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장문) 돌이켜보면 그래도 시궁창에선 건져낸 시간들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좀 맛이 간? 정신상태에 가족도 평범하진 않았고 또래 관계도 정상은 아니었고 어릴 적 인생에서 남들은 다 겪어보는 보편적인 경험 예를 들어 친구들과의 추억이랄까, 이런 것들이랄 게 얼마 없는 사람이고
특히 코로나를 거치며 여러 사건들을 겪고 자기관리를 아예 놓아 버리면서 살도 20kg 가까이 찌고 전반적으로 그냥 삶이 아닌 수준이었죠 그저 매일같이 게임, 인터넷만 붙들고 돌이켜보면 이때 내색만 없었지 엄마가 절 얼마나 한심하게, 답답하게 봤을지 상상도 안 갑니다 저는 전혀 눈치를 못 챘었으니까요
그렇게 맞이한 고3 거짓말 없이 전과목 노베에 그나마 국어만 어릴때 독서량으로 겨우 어느정도 성적 나오는 상황에서 그래도 진짜 최소한 정상적인, 남들 다 사는 보편적인 삶이라도 살아보자 해서 뭐라도 붙잡고 시작한 게 정확히 2월 중하순
그 이후로 비록 매 순간 최선이라기엔 빈말로도 하기 힘든 시간들이긴 했지만 그래도 차선은 해나가며 조금씩 쌓아올린 지 어언 8개월
수능을 다시 돌이켜 보니 평소보다 잘본 과목도, 못본 과목도 있고 전반적으로 목표 100% 달성이라기엔 아쉬운 결과긴 하지만 이만하면 비단 점수를 넘어서 제 삶의 방향성을 어느정도 돌려놨다는 것 자체로 절대 실패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 초 8점, 그러니까 2점짜리 거저 주는 계산문제도 제대로 못해서 버벅이는 수준에서 시작해서 그래도 3등급대까지는 온 수학
단순히 공부뿐 아니라 그동안 너무 놓았던 자기관리들도 신경쓰면서 살도 20kg 가까이 빼서 코로나 이전보다도 더 빠지고 몸에 잔근육도 좀 생겼네요
그래도 최저 맞출 수준은 되니까 수시 논술 남은거 일단 보고 성적 맞춰서 적당히 가거나 아예 바로 일할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수능에 연령제한은 없고 돈부터 모으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 재수는 웬만하면 안하지 않을까 싶네요
꼭 학업적인 면이 아니더라도 그냥 저라는 인간 자체를 시궁창, 밑바닥에서 어느 정도 건져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1년 아니었나 싶네요
돌이켜보면 진짜 올해도 그대로 살았다간 진짜 아무것도 없이 성년을 맞이할 뻔했는데, 그래도 어른의 삶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나마 하고 세상에 나가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이 길고 두서도 없었는데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인생에선 가장 컸을 이벤트를 끝내고 나니까 뭔가 만감이 교차하네요
여튼 실패와 무의미와 혼선과 낭비로만 점철되어 끝날 뻔했던 제 10대를 조금이나마 건져낼 수 있어서 감사하고 다행인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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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걸으시길 기원합니다. 오늘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