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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인종우생학으로 세상을 구분하려했던 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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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0-23 02:47:01


요즘 인터넷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영프 식민제국주의자 놈들이 했던 짓 생각하면 나치 독일 욕할 계제가 안됨' 이란 소리들을 자주 하는데 물론 식민지배를 당했던 한국인 입장에서야 감정적으로 응당할 수 있는 멘트이긴 합니다만 굳이 따져보자면 나치 독일/히틀러의 사상과 구 식민제국주의 열강들의 사상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합니다.


간단히 구분하자면


나치 독일의 논리 : 이 세계에는 우월인종과 열등인종이 있다. 열등인종과 장애인의 존재는 인류 전체의 해악이므로 모조리 말살하거나 장기적으로 말살 대상에 포함되는 노예가 되어야 한다. 그들은 무제한적인 육체 노동으로 우월인종의 당장의 안정적인 생활 구축에 도움이 되면서 사라져야 할 것이다. 이 세상은 반드시 우월인종으로만 채워져야 한다.


미영프 등의 구 식민열강의 논리 : 당한 놈들이 좀 바보 같고 열등한 놈들이지. 안 그래? 그래도 뭐.. 벨기에 같은 자식들은 좀 너무 나간거고 우리는 우월한 사람들이니까 그렇게 비인간적(당시 기준)인 짓까지 해선 안된다고 봐. 우리는 우리 체면 차리면서 뽑아먹을거 오래오래 뽑아먹으면서 식민지 놈들을 오래도록 지배해 주자구.



정도라고 할 수가 있죠. 당시 한국을 기준으로 비유하자면 구 식민 열강들은 한국인을 '쪽쪽 빨아먹어야할 식민지인' 정도로 인식한 것인 반면 나치 독일 기준으로는 한국인을 대략 '식민종자가 된 열등 인종이므로 장기적인 멸절 대상자들'로 본 것과 같습니다. 물론 이는 비유적인 표현이고 나치 독일은 한국인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했습니다. 독일의 동맹자인 일본의 경우 한국을 완전히 일본에 '흡수'하여 인력 집단(물론 당연히 동등한 대우에서의 인력이 아닙니다)으로 쓸 요량이었기에 한국인에 대해서는 나치 독일처럼 조직적인 민족 절멸을 꾀하진 않았구요. 물론 이는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의 근본적인 사상 차이에서도 기인합니다. 일본 제국의 사고방식은 나치 독일과는 달리 구 식민열강들의 논리에 더 가까운 편이었으니까요.


이것만 봐도 알겠지만 나치 독일이 얼마나 반인륜적이고 미치광이 같은 사상으로 무장하여 탄생한 사회 집단이자 정권인지를 잘 알 수 있는 부분이죠. 구 식민열강들도 잔혹하고 역겨운 괴물 같은 세력들이었을지언정 적어도 특정 집단/사회/민족 전체에 대한 의도적 대량 학살(특정 지역이나 사건 장소에 한정된 것을 말하는게 아니라 아예 민족 전체를 지정으로 하는)과 완전 멸절의 계획을 꾸미진 않았습니다. 자국이기주의에 입각한 장기적인 수탈 대상으로만 인식했지요.

 

웃기게도 나치 독일의 수뇌부 상당수는 인류 우열과 관련된 우생학을 진지하게 신봉하여 생존해도 좋은 우등 인종과 그렇지 않은 열등 인종을 구분하였는데 생존해도 좋은 우등 인종에는 물론 독일인이 당연히 포함되며 그 외의 우등 인종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소위 '우월성'을 입증했는가 아닌가에 달린 것으로 구분하는 편이었습니다. 그 우월성이라는게 소위 압제적인 식민 지배자로써의 면모를 보였느냐 아니냐라는게 웃기는 노릇이지만 말이죠.

