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사학에서 말하는 한국 사학계가 이병도의 식민사관에 잠식되었다 운운
이 소리가 얼마나 헛소리냐면 이병도의 친일 행적은 둘째치고 그가 정리했던 역사관은 의외로 굉장히 국수주의적이라는게 첫번째이고 두번째는 기본적으로 한국 사학계 인물 구성원들은 이병도와는 별개의 루트(?)(연줄이라고 표현해도 좋겠구요)로 올라온 사학자들이건 심지어 이병도 산하에서 수학했던 사학자들이건간에 이병도의 친일 행적 때문에 이병도를 은연 중에 안 좋게 보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거죠.
한국 사학계는 광복 이후부터 이병도가 정립시킨 역사학을 각잡고 까는 것에서 시작했다고 봐도 됩니다. 이병도의 직속 제자급에 해당하는 사학자들조차도 극소수를 제외하면 거의 몽땅 이병도의 이론에서 어떻게든 허점과 깔만한 거리, 반박할만한 내용들을 그야말로 이잡듯이 잡아서 까고 교정하면서 성장한게 한국 사학계이고 그 소위 자칭 재야사학(사실상 유사역사학 내지 역사 동호회 조무사들)한다는 양반들이 이병도 까는 것 따위와는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아주 정교하게 헤집어내고 재구성했죠. 이병도도 본인 제자급에 해당하는 양반들이 자기가 세운 이론을 자꾸 각잡고 까니까 그거에 대해서 서운하다는 듯한 반응을 한 적도 더러 있었구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광복 직후의 한국 역사학계는 굳이 이병도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민족주의적이고 국수주의적인 색채를 띌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이권 침탈 내지 식민지를 당하는 굴욕적 근대사를 가졌던 거의 모든 비서구권 국가들에서 다 나타나는 양상이었고 이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으니까요.
오히려 현대 사학계는 계속해서 한국 사학계에 만연한 지나친 국수주의/민족주의적 관점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방향성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직 재야사학의 유사역사학자들만이 자신들이 식민사학에 빠진 기존 사학(소위 강단사학이라 지칭)을 정화해야한다고 헛주장을 하고 있을 뿐이죠. 당연하지만 이들의 방식은 쇼비니즘과 신화를 역사에 섞으려고드는 신이교주의 등등이 섞인 무근본 짬뽕들일 뿐입니다.
웃기게도 그나마 10여년 전 정도의 유사역사학자들은 최소한 사료를 찾으려는 시늉과 이를 얼치기로나마 해석하려는 시늉이라도 했지만 요즘 유사역사학자들은 숫재 사이비 종교들과 연합해서 (세계를 지배할)한민족의 영기와 얼을 찾는 길 따위의 그야말로 개삽소리들을 떠들어대고 있는 자들이 대부분이구요. 대충 나치스 + 독일 신화 빠돌이들이 2차 대전 때에 하던 행태하고 얼추 비슷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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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식민강단사학자라고 '모자를 씌우고' 비난하는게 그 사람들 특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