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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유해발굴 했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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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11 01:55:14

 

이게 뭐 사단에서 두 개 중대? 

이렇게만 하는게 있었는데 하필 저희 대대가 뽑혀서 저희 중대랑 옆 중대가..

딱 한 달짜리 작전이었네여

 

아침에 차타고 출근해서 하루종일 삽푸다가 저녁에 내려오는거였져

철책쪽 900? 몇 고지에서 했는데 그래도 황금마차 들어가는데까진 차로 데려다 줬습니다

거기서부터도 국지도발낭에 생수1L짜리 서너개 챙겨서 2,30분은 더 올라가야했지만..

 

어쨌든 이게 봉우리부터 내려가면서 한 1m50? 정도 깊이로 땅을 깎아내려가는거에여

6.25때라 흙이 쌓여서 그 정도 깊이는 파야 유해가 나온다더라구여

그러다 뼈라고 의심되는거 나오면 국방부에서 나온 유해발굴단 아저씨들 불러서 검사 받고

맞다고 확인되면 반경 1m 정도 끈으로 둘러서 발굴단 아저씨들이 조심스럽게 까내려가는식

 

저보다 한 3달 선임 중에 일베+허세+헬창 조합의 인간이 한 명이 있었져

허세가 얼마나 좋았냐면 이 사람 전역날에 전투준비태세 터졌는데 전역복 입고 중대 물자 나르고 있었음;;

 

아무튼 유해발굴이 하루종일 삽질하는거다 보니까 이것도 운동이라고 보충제랑 크레아틴 이런거 가져와서

먹고 삽질 하는데 걍 무자비;

원래 유해발굴은 뼈 다치면 안되서 삽을 세우고 살살 흙만 움켜내는건데 걍 푹푹 쑤시는건 예사고 심심할 때는 무슨 검도하듯이 후려치기도..

 

근데 이 놈이 유해를 발견했네여

ㄹㅇ 그냥 갈색인데 아무리 설명 들어도 나뭇가지랑 똑같이 생겼음..

하필 근데 이 놈이 후려치던데서 나와서 끝부분에 상처가 패여있더라구요

유해발굴단 아저씨가 째려보면서 이거 자연적인게 아닌데 본인이 했냐고 추궁하는데

아니라고 시치미 떼고는 나중에 중대 복귀해서 지들끼리 낄낄댔네여

 

뭐 결국 포상까지 받았는데 후려친거 중대장 귀에 들어가서 휴가증 짤렸다는 소문도 있었고 뒷이야기는 짬이 딸려서 못들었습니다 ㅜ

 

이때 하루종일 산에 있다오는데 너무 멀고, 높다보니 식사 추진이 안되서 한 달 동안 점심은 전투식량만 먹었어여.. 한 3일은 신기하다고 먹었는데 나중에는 쌀국수처럼 화폐 거래하듯 넘기거나 다른 중대 아저씨들한테 주고 그랬음 

 

+

철책 지역이야 다 그렇겠지만 땅 파다보면 6.25때 총알은 수없이 나오거든여

그 네발씩 묶음으로된 것도 나오고 수류탄도 종종 나왔고, 한 번은 백린탄 비스무리한거 나와서 소동도 있었구여

사실 저더 네발짜리 묶음 하나 챙겨서 중대까지 가져왔다가 조용히 반납하라고 그래서 내고 그랬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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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7-11 02:41:04

세가지 조합 끔찍하네요... 나라 지키다 돌아가신 참전용사 유골 찍어놓고 낄낄대다니 일베면 평소 안보안보 거리고 다닐텐데 한국군 전사자를 그따위로 대하는게 말이되나... 하긴 뭐 머리에 생각이란게 없으니 일베충이겠지만

OP
2020-07-11 12:56:15

머리 텅텅 빈 놈이라 그러랴니 했었네요 ㅋㅋㅋ

Updated at 2020-07-11 03:53:50

저 분은 막 후려치고 해서 잘못한거 맞는데 전문적으로 발굴 하던 사람들도 아니고 발견했는데 상처낫다고 불이익 당하면 좀 억울할 듯

OP
2020-07-11 12:57:34

처음에 계속 삽질하는법 알려주긴해서요 ㅋㅋㅋ 조심히 까내리라고 하는데 솔직히 그렇게 하면 속도가 안나오고, 속도 안나오면 나중에 또 왜이렇게 늦냐고 갈굼.. ㅠ

2020-07-11 07:53:09

저도 유해발굴했었던 기억이나네요 여름에 엄청 고생했엇네요진짜 매일같이 산타고 저희도 식추가 안되서 전투식량먹다가 너무 질려서 행보관님몰래 소대장님이랑 몇명같이 반합에 라면도 끓여먹어봤었네요 ㅋㅋ

아직도 기억이 나는거는 유해발굴단사람들은 일하나안하고 저희한테 명령만내리고 그늘에서 쉬어서 짜증났던 기억과 유해발굴해서 휜색 천덮고 묵념하던 기억이나네요

정말 보통사람은 경험하지못할 경험한거라서 뜻깊기도 하네요

2020-07-11 10:14:19

유해발굴단 출신인데 솔직히 유해 안 나오면 진짜 할거 없긴 해서.. 어디로 파견나가는지가 엄청 중요했습니다. 철원쪽이나 낙동강 전선 쪽 파견나간 팀은 발굴 끝나고 돌아오면 다들 얼굴 반쪽돼서 돌아오는 반면 유해 안 나온 지역으로 나가면 꿀빨다 돌아오죠..

OP
2020-07-11 13:00:01

저희는 한 달 동안 7구 정도 나온거 같은데 그렇게 많이 나온거는 아니라 했던거 같네여

2020-07-12 01:06:44

저는 홍천쪽에있엇는데.. 그 유해발굴단 간부중에 부사관 간부가 저희한테 너무 뭐라해서 스트레스를 좀 받긴했었네요 ..

다 지나간 추억이죠 ㅎㅎ

OP
2020-07-11 12:59:13

저흰 라면까진 안먹엇어요 ㅋㅋㅋㅋ
냉동 많이 사다가 그 땡기면 뜨거워지는 발열팩 같은거에 만두 같이 넣어서 먹고 그랬져

2020-07-12 01:08:18

군생활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반합라면이였습니다 ㅎㅎ

2020-07-11 09:04:08

 문화재과 졸업해서 제 동기, 선후배들 유해발굴 많이 했는데 고생 많았다고..

OP
2020-07-11 13:00:48

발굴된 부분 가면 유해모아서 어떻게 사람 모양으로 다 맞춰놓은건 좀 신기했습니다 ㄷㄷ

2020-07-11 12:14:26

 한달간 유해발굴 파견 했던게

벌써 15년전 이네요~

그땐 초창기라 관 운구도 직접 사병들이 

몇일내내 연습해서 직접했던.... 

OP
2020-07-11 13:01:23

와.. 15년 전이면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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