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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z 선정, 10년대 한국 '노래' 베스트 : 10위 -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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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0-06 02:17:47
 들리지 않는 명반은 있을 수 있다. 이미 앨범은 기록으로의 가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소실되어도 명작이었다고 기록되는     몇몇 영화와 같이, 어떤 앨범의 마스터CD가 사라져 제작이 멈춘다고 해도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는 다르다.  노래는    불리워져야 한다. 들리지않고 불려지지 않는 노래는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의 많은 민요, 전래동화  등은  입에서   입으로 불리어졌기 떄문에 살아남았다. 그래서 명곡은 기본적으로 잘 들려야한다. 이 리스트의 곡들은 귀에 잘  박히는  것들이다.   2010년대, 어떤 노래가 계속 불려졌고 불리어나갈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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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는 섬엔 아직 썰물이 없어'
 
10. 검정치마 '섬' (2019)
 
: 아마도 한국 대중음악 역사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데뷔를 꼽는다면 [201]을 발매한 2008년의 조휴일이 굉장히 높은 순위를 차지할 것이다. 영미권 기타 팝과 펑크 록의 현재성을 그대로 옮겨와, 한국 인디씬의 물줄기에 새로운 경향을 수혈한 검정치마는, 2집 활동 이후 긴시간 휴지기를 갖는다. 때론 댄서블하고, 떄론 시크하던 그의 음악은 'Hollywood' 'EVERYTHING', 그리고 3집의 첫번째 파트인 [TEAM BABY]를 거치면서 전자음악과 드림팝, 엠비언트를 소화하기 시작하였는데, 재미있게도 이 곡들이 다 흥행에 성공하며(실제로 유튜브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곡이 이들이다) 기존의 검정치마를 모르던 청자들은 이 무드가 검정치마의 음악이라고 여겼다. 즉, 이 시점에 이르면서 검정치마의 음악에 대한 인식이 둘로 나뉜것인데, 08년도부터 그의 혁명적인 모습을 본 이들은 펑크록과 기타팝의 록스타로, 2집 이후 부터 히트 싱글을 통해 검정치마를 알게 된 이들은 드림팝 성향의 잔잔한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도 인식하게 된 것이다. 3집 두번째 파트 [THIRSTY]의 타이틀 곡인 '섬'은 기발하게도 이 둘 모두를 충족시킨다. 곡을 2개의 파트로 나뉘어 그의 근년을 아는 이들에게는 익숙한 발라드를, 그의 시작을 아는 이들에겐 펑크의 재미를 각각 준 것이다. 그래서 '섬'은 가장 검정치마라는 뮤지션을 소개하는 가장 극단적인 트랙이라 볼 수 있다. 형식미는 물론 자신의 특성을 대중들에게 각기 전파시키고, 매력적인 송라이팅을 펼쳐낸, 기발한 한방이다. 검정치마라는 이름이 점하고 있는 어떤 상징적인 위치를 생각해 보았을때, '섬'은 그의 대표곡이 될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별이 된 내 님은
천사들과 어디 즈음 갔을까"
 
9. 파라솔, 실리카겔 'Space Angel' (2017)
 
: 인디씬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이름들 역시 10년대를 수놓았다. 여기에 자신들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유행과 관계없이 밀고 나간 팀이 있었으니, 바로 파라솔과 실리카겔이다. 줄리아하트와 트램폴린의 김나은과 얄개들과 푸르내의 정원진, 그리고 술탄오브더디스코와 솔로 활동을 하던 지윤해가 하나로 모인 파라솔은 무심한듯 나른하게 내밷는 지윤해의 보컬과 정돈된 편곡을 일순간 난해하게 바꾸는 김나은과 정원진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밴드이다. 그리고 VJing과 음악을 결합하려는 비주얼아트적인 시도를 하려는 실리카겔은, 개러지록과 사이키델릭, 드림 팝 등을 펼쳐보내며 몽롱한 분위기를 탄탄한 연주력으로 깨면서 효과를 주는 음악을 해온 밴드다. 당시 합동 공연을 하는 팀은 많았지만, 이렇게 같은 비전을 가지고 밴드들끼리 콜라보레이션 싱글을 내는 경우는 적었는데, 이 거침없는 신진세력들은 이런 시도를 마다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찾고 있던 관객들은 이들의 결합을 신선하게 바라보았고 'Space Angel'은 상이한 두 밴드의 이상적인 상호작용이자, 10년대 인디씬의 실험성과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싱글로 남았다. 파라솔다운 음악으로 전개되어 실리카겔이 그것을 깨버리고, 두 밴드의 하모니가 이루어지는 구조로 이루어진 이 곡은, 여전히 이 씬에서 생기 넘치는 인재들이 튀어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좋은 예시이다.
 