 

나치 독일의 레벤스라움-세계패권 확보 플랜에서 생존 가능 대상으로 지정된 종족들은 다음과 같은데, 세계 최강의 식민 제국으로 우월성을 입증한데다 아예 같은 게르만계 조상을 둔 영국인(앵글로-색슨 족은 게르만 제족에 포함), 식민제국을 건설하여 이미 자신들의 우월성을 입증했으며 거의 하프 게르만에 가까운 프랑스인(프랑스인의 실질 조상인 프랑크인들은 게르만 제족에 포함), 북 게르만계 사람들(이유는 달리 없고 게르만이니까.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고대 로마 제국을 통해 자신들의 우월성을 입증했고 동맹국이기도 한 이탈리아인(이탈리아인 역시 게르만계 조상인 랑고바르드 족과 오스트로고트 족을 두고 있어 나치 식 혈통 구분에 있어 하프 게르만에 가까움), 거대 식민 제국 경영 경험이 있고 역시 하프 게르만에 가까운 스페인인(스페인인의 실질 조상인 비시고트인들은 게르만 제족에 포함) 정도가 그 대상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거기에 동맹국이자 무려 황인종이지만 명예 아리아 백인증을 나치 독일로부터 부여받은 일본인들까지 쳐줄 수 있겠네요.


히틀러가 역사 공부를 좀 더 해서 이란인이나 북인도 사람들까지 '오오 순혈 아리아인 오오' 따위의 헛소리를 하며 지정을 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그 이외의 케이스는 나치 독일 입장에서 장기적인 멸절 대상자들이란 소리였고 그 중에서 당장 나치 독일이 손 쓸 수 있는 멸절 대상자들이 바로 옆에 붙어있는 슬라브계 민족들과 아슈케나짐(유럽 거주 유대인들을 지칭하는 표현)들이었다는게 당시 슬라브계 민족들과 아슈케나짐들의 비극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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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10-23 03:30:57

많은 하나님 글 짱 좋아영!!!
자주 올려주세영

OP
2019-10-23 03:50:06

감사합니다 (_ _)

Updated at 2019-10-23 03:45:55

사실 이런것도 다 변명이죠 실제로 나치가 비 아리아인 식민지인들 다 말살해버리고 그랬을까요?

 

그냥 옆동네 식민 제국들 잘나가는거 뒤늦게 똑같이 따라하기는 그래서 그럴듯한 세뇌로 현혹시키고 

 

골라서 죽이기 쉬운 캐릭터 몇개를 골라낸것 뿐이라고 생각해요

 

독일,이탈리아,일본이 저지른 실수는 구 식민 제국들이 저질러오던 일을 그 당시 세계의 중심에서 

 

대단히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대규모로 해놓고 막상 전쟁에는 져버린것 뿐이라고 생각하네요

 


OP
Updated at 2019-10-23 04:31:03
1차 대전의 독일에 관해서라면 영프의 식민지 패러다임을 깨부수고 자기들이 식민제국 1위 패권을 먹기 위한 몸부림에 가까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2차 대전에서 나치 독일은 물론 그러한 경제적 이유도 있겠죠.

하지만 국민 선동 과정에서 인종우생학을 통한 대량학살 명분 등을 극단적으로 조장한(1차 대전에 비교하자면 명백한) 것을 사료적으로 확인이 충분히 가능하며 실제로 1차 대전과는 달리 2차 대전의 독일이 조직적인 민족 말살 정책을 펼친 것도 명백합니다. 당장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그 피해 대상자들인걸요.
 
1차 대전 독일에게 러시아 제국은 영프를 부술 때까지 막아야할 강력한 적국이었지 학살 멸절 대상자들이 아니었으나 2차 대전 독일에게 있어서 소련(러시아/우크라이나)은 영프와는 별개로 무조건적으로 말살해야할 대상자들이었습니다. 실제로 그걸 시도했구요. 따지자면 러시아는 영프 같은 쓸모있는 식민열강도 아니어서 1차 대전 독일의 사고방식이라면 굳이 부숴야할 상대도 아니었으며 하다못해 1차 대전 독일의 방식이라면 러시아인들을 식민지인으로 전락시켜 착취했어야지 2차 대전 독일은 그냥 대놓고 정책적으로 아예 러시아인들의 궁극적인 완전 종족 전멸을 원했었습니다.
 
