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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안경 산업을 지배하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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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2-11 22:57:45

 

혹시 룩소티카(Luxottica)라는 회사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사실 패션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시지 않는 이상 안경을 착용하시는 분들이여도 이 회사에 대해서 아시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많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도 아닌 이탈리아의 기업이기 때문에 더더욱 생소하죠. 차라리 피아트가 더 유명했으면 유명했지 룩소티카는 듣보다 이 말입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고작 안경 장사하는 주제에 오늘날 시가총액이 한화로 무려 100조에 달하며 매년 꾸준히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왔던, 업계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나 다름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많은 매출이 발생하며, 이 지역의 안경 산업의 경우 80%의 점유율이 오로지 룩소티카에 의해 점유되고 있을 정도라 독점기업 논란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 회사는 1961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61년 전에 이탈리아 지역에서 탄생했습니다. 창업 당시에 위치했던 지역은 이태리 북동부 지역의 벨루노라는 도시였지만, 현재는 여느 이태리 대기업이 그렇듯, 밀라노에 위치해있죠. 

 

 

아무튼, 이 회사의 창업주이자 현재도 오너이며, 오늘날 이태리에서 2번째로 가장 부자라 알려진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Del Vecchio)는 1935년생으로 과일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7살에는 고아원에 맡겨졌었고, 어찌저찌 아르바이트를 통해 학비를 벌며 중학교를 마친 뒤 곧바로 생업에 뛰어들었을 정도로 가정형편이 좋지 못했습니다. 15살의 나이에 곧바로 안경 부품 공장의 견습생으로 취직해 돈을 벌기 시작했죠. 이 때 상사들의 권유로 야간에 디자인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고, 이후 수공업을 배워서 독립해 1961년, 부품회사인 룩소티카를 창업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 당시만 해도 룩소티카는 그냥 하청에 가까운 입장이었고, 델 베키오는 안경 시장에 확고한 강자가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안경을 브랜드화시켜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플랜을 세우죠. 안경도 패션이 될 수 있다는 걸 나름대로 빠륵 파악했던 셈입니다. 그렇게 룩소티카라는 브랜드 하에서 첫 제품을 출시했던게 1967년이고, 1971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조 사업에 뛰어든 뒤 1974년에 안경 전문 유통업체인 스카로네를 인수하면서 서서히 발돋움을 하기 시작합니다. 대충 느끼시겠지만 굉장히 차근차근 움직였지만 상당히 안정적이면서도 큰 그림을 그리며 움직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 서서히 여러 패션 브랜드들과 협업을 맺기 시작했을 때 운명적인 만남이 성사되는데, 바로 룩소티카의 델 베키오와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만남이었죠. 이 둘이 협업하면서 룩소티카의 명성은 더더욱 높아지게 됐고, 이탈리아를 넘어서 유럽 전역에서 가장 독보적인 안경 회사로 등극하게 됩니다. 

 

 

이 역사적인 협업과 더불어 룩소티카가 라이센스를 획득한 브랜드들을 대충 적어보자면 프라다, 샤넬, 베르사체, 돌체 앤 가바나, 랄프 로렌, 티파니, 불가리 등등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에 가장 큰 대어를 낚게 되는데, 그 유명한 선글라스 회사인 레이벤의 인수였죠. 오늘날까지도 레이벤은 룩소티카의 매출에 어마어마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대표적인 브랜드 인수라면 1996년에 있었던 오클리를 들 수 있겠고요.

 

하지만 단순히 이 정도에서 그쳤다면 룩소티카는 그냥 안경계의 LVMH 아녀? 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델 베키오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꾸준히 안경과 선글라스, 렌즈 관련 소매업체들을 인수해왔고, 이를 통해 미국과 유럽 지역의 안경 유통망을 완벽하게 장악해왔습니다. 

 

그리고 바야흐로 2017년 1월, 안경업계에서 역대급으로 충격적인 뉴스가 하나 터집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렌즈 제조회사인 프랑스의 에실로(Essilor)가 룩소티카와 합병된다는 소식이었죠. 이후 이 두 회사가 합병되면서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고, 파리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13만명을 고용하는 리얼 공룡으로 떡상합니다.

 

전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안경회사와 8000개가 넘는 특허를 보유한 제조업체의 만남은 가히 파급력이 대단할 수 밖에 없죠. 애플워치의 등장으로 다소 피해를 상당히 봤던 스위스 시계업체들과는 다르게 구글 같은 기업이 안경을 만든다고 했을 때도 "만들어보시던가욬ㅋㅋㅋㅋㅋ"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던 델 베키오 형님의 자신감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룩소티카는 전세계 안경값 떡상의 주범으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산업의 규모를 키우고 꾸준하게 효율적인 M&A를 통해 회사를 그룹화 시켰다는 부분과 더불어 기업에게 가장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생존전략에 있어서 웬만한 기업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치밀함과 꼼꼼함을 보여준 경영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기업입니다.

 

참고로 누차 강조드리지만 업계에서 비교대상이 거의 없는 수준이나 진배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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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2-01-26 00:48:08

주식 공부하다가 알게된 기업
안경계의 lvmh로 알았는데 그 이상이군요 ㄷㄷ

OP
2022-01-26 01:33:38

산업 규모가 더 작아서 그렇지 지배력으로 따지면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LVMH의 브랜드 가치가 상상초월이라 사이즈로 상대가 안 되긴 하지만요.

2022-01-26 01:34:08

개미는 뚠뚠에서 알베가 소개해주더군요ㅋㅋㅋ

1
2022-01-26 00:53:22

정작 한국에서는 에실러 렌즈 개인이 정말 안쓰는

저도 에실러 렌즈깎는기계 비싼거나알지 렌즈를 에실러로 맞춰본적은없네요

OP
2022-01-26 01:32:52

프랑스에서 안경 맞추는게 더럽게 비싼 이유가 있었던....

1
2022-01-26 00:54:31

올리버 피플스 그레고리펙 사고싶은 ㄷㄷ

2
2022-01-26 01:32:19

델베키오님이 재벌가 출신이셨다니! ㄷㄷㄷ

1
2022-01-26 07:38:51

룩소티카 거의 독과점이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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