대안1. 실리카겔 'Kyo181' (2020)
○ youtu.be/C8RdxCK7Uts
실리카겔 'Desert Eagle' (2021)
○ youtu.be/aU-zmH3lrk4
실리카겔 'NO PAIN' (2022)
○ youtu.be/JaIMSzE5yLA
: 멤버들의 군복무 등으로 잠시 휴지기를 가진 실리카겔은, 20년대 들어와서 3개의 싱글이 연달아 호평받으면서 현재 국내에서 제일 잘나가는 밴드로 거듭났다. 개인적으로 이 세 곡 중 'Desert Eagle'에게 가장 높은 평가를 주겠다.
 
 

 
'그대의 슬픔까지 다 내게 줘요'
 
8. 신해경 '모두 주세요' (2017)
 
: 전자음악 뮤지션들이 포진해있던 영기획에서 기타 노이즈를 뿌려대는 뮤지션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간계 이펙터를 활용한 몽환적인 사운드와 선명한 보컬 운용으로 전개되는 곡은, 후렴에서 기타 노이즈와 만나면서 인상적인 폭발을 일으켜낸다. 많은 이들이 노이즈록과 슈게이징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신해경이 가진 팝적인 감각에 집중하고 싶다. 역시 대중음악에서 첫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멜로디다. 신해경 특유의 코드체인지가 들어간 가성의 멜로디는 소음이 끝난 뒤에 아련하게 남는 잔상을 관찰하게 만든다. 추후의 신해경의 작품을 보면 이러한 특징이 동어반복적으로 들어 있어서 신선함이 조금씩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가 등장한'모두 주세요'에서 만큼은 그 놀라움이 여전이 유효하다. 이 곡이 주는 비상함은 수록된 [나의 가역반응]이 2주만에 소진되도록 만들었으며, 소셜 네트워크의 소위 힙하다는 채널들은 모두 신해경을 지목하였고 공중파 방송 출연까지 이끌어낸다. 10년대의 인디 뮤지션 중 가장 빠른 시간에 궤도에 오른 뮤지션으로 신해경은 이름을 올린다. '모두 주세요'라는 강력한 싱글이 남긴 성과다.
 
대안1. 신해경 '리얼러브 (feat. 청하)' (2022)
○ youtu.be/3ne-zRuHncw
: 꽤 반복되어 쓰여왔지만, 신해경이 만들어내는 멜로디 작법이 데뷔 후 꽤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다시 증명한 트랙이다. 전혀 다른 음악을 하는 아이돌과 인디뮤지션의 만남으로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리얼러브'는 주의를 환기시키는 청하의 보컬을 활용하여 신해경의 또다른 가능성을 모색하게 한다
 
 

 
'파도가 넘실넘실'
 
7. 새소년 '파도' (2017)
 
: 새소년의 등장은 마치 새로운 문화 아이콘의 탄생과 같았다. 황소윤이라는 플레이어의 폭넓은 장르 변용, 출중한 연주력, 중성적인 보이스, 패셔너블한 의상, 무아지경의 퍼포먼스까지, 대중들이 그리고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록스타의 출현으로 대접받았다. 그녀의 음악은 많은 뿌리를 지니고 있는데, 크게 셋로 나뉜다. 기본적으로 블루스와 사이키델릭 성향이 하나,모임별 활동에서 보여지는 전자음악과 신스팝, 슈게이징이 둘, 그리고 솔로 앨범에서 보여준 알앤비적인 성향까지. 그 중에서도 '피도'는 그녀의 블루지한 사이키델릭 성향을 맘껏 표출해낸 곡이다. 이 둘이 맞물리면서 하드록의 분위기까지 자아내는 이 강렬한 록 싱글은, 공연 등지를 통하여 3인조 록밴드가 낼 수 있는 최고 출력의 무대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으며, 황소윤은 10년대 후반 소위 말하는 '힙'함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다

 

 
'사실 난 아이스크림'
 