러시아에서 얻어낼 수 있는 유전, 광산 등의 자원은 '독일이 식민 패권 제국 1위가 되기 위해서' 필요로 했던게 아니라 그냥 '레벤스라움 구축을 위한 전쟁의 원동력이 되어줄 자원들이니까'라는 연유에서의 '중간 목적'이라는게 기록적으로 확인 가능하지요. 즉 1차 대전 독일과는 목적이 완전히 다르며 1차 대전 독일의 목적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있는 것이 2차 대전 독일이었다고 봐도 좋습니다.

즉 2차 대전 나치 독일의 궁극 목적은 영프를 대체하는 식민제국 패러다임 대체가 아니었습니다. 히틀러가 망상하던 '레벤스라움 구축'이었죠. 물론 그걸 달성하는 와중에 영프를 부숴야하니 어떻게 보면 영프 식민열강 패러다임을 부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같으나 1차 대전 독일은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면 2차 대전 독일에게 있어 그것은 그저 레벤스라움이라는 최종 목표로 향하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부산물에 가까운 개념이었습니다.
OP
Updated at 2019-10-23 03:55:44
레벤스라움이란 즉 대략 현 독일에서부터 현 러시아-우크라이나 중심부까지에 해당하는 모든 권역의 슬라브인들을 장기적으로 모조리 말살하고 그 땅을 무조건적인 게르만계 사람들로만 충족하여 '대독일권역'을 만드는 개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걸 이행하기 위해서 소련에게 탄압받아가지고 반소련 정서가 강했기에 소련을 상대로 할 때에 충분히 우군으로 만들어 인력 동원이 가능했을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해서 슬라브계라는 이유만으로 조직적으로 멸절 정책을 펼쳤구요.

이 레벤스라움 개념은 종래의 식민 수탈 행위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식민지를 구축하여 식민지인들을 수탈한다는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원 거주민들을 모조리 제거하고 그것을 자국민으로만 채워넣는다는 신 개념이었죠. 나치 독일의 전쟁 명분과 확장 사상은 회원님이 말씀하신 '1차대전 독일의 이유'와는 명백히 다릅니다.

물론 독일은 미약하게나마 비유럽권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고 해당 지역에 대한 식민지인 수탈은 지속적으로 행하였으나 그것은 1차 대전 독일의 사유와는 달리 전쟁의 주된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히틀러의 2차 대전 최대 목적은 어디까지나 유럽권 내에서의 'only 게르만 권역 대확장' 그것이었으니까요.
OP
Updated at 2019-10-23 04:42:06

특히 기록 상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딴 독일 수뇌부 사람들은 몰라도 독일의 1인자 히틀러는 분명하게 그것을 신봉했다는 거지요. 수많은 기록에서 그의 망상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고 기록 상 히틀러는 최후 직전에 '독일은 패했고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우월  종족이 아니며 우리는 슬라브에게 절멸당할 것이다'라는 뉘앙스의 말들을 늘어놓기까지 했죠.

 
그의 사고방식으로는 '패한 자 = 열등 종족' = '독일 = 패배함 = 열등 종족으로써 소멸 대상'이라고 밖에 인식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여담으로 더 따지자면 사람들의 착각과는 달리 유대인 집단이 독일 내의 경제권을 쥐고 흔드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음에도 굳이 히틀러가 유대인을 '개인적으로 혐오해서' 대량 학살을 했던 상황도 히틀러가 진지하게 이러한 개념들을 신봉했음을 입증해줍니다. 히틀러는 공공연히 유대인들을 '자기 만의 나라도 가지지 못하고 남의 나라들에 빌붙어 기생하는 [기생충 민족]'이라고 일컬으며 그야말로 최악의 민족으로써 본보기로 완전히 멸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그게 홀로코스트의 가장 근원적인 이유가 되었죠.

