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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의 왕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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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8 15:19:28

 

물론 성경이 엄연히 기독교 기반의 시각으로 예수를 평한다는 것을 고려는 해야겠지만 일단 기록 상의 예수는 당대의 종교학 엘리트 그 자체나 다름없는 종교 사제들(주로 유대교 사제들)과 설전을 벌일 때에 사실상 진 적이 없는 수준입니다.


예수가 신의 아들이자 신 그 자체라는 기독교 교리는 차치하고 인간 목수 나사렛 예수로만 보더라도 그냥 평민 문맹에 가까운 출신인데 이런 사람이 대뜸 사원 가서 당대 명망 높은 사제들하고 신학 토론으로 탈탈 털어버리는거 보면 도대체 저런 생각은 어디서 얻은 것인가.. 싶을 따름. 사색만으로 그 정도로 높은 수준의 성찰을 해낸 거라면 정말 타고난 천재라고 봐야겠구요.


또다른 거대 종교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경우에는 어린 시절에야 좀 힘들게 살았다지만 '연상의 부자 아내'를 만나는 행운을 잡고 나서는 대충 아내를 도와 상단 운영하는 것 같으면서도 반쯤은 핀둥핀둥 놀면서 방에서 자기가 그토록 좋아하던 종교학을 공부하는 것에 십수년 오랜 세월을 바친 종교학 덕후였는데 그만큼 상당한 학식을 지녔다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 방문 시기에 유대교 사제들과의 토론에서 그야말로 대차게 개털린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예수와 무함마드의 설교 방식의 차이도 있으리라 여겨지는데 예수는 훨씬 범인류적인 관점에서의 도덕 윤리를 말했기에(ex: 인간을 사랑하라, 함부로 남을 판단치 말라 등등) 유대교 사제들도 이 점에 관하여 뭐라 반박할 건덕지를 잡지는 못했던 반면 무함마드는 예수와는 달리 훨씬 세속적이고 정치적인 관점, 문자 그대로 '조직화된 종교로써 갖춰야하는 교리 구성 방식'에 대해서 언급하고 다녔기에 천년도 더 이전부터 그런 방면에서는 매우 짜임새있게 조직성을 다져왔던 유대교 사제들이 보기에 무함마드의 저런 설교 방식은 매우 애송이스러운 발언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을 겁니다.

 

여담으로 그래서인지 이미 7세기 경부터 유다이아-팔레스타인 지역에 잔존했던 유대인(세파르딤)들 중 이슬람교에 비판적이던 사람들은 무함마드를 '유대교를 이상한 방식으로 어레인지해서 자기 자신을 사도라고 자칭한 광인'으로 묘사하곤 하였지요. 다만 그럼에도 이슬람교가 그래도 기독교보다는 낫다고 본 유대인들도 꽤 많이 있던 편이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기독교의 삼위일체건, 합성론이건, 단성론이건, 네스토리우스식이건 간에 전부 다신교적 이론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고 예수가 메시아이자 신이라는 사실은 신성모독으로 느껴진 반면 적어도 이슬람의 무함마드는 사도를 자칭했지 신성을 자칭하진 않았으며 이슬람이 말하는 '인간으로써 존재했던 자가 신성을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이라는 기반 이론은 유대교와 일맥상통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유대교 특유의 선민사상과 다소 이슬람에 옹호적이던 이런 태도는 유럽 이주 유대인들이 고리대금업에 많이 연루되었다는 점과 겹쳐서 중세, 근대 유럽 기독교인들의 증오를 차곡차곡 누적치로 얻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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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8-18 15:20:31

거의 공명전에서 설전 3연타로 왕랑이랑 몇명 관광보낸급 ㄷㄷ

OP
1
2020-08-18 15:23:19


2020-08-18 15:21:44

몽키스패너 앞에서 유대교 사제들 입이 떨어지지 않았을 수도....