6. 에프엑스 '아이스크림' (2010)
 
: 00년대를 돌이켜보자. 그 누구도 댄스 가요와 아이돌 음악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비평의 대상에서 재외되기는 물론, 일반 대중들 역시 '음악성'이라는 단어를 그들에게 붙이지는 않았다. 물론 산업의 발전 단계에서 과도기는 아직 그 스타일이나 시스템이 정립되지 못하였기에, 특별한 주석을 달 수 없는 것도 이해는 한다.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과정에서도 이 산업은 성장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2010년대에 들어와서 케이팝은 대단한 입지를 얻어간다. 이 케이팝 시스템에서 SM엔터테인먼트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A&R 활용, 송캠프 곡 수급, 한류 마케팅, 전방위적인 오디션 등을 남들보다 일찍 적용시키며 이 시스템의 기준을 세우는데 일조하였다. S.E.S로 부터 시작되어 동방신기와 소녀시대가 그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나간 후, f(x)의 등장을 기점으로 스타일부터 음악까지 새로운 맞춤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게 이른다. 대대적인 송캠프와 장르 씬의 대가들을 섭외하기 시작한 그 첫 결과물이 바로 '아이스크림'이다. 롤러코스터의 지누가 Hitchhiker라는 이름으로 일렉트로닉 씬에서 확고한 위치를 자리잡은 후 만들어진 이 곡은, 이전의 아이돌 댄스 음악과는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f(x)라는 이름에 걸맞게 단어와 언어가 주는 감흥을 효과음의 일종으로 쓰는 신선함을 보여주었다. 후크송의 시대의 영향이 짙게 남아있는 와중에, 밀크쉐이크와 아이스크림이라는 반복되는 단어들은 비트와 함께 리듬감을 만들어내며 사운드의 소스로 활용된다. 히치하이커가 직조한 비트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후에 수많은 리믹스를 남긴 곡이 되었다. 또한 이 곡, 그리고 이 곡이 담긴 [NU ABO]가 중요한 이유는, 민희진이라는 기획자의 터치가 f(x)와 만난 첫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10년대에 만들어낸 이미지와 파급력을 고려해볼때, 이 곡은 충분히 회자될 필요가 있다.
 
대안1. 에프엑스 '미행' (2013)
○ youtu.be/r4u3BzM0rqo?t=28
: 민희진이라는 아트 디렉터의 감각이 f(x)와 만나 절정에 오른 순간은 물론 '미행'이다. 아트 필름이라는 프로모션 비디오를 통하여 케이팝 그룹의 이미지메이킹의 또 하나의 선례를 남겼으며, 비주얼과 컨셉아트라는 개념을 주류 가요씬에 적극 도입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였다
 
 

 
'나 피우리라'
 
5. 박효신 '야생화' (2014)
 
: 음악의 미학적인 측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노래를 기가막히게 하는 보컬리스트들을 보며 경탄과 함께 아쉬움을 가졌을 것이다. 저 좋은 보컬을 활용해서 뻔한거 말고 새로운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류의 소망. 동시대, 아니 아마 대중음악 역사를 통틀어도 최상단에 자리잡을 우수한 보컬을 가진 박효신은, 00년대 미디움 템포 발라드의 시대와 함께 등장하여 소위 말하는 소몰이 창법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인식되어왔다. 사실 돌이켜보면 그가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시도를 안한 것은 아니다. 2집 [Second Story]만 하더라도 김동률, 윤상, 조규만, 유희열 같은 뮤지션들이 곡을 주기도 하였으며, 히트곡 넘버에는 신재홍과 김도훈과 같이 검증된 작가들의 이름 역시 적혀있다. 또한 황성제, 황세준, 황찬희의 황프로젝트를 통하여 밴드 보컬로도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발라드라는 인식하에 진행된 작업들이었고, 박효신도 그 놀라온 보컬을 제한적인 장르에서 활용하였다. 이상 기류가 포착된 것은 군복무 이후다. 뮤지컬에 도전하면서 성대를 다양하게 쓰기 시작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본인의 정규 음악까지 이어지는데, 그 첫 신호탄이 바로 '야생화'이다. 군 복무의 인연으로 만난 정재일은 박효신의 모든 것을 탈바꿈 시키는데 성공하였는데, 우선적으로 창법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감정 과잉의 여지가 남아있던 소몰이 창법에서 탈피하여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보컬로 돌아온 것이다. 한명의 뮤지션이 자신의 색을 바꾼다는 것이 대단한 용기와 실험인 것을 안다면, 이와 같은 도전은 굉장히 특별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정재일이 피아노 한대로 만들어낸 위대한 멜로디가 존재한다. 그리고 박효신은 기존의 사랑와 이별의 주제에서 벗어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야생화라는 매개체에 투영하여 전달한다.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진, 화려한 컴백이다. 특히나 훌륭한 가창력의 가수가 사랑받는 한국 가요계에서, 쉽게 안착할 수 있는 길이 아닌 다른 방향성을 선택했다는 것이 놀랍다. 이 기가막힌 변화에 대하여 사람들은 환호를 보냈으며, 우리는 위대한 가수가 자신의 예술성을 끌어올릴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보게 되었다. 위대한 발라드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대안1. 박효신 'Goodbye' (2019)
○ youtu.be/Xp8Ep1W-azw
: 겉에서 바라보는 박효신은 화려한 보컬리스트 그 자체지만, 본인 스스로는 이 산업에서 상당히 고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있다. 소속사와의 갈등과 소송은 그의 전성기를 다분히 앗아가는데, 심지어 최근까지 그러하다. 정재일과의 협연은 'Goodbye'에서 또다른 지평으로 박효신을 이끌었지만, 차후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인하여 더 뻗어나가지는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Goodbye'는 박효신이 더 보여 줄 수 있었지만 무위로 돌아간, 가능성의 흔적으로 남는다