웃긴건 유럽에 살면서 유대인 혈통에 집착하고 유대교만 고집하던 아슈케나짐들만 그렇게 학살한 것도 아니고 부계나 모계로 좀 거슬러 올라가야 유대계이고 본인들은 완전히 독일 내지 오스트리아 내지 체코/폴란드 등지에서 현지인들과 동화된 '조상이 유대인일 뿐인' '독일인, 오스트리아인, 체코인, 폴란드인'들까지도(물론 체코, 폴란드 인들은 장기적 멸절 대상자 포함이기도 했지만) 싸그리 추적해서 죽이려 들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히틀러와 나치의 인종우생학에 대한 신봉은 이미 하늘 저 멀리 미친 것처럼 날뛰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1차 대전 독일의 사고방식과 전쟁 목적 하에서라면 유대인들은 죽을 하등의 이유가 없던 사람들인데 2차 대전 독일에게는 반드시 죽어야만 하는 하등의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 되었다는거죠. 이것만으로도 2차 대전 독일이 단순한 식민 패권만을 원한 세력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입증하고 있습니다.
OP
1
Updated at 2019-10-23 05:11:23
사실 이 '히틀러의 인종우생학은 표면적 이유이고 식민지 확보와 구 영프 패러다임을 깨기 위해서..운운' 하는 소리는 꽤나 구시대적인 역사관이고 학계에서는 더 이상 이런 관점으로만 2차 대전을 이해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1차 대전에서 그 패러다임 파괴에 실패한 독일 민중의 극단적인 민족우월주의 정서가 인종우생학과 결부되어 완전히 폭발해버린 사회적 움직임으로 보는게 2차 대전 독일의 전쟁  원인으로 보는 것이 훨씬 신 학설 주류에 가깝구요.

앞서 언급했듯이 그러한 구 영프 패러다임 붕괴는 '1차 대전 독일 제국'의 최대 목적이었을 뿐입니다.
 
물론 회원님이 말씀하신 것은 '이탈리아와 일본'에 한정해서라면 그들은 2차 대전에서도 그러한 패러다임에 입각해서 전쟁을 벌인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이게 나치 독일과 파쇼 이탈리아/일제는 사고방식이 은근히 다른 정부들이었습니다.
 
그 놈이 그 놈이라 할만한 대악당들이긴 해도 파쇼 이탈리아/일제는 말씀하신대로 영프 패러다임을 부수고 자신들이 새로운 식민열강 패권을 쥐겠다는 '구 제국주의-1차 대전스러운 마인드'로 가득한 집단들이었기에 영토 확장의 이유도 나치 독일의 레벤스라움 같은 개념이 아니라 구 식민열강 다운 식민 수탈을 목적으로 하는 식민지 대량 확보에 가까웠죠.

문제는 사람들이 일제/파쇼 이탈리아의 이러한 성향과 나치 독일의 다른 성향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동일시하다보니(같은 추축국이니까) 나치와 히틀러의 전쟁과 영토 확장의 이유도 1차대전 독일의 이유와 비슷한 것이라고 많이들 곡해하게 되었구요.
 
제가 글에서 언급했지만 보시면서 알 수 있듯이 2차 대전 일제와 나치 독일의 '영토 확보에 대한 이유와 개념'은 서로 굉장히 달랐습니다. 따지자면 나치 독일 혼자 추축국 내에서도 독특한 별종 사상 집단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2019-10-23 06:09:46

저는 대부분의 전쟁들이 경제를 이유로 일어난다 생각을 갖고 있고 추축국의 전황 역시 경제에 따라 움직였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독일은 레벤스라움, 일본은 대동아공영권, 이탈리아는 로마시절 재건, 명분이야 거창했습니다만 일본은 말레이로 가는 길을 열기위해 진주만을 쳤고 독일은 철 확보를 위해 노르웨이를, 석유를 위해 루마니아, 소비에트를 쳤죠. 물론 그 모든게 경제 때문이다라고 싸잡을수는 없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그래 보입니다. 

 

학살의 대상으로 유대인,집시등이 선택된것도 어떻게 보면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끔찍한 표현이긴 합니다만 골라내서 죽이며 국민들의 분노를 삭히기에 최적의 대상이라고 판단했겠죠.