OP
2020-08-18 15:24:56

대화문 : [힘 7] 뭐라구? 내 알통이 귀를 막고 있어서 잘 안 들리네?

2020-08-18 15:22:16

 

예수님의 설전(물리)

OP
2020-08-18 15:25:39

예수가 오늘날 한국 거대 개신교 교회들 보면 채찍들고 똑같이 할 것 같습니다 ㅋㅋㅋ

2020-08-18 15:29:02

매형이 예전에 엘지TV 아프리카지역 담당이여서.. 이집트에 출장갔다가 기념품으로 

장식용 채찍 사왔는데. 저 그림처럼 여러다발로 있는 것도 있고 하나로 되어 있는것도 있는데 

우리예전 빨랫줄 같은 섬유로 되어 있어서 옷장 바꿀때 옷장에 한번 휘둘러 봤는데 

농 자개 장식이 후두둑 떨어져 나가서 장식용인데도 저 채찍으로 맞으면 살가죽 벗겨지겠다 했었는데 ㅋ

 

물리+아이템 공력력이 합쳐졌으니.. ㅋ

Updated at 2020-08-18 15:23:07

성경기준으로는 유딩때 이미 사제들 썰고다녔으니 단순한 천재가 아니라 신성성 아닐지

OP
2020-08-18 15:26:51

기독교 교리에서는 예수가 신성의 존재이므로 저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데 저는 무신론자이니 신성이니 뭐니 차치하고 그냥 기록 상의 내용들만 믿자면 똑똑한 천재여서 그런게 아닌가 정도로 생각하게 됩니다 ㅋㅋ

2020-08-18 15:24:25

세계 4대 성인 공통점 : 파이터

OP
1
2020-08-18 15:27:34

참전군인 소크라테스, 8척 거한 공자 센세, 무술대회 우승자 싯다르타 ㄷㄷ

Updated at 2020-08-18 15:25:57

이슬람교 국가들 여행할 때 (특히 중동이나 중앙아시아 쪽) 기독교에서 구약성서의 인물들과 관련된 유적들 보면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하긴 이슬람에서도 인정하니까..

OP
2020-08-18 15:29:26

구약의 상당부분과 예수의 공헌 일정 부분은 인정하고 있긴 한지라.. 같은 아브라함계 종교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요. 탈레반이랑 IS 놈들이 훼손한 유적들 생각하면 정말 안타까울 따름

2020-08-18 15:36:26

시리아 ㅜㅜㅜㅜㅜㅜ
다마스쿠스는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수도라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참 슬픕니다..

OP
2020-08-18 15:39:31

최선의 결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러시아와 공조한 시리아 정부군에게 IS가 거의 진압된 상태라 불행 중 다행이기는 합니다. 물론 아직은 시리아 여행은 매우 시기상조이긴 합니다만 저도 언젠가는 다마스쿠스, 알레포 보러 가보고 싶네요. 안티오크도 나름 기독교 성지라면 성지였으니

1
2020-08-18 15:43:51

이것과 관련해서 파괴된 유적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제 유네스코 세계유산 시리즈 글에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뭐 복잡한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OP
2020-08-18 15:51:08

오오 기대하겠습니다 :))

2020-08-18 15:29:03

무신론자 입장에서 신기한 사람들 중 하나죠 ㅋㅋㅋ 비슷한 양반 한분은 잔다르크..

OP
2020-08-18 15:32:04

잔다르크가 아무리 여자의 몸이었다고 하더라도 카페계 왕족이었거나 하다못해 친발루아파 계통 귀족 집안 출신 여식이었으면 그렇게 놀랍진 않았을 겁니다. 평민 여자가 하느님의 계시를 받았고 그 하느님의 의지에 따르면 발루아가 정당한 프랑스 왕조가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봉기해서 수천 수만의 병력을 지휘하게 되었으니 전무후무한 일;

Updated at 2020-08-18 15:41:39

어릴때 성당갔을때랑 훈련소에서 신부님들한테 이것저것 질문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별 이상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시는거 보면 대단하던...