 

 
'난 그냥 말하듯 불러'
 
4. 자이언티 'Doop (feat. 버벌 진트)' (2013)
 
: 자이언티의 등장은 대중들의 취향을 가창에서 음색의 영역으로, 감정 호소에서 무드와 바이브로 이끌었다. 그 이전까지 알앤비에 대한 대중들의 다소 왜곡된 시각을 바로 잡았으며, 알앤비라는 장르가 가진 칠한 분위기를 가요 속으로 접목시켰다. 그 결과 자이언티 이전과 이후의 차트는 많이 달라졌다. 더 이상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는 등장하지 않았고, 리드미컬하고 그루브한 알앤비 팝이 대세를 이룬것이다. 물론 이러한 지형도의 변화에는 진보와 디즈 등을 비롯하여 좀 더 일찍 장르씬 내에서 노력한 자들 역시 조명해야할 것이다. 자이언티 역시 이들의 영향을 받아힙합씬 내에서 여러 피쳐링, 특히 이 곡 한해 전에 프라이머리와 함께 발표한 '씨스루'를 통해 장르 내에서는 익숙한 이름이었지만, 첫 앨범 [Red Light]을 통하여 선배들이 하지 못했던 성과를 이룬다. 주류 차트에서 실력과 재능을 앞세워 상업적인 성공까지 이른 것은 자이언티가 시작이다. 다채로운 장르르 섭렵한 앨범에서, 그의 지향이 잘 드러낸 것이 바로 이 곡이다. 'Doop'은 그런 그의 방향성을 음악적으로, 또 가사적으로 가장 적절하게 풀어낸 곡이다. '아무렇게나 흥얼' 거려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자이언티의 느긋한 그루브는 레이드백이 강조된 리듬 파트와 어울리면서 알앤비의 재미를 느끼게한다. 자이언티의 존재 자체가 10년의 차트의 기류를 바꾸는데 큰 분기점이 된 것은 틀림없다. 그 증거로 'Doop'을 제출한다
 
 

 
'Don't mess up my tempo'
(내 템포 망치지마)
 
3. 엑소 'Tempo' (2018)

