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 분석해봤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멕시코 선수들의 개인기량이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월등하기에 우리가 지는 것이 상식적이고 어찌보면 당연한 경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와일드카드 선수들도 있고 기술과 스피드, 슛에서 경쟁력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오늘 경기보단 충분히 더 잘할 수 있고 공은 둥글고 토너먼트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또, 알아야 할게 축구에서 볼점유가 갖는 의미입니다. 단적으로 스페인이 인도네시아랑 경기를 했다고 칩시다. 볼점유율이 8대2라고 하면 스페인이 72분동안 공을 갖고 있었고 인도네시아가 18분동안 공을 갖고 있던 겁니다. 그러면 인도네시아는 제대로된 공격을 거의 할 수가 없는 겁니다. 물론, 유효슈팅 1개 내주고 1-0패배할수도 있는게 축구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닙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서, 잦은 패스미스나 뻥축구로 인해 쉽게 공을 헌납하면 그만큼 상대에게 볼을 많이 내주게 되고 더 상대에게 공격을 더 많이 허용됩니다. 특히, 그 상대가 멕시코처럼 최고의 테크닉과 민첩함을 갖춘 팀이라면 자살행위라 볼 수 있습니다.
1. 우리나라의 전술
(1)선수구성
오늘 우리나라는 스피디하고 체력이 좋은 선수들을 다수 투입했습니다. 그리고 경기시작부터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고 좌우 측면에 빠른 선수들을 많이 배치했습니다.
(2)우리나라 공격전개방식&팀운영의 문제점
우리나라 공격전개방식은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상대 진영에서 공을 잡으면 측면의 스피디한 선수들 발 앞으로 찔러주거나 부분전술로 측면에서 컷백상황이나 크로스하는 방식으로 공격했고 이건 괜찮습니다. 하지만 골키퍼나 중앙수비에서 공격이 시작됬을 때, 전방으로 뻥차서 경합을 시키는 방식입니다. 근데 이게 참.. 요즘 팀들이 빌드업을 괜히 하는게 아닙니다.
왜냐면 뻥뻥차기 몇 초 전에는 분명히 우리팀 공인데 뻥 차고 몇 초 후에는 멕시코 공이 되어있습니다. 물론, 우리 팀이 받는 경우도 있긴 있지만 그건 원래 우리 공이고 그냥 앞으로 공을 전진시킨 것 뿐인데. 그 전진을 숏패스로 못하니까 단순하고 쉽게 하고자 상대방한테 공을 헌납하는 비율이 굉장히 많게 되는 겁니다. 멕시코한테 쉽게 공 가져가세요~ 하니 멕시코 선수들이 그 지점에서부터 편하게 매서운 공격을 합니다.
멕시코의 민첩성과 테크닉, 정확한 패스를 높은 지점에서부터 전형이 갖춰지지않은 허술한 상태로 계속 공격을 허용합니다. 그래서 골을 많이 허용하게 되는 겁니다. 뻥축구를 하면 그만큼 상대에게 금방금방 공격권을 내주게 되고 골도 많이 먹히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오늘 그런 경기를 했죠. 이게 강팀상대로 약팀이 준비를 제대로 안해왔을때 대패하는 전형적인 케이스에요. 98월드컵 한국-네덜란드전처럼요.
2.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가?
오늘같이 대책없는 압박축구&뻥축구대신에 다음과 같이 2가지 게임 플랜 중 하나를 주로 하거나 혼용했어야하고 대부분의 약팀들이 강팀상대로 경기하는 방식입니다.
(1) 선수비-후역습
흔히들 말하는 텐백전술입니다. 라인을 내리고 수비를 두텁고 촘촘히 쌓아 상대가 우리편 진영에서 공을 잡아도 위협적인 장면을 못 만들게 하는 전술입니다. 그리고 수비를 하다가 공격권을 잡으면 일부 선수들이 폭발적으로 빠르게 라인을 올려서 비게 된 상대방의 뒷공간으로 뛰어가면서 역습을 하는 전술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발빠른 이동준, 엄원상 등 선수들이 있고 그들에게 정확하게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패서들도 있습니다. 또, 귀중한 세트플레이를 얻어낸다면 직접 슛도 할 수 있고 제공권이 강한 선수들도 있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정정용 감독이 지휘하던 세계첟소년대회에사 우리가 이렇게 경기했죠. 이강인의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를 이용해 빠른 역습 축구를 펼쳤습니다. 지난 월드컵 독일전도 이런 축구로 잡았다고 볼 수 있죠..
