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대한 인식
※ 벌레 이야기 아님
제가 원래 이말년 유튜브 방송을 즐겨 보진 않았습니다. 취향이 마이너해서, 남들이 다 듣는 건 안 듣는 해괴망측한 외골수라서...
그러다가 우연히 이말년, 주호민, 김풍 작가가 함께 하는 유사과학 월드컵 방송 봤는데 3시간 짜리 영상임에도 너무 재밌더군요. 특히, 설거지 같은 거 할 때 너무 최적화된 방송 아닐지 (그 전에는 설거지할 때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들었습니다.)
계속 살펴보다가 가고 싶은 여행지 월드컵 하는데, 김풍 작가가 파리가 가고 싶다고 하고 아마 최종 우승도 파리로 결정된 걸로 압니다. 그런데 방송에 같이 뜨는 채팅창에는 파리에 대한 온갖 안 좋은 채팅들이 올라오더라고요. 파리 더럽다. 쥐 소굴이다. 인종차별 쩐다. 냄새 난다. 라면서 좋은 글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채팅들을 다 보고도 꿋꿋하게 자기 의견 소신 껏 방송해서 김풍 작가나, 주호민, 이말년 모두 호감이 가더군요. 특히, 김풍 작가는 중국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쪽에 호감이 있는 표현을 거침없이 해서 더욱 호감이 갔고요.
암튼, 채팅창에 온갖 파리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전 여행을 안 좋아하지만 와이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 여행 다녔는데, 가장 좋았던 곳이 파리였습니다. 김풍 작가도 비슷한 말을 했는데요. 파리 전체가 영화 스튜디오 같았어요. 왜 예술가들이 파리를 사랑했는지, 파리에 중독됐는지도 알 수 있었고요.
냄새? 당연히 납니다. 쥐? 언뜻 본 것도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걸 떠나서 그냥 파리라는 도시가 풍기는 그 정취, 감성적인 측면이 전 정말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건물이 되게 이쁘고 잘 정돈되게 지어졌다는 점. 한국처럼 네온사인으로 화려한 유흥가가 아닌, 잘 정돈된 간판과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게 가게의 특징을 보여주는 미려함까지.
그냥 도시 디자인 자체가 낯선 사람에게는 하나의 거대한 예술이라는 느낌을 줬어요. 그래서 아직도 파리가 기억나고, 파리에서 살고 싶어졌고, 파리가 정말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딱히, 인종차별을 겪어 보지도 않았고(인상이 더러워서 그랬던 듯;;), 다들 친절했고요. 찌릉내야 뭐 그러려니 했어요. 비염이라서 냄새에 덜 민감해서 그런가...-_-a
암튼, 한국에서는 유독 파리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한 것 같은데, 전 정말 좋았습니다. 여태까지 로마, 파리, 피렌체, 교토, 코타키나발루, 방콕 여기저기 갔는데 파리가 압도적으로 좋았고, 다음에 또 방문한다면 다른 데는 안 가더라도 파리는 꼭 다시 가고 싶습니다. 그냥 여기서 살아도 좋겠다 싶은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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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너무 독하긴 합니다 ㅋㅋ 근데 저도 파리가 너무 좋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