: 3세대 아이돌 산업의 완성은 방탄소년단으로 이루어졌지만, 그 기준와 시작은 엑소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들은 아이돌 시장의 메타를 바꾸었다. 전연령대의 대중성에서 팬덤 지향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의 흐름을 바꾸었으며, 그룹 자체에 세계관과 서사를 입혀서 음악까지 그 내러티브가 이어지게 하였으며, 한국시장을 우선하는 단계적 진출에서 애초부터 해외시장을 염두한 프로모션을 병행하는 기획을 만들어냈다.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비디오의 다분화 역시 어마어마한 액수를 통하여 완성해냈으며, SM엔터테인먼트를 위시하여 진행된 송캠프 역시 대대적인 사이즈로 발전되었다. 이런 이유들과 더붙어 3세대 아이돌들이 10년대 한국 음악 시장을 어떻게 확장시켰는지를 본다면 엑소의 존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Tempo'는 케이팝의 시스템이 완성형을 이루었음과 동시에 다음 챕터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 있다. 그간 해외의 실력있지만 아직 알려지지않은 음악인들을 불러모았던 송캠프 시스템이 이제는 국제적 송라이터들의 허브가 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곡에 만든 Jamil 'Digi' Chammas는 케이팝 시스템을 발판 삼아서 미국 메인스트림 팝 시장에 안착한 사례이다. 엑소와 태연, 레드벨벳 등의 송캠프에 참여한 그는 이제 칼리드, 존 레전드, 도자 캣의 곡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 작곡가가 케이팝으로 들어와서 역으로 다시 글로벌하게 수출이 된 것이다. 또한 엑소를 비롯해 당시 다수의 아이돌들의 특수성을 담당하고 있던 세계관을, 해체한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이 수록된 앨범 이전과 그 이후에는 어느정도의 세계관을 중시하고 있지만, 더 이상 세계관 없이도 기획이 가능하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음악적인 면에서는 케이팝의 근본없음, 좋게 말하면 장르 복합적인 성질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팀버랜드 스타일의 힙합 비트, 아카펠라를 활용한 브릿지와 프리코러스, 강렬한 신스 사운드, 곡 전반을 담당하는 알앤비 스타일의 보컬 등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요소요소에 집어넣으면서 케이팝이 가진 특성을 십분 발휘하였다. 시대적 대표성으로 본다면 '으르렁'이 이러한 리스트에 올라가겠지만, 그들로 대표되는 특이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 답은 'Tempo'가 될 수 밖에 없다

 

 
2. 잠비나이 '소멸의 시간' (2012)
 
: 잠비나이가 선점하고 있는 위상은 국악 크로스오버의 장르적인 문법의 완성, 그리고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음악에 글로벌한 주목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 13스텝스와 49몰핀스, 컴배티브 포스트를 거치며 국내 하드코어 씬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던 기타리스트 이일우는 자신과 같은 한예종 전통예술원 친구들을 모아서 국악기로 하여금 헤비니스의 사운드를 내보도록 시도한다. 본래 사이드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이 시도에서 가능성을 본 이일우는 정식으로 밴드를 결성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잠비나이이다. 이전까지 국악 크로스오버는 공명, 푸리 과 같은 타악 그룹이나 그림, 바이날로그 등 월드뮤직류로 분류되는 시도를 제외하곤, 퓨전 국악이라는 정체모를 이름하에 국악기로 팝을 커버하는 정도에서 그쳐왔다. 잠비나이는 이 관습을 타개한다. 마치 몽골 전통악기를 활용하는 The HU 같은 밴드 처럼, 국악기가 가지고 있는 귀곡의 음향을 포스트락 문법으로 들고오면서, 이전까지의 크로스오버 그룹과는 궤를 달리하는 인상을 자아낸다. 이들만의 독창적인 사운드는 곧바로 해외의 러브콜을 받았으며 영국 인디레이블과 계약을 하면서 국제적으로 월드투어를 행하게 된다. '소멸의 시간'은 그 주목도를 가져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곡이다. 거문고가 담당하는 저음은 일반적인 베이스보다 더욱 두터운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해금이 가진 날카로운 굉음은 이 곡에 파괴력을 더한다. 곡의 마지막을 당담하는 이일우의 태평소 역시 전체 사운드를 휘감으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이 곡의 주목도는 잠비나이에게만 성공을 준 것이 아니다. 블랙스트링이나 씽씽 같은 또다른 국악 크로스오버 팀들이 더 많은 무대를 꾸릴 수 있게 하였고, 이는 훗날 이날치와 추다혜, 이희문 등으로 대표되는 국악 기반의 팝 음악까지 미친다. 장르를 새롭게 정의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영향력적인 면에서, '소멸의 시간'은 그 가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
 
 

 
'난 꺾여도 향기를 남기는 꽃'
 
1. 선우정아 'CLASSIC' (2019)
 
