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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베컴의 레알 마드리드 활약은 어느 정도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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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17 21:30:45

2003/04 시즌, 갈락티코스를 표방하던 페레즈가 베컴을 깜짝 영입하게 되었죠. 이 당시 바르셀로나도 베컴을 노렸으나 레알에게 밀려서 포기한 후 PSG의 호나우딩요를 영입한 것이 유명한 일화 ㅋㅋ

 

 

 

레알에서 베컴의 포지션은 4-4-2의 중앙 보란치였는데 이는 레전더리 윙어인 루이스 피구가 오른쪽 자리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업상 큰 효과를 기대한 영입이기 때문에 주전으로 쓰긴 써야겠고.... 어쩔 수 없는 선택. 그럼에도 첫시즌 초반에는 꽤 좋은 모습으로 팀이 굴러갔습니다. 베컴도 익숙치 않은 포지션에 섰으나 정교한 롱패스로 순간적인 역습전개를 하는등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죠.  

 

그러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개박살이 나기 시작하는데, 이유는 팀의 밸런스 문제가 노출되었기 떄문이입니다. 02/03까지의 레알 마드리드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상대를 가둬놓고 패는 팀이었고 때문에 상대팀들이 처음부터 움추려서 경기에 임할떄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시즌을 치룰수록 미드필더의 구성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포백라인도 구멍투성이라는게 드러나면서 상대팀들도 겁내지 않고 공격 빈도를 높이기 시작하죠. 그후로는 처참하게 허물어졌는데 하위팀한테 쥐어터지다가 중앙선도 못넘기 일쑤, 공격하다가 공만 뻇기면 일직선으로 수비가 다 털리고 카시야스와 1대1 상황이 되는 일종의 붕괴를 기록합니다. 

 

베컴도 그 붕괴 과정에서 톡톡히 역할을 했는데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많은 선수이긴 하나, 어디까지나 측면에서의 얘기이고, 넓은 중원에서 포지셔닝이 서툰 선수는 활동량 이전에 수비에 하등 쓸모가 없었죠. 또한 점유율을 지키는 측면에서, 베컴의 주특기는 어디까지나 롱킥이라서, 숏패스로 점유율을 올리면서 땅따먹기를 해가는 미드필더 본연의 작업에 꽤 서툴었는데 수비가 붕괴된 상태에서 숏패스 미스로 역습을 내주던 것은 치명적이었고, 롱킥 위주로 처리하다보니 빌드업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등 중원 붕괴의 주역이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베컴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고 다른 선수들과 연쇄 작용을 일으켰죠. 델보스케가 극렬히 반대했음에도 마케레레를 이적시키고 이에로를 방출하면서 팀의 수비력을 현저하게 저하시킨 페레즈 회장의 근본적인 판단 미스가 가장 컸다고 할 수 있구요. 

 

 

 

04/05 시즌에도 베컴의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 였습니다. 그때도 피구가 있었기 때문에.... 다만 당시 피구는 노쇠화 기미가 역력해서 돌파력이 떨어진 상태였고, 그에 비해 마인드는 여전히 본인이 에이스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결과적으로 볼호그 기질마저 보이면서 04/05 중후반기부터는 주전에서 밀리게 됩니다. 

 

이때 베컴이 오른쪽 윙을 꿰찼나 하면 그건 아니고.... 팀이 주력 전술을 4-3-1-2 포지션으로 전환하면서 윙을 아예 안쓰는... 역습 지향적인 전술을 사용합니다. 호나우도와 오웬을 투톱으로 올리고 라울이 공미를 받치는 전술이었죠. 이시기엔 심지어 지단도 공미->중미로 내려오면서 수비적인 역할을 맡습니다. 베컴 개인의 활약도가 어떘냐면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좋지 않았고. 스페인 언론으로부터 엄청나게 공격을 받았죠. 

