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인종우생학으로 세상을 구분하려했던 나치
요즘 인터넷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영프 식민제국주의자 놈들이 했던 짓 생각하면 나치 독일 욕할 계제가 안됨' 이란 소리들을 자주 하는데 물론 식민지배를 당했던 한국인 입장에서야 감정적으로 응당할 수 있는 멘트이긴 합니다만 굳이 따져보자면 나치 독일/히틀러의 사상과 구 식민제국주의 열강들의 사상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합니다.
간단히 구분하자면
나치 독일의 논리 : 이 세계에는 우월인종과 열등인종이 있다. 열등인종과 장애인의 존재는 인류 전체의 해악이므로 모조리 말살하거나 장기적으로 말살 대상에 포함되는 노예가 되어야 한다. 그들은 무제한적인 육체 노동으로 우월인종의 당장의 안정적인 생활 구축에 도움이 되면서 사라져야 할 것이다. 이 세상은 반드시 우월인종으로만 채워져야 한다.
미영프 등의 구 식민열강의 논리 : 당한 놈들이 좀 바보 같고 열등한 놈들이지. 안 그래? 그래도 뭐.. 벨기에 같은 자식들은 좀 너무 나간거고 우리는 우월한 사람들이니까 그렇게 비인간적(당시 기준)인 짓까지 해선 안된다고 봐. 우리는 우리 체면 차리면서 뽑아먹을거 오래오래 뽑아먹으면서 식민지 놈들을 오래도록 지배해 주자구.
정도라고 할 수가 있죠. 당시 한국을 기준으로 비유하자면 구 식민 열강들은 한국인을 '쪽쪽 빨아먹어야할 식민지인' 정도로 인식한 것인 반면 나치 독일 기준으로는 한국인을 대략 '식민종자가 된 열등 인종이므로 장기적인 멸절 대상자들'로 본 것과 같습니다. 물론 이는 비유적인 표현이고 나치 독일은 한국인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했습니다. 독일의 동맹자인 일본의 경우 한국을 완전히 일본에 '흡수'하여 인력 집단(물론 당연히 동등한 대우에서의 인력이 아닙니다)으로 쓸 요량이었기에 한국인에 대해서는 나치 독일처럼 조직적인 민족 절멸을 꾀하진 않았구요. 물론 이는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의 근본적인 사상 차이에서도 기인합니다. 일본 제국의 사고방식은 나치 독일과는 달리 구 식민열강들의 논리에 더 가까운 편이었으니까요.
이것만 봐도 알겠지만 나치 독일이 얼마나 반인륜적이고 미치광이 같은 사상으로 무장하여 탄생한 사회 집단이자 정권인지를 잘 알 수 있는 부분이죠. 구 식민열강들도 잔혹하고 역겨운 괴물 같은 세력들이었을지언정 적어도 특정 집단/사회/민족 전체에 대한 의도적 대량 학살(특정 지역이나 사건 장소에 한정된 것을 말하는게 아니라 아예 민족 전체를 지정으로 하는)과 완전 멸절의 계획을 꾸미진 않았습니다. 자국이기주의에 입각한 장기적인 수탈 대상으로만 인식했지요.
웃기게도 나치 독일의 수뇌부 상당수는 인류 우열과 관련된 우생학을 진지하게 신봉하여 생존해도 좋은 우등 인종과 그렇지 않은 열등 인종을 구분하였는데 생존해도 좋은 우등 인종에는 물론 독일인이 당연히 포함되며 그 외의 우등 인종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소위 '우월성'을 입증했는가 아닌가에 달린 것으로 구분하는 편이었습니다. 그 우월성이라는게 소위 압제적인 식민 지배자로써의 면모를 보였느냐 아니냐라는게 웃기는 노릇이지만 말이죠.
나치 독일의 레벤스라움-세계패권 확보 플랜에서 생존 가능 대상으로 지정된 종족들은 다음과 같은데, 세계 최강의 식민 제국으로 우월성을 입증한데다 아예 같은 게르만계 조상을 둔 영국인(앵글로-색슨 족은 게르만 제족에 포함), 식민제국을 건설하여 이미 자신들의 우월성을 입증했으며 거의 하프 게르만에 가까운 프랑스인(프랑스인의 실질 조상인 프랑크인들은 게르만 제족에 포함), 북 게르만계 사람들(이유는 달리 없고 게르만이니까.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고대 로마 제국을 통해 자신들의 우월성을 입증했고 동맹국이기도 한 이탈리아인(이탈리아인 역시 게르만계 조상인 랑고바르드 족과 오스트로고트 족을 두고 있어 나치 식 혈통 구분에 있어 하프 게르만에 가까움), 거대 식민 제국 경영 경험이 있고 역시 하프 게르만에 가까운 스페인인(스페인인의 실질 조상인 비시고트인들은 게르만 제족에 포함) 정도가 그 대상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거기에 동맹국이자 무려 황인종이지만 명예 아리아 백인증을 나치 독일로부터 부여받은 일본인들까지 쳐줄 수 있겠네요.
히틀러가 역사 공부를 좀 더 해서 이란인이나 북인도 사람들까지 '오오 순혈 아리아인 오오' 따위의 헛소리를 하며 지정을 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그 이외의 케이스는 나치 독일 입장에서 장기적인 멸절 대상자들이란 소리였고 그 중에서 당장 나치 독일이 손 쓸 수 있는 멸절 대상자들이 바로 옆에 붙어있는 슬라브계 민족들과 아슈케나짐(유럽 거주 유대인들을 지칭하는 표현)들이었다는게 당시 슬라브계 민족들과 아슈케나짐들의 비극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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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하나님 글 짱 좋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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