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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글] 우울증 치료, 속는셈치고 따라해보는 팁 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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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5-20 00:22:16

그냥 읽어보시고 흘러버리셔도 되구요, 

아니면 속는셈치고 한번 해보세요.

잃을거 없잖아요? ㅎㅎㅎ

 

1. 왜? 라고 묻지마세요

 

암환자에게 왜 이 암에 걸렸는지 설명하는 의사는 없읍니다.

암을 치료하는게 당장 급선무이니까요. '왜'에 대한 대답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리고 '왜'에 대해 뚜렷한 정답이 있는것도 아니거든요..

 

우울증도 똑같아요.

내가 왜 우울증이지? 어쩌다 아프게 됐지? 왜지? 라고 묻지마세요.

나중에 물으셔도 늦지 않습니다.

우선은 지금 우울증을 치료하고 그 상태를 벗어나는게 급선무입니다.

이유를 찾기 보다는 당장의 치료에 먼저 우선수위를 두세요

 

2. 사람들을 만나세요

 

사람들을 만나는건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아니신 분들도 있겠지만, 우울증 환자에게는 큰일입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혼자 있으면 더 구렁텅이로 빠지고 헤어나올수없습니다...

사람들을 만나서 굳이 이야기를 안하셔도 괜찮아요. 

나가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있으세요. 나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중요합니다.... 

 

나의 아픔을 알아주는 친구나 가족이 있다면 행운입니다.

털어놓으세요. 그냥 생각나는 말들을 다 쏟으세요.

이렇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나아집니다.

 

만약 그런 상대가 없으시다면, 노트에 쓰세요.

워드로 작성하셔도 좋고 글로 쓰셔도 좋아요.

생각을 써나가세요.

 

말을 하고 글로 쓰고...

이게 특별한 해답을 주지 않는데 무슨 소용이 있냐 라고 하실겁니다.

이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게 해줍니다.

상대에게 내 이야기를 말하는 과정 속에서, 글로써 나의 기분을 표현하는 과정속에서 

내 생각이 차곡차곡 정리되거든요. 

 

사실 전문 상담가를 만나도  똑같아요

그들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렇게 살아라 같은 문제의 해답을 주지는 않아요. 

그분들을 잘 들어주시고 맞장구를 쳐주십니다.

환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과정속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이해하는걸 도와주시는거죠.

 

우울증은 마음과 생각이 너무 헝클어져있어서 생깁니다...

하나하나씩 차곡차곡 풀어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3. 하고싶은거 하세요.

 

지르고 싶었던게 있으시면 지르세요.

프라모델, 레고, 책, 전자기기......

뭐 자동차나 집을 사는게 아닌이상, 저것들은 우리가 무리를 하면 지를수있는것들이거든요.

합리적 소비는 잠깐 미뤄주세요. 내 병부터 고치고 합리적이자구요.

지르세요.

 

내가 하고싶은거를 하세요.

한번만, 자신을 억제하거나 자제하지 마세요

(여기서 말하는 하고싶은거는 범죄가 아닌 '상식'의 범주 내에 있는 것들을 의미합니다...)

배터지게 소고기를 먹는다거나, 정처없이 걷는다거나, 즉흥여행을 간다거나, 클럽을 간다거나..(지금은 안되겠지만..), 헌팅을 한다거나, 원없이 하루종일 게임을 한다거나...

 

포인트는 나 자신이 하고싶은걸 해서 '만족감'을 주는겁니다.

 

4. 집에서 나오세요

 

집에서 나가는게 저한테 제일 어려운 과제였읍니다.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지구 내핵까지 뚫고 들어가는 따운되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거든요.

누워서 천장을 보며 이유없이 눙물 흘리면서 울기도 했고, 

누워있는 내 몸을 짓누르는 이 끈저끈적한 기분나쁜 우울한 기분을 즐기기까지 했읍니다.....

한발자국도 움직이기 싫었어요.

우울증이 나고 내가 우울증이었어요.

 

힘들겠지만, 그래도 나오세요.

침대밖, 이불밖은 무서운거 알지만, 그래도 나오세요.

산책하고 햇빛쬐세요.

햇빛 쬐는게 효과가 좋읍니다......

커피 하나 들고 햇빛 쬐면서 벤치에 앉아서 사람구경 하세요.

이쁘신 분들 많습니다.........

 

5. 세랴질 열심히 하세요

 

나는 혼자야 라는 생각은 우울증을 더 악화시킵니다.

세랴질, 특히 리플질을 열심히 하세요.

그렇게 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혼자가 아니라는걸 느끼세요.

가끔, 현실세계의 사람들보다 사이버상의 사람들이 더 가까울때도 있답니다.

 

6. 병원을 꼭 가세요

 

약처방 / 상담 모두 효과가 확실히 있읍니다...

도움을 청할수있는곳이라면 모두 청해보세요.

생각보다 많은 도움을 받을수있읍니다.

 

7. 가족에게 알리세요

 

가족들이 당신의 우울증에 도움 안되는 말을 할지몰라도, 적어도 조금의 관심은 더 받을수있읍니다.

아주 만약, 당신이 돌이킬수없는 선택을 했더라도, 가족들이 발견해서 빨리 조치를 취할수도있구요.

명심하세요. 남들은 당신에게 그렇게까지 관심이 없읍니다.

가족은 관심이 그들보다는 많습니다.

 

 

 

우울증으로 아플떄는 저 모든게 산넘는거 같이 너무 어렵읍니다.....

그래도 하나라도 해보세요.

차근차근 하나씩.