역사관이라는게 결국 대전 승리국들이 써내려가는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승전국은 패전국과는 궤가 다르다며 선을 그어버리는 의도가 보이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근데 많은 하나님 이렇게 긴 글이 눈에 쏙 쏙 들어오는게 글쓰시는게 넘 정갈하시네요

계란을 탁 치고 갑니다

OP
2
Updated at 2019-10-23 06:32:42
물론 저는 경제적인 부분이 전쟁 원인 중 하나였다고 인정합니다. 다만 나치 독일의 경우에는 그 동맹인 일본과 이탈리아와마저도 결이 꽤 다른 사상을 매우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이죠 :) 그리고 그 사상은 독일 본인들에게 있어서는 경제 문제 이상의 이유였다고 생각하는 바이고 노르웨이 침공을 통한 철 자원 확보 역시 기존의 자원 확보를 통한 시장 장악으로 국가 자본을 확충한다는 구 열강식 마인드가 아니라 그걸 그대로 레벤스라움을 위한 전쟁 용도로 사용하기 위함이었으니 그들의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었구요.

일본과 이탈리아의 대동아공영, 신로마제국 건설은 사실 따지자면 말만 거창하게 한거지 레벤스라움처럼 구 주민들을 소멸시키고 거기에 자국민만 채워넣겠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 식민제국주의 열강이 하던대로 해당 지역을 식민 통치해서 식민지인들을 수탈하겠다는, 그랜드 캠페인의 연장선이자 1차 대전 독일이 원하던 식민 패러다임 패권 확보였으니 레벤스라움과는 많이 다른 개념이죠.

실제로 레벤스라움과 나치의 망상은 레벤스라움의 초기 계획들을 통해 소거당한 벨로루시/서부 우크라이나 지대에의 대규모 독일인 이주를 나치 수뇌부가 분명하게 계획했음에도 실질적인 실효를 거두지 못하여 경제적으로 손해만 봤다는 점에 있어서(당연히 인프라 다 부숴진 그 땅에 사군육진 개척마냥 강제 이주도 아니고 누가 독일 본토 자기 재산 놓고 갈까요;) 나치가 이 계획에 있어 종족멸절을 심도있게 추진했다는 점은 대단히 명백한게 사실이긴 합니다.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지만 승리국들이 '우린 패전국과는 달라'라며 선을 그어버리는 의도도 따지고 보자면 나치 독일 쪽에서 먼저 제공해준 거나 다름없죠. 그들의 궁극 목적이 우생학적 열등종족 소거이든 경제 패러다임 패권 확보든 간에 독일이 실제로 저지른 행위는 마찬가지로 식민지 지역에서 수많은 패악을 저지른 연합국 열강국들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은게 사실이니 말입니다.
 
비교하자면 1차 대전 독일의 전쟁에 대해서는 사실 우리는 그냥 '아 연합군이 이겼나보다~'라고 하지 독일은 악이요 영프는 선이로다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건 말씀대로 정말로 영프 식민 경제 패권에 대한 독일의 도전이었을 뿐이었으니. 그러나 2차 대전에서 독일은 목적이야 어쨌든 그 행위에 있어서 매우 결이 달랐고 당연히 비교했을 때 더한 거악으로 보일 밖에요. 이 경우는 승전국들이 선이 아니라 악이라 할지라도 적어도 최악을 이기긴 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진로의 흐름에 있어서 더 나은 흐름이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9-10-23 03:59:46

팬입니다. 언제나 좋은글 감사합니다.
추천 하나 박고 갑미다

OP
2019-10-23 04:01:59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2019-10-23 04:08:32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많이 배웠네요.
글을 읽고 나니, 예전에 알던 독일인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그 친구가 해외 여행 중에 이란 사람을 만났는데 독일에서 왔다고 하니까 그 이란 사람이 반가워하면서 우리는 같은 '아리안'이라고 해서 제 친구는 완전 식겁하고 당황했다고 하더라구요. 요즘 독일은 대안 우파라고 해야하나 그런 정당들도 예전보다 힘을 얻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고 그러네요. 선거철이면 군소정당이더라도 (히틀러의 제3제국을 표방하는) 제3의 길을 걸어야한다 이런 선거유인물 돌리는 데도 있구요;; 그때의 과거가 되풀이 되지는 않겠지만 이런 걸 보면 그 시절이 완전히 다 지나간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드네요 ㅠㅠㅠ

OP
Updated at 2019-10-23 04:19:32
당장 일본만 해도 옛 일제의 영광을 돌려놓자는 극우주의자들은 둘째치고 어지간한 우익들도 은연 중에 '야 우리 일본인만 잘못했냐? 그거 딴 놈들도 다 하던거임..'이라며 민족적 자긍심을 위해서 과거 잘못들을 자기합리화해대려는 소리가 많은걸 보면 아직도 극단적 민족주의를 타파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죠.