: 이 곡은 예술가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한다. 기술과 산업의 발전으로 원하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창조적인 활동으로 자신의 표현을 담아내는 것이 예술가라면, 유튜브나 틱톡의 크리에이터도 예술가로 볼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제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기업가나 직장인도 예술가라 불리울수도 있겠다. 모두가 예술가다.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를 지나오면서 더 이상 예술품은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으며, 우리는 그것을 만든 작가의 전사와 서사,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음악을 소비하는게 아니라 음악가를 소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선우정아는 한단계 더 나아간 질문을 한다. 그럼 그 중 무엇이 'Classic'이 될것인가. 2010년대 가장 창조적인 활동을 벌여온 선우정아는 모두가 예술가인 시대지만, 클래식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선우정아 자신이라고. 이 자부심 넘치며 맹랑하기까지한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 역시 그 발화자가 선우정아여서다. 이 담론은 오로지 선우정아만이 가능하다. 재즈 보컬리스트로 시작하여 YG엔터테인먼트의 작곡가로, 그리고 비평적 찬사를 받은 싱어송라이터이자, 결국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라는 위상까지 올라가면서, 한국 대중음악에서 경험 할 수 있는 모든 지점에서 성취를 일궈내며 10년을 보낸 그녀이기에, 클래식의 칭호는 선우정아에게 주어질 수 있다. 그녀가 셀프 메이드한 커리어는, 우리로 하여금 선우정아의 음악이 아닌 선우정아를 소비하는데에도 거리낌 없게 만든다. 재즈라는 고전적인 영역부터, 케이팝의 중심, 그리고 자기자신의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선우정아는, 자신의 가치를 범접할 수 없는 위치로 이동시켰으며, 클래식이라는 단어가 가진 영원성와 고귀함을 강조한다. 많은 뮤지션들이 사회, 또는 개인의 차원에서 예술을 펼쳐내는 것에 반해, 선우정아는 이미 그러한 인식론을 탈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동안 가장 고전적인 재즈부터 가장 최첨단의 케이팝까지, 한국대중음악의 모든 부분을 경험한 자가 최종적으로 내놓은 예술적 담론이라는 점에서 이 노래는 2010년대의 대표성을 가진다. 그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하나의 질문에 담는 이 순간, 비로소 선우정아는 'CLASSIC'이 되었다. 많은 예술가들이 도달하고자 하는, 완벽한 자기 증명의 순간이 담겨있다. 장르와 산업의 전 분야를 통달한 자가 그 시대의 예술을 아울러 정의하려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노래다.
 
 
대안1. 선우정아 [It's Okay, Dear] (2013)
○ youtu.be/fK3YwcRTQ70
: 만약 아티스트 중복 제한이 없었다면 [It's Okay, Dear]는 앨범 리스트에서 10위권에 능히 들어갔을 것이다. 선우정아가 재즈와 팝의 요소를 부분적으로 차용하여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하기 시작한 순간이다.
 
대안2. 지디 앤 탑 'Oh Yeah (feat. 박봄)' (2010)
○ youtu.be/z4RACwbXAM0
투애니원 '아파' (2010)
○ youtu.be/aUiMaz4BNKw
솔루션스 'Oh Yeah (지디 앤 탑 cover)'
○ youtu.be/za85GnNeiPM
: 선우정아의 YG 작곡가 시절의 곡들 역시 언급할 필요가 있다. 'Oh Yeah'와 '아파' 두 곡 능히 각 팀의 히트 곡이 되었으며, 선우정아라는 유능한 뮤지션이 있다는 사실을 음악 관계자에게 알린 노래들이다. 밴드 솔루션스는 경연 프로그램에서 'Oh Yeah'를 커버하여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대안3. 선우정아 '봄처녀' (2015)
○ youtu.be/SO7L9Lwe8s4
윤대만 '봄처녀 (선우정아 cover)
○ youtu.be/sExALHfJqY4
: 선우정아의 천재성은 민요를 재해석한 '봄처녀'에서도 드러난다. 심지어 경기민요 전수자 윤대만은 경연 프로그램에서, 민요에서 차용한 선우정아의 '봄처녀'를 다시 민요 스타일로 커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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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클래식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12
Comments
2023-06-11 03:35:06

빅뱅 노래는 없군요 ㄷㄷ

OP
2
Updated at 2023-06-11 03:46:37
50. 지디 & 탑 'Intro' (2010)
20. 빅뱅 'BAE BAE' (2015)
어제 올린 리스트를 참고하세용
2023-06-11 03:44:46

 아 space angel 인정 또 인정입니다

OP
3
Updated at 2023-06-11 19:58:38
실리카겔의 대표곡, 최고곡은 글에 같이 첨부한 'Kyo181' 'Desert Eagle' 'NO PAIN'이겠지만
이들의 커리어를 정의한 곡, 실리카겔이 자신들의 영토를 확장한 곡은 'Space Angel'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파라솔과의 합동 공연 등으로 씬 내에서 인지도를 넓히고 팬층도 커지기도 했으니까요.
너무나 훌륭한 기획이었어요.
 