OP
2020-08-18 15:56:54

신부님들 사제 서품 받는 과정보면 대단하더군요 ㄷㄷ 그런 과정 속에서 제대로 공부하고 사색 성찰을 오래도록 하였으니 훌륭한 종교인이 될 수 있는 것일지도..

2020-08-18 15:51:54

바리새인 같은 근본주의 성님들은 틈만 나면 예수님이 대차게 까던 대상인 것 같은데 종교 특성상 박멸 불가능인가 보네요ㅜㅜ

OP
2
Updated at 2020-08-18 16:06:30
사실 당시 '성전 유대교' 기반 하에서 바리사이파는 근본주의가 아니었다는게 특징적입니다. 대충 비유하자면 중도 우파인데 좀 더 우익에 치우친 듯한 그런 느낌의 파벌.. 신앙운동이었달까요?

진짜배기 근본주의자들은 사두가이파였는데 정작 예수는 바리사이파는 엄청나게 지적하고 혼내면서도 사두가이파에게는 광역으로 함께 까는 경우를 제외하면 딱히 지칭해서 일침하거나 하지는 않았었습니다.

어쩌면 공자가 '길 가생이에서 똥을 누는 자는 일말의 부끄러움을 아는 자이니 혼내고 설교해서 교화시킬 수 있지만 길 한복판에서 똥을 누는 자는 도저히 부끄러움도 모르고 남의 말을 듣지 않을 자이니 혼내고 설교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처럼 예수도 바리사이파는 그래도 설교 교화시켜야한다고 생각하고 사두가이파는 그냥 무시해버린 것일지도..

여하간 성전이 로마 제국에게 파괴당하고 유대 디아스포라가 발생한 이후로 성전 유대교는 파멸하였고 따라서 극근본주의이던 사두가이파도 파멸해버렸는데 이로인해 바리사이파가 구 유대교에서 생존한 유일한 파벌로써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오늘날에야 또 분화해서 개혁파, 보수파, 하레딤 등 여러 유대교 파벌로 나뉘어져 있긴 합니다만 그들 모두의 뿌리는 바리사이에게 있지요.


여하간 그래서 오늘날 유대교에서 랍비의 설교가 유대교 성전 제사를 대신하는 위치에 있는 것도 저 성전 파멸에 의한 것이기도 합니다. 원래 같으면 사제 집단인 사두가이파가 성전에서 제사를 주도해야하는데 성전이 터지고 사두가이파가 폭망하면서 랍비로써 설교하는 역할을 하던 바리사이파가 주류가 되어버린지라. 그래서 극강경 보수 유대교인들은 바리사이들의 설교 중심인 현재의 이스라엘은 진정한 메시아의 천년왕국이 아니라서 건국되어서도 안될 나라라고 주장하며 유대인들은 여전히 디아스포라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성전이 재건되고 과거처럼 사두가이파 같은 제사장 집단이 유대교식 제사를 다시 봉헌할 수 있는 체제가 도래해야만 진정한 이스라엘 천년 왕국이라고 믿는 것이지요. 바리사이파는 이에 비하면 굉장히 온건한 집단이기는 합니다ㅋㅋㅋ;
Updated at 2020-08-18 16:09:51

꺼라위키에서 읽은 거긴 하지만
당대 인물들도 나자렛에 예수라는 양반이 있는데 어쩌구저쩌구~ 하는 기록들 남긴 거 보면 신기하더라고요 역사학적으로도 행적이 검증 되는 인물이라는게.. 물론 어디까지나 인간으로서의 예수이지만요

OP
1
2020-08-18 16:17:23

그런 예수를 신의 아들이자 신으로 믿는 사람의 숫자가 예수 사망 시점으로부터 고작 200~300여년 만에 수백만 단위로 늘어난다는게 경이롭기도 합니다. 예수도 예수지만 전파자였던 베드로, 바오로 같은 사도들도 걸물이긴 걸물들인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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