그 이란 분 입장에서야 나치스러운 아리안 우월주의라는 개념에서 그런 소리를 한게 아니라 말 그대로 이란인 = 아리안이기 때문에 자칭 아리안의 후예를 일컫던 독일인에게 '오 독일인~ 그럼 같은 아리안이넹~' 이런 정도 뉘앙스로 말한 걸테지만 나치 독일이 아리안이란 개념을 어떤 식으로 오용했는지 역사 책을 통해 배워 알고있는 그 독일 친구분은 식겁할만한 뉘앙스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사실 웃긴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람들도 따지자면 튀르크, 피노-우랄 사람들과 혈통이 많이 섞였다 뿐이지 슬라브 자체는 근원적으로 독일과 딱히 다를 것도 없는 코카시안 백인들이고 멀게는 이란인 친척들(물론 엄청 멀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히틀러와 나치스가 신봉하던 그 놈의 아리안이라는게 그들에 의해 얼마나 잘못 오용된 개념인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지요.
Updated at 2019-10-23 04:32:24

이전에 종교 글 올리셨을 때 무플인거 뒤늦게 보고 안타까웠는데
역시 나치는 인기가 좋네요
이 새벽에도 호응이..

OP
Updated at 2019-10-23 04:39:45

2차 대전이 비극이라면 굉장한 비극은 맞는데 동시에 역사 탐구를 하는 와중에 상당히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파트이기도 하니까요 ㅋㅋㅋ 종교글도 연재해야하는데 다나카 요시키나 최훈과 비슷한 조루 성향이 저도 많아서 쓸만한 의욕 샘솟는 날에 드문드문 연재하려고 합니다:) 이란사도 계속 써야하는디 으으

2019-10-23 08:34:35

히틀러가 80년후에도 일요일아침에 1선발이니..

Updated at 2019-10-23 05:30:05

지난번 런던 갔을때 전쟁박물관에서 한층을 다 채운 홀로코스트관을 봤는데... 각종 전개과정이나 영상물에 남아있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식민지 대상의 제국주의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햇습니다.

초반에 유태인 차별을 처음으로 시작했을때 다윗의별 달고 찍힌 유태인들의 모습을 보면 그저 생활에 작은 불편이 시작된 별난 이웃이랄까... 그런 평온함마저 느껴져서(그당시 사람들은 일단 카메라를 보면 웃는 시대상이었나 싶기도 하고) 당혹스러웟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그런 차별이 몇단계로 올라가면서 우리가 아는 끔찍한 일들이 이루어졌고 막판에는 전쟁이 끝나기전에 절멸을 완수하겠다는 광적인 집착이 느껴져서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먼거리의 사람들을 스페인쪽에서 동유럽까지 수송하는 짓을 하면서 어떻게든 몰아서 다 죽이려했던 막바지의 행태를 그린 지도를 보면서... 도대체 왜 이런짓을? 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전염병 주식회사(plague inc)란 게임이 있는데 병균입장이 되서 인류가 백신개발을 완수하기 전에 인류를 절멸시키는 게임이 있는데요. 마치 백신개발 전에 인류를 전멸시킬수 없고 게임오버가 될거란 사실을 알고선 치사율이라도 급격하게 올려서 감염자를 죽이고 보는... 뭐 그런 식의 행태가 생각날 정도였네요.

OP
2019-10-23 05:48:33
그런 학살과 멸절에 대한 집착이 나치 독일의 아이덴티티이자 다른 식민열강들조차도 선으로 보이게 만들 지경의 거대한 악이었고 정말 그 시대를 일컫는 'Darkest Hour'라는 말의 적어도 2/3은 나치 독일 때문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겠죠. 민족주의가 비뚤어진 광기로 흘러들어갈 때 어디까지 미친 것처럼 나아갈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사례라 후대에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케이스이기도 하구요.

