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자유게시판
  일정    순위 

정답은 아니지만 브릿팝과 포스트 브릿팝의 차이에 대하여

 
1
  464
Updated at 2022-03-08 22:17:30

일단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브릿팝은 꽤 많은분들이 오해하시는 것처럼 감성적이고 멜로디컬한 영국 밴드 음악 전부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음악들을 총칭할때는 훨씬 넓은 용어인 브리티쉬 록 정도로 부르는게 맞을거에요.

브릿팝은 90년대 초반~중반까지 유행했던 영국 록음악들을 부르는 일종의 시대적인 장르 용어입니다. 
그리고 포스트 브릿팝은 말그대로 이런 브릿팝 시대에 등장했던 밴드들 이후에 등장한 90년대 후반~00년대 초반에 등장한 록밴드들을 말하는거구요. 

이 두 장르는 시대가 다를뿐만 아니라 차이점이 꽤나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큼 같이 묶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이 장르들이 각각 어떤 특성을 가지고있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번 글을 통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90년대 초중반 유행했던 브릿팝 밴드들은 과거 화려했던 영국 록음악들의 영향을 많이받은 복고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밴드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대표적으로는 6070년대 비틀즈, 킹크스같은 브리티쉬 록큰롤 밴드들일 수도 있겠고, 엘비스 코스텔로, 클래쉬, 더 잼같은 7080 펑크, 뉴웨이브, 모드 리바이벌 밴드일 수도 있겠고, 80년대 중후반부터 등장했던 스미스류의 쟁글팝 밴드나 스톤로지스류의 매드체스터 밴드들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기 때문에 이 시대의 브릿팝 밴드들의 특징이 전부 일치하는건 아니지만 (말씀드렸듯이 시대적인 장르 용어이니까요) 
일반적인 브릿팝의 특성을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해보자면, 

과거 영국 록음악들의 영향을 받아 캐치한 멜로디와 기타 연주 위주의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굉장히 영국적이고 복고적인 감성의 록큰롤, 기타팝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다양한 과거 영국 음악 장르들의 특성 또한 진하게 담겨있구요. 
거기다 영국 음악의 황금기다운 각 밴드의 특별한 개성들이 더해진거죠. 
괜히 브릿팝이라는 이름이 붙은게 아닙니다. 

반면 포스트 브릿팝 밴드들은 이런 60년대~80년대 과거 영국 록음악이나 그 영향을 받은 정통 브릿팝 밴드들보다는 거기서 살짝 궤를 달리했던 8090년대 얼터너티브, 인디 록 밴드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데서 차이가 있는겁니다 

포스트 브릿팝 밴드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밴드는 역시 라디오헤드와 버브일텐데요. 
이들은 분명 브릿팝 시대에 등장한 브리티쉬 록밴드이긴하지만 (그래서 이들의 초기 음악들을 브릿팝으로 묶는 사람들도 있고 아닌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아시스나 펄프, 스웨이드와 같은 일반적인 브릿팝 밴드들의 감성과 사운드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죠. 
보다 서정적이고 우울한 감성에, 사운드는 기타 위주의 연주에서 벗어나 보다 실험적이거나 스케일도 크고...  

포스트 브릿팝은 이들의 감성과 사운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차이가 존재하는겁니다. 

거기다 이들과 동시대에 미국등에서 유행하던 90년대 얼터너티브씬의 슈게이징이나 인디록 등의 영향도 많이 받았을거구요. 
(마찬가지로 라디오헤드나 버브 등도 80년대, 그리고 동세대의 인디록, 얼터너티브록, 포스트펑크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은 밴드들이죠) 

그래서 브릿팝! 하면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밴드들인 오아시스, 블러, 스웨이드, 펄프, 오션 컬러 씬, 슈퍼그래스, 매닉 스트리트 프리쳐스 등의 브릿팝 전성기시절 음악들을 떠올려보면 복고적이고 영국적인 감성에 상당히 록킹한 기타위주의 밴드사운드의 이미지가 딱 떠오르는 반면에, 
(당연히 그런 과거 밴드들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았으니까... 
그래서 펄프나 블러 등이 90년대 중후반부터 이런 사운드에서 벗어났을때부터 그들을 브릿팝 밴드가 아니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은겁니다) 

포스트 브릿팝! 하면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밴드들인 콜드플레이, 트래비스, 뮤즈, 스테레오포닉스, 플라시보, 스노우 패트롤 등의 음악들은 보다 서정적이고 우울한 감성에 실험적이거나 아예 팝적인 (락킹한 밴드사운드가 아닌 얌전하고 부드러운, 혹은 스케일이 큰 사운드의 느낌을 말하는것) 음악들이 많죠. 