(2)볼점유를 다소 높히고 안정적인 경기접근방식
가장 일반적인 경기 운영방식으로 조별리그 1차전 뉴질랜드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시 전반전 기억나시나요? 이강인이 조용했다고 볼 수 있지만 공을 잡으면 안정적인 패스와 좌우전환, 간간히 측면 45도로 연결해주는 스루패스등으로 공격을 전개했습니다. 템포는 빠르지 않지만 공을 많이 뺏기지 않았고 안정적인 경기가 가능했죠. 좀 답답할 수는 있지만 상대에게 공격을 제대로 허용하지 않았었고 안정적인 1골 싸움정도로 가는 경기운영이죠. 많은 팀들이 이런 식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그래서 골이 잘 안나고 1대0, 0대0으로 끝나는 경기들이 이런 식의 운영을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이런 식이죠.
멕시코의 압박이 좀 더 거세기 때문에 뉴질랜드전보다는 덜 안정적이었겠지만 멕시코 상대로 많은 실점을 하진 않았을 겁니다.
이 2가지 경기운영방식을 경기중에 적절히 사용했어야 합니다. 축구경기가 전후반 10분이라면 오늘처럼 압박+뻥차는 축구하다가 어찌저찌 우리가 선제골 넣는다면, 잠그고 이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는 90분입니다. 전반 1분부터 멕시코라는 공을 잡았을 때 정말 무서운 팀을 상대로 기본기도 약한 선수들오 이런 축구를 하면 결과는 뻔합니다.. 선수비후역습이나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플랜을 적절히 병행하여 최대한 0-0상황을 끌고가면서 후반 중반 이후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교체와 전술을 가져가면서 득점을 노리던지 했어야하죠.
분석글의 마지막인데요.. 팀전술말고 선수들 개인 내용을 본다면.. 좌측 풀백 강윤성이 첫 실점에서도 자기 옆에 마크맨을 놓쳐서 헤딩 어시스트 빌미를 제공하고 세번째 골에서도 마크맨을 놓치고 밀어서 페널티킥을 내준게 상당히 최악이었습니다. 그 외에 이동경, 이동준 잘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자기 실력에서 할 수 있는만큼 했습니다..
한 선수 더 언급하고 싶은 선수는 원두재입니다. 해설이나 캐스터는 원두재가 들어가면서 안정적이고 수비가 좋아졌다고 하는데.. 안정적인게 뭔가요? 뉴질랜드전부터 제가 본 원두재는 기동력도 느리고 시야도 좁고 패스도 부정확하고 공을 쉽게 뺏기는 기본기가 약한 선수입니다. 패스를 잘 해줘야하는 중앙미드필더가 상대에게 볼을 자주 내주는데 어떻게 안정적인가요? 멕시코한테 반칙을 범했고(이것도 일종의 공을 뺏긴 것입니다.) 그 프리킥으로 실점을 했습니다. 그냥 키크고 듬직해보여서 안정적인가요? 정태욱처럼 공중볼 싸움에서 강력하지도 않구요..
아무튼 분석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종합하면, 김학범의 감독 능력이 형편없고 전술에 대한 이해도와 판단도 끔찍하고 이강인이라는 보물을 파손시켜놓았네요. 와일드카드선발도 최악입니다. 박지수는 나쁘지 않았고 김민재 차출불발되서 어쩔 수 없다고 쳐도.. 권창훈은 양발이긴 하지만 왼발이 주발이고 이미 비슷한 왼발잡이 및 비슷한 포지션에 이강인,이동경이 있는데 왜 뽑나요? 황의조는.. 국대 주전 공격수이고 뽑을만 했지만.. 음 전 좀 아쉽네요. 골키퍼가 만약 조현우였다면 결정적인 슛도 몇 개는 막았을텐데.. 정정용 감독이 세계청소년대회 이후부터 쭉 맡아왔으면 사고쳤을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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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드가 전 조금 치우치지 않았나 저는 생각했어요
윙포만 잔뜩 뽑은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