파라솔에게도 마찬가지 의미...였는데 파라솔은 해체.
2023-06-11 03:54:37

파라솔 해체 되었군요

베개와 천장 많이 들었는데 힝 ㅠ

2023-06-11 04:52:03

 검정치마는 인정이죠.. 특히 섬이 수록된 떨스티 앨범은 제 최애 앨범 중 하나입니다.

자이언티 레드라이트 앨범도 되게 특이하지만 재밌게 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도도해 클릭미 등 명곡이 많은 앨범

OP
2023-06-11 15:19:35

[Red Light] 앨범에서 10번 트랙 'Neon’ / Director’s Cut'을 되게 좋아하네요. 인스트루멘탈 트랙인데, 자이언티의 실험성과 그루브가 가장 돋보였어요.

2
2023-06-11 05:27:48

선우정아 클리츠도르 노래부문 수상 벌벌.. 오예가 선우정아 작곡인줄은 몰랐네요 벌벌.. 오예 언급하실 때마다 솔루션스 밴드의 시대 무대도 말씀해주시는데 솔루션스도 괜찮은 작업물 많이 냈죠 페스티벌에서 자주 찾는 밴드이기도 하고.. 근데 왜 박솔은 국민가수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갔는지 ㅡㅡ;; 차라리 화제성을 끄려면 싱어게인이나 미스터트롯에 나갔어야 ㅡㅡ;;
잠비나이의 이름은 앨범이 아니라 노래부문에서 나오네요 소멸의 시간은.. 잠비나이 수식하는 구절 중에 흔히 볼 수 있는 게
공연장 공기(의 흐름)를 바꾸는 밴드
인데 소멸의 시간은 그 말에 딱 걸맞는 음악이죠 잠비나이 무대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음원이나 영상만 봐도 서늘해지는..
sm은 너무나 노골적인 상업성만 추구한다에 대표주자격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sm의 전현직 소속아이돌들의 노래들은 평론가들에게 호평 받는 경우가 많네요 하긴 예전에도 에이치오티 에스이에스 신화 노래 좋은 게 많았으니.. 언급하신 엑소하고 에프엑스도 괜찮은 노래 많다고 들었고 (몇 곡 안 들어봤지만 귀에 들리는 노래들은 괜찮다 생각했네요 하지막 아직도 nu에삐오는 적응 안 됩니다 ㅡㅡ;; 예를 들면 꿍디꿍디..) 개인적으로 sm에서 좋은 음악을 내는 그룹의 정점에는 샤이니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 10년대 노래 앨범 베스트 시리즈에도 샤이니가 나왔던 거 같은데요

OP
Updated at 2023-06-11 15:54:03
 이번 리스트 작업에서 중복 제한 규정이 없었다면, 잠비나이의 앨범 역시 탑10에 올라갔을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첫번째 앨범인 [차연]을 좋아하지만, 리스트에 올린다면 3집 [온다]를 선택했을것 같네요.

 샤이니는 앨범 [Dream Girl - The Misconceptions Of You]을 31위에 올렸습니다. '셜록' 역시 일반적인 리스트였다면, 노래 부문 상위권에 들어갈만 합니다.
2023-08-14 01:51:40

sm이 진짜 케이팝이라는 장르의 확장성을 넓히는 과정에서 은근 보이지 않게 기여 많이 한 회사인건 짚고 갈 필요가 있다 봅니다 진짜 뒤늦게 알고 보면 이런 분이 왜 여기에서 이름이 튀어나오지 하는 분들 은근 곳곳에 있어서 당황스러울정도 ㅋㅋㅋㅋㅋㅋ

2
2023-06-11 08:54:48

드디어 완결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여러 음악들을 알게되어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2
2023-06-11 09:05:19

잘봤습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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