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키신저 주니어님 글 보고 드는 잡생각
간만에 글 쓰는 것 같네요. 원래 글 잘 안 쓰긴 하지만. 아래 키신저님 글 중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말을 너무나 거칠게 해버리면 뒷일은 어찌 되려나 싶습니다"
이 한 문장에 꽂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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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은 중1, 나이는 14살 때였습니다.
그때 방과후 자율활동이라 해야하나? 하여튼 독서반을 했었어요.
그때 제가 무슨 글을 써서 선생님께 제출했는데 그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글 잘 썼는데 표현이 너무 극단적이야."
네. 저 말이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되게 충격이었거든요. 볼드체로 표시할 정도로.
극단적이라는 말을 저때 처음 들어봤습니다. 그 전에는 그런 생각 전혀 해본 적 없고요. 내가 극단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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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며 느꼈습니다. 나란 인간은 중간이 없다는 걸.
제가 기본적으로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걸 되게 싫어해요. 타고난 성정이 그렇더라고요.
무조건 이거 아니면 저거, 삶 아니면 죽음, 아군 아니면 적,
저도 모르게 이렇게 이분법적인 사고에 갇혀 세상을 바라봤달까요.
그래서 단정짓는, 예단하는 말들을 굉장히 많이 했었습니다.
물론 그 말들대로 이뤄진 건... 제 기억에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다 반대로 되더라고요.
제 삶에는 참 언행 불일치가 많습니다. 스스로 청개구리라고 많이 느껴요. 많이 부끄럽기도 하고요.
지금은 전보다는 덜한 것 같다는 냉정한 자기 평가 혹은 주관적인 자기 위안을 해봅니다.
어느 순간부터 굳이 이거 아니면 저거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제 꿈은 '회색 분자'가 되더라고요. 실제로 친구 몇몇한테 그렇게 말한 적도 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굳이 흰색 아니면 검은색일 필요는 없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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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성어들 중에 인과응보, 자업자득, 사필귀정이 있는데
요새 느끼는 게, 저 말들이 감성에 기댄 것이 아닌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말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다보니 제 언행에 더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결국엔 어떤 식으로든 되돌아올 거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렇다고 타고난 기질을 숨기며 살 수는 없는 거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경계해야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것, 독고다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가졌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들긴 하지만... 실제로는 더불어 사는 삶이니까요.
도움을 주지 못 할 거면 민폐라도 끼치지 말아야죠. 1인분 착실히 해야죠. 뭐 그렇습니다.
결론이 이상하게 나네요. 그래서 잡생각이라고 제목에 미리 깔아놨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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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스스로를 회색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자세히 들여보면 그냥 회색 검은색이 뒤범벅된 거 같단 생각도 들고 잘 모르겠습니다 제 자신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성장이 맞는지..
내일 하루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