리그의 폐쇄성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가별 자국리그의 위상은 기존의 대륙간 대회 + 자국리그가 함께 연계되어 올라왔다고 느껴졌거든요

물론 지금의 챔피언스리그 역시 상위 3~4팀이 올라가는 구조지만 애초부터 클럽을 박아놓고 시작하는 것과

열어두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재정적인 불균형과 빅 클럽들에게 느껴지는 역차별적인 요소들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인데

작은 클럽 응원하는 입장에선 슈퍼리그 창설이 꼭 정답처럼 느껴지진 않네요 ㅠ 

OP
2021-04-19 11:07:07

본문에서 '챔스를 대체한다'라는 표현은 일정상의 차원을 이야기한 것이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현 체제에서는 리그 순위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결정하는데, 슈퍼리그는 그런 요인이 전혀 없으니 효과는 판이하게 다르겠지요.

 

슈퍼리그 도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클럽들은 아무래도 슈퍼리그에 소속되지 않은, 제법 규모와 역사를 갖춘 클럽들이 될 것인데.. 서포터들은 엄려가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1
2021-04-19 10:54:04

사실 세리에의 밀란 형제, 유벤 입장에서는 당장 오케이 하는게 이득이죠
중계권 등의 수익이 어마어마하고 지금 세리에의 위상을 생각하면 스타급 선수 보유에 힘든게 사실이죠

OP
2021-04-19 11:10:45

결국 현 체제가 유지될 경우 PL에 몰리는 자본 때문에 그 불균형이 더 커질 것이고, 비단 이탈리아 클럽 뿐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도 그러한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요. 메날두라는 역대급 라이벌리가 등장해준 덕분에 시기가 늦어진 것일 뿐 레알이나 바르샤도 현 체제 하에선 비슷한 문제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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