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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 철학 "가장 개인적인 것이..".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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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2-15 01:46:48

거장의 노트를 훔치다 - "마틴 스코시즈"

 

그래서 내 생각에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 보아야 한다. "과연 내가 말하고 싶은 게 있나?" 말하려는 바가 글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문학적인 것일 필요는 없다. 느낌, 감정을 관객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장담하건대, 그것도 어렵다.

 

 

나는 더 개인적인 영화, 즉 자신이나 세상에 대한 주제와 소재로 감독이 더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영화가 유행하던 1960년대 초반 영화를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이런 종류의 영화가 번창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주류 영화에서 그런 흐름은 점점 줄어들었다. 이제는 독립 영화도 멜로 드라마나 필름 누아르에 기우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독립영화감독도 영화의 상업적인 측면에 눈을 더 맞추는 것이다. 요즘 저예산 영화를 보면, 감독들이 영화사를 상대로 오디션에 나선 듯한 느낌을 자주 받는다. 이런 질문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영화가 반드시 개인적이어야 하는가?" 글쎄, 물론 이것은 순전히 견해의 문제다. 하지만 나는 영화의 관점이 명확하고 개인적일수록 그 영화의 예술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영화의 주관이 뚜렷할수록 더 오래 살아남는 것을 나는 관객으로서 목격해왔다. 그런 영화는 계속해서 다시 볼 수 있지만, 그보다 상업적인 영화는 두 번 보면 질린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감독의 임무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야 한다. 최소한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과 느낌의 실체는 파악해야 한다.

 

 

영화 만들기에 대해 내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과 상황에 따라 변형시키거나 더 흥미로운 것을 이용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긴장이다. 그러므로 필수적인 것, 절대 바꿀 수 없는 것, 바뀌어서는 안되는 것과 더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순전히 관객을 위해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도 있다. 스필버그나 히칙콕처럼 관객과 자신 양자를 위해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도 있따. 나는, 글쎄, 내 자신을 위해 영화를 만든다.

 

 

영화감독이라면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저지르지 말아야 할 실수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의 관점에 대해 감정적으로나 지성적으로 군더더기 말을 계속 반복하지 말라는 것이다. 감정의 반복은 때로 용서될 수도 있따. 감정은 아주 깊어지면 다른 감정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 메시지든 그저 영화에서 강조하고 싶은 주제든 메시지의 개념에서는, 영화 끝 무렵에 한 등장인물이 구어체로건 문어체로건 연설을 늘어놓거나 대사를 통해 제목의 뜻을 설명하거나,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영화를 때떄로 보게 된다.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최악의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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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감독님 수상소감에 등장했던 그 내용의 확장판입니다.

굉장히 재밌게 읽었던 책인데, 이번 수상소감을 보고 생각나 다시 펼쳐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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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0-02-15 01:44:24

죄송한데 이책 제목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넘모 읽고싶어지네요

OP
2020-02-15 01:47:38

거장의 노트를 훔치다란 책입니다

이게 영화 감독들 인터뷰 집이라 감독별로 10페이지 정도입니다

2020-02-15 01:49:19

아 그렇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2020-02-15 01:52:39

적극 동의하게 되네요.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이 사람들이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어떤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냐를 읽는 방식은 꽤 중요하다고 생각하네요.

2020-02-15 01:56:28

스콜세지가 히어로물을 영화가 아니라고 한 이유도 같은 취지 인듯

2020-02-15 01:57:46

최근 딸에게 썼다는 편지 내용도 멋지더군요 

테마파크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충분히 이해가 됐어요

Updated at 2020-02-15 01:59:40

책한번 읽어보고싶었는데 품절이네요 ㅠㅠ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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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2-15 02:37:47

너무너무 동의되는 글이고... 같은 맥락에서 저는 [옥자]가 하염없이 지루하고 헐거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봉준호가 동물권에 관해서 별로 하고 싶은 말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생충]은 그 정반대 지점에서 아주 훌륭했구요

2020-02-15 04:26:19

진짜 맞는거 같아요 개인적인 문제나 상황은 비슷한 상황은 있을지언정 똑같지는 않고 그 작은 차이점에서 그 이야기만의 유니크함과 창의성이 발현되는거같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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