 

 

 

05/06 시즌, 루이스 피구가 인테르로 이적하고 베컴이 드디어 오른쪽윙으로 복귀합니다. 그리고 팀에 호빙요가 추가되죠. 리그 전반기에 호빙요가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희망이 보이나 싶었는데, 그때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수비 문제, 팀내 브라질리언 파벌 문제, 그리고 호나우도의 행실 문제 등이 일어나면서 결국 또다시 무관에 그치고 모든 책임을 유발한 페레즈는 시즌 도중 사임합니다. 

 

베컴 개인으로서는 이시즌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는데 중미로는 문제가 많았지만 오른쪽은 얘기가 다른... 원래부터 실력이 있는 선수였으니까요. 포지셔닝 문제를 겪을 일도 없고 숏패스로 썰어가는 능력이 요구되지도 않기 때문에 나쁘지는 않았죠. 그러나 사실 아주 잘했다고 말하기도 힘든데 그 이유는 오른쪽 측면에서 돌파력이 부족했기 때문. 수비가 막고 있는 상황에서 전진이 거의 불가능하다는건 큰 디메리트였고 왼쪽에 비해 오른쪽 공격은 유독 롱패스로 처리된다는 점은 상대팀의 예측을 쉽게 해주곤 했습니다. 뭐 이시즌엔 다른 이슈들이 워낙 컸기 때문에 베컴이 주목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06/07 시즌, 새로운 회장과 함께 부임한 카펠로가 그간 기대에 못미쳤던 베컴을 주전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결정을 내립니다. 그간 활약으로 볼때 설득력이 있는 결정이었고, 다만 결과가 아주 좋진 못했죠. 카펠로는 그동안 공격 일변도이던 팀을 수비적인 마인드로 전환시키면서 수비 안정화를 얻는데 성공했는데 이것 자체는 큰 업적이나, 반대급부로 빈약한 공격력이 발목을 잡으면서 리그 우승 희망은 멀어져가던 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후반기, 카펠로가 한가지 중요한 변화를 꾀하는데 이것이 베컴을 주전으로 복귀시키고 시싱요-베컴 조합을 구성한 일이었습니다. 시싱요는 후에 큰 부상을 당해 선수 커리어를 잠식당하긴 했으나 이당시 스피드와 활동량이 아주 뛰어났고 심지어 베컴 대신 오른쪽 윙으로 기용될 정도로 공격력이 좋은 풀백이었습니다. 둘의 조합은 시싱요가 베컴을 앞질려서 상대방 라인끝까지 돌파 해나가고, 그 뒤에서 베컴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비커버 및 특유의 롱킥으로 원거리 사격을 하는 형태가 되었죠. 이 조합이 아주 기가 막혀서 시싱요를 마크하는 상대풀백이 뒤로 후퇴하면 여지없이 베컴의 정교한 크로스가 불을 뿜는.. 반대로 베컴을 경계하면 시싱요가 다이나믹하게 침투하는 아주 위력적인 콤비였습니다. 

 

전반기부터 팀을 혼자 먹여살리던 반니스텔루이의 대활약, 그리고 베컴-시싱요의 뛰어난 오른쪽 라인 파괴력, 여기에 당시 팀에 막 합류한, 신인 시절 이과인의 뜬금 대활약이 더해지고, 결국 최종전에서 레예스의 결승골로 레알 마드리드가 극적인 역전우승을 달성합니다. 이때 한가지 아쉬웠던 것이 후반기 우승 과정에서 크게 공헌한 베컴이 이미 자유계약으로 MLS로 떠나는 것이 확정되었다는 점이었죠. 전반기에 주전에서 밀렸을때 MLS와 이미 계약을 맺어버렸기 때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오랜 부진 끝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시싱요와 앞으로의 콤비 활약이 기대되었기에 더 아쉬움을 낳았죠.

