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U2 내한 후기
전 U2를 매우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냥 joshua tree의 경우 취향을 뒤로하고도 절대적인 명반으로
생각해서 그 앨범 자체를 좋아하긴 했지만요(사실 앞의 3트랙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with or without you를 미친듯이 좋아했다는 말이 더 맞는 거 같습니다.)
제 태생이 메탈키드였던지라 그 옛날 천리안 시대의 락 동호회에서 논쟁거리 중 하나였던
잉베이의 속주를 카피하는 것보다 엣지의 기타 톤을 따라하는 게 더 어렵다 아니 엣지의 톤을 따라하기는
불가능하다란 거는 제 입장에선 꽤나 불편하게 받아들여졌었습니다.
어찌됐건 세월이 흘러 그 때의 메탈키드는 6살짜리 남자애를 키우게 되었고,
먹고 살고 가족 부양하는데 시간을 쏟느라 음악은 뒷전이 되었었는데요. 그래도 U2는 아마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못올거란 생각에 내한을 가게 됐었네요.
sunday bloody sunday 곡 첫부분의 드럼이 시작할 때 부터 흥분됐었고,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이 나올 때 미친듯이 따라 불렀고, 너무나 애정하는
with or without you 첫부분의 기타음이 나올 때 저도 모르고 눈시울이 붉어지더라구요...
bullet the blue sky에서의 그 음압은 mogwai공연이 약간 생각날 정도였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뭐 또 온다고 얘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립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도 귓속에서 엣지의 기타톤이 계속 맴도네요. 계속 반추하게 되요. 행복한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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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메탈헤드들 입장에서 묘하게 불편하고 의식됐을 음악들이 U2, 너바나, R.E.M같은 얼터너티브 주역들이었을텐데...
그랬던 메탈헤드도 결국 벅차게 만들만큼 좋은 음악의 힘은 시간을 넘어서는 감동과 위대함이 있는듯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