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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게임사업의 역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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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6-16 16:31:28

 앞선 글에서 언급한 플레이스테이션은 사실 발매 전 개발 중간단계까지는 닌텐도의 예상대로 별 위협이 되지 못할 수준이 맞았죠. 닌텐도, 세가와의 차별점으로 강력한 3D 그래픽을 어필하였는데 당시 일본게임계 분위기가 게임에 3D 그래픽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었으니.. 그래서 소니 측에서 일본 전역의 게임사들을 찾아다니며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출시를 읍소할 때도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그러나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의 3D 테크데모를 게임사 관계자들 앞에서 공개한 뒤로 상황은 크게 바뀌었죠.

 

소니 측에서는 데모시연 후 아무 반응이 없길래 망한건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다들 너무 놀라서 벙찐 것이었다고.. 그 날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을 내겠다는 회사가 속출하였다는데 그 중에서도 남코의 합류가 닌텐도 입장에서는 뼈아팠고 소니로서는 큰 힘이 되었죠. 원래 남코는 패미컴 초창기 팩맨과 갤럭시 등으로 엄청난 힘을 실어준데다 이후에도 우수한 아케이드 게임들을 닌텐도의 기기에 충실히 이식해 닌텐도로부터 극 특별대우를 받던 서드파티였는데 남코가 자체적으로 게임기 개발을 시도한 것이 발각되면서 그 지위를 박탈당하고 일반 서드파티로 강등된 엄청난 굴욕을 겪었던 상황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강력한 3D 그래픽으로 무장한 플레이스테이션이 나타나면서 역시 3D 그래픽에 큰 관심을 가지던 남코로서는 잘되었다 싶어 플레이스테이션 쪽으로 갈아탔죠..

 

근데 여기서 세가는 뭘 했느냐.. 세가 새턴을 초강력 2D 머신으로 만들겠다는 대단한 시대착오적 발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세가 미국지사에서는 3D 그래픽을 주력으로 해야한다며 당대 한 기술력 하던 실리콘 그래픽스와의 협력까지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는데 2D를 주장하던 일본 측 개발진이 정치싸움에서 승리하며 그렇게 개발하던 중 플레이스테이션의 3D 성능을 보고 엄청난 쇼크를 먹은 뒤 부랴부랴 구조를 변경하여 3D 그래픽 구동기능을 급히 삽입.. 그래서 새턴은 엄청나게 괴랄한 구조에 게임개발환경도 대단히 난해한데 3D 성능자체도 플레이스테이션보다 뒤쳐져 서드파티들이 선호하지 않는 게임기가 되었쬬..

 

아무튼 그렇게 플레이스테이션이 새턴과 함께 먼저 나와 시장을 선점하고 닌텐도는 1996년을 목표로 3D 게임기를 개발하게 되는데 이 것이 닌텐도 64죠.. 문제는 닌텐도는 여전히 CD가 아닌 롬팩 카트리지를 매체로 사용하려 했다는 것.. 롬팩은 로딩이 없다시피하고 앞선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닌텐도가 서드파티들에게 갑질하면서 부가수익 창출하기도 참 좋은 수단이었지만 문제는 용량이 너무 적다는 것이었죠.. 당시 게임들은 3D 그래픽에 대용량의 고화질 동영상까지 삽입되어 600메가짜리 CD 한 장으로도 부족한 게임이 많았는데 아무리 커도 64메가가 한계인 롬팩은 시대착오적이었죠..

 

이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 파이널 판타지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이적했죠. 원래 스퀘어(현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 판타지 7탄도 당연히 닌텐도 차세대기로 준비하고 있었으나 당시 시대상에 어울리도록 화려한 3D 그래픽에 입이 쩍 벌어지는 CG 동영상까지 여럿 삽입해서 그야말로 영화같은 게임을 연출하고자 했고, 이 것이 닌텐도 64의 롬팩으로는 불가능했던 것.. 그래서 파이널 판타지 7탄은 플레이스테이션으로의 발매가 전격 결정되고, 이를 계기로 안그래도 닌텐도의 그간의 갑질, 롬팩매체의 한계 등으로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개발사들이 본격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에 대거 합류하게 되죠..

 

그래서 이 때부터 닌텐도는 소위 말하는 주류 서드파티 게임들과 멀어지게 되었는데.. 그러나 그 것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 닌텐도의 장인정신이 깃든 자사의 게임들이었죠. 특히 슈퍼마리오 64와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키라나는 3D 액션게임의 기초를 정립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 외에도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도 이 때 탄생하였고 닌텐도에서만 주옥같은 작품들이 너무나도 많이 나왔죠. 그래서 서드파티가 거의 받혀주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어느정도 성과는 거두었고 특히 미국에서 많이 팔렸죠. 그러나 이 세대에서 패권이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넘어간 것 역시도 명확해지고 말았죠.

 

그럼에도 닌텐도가 이 시기에도 그닥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것은 게임보이는 여전히 어마어마한 흥행을 했기 때문인데.. 그 가운데도 큰 역할을 했던 것이 1996년 발매된 포켓몬스터였죠. 이 게임은 닌텐도 입장에서도 기대가 없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예정보다 개발기간도 엄청 늘어지고 하면서 발매가 될 즈음에는 이미 기대감이 많이 떨어져있었고, 실제 초기판매량도 평범한 수준이었으나 이 것이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최종적으로 무려 1천만장을 넘는 히트작이 되었죠. 여기에 원래 계획에도 없던 미국발매가 이루어지고 이 마저 대히트, 또한 애니메이션마저 게임을 뛰어넘는 엄청난 히트.. 원래 이 때가 게임보이의 수명이 다할 즈음이었는데 포켓몬스터 시리즈가 새로운 킬러컨텐츠로 등장하고, 또 게임보이 컬러까지 등장하면서 다시금 엄청난 탄력을 받아 게임보이 어드벤스가 발매된 2001년까지 게임보이는 무려 12년 간 현역으로서 기복없이 오랜기간 히트하며 닌텐도가 거치기 시장에서 2인자로 밀려났음에도 끄떡없었죠..

 

이후 닌텐도는 후속세대로 거치기에 게임큐브, 휴대기에는 게임보이 어드벤스를 준비하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또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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