 

우리 아프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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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5-20 00:22:57

    항상 따뜻하신 구렁이 같은분

    OP
    2020-05-20 00:26:54

    여성분들도 알아주셨으면....ㅠㅠㅠ 

    2020-05-20 00:28:34

    여자한테 괜히 인기있는게 아니네요 ㄷㄷ

    2020-05-20 01:27:21

    능구렁이 ㄷㄷ 뱀의 혀 ㄷㄷㄷ

    2020-05-20 00:25:52

    집 밖으로 나가서 놀고 (콧바람 쐬고 싶은데) 같이 갈 만한 사람이 없어서 슬픕니다.

     

    내일 비 안오면 몽마르뜨 공원에 토끼구경갈까 싶기도 해요 ㅠㅠ

    OP
    2020-05-20 00:27:34

    우울증이랑 같이 가세요~ 

    우울증을 나를 아주 잘 아는 친구라고 생각하세요. 

    2020-05-20 00:27:37

    아싸라서 친구가 없는 관계루다가...

    망해쓰요.....

    OP
    2020-05-20 00:29:42

    러닝하시는 분들께는 심각한 우울증이 올수없다고 생각합니다.

    러닝에서 오는 성취감과 만족감은 우울증을 막아주는 AT필드거든요.

    2020-05-20 00:32:55

    사실 러닝안했으면 일찍 죽었을지도요.

    2020-05-20 00:27:56

    역시 후로개그 보다 이런 글이 보반옹의
    매력이져

    Updated at 2020-05-20 00:32:25

    저도 몇년전에 6개월정도 하던거 다때려치고 집에서 칩거하던적이 있는데 그냥 나와서 걷는게 진짜 도움이 많이 됩니다. 무기력증이든 우울감이든 생각이든 방 안이 아니라 나와가지구 걸으면서 해야 머리가 안터져요. 

    2020-05-20 00:32:12

    친구없고 가족없고 돈없으면 2,3,4,6,7은 어려울듯..

    1
    2020-05-20 00:34:35

    개인적으로 가장 기초적으로 중요한건 -낮밤 안 바뀌고 -별일 안 해도 그냥 나가기

    였던것 같네요

    알라딘 중고서점 가서 안읽을거 알면서 그냥 한 이만원어치 쓸어담고 오는게 백수때 주 해소 루트였습니다..

    2020-05-20 00:34:48

    우울증은 아니어도 상태가 안좋긴한데 바깥바람만 쐬도 기분이 확달라지긴 하더군요

    2020-05-20 00:36:18

    한줄요약
    밖에나가서 이쁘신 분들 보면 우울증 치료 가능

    OP
    2020-05-20 00:38:02

    내가 다 꼬실수있어 라는 생각도 더해주시면 금상첨화입니다

    2020-05-20 00:39:12

    그 생각이 가능하면 이미 우울한 상태가 아닌거 같습니다 ㅋㅋㅋ

    Updated at 2020-05-20 00:40:02

    우울증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친구 오래 도와주고 있는데 공감 가는 부분도 있고 정리가 되는 부분도 있네요

    개인적인 경험으로 관심분야 공부와 꾸준한 운동도 굉장히 도움 많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작은거라도 스스로 하며 재미와 성취감을 느낄때 친구가 그 어느때보다 많이 나아졌거든요

    OP
    2020-05-20 00:40:01

    우울증 친구 옆에 있어주는게 좀 어려운 임무입니다...

    했던말 또하고 했던말 또하고... 자기 괴로운 이야기만 줄기장창 이야기 하고...

    우울하다는 말도 한두번이지 계속 암울한 이야기만 하거든요...

    듣고있다보면 아무리 친해도 짜증이 납니다 ㅋㅋㅋ ㅠㅠㅠㅠ

    친구분이 정말 좋은 친구 두셨네요 :) 

    2020-05-20 00:44:31

    저는 욕망을 제거하고 싶은 욕망이 가장 어려운 문제같습니다. 뭘 하고 싶은가 하면 딱히 구체적인 무언가가 없어서

    OP
    2020-05-20 00:46:45

    저도 그랬어요. 그럴때는 뭔가 거대하고 원대한 욕망보다 그냥 머릿속에 충동적으로 떠오르는걸 했읍니다..

    2020-05-20 00:52:11

    저는 1번 때문에 졸지에 방구석 철학자 됐던 거 같네요. 시간 많이 태운 듯

    2020-05-20 00:50:31

    하나 추가하자면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땀흘리는 운동일수록 좋구요 우울하면 무기력해지기 쉬운데 가만있을수록 무기력은 심화되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몸을 일으켜야합미다

    OP
    2020-05-20 00:52:37

    동감입니다! 근디 정말 우울증이 너무 심하면 땀날정도의 운동은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가벼운 산책이나 아니면 적어도 그냥 외출을 적어보았읍니다....

    2020-05-20 01:09:52

    역시 세랴의 퍼펙트맨 보반 ㄷㄷ

    2020-05-20 01:50:33

    동감이 많이 되네요...

    한참 우울감 심할 때 돈이 없어서 저 중 몇 개는 못했는데

    혼자 글 쓰고 가끔 사람 만나는 게 참 도움 됐네요

    근데 덧붙이자면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들 만나야 하는듯

     

    2020-05-20 03:04:15

    마음까지 따뜻한 남자ㅠㅠ

    2020-05-20 07:20:03

    공감되네요...ㅊㅊ드립니다

    2020-05-20 10:03:36

    기분 전환되는 글이네요. 유쾌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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