어떻게 보면 나치 독일 덕에 민족주의에 대한 자기 성찰과 공공연한 우생학에 따른 얼척없는 인종우월이론을 반박하고 배척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널리 퍼지게 된 것이 아닐런지 싶기도 하네요
2019-10-23 05:46:26

글 너무 잘 봤습니다. 혹시 이 분야를 따로 전공하신건가요? 관련 지식의 깊이가 남 다르셔서 전공자이신지, 아니면 단순 관심 분야여서 관련 서적 학습으로 얻으신 지식인지 궁금학니다.

OP
Updated at 2019-10-23 06:59:42
어릴 때부터 취미삼아 공부하다가 전공으로 다루기도 하긴 했는데 막상 이 분야에서 먹고 살 길이 막막해서 일은 다른 분야 쪽이긴 합니다 ㅋㅋ

그런데 제가 아는 정도면 그냥 학부생 정도 수준에 역사학이란게 방대한 만큼이나 다 팔 순 없어서 제가 흥미있어하는 부분만 파는거라 제가 대충 아는 정도 외에는 많이 문외한인 수준입니다 (_ _) 그래서 제가 쓰는 글도 그냥 앞에 어지간하면 잡설/이라는 코멘터리를 붙이는건데 그냥저냥 흥미있게 재밌게 읽어주시면 언제나 감사합니다 하하
2019-10-23 20:11:17

존경심이 듭니다. 앞으로도 이런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2019-10-23 06:44:20

항상 쓰시는 글에 깊이가 있으셔서 현직 연구자 이신줄 알았네요 매번 잘 보고 있습니다.

OP
2019-10-23 06:52:47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저야 쉬는 날에 도서관가서 이것저것 역사책들 파보거나 학술지 찾아보거나 가끔 시간되면 그런거 세미나하는 석박사 내지 역덕후분들 계시던데 가서 그걸 구경하거나 하는 정도인데 저 정도론 도통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각자의 분야에 대해서 전문적인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뭐 그 정도 되니까 논문을 쓰고 학술 잡지에 내고 그런거겠지만요.
 
저는 대충 보고 '아아 그렇구나' 하고 이런 걸로 쌓은 지식들로 다시 글을 써보고 하는 정도인데 아무래도 그런 전문적인 글들은 문체나 풀이가 굉장히 딱딱하고 재미가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제가 잡설식으로 쓰는 글들에 대해선 가급적 재밌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느낌으로 써보고자 노력하는 편입니다.
2019-10-23 07:00:46

영화 가타카 떠오르는군요..

OP
2019-10-23 07:12:24

영화엔 문외한이라 잘 모르는데 검색해서 줄거리 보니까 꽤 흥미로워 보이네요 :)

2019-10-23 07:45:08

레벤스라움은 사실 나치만의 독특한 개념은 아니고 19세기부터 독일지역에서 꽤 인기있었던 민족사회학적, 지정학적 개념이었죠. 하우스호퍼 등에 의해 발전되던 개념이 1차대전을 거친 후 툴레협회 같은 바이마르 극우성향 상류층 사이에서 확산되었고 에카르트나 안톤 드렉슬러 등 초기 나치의 실천이론가들을 통해 고착되고 있었었는데, 청년시절부터 유대인 극혐을 외치던 단순 혐오주의자를 만나면서 한 군소정당의 실천적, 정치적 방침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게 비극..

OP
2019-10-23 07:51:45

좋은 글 감사합니다 (_ _). 말씀하신대로 원래부터 암암리에 저런 독일민족권역 확대안이 극우주의자들 간에 있긴 했었는데 이 레벤스라움 개념이 진짜로 혐오 선동질로 권력 얻은 작자의 이상한 인종우생학 사상과 결합하니 지상 헬게이트행;

Updated at 2019-10-23 08:43:08

단순 경제적인 이유 외에도 저 우생학적 논리가 2차 세계대전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게 맞죠. 그 첫번째 발걸음으로 폴란드한테 단치히/그단스크 돌려달라고 공갈협박하고 못내놓겠다니까 폴란드부터 침공했으니까요.

2019-10-23 09:05:40

좋은 글입니다
왜 독일에서 그 시기 그러한 사상이 발달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에이리 프롬의 책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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