밴드 이름들이 많이 나와 혼란스러우실수도 있을텐데, 간략하게 얘기해보자면 두 장르는 가장 먼저 시대부터 다르거니와 영향받은 아티스트와 앨범, 전체적인 감성과 사운드의 지향점이 상당히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이 점을 인지하고나서 이 두 장르의 특성을 가장 잘 담아낸 대표곡들이라 말할수있는 오아시스의 Live Forever와 콜드플레이의 The Scientist등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느껴지실거에요.

----------------------------------------------------- 

자주 다니는 음악 커뮤니티에서 질문을 받거나 떡밥이 생기면 비정기적으로 올리는 음악 정보글 시리즈 중 하나인데, 최근 글을 좀 다듬어 세랴에도 시리즈를 올리고있습니다.

혹시 록이나 팝, 힙합, 재즈, 인디 등의 음악에대한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물어봐주시면 이 글처럼 제 부족한 지식과 글솜씨 안에서 최대한 상세한 답변을 글로 작성해드릴 수 있으니 언제든 물어봐주세요ㅎㅎ

별로 도움도 안되고, 완벽한 정답은 아니지만 알아두면 언젠간 나름 쓸모가 있을 음악 정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11
Comments
2019-05-04 17:19:43

시티팝은 어떤 종류로 봐야할까요? 추천 가능한 곡들 있으실까요? 백예린 양 커버곡 보고 시티팝에 반했네여 ㅜㅜ

OP
Updated at 2022-03-07 09:28:37

시티팝은 70~80년대에 영미권에서 유행했던 장르들인 AOR, 훵크, 퓨전재즈 등의 장르 특성들을 가져와 일본의 감성과 멜로디를 담아낸 장르라고 할수있습니다

백예린의 음악이 좋으셨다면 마미야 타카코의 All Or Nothing 이 곡 추천드립니다!

2019-05-04 17:37:40

오오... 감사합니다 바로 들어봐야겠네요 :)

2019-05-04 18:01:53

글 잘 읽었습니다. 대충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모호했던 개념이 많은데 이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OP
2019-05-04 18:41:36

도움이 되었다니 감사합니다!

2019-05-04 18:02:00

제가 라디오헤드랑 트래비스를 좋아하고 콜플은 귀에 딱 들어오는 몇 곡이 있는데 오아시스는 상대적으로 덜 듣는 게 말씀하신 지향점의 차이 때문일수도 있겠네요...

OP
2019-05-04 18:49:29

넵 영국음악이라는 이유로 같이 묶이기에는 아무래도 감성과 사운드부터 많이 다르니까요 아마도 더 서정적인 음악 취향이신거같네요ㅋㅋ

2019-05-04 18:09:38

자주다니는 커뮤티니 어디실까요? 너무 재미잇ㅅ어요

OP
2019-05-04 18:52:35

제가 올렸던 글들 제목으로 검색해보시면 아마 바로 나올거에요ㅎㅎ

2019-05-04 22:31:37

포스트브릿팝.이라는 걸로 묶일진 모르겠지만 스타세일러 제임스블런트 등도 나름 라디오헤드 느낌였는데... 뮤즈1집도 그렇고... 이 글 읽으니 와닿으네요 최근 신인 영국 아티스트 미시는 친구는 있으실까요? years & years 를 좀 듣다말긴 했는데...

OP
2019-05-04 22:41:21

본문에 못적긴했지만 스타세일러는 대표적인 포스트 브릿팝 밴드죠ㅎㅎ 최근에는 영국 밴드 음악을 그다지 즐겨듣지 않아서 제가 미는 밴드는 딱히 없긴한데 요새 인기 많은 Sam Fender나 Nothing But Theives 음악은 어떠실지요? 각각 That Sound라는 곡이랑 Sorry라는 곡이 괜찮더라구요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