 

 

 

결과적으로 베컴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낸 4년의 시간 동안 3년 정도는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부진을 보였는데 마지막에 우승으로 마무리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성공했습니다. 부진할 떄도 항상 열심히 뛰었고 그중에서도 갈고닦은 킥은 정말로 훌륭했기 때문에 마지막 반전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다만 중미로는 진짜 아니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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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7-17 15:07:27

어떤 시대를 열거나하진못했지만 역시베컴이다가맞는거같아요

2021-07-17 15:09:12
이윾시 볘콈이라 할쓔 있곘쓰요
지금 보쉬며는 아쉬겠찌마는 볘콈이 킼을 할떄 샹댱휘 드르눕끄등요?
OP
2021-07-17 15:59:34

돔구장 지었으니 이제 만족하실듯..ㅋㅋㅋ

2021-07-17 16:51:26

고척돔은 돔구장도 아니라고 엄청까죠 근데 ㅋㅋㅋ

1
2021-07-17 15:16:20

06-07 후반기 극적 우승 때 베컴 시싱요 조합은 진짜 장난 아니었음...
반성하는 카펠로도 재밌는 밈이었고 토티는 저 때 시싱요 팬이 됐는지 시싱요가 짱이라고 노래 불렀던...

Updated at 2021-07-17 15:19:11

베컴 쭉 잘하다가 카펠로 고집으로 못 나온줄

OP
2021-07-17 15:45:23
그렇게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ㅋㅋ
1
Updated at 2021-07-17 16:07:03

정확하게 알고 계시네요. 베컴이 중미로는 정말 아니었죠. 마케렐레 내보내고 베컴 영입해서 중미로 쓴 건 페레즈 최악의 실패죠. 물론 상업적으론 성공했습니다만

 

베컴이 중미로 섰을 때 문제점이 수비도 수비지만 포지셔닝이 서툴렀고 첫터치가 매끄럽질 못했습니다. 중미는 윙어보다 양방향에서 압박을 많이 받는 포지션인데 그에 대한 포지셔닝과 퍼스트터치에 대한 이해도가 서툴렀죠. 그래서 볼배급도 안되고 중원장악력을 잃고 리그 내에서 좀 한다 싶은 팀에게는 여지없이 끌려나가기 일수였죠. 역습 잘하는 팀한테는 막 해트트릭 먹고 지기도 하고. 에투나 밥티스타 같은 선수들한테 호구잡히기도 했었고 챔스에선 뭐 경쟁력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16강 마드리드.... 

 

가끔씩 피구 대신 오른쪽 윙으로 쓰기도 했었는데 베컴 크로스가 역대 최고지만 받아먹을 타겟맨이 없다보니 역시 그것도 문제였죠. 맨유에선 콜-요크가 있거나 반니가 있었는데 레알에선 마땅히 크로스 받아먹는 스타일의 공격수도 없었음. 모리엔테스마저 이적시킨 상황이었기 때문에

2021-07-17 15:32:40

바른 발의 베컴

2021-07-17 15:45:53

궁금한게 베컴이 갤럭시 이적 없이 레알에 남았다면 0708 0809 쭉 좋은 활약을 이어 갈 수 있었을까요? 이미 0607 끝나고 나이가 32살인데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갤럭시 간 뒤로 밀란 파리 임대도 있었지만 사실 조금 아쉽습니다ㅠㅠ 베컴 모습을 더 보고 싶었는데 ㅠ

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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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17 16:00:55

스타일상 1~2년 더 최고 레벨에서 뛸수 있지 않았을까요.., 근데 팀을 한정하면 전술에 따라서 갈리다보니 잘 모르겠어요. 사실은 그 다음 시즌도 레알이 리그 연속 우승을 했는데 이때는 베컴 역할이 딱히 필요없는 전술이거든요. 06/07이 끝나던 당시에는 그런 미래를 당연히 모르고, 그렇기 때문에 왜 지금 나가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죠. 더 남아있었으면 다른 전술을 썼을지도 모르고 안그랬을지도 모르고 열린 결말....


꼭 레알 아니더라도 유럽 빅클럽에서 더 활약할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MLS 가는게 너무 빨랐죠..

1
2021-07-17 15:55:34

이런 글 넘 좋네요 자주 올려주세요 ㅋㅋㅋ

2
2021-07-17 16:25:32

시싱요 엄청 오랜만에 듣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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