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의 왕 예수?
물론 성경이 엄연히 기독교 기반의 시각으로 예수를 평한다는 것을 고려는 해야겠지만 일단 기록 상의 예수는 당대의 종교학 엘리트 그 자체나 다름없는 종교 사제들(주로 유대교 사제들)과 설전을 벌일 때에 사실상 진 적이 없는 수준입니다.
예수가 신의 아들이자 신 그 자체라는 기독교 교리는 차치하고 인간 목수 나사렛 예수로만 보더라도 그냥 평민 문맹에 가까운 출신인데 이런 사람이 대뜸 사원 가서 당대 명망 높은 사제들하고 신학 토론으로 탈탈 털어버리는거 보면 도대체 저런 생각은 어디서 얻은 것인가.. 싶을 따름. 사색만으로 그 정도로 높은 수준의 성찰을 해낸 거라면 정말 타고난 천재라고 봐야겠구요.
또다른 거대 종교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경우에는 어린 시절에야 좀 힘들게 살았다지만 '연상의 부자 아내'를 만나는 행운을 잡고 나서는 대충 아내를 도와 상단 운영하는 것 같으면서도 반쯤은 핀둥핀둥 놀면서 방에서 자기가 그토록 좋아하던 종교학을 공부하는 것에 십수년 오랜 세월을 바친 종교학 덕후였는데 그만큼 상당한 학식을 지녔다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 방문 시기에 유대교 사제들과의 토론에서 그야말로 대차게 개털린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예수와 무함마드의 설교 방식의 차이도 있으리라 여겨지는데 예수는 훨씬 범인류적인 관점에서의 도덕 윤리를 말했기에(ex: 인간을 사랑하라, 함부로 남을 판단치 말라 등등) 유대교 사제들도 이 점에 관하여 뭐라 반박할 건덕지를 잡지는 못했던 반면 무함마드는 예수와는 달리 훨씬 세속적이고 정치적인 관점, 문자 그대로 '조직화된 종교로써 갖춰야하는 교리 구성 방식'에 대해서 언급하고 다녔기에 천년도 더 이전부터 그런 방면에서는 매우 짜임새있게 조직성을 다져왔던 유대교 사제들이 보기에 무함마드의 저런 설교 방식은 매우 애송이스러운 발언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을 겁니다.
여담으로 그래서인지 이미 7세기 경부터 유다이아-팔레스타인 지역에 잔존했던 유대인(세파르딤)들 중 이슬람교에 비판적이던 사람들은 무함마드를 '유대교를 이상한 방식으로 어레인지해서 자기 자신을 사도라고 자칭한 광인'으로 묘사하곤 하였지요. 다만 그럼에도 이슬람교가 그래도 기독교보다는 낫다고 본 유대인들도 꽤 많이 있던 편이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기독교의 삼위일체건, 합성론이건, 단성론이건, 네스토리우스식이건 간에 전부 다신교적 이론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고 예수가 메시아이자 신이라는 사실은 신성모독으로 느껴진 반면 적어도 이슬람의 무함마드는 사도를 자칭했지 신성을 자칭하진 않았으며 이슬람이 말하는 '인간으로써 존재했던 자가 신성을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이라는 기반 이론은 유대교와 일맥상통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유대교 특유의 선민사상과 다소 이슬람에 옹호적이던 이런 태도는 유럽 이주 유대인들이 고리대금업에 많이 연루되었다는 점과 겹쳐서 중세, 근대 유럽 기독교인들의 증오를 차곡차곡 누적치로 얻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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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공명전에서 설전 3연타로 왕랑이랑 몇명 관광보낸급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