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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증조부께서 일제강점기에 징용을 다녀오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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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9 15:59:29



논설글 보다보니 생각났던건데

제게는 외증조부 되시고, 어머니께는 할아버지셨는데

어머니가 어릴 때 돌아가신 분이라 저는 사진으로도 얼굴을 뵌 적이 없습니다.

외할아버지께서 어머니한테 들려주셨던 이야기를, 외할아버지 돌아가신 뒤에 어머니가 제게 들려주셨는데

당시 마을에서 외증조부께서는 한문도 잘 읽고 학식이 깊으신 분이셨다고 합니다. 집안이 잘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마을 안에서 김 선비라고 불리셨다고 하네요.

그러다 일본 군인들이랑 공무원들이 와서 마을의 남자 어른들을 뽑아서 데려갔고

외증조부께서도 그때 끌려가셨다고 했습니다.

그때 외조부께서는 어려서 잘 몰랐었는데 나중에 돌아오셨을 때서야 징용에 다녀왔다는 걸 아셨다고 했구요.

아무튼 외증조부께서 같이 끌려온 마을 사람들이랑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가서 어느 해안가의 공장에서 일을 하셨다는데

그때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다 해방이 되어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관리하던 일본인들도 전쟁 끝났다고 없고

돌아갈 배편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그 마을에 배를 갖고 있던 한 일본인을 다른 분들과 끈질기게 설득해서

징용에 끌려갔던 마을 사람들이랑 다 같이 돌아오셨다고 했습니다.

외증조부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마을 사람들과 다 같이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을 천만다행으로, 또 자랑으로 여기셨다고 했는데

외증조부께서 살아계셨더라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텐데 예전에 돌아가셔서 많이 안타깝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일제강점기 징용 같은 문제가 저한테는 역사책으로 배우는, 조금 먼 이야기로 느껴졌는데

제 가족 중에서도 그러한 일을 겪으신 분이 있다는 사실에 멀지 않은 역사였음을 느끼게 됐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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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5-29 16:01:34

저도 16년전 돌아가신 친할아버지가 징용으로 끌려가서 탄광에서 일하다 오셨습니다. 

할말이 참 많은데 ... 정돈되게 말하기가 어렵네요 

2020-05-29 16:01:47

아직 해방된지 한세기도 안지났는데 친일이 어쩌고저쩌고 하는거 보니 화가 안 날수가 없음

2020-05-29 16:03:21

너네가 그 입장 되면 안할거 같음? 너희는 깨끗함?

 

밑도 끝도 없는 가정 좀 안 봤으면 좋겠읍니다.

2020-05-29 16:05:02

알고보니 그런 가정하는 사람은 친일 기회가 주어지기는 커녕 징용 끌려가 죽을 확률이 더 높고요...

Updated at 2020-05-29 16:08:15

원래 흉노 귀순 장군들에게 후작 주지...

 

이것 때문에 사마천도 열을 냈는데... 비장군은 이광은 제후가 되지 못했고

 

흉노인들은 귀순하면 후작이니...
 

백성은 뭐 없쥬 

 

2020-05-29 16:08:47

대단하신분이네요. 막막한 상황에 설득해서 다른분들 데리고 귀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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