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유게시판
  일정    순위 
매우잡설)사실 스칸디나비아의 민족 분화는
 
18
  994
Updated at 2020-09-23 01:14:49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더 근래에 생긴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적어도 서기 9~10세기까지는 스칸디나비아에서 물론 각 제부족 간의 타자화 경향이 있긴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어떤 뚜렷한 '우리는 노레크(노르웨이)인, 우리는 단마르크(덴마크)인, 우리는 스베아리크(스웨덴)인'과 같은 문화 정체성에서의 민족 분화가 보이지 않으며 '우리는 노스Norse 혹은 노르드Nord'라는 공통적인 범북게르만 정체성에 묶여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그만큼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인구 밀도가 낮았고 고정된 정착 문명의 규모화, 정교화가 발생한 것이 늦었다는 의미인데, 만약 여기서 최초의 스칸디나비아 통합 세력이 등장하고 이와 같은 세력이 범북게르만 집단 전체를 아우르는 통치 체제와 정당성을 확보, 이를 적어도 수세기를 유지하였다면, 마치 중원-화북-강남 전체가 하나의 한족 문화권으로 굳어져버린 것처럼 아마 덴, 노, 스 민족 분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그냥 범북게르만 스칸디나비아인 문화권으로 스칸디나비아 전체의 정체성이 굳어져서 우리는 아마도 그들을 오늘날까지도 '노스인'이라고 불렀을 가능성이 높았을 겁니다.


그러나 전설적인 라그나 로드브록이건, 비요른 아이언사이드(스웨덴의 전설적 시조로 여겨지는)건, 시구르드 스네이크아이(덴마크의 전설적 시조로 여겨지는)건, 하랄 더 페어(노르웨이의 전설적 시조로 여겨지는)건 간에 스칸디나비아 전체를 통합한 노스 군주는 없었으며 오히려 이러한 전설적 군주들의 설화적 존재 자체가 각 지역의 노스 군벌 세력들이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으로 분화할 수 밖에 없는 분립적인 정치-사회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약 10~11세기 즈음에는 확실하게 노스인 전체가 '나는 노레크인, 단마르크인, 스베아리크인'이라는 식의 정체성 분화를 겪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담으로 심지어 한국 세계사 교과서에서조차도 범하고 있는 오류이지만(적어도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그랬던..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노스 = 노르만'의 개념 역시 매우 틀린 개념인데 한국에서는 저러한 노스 바이킹 집단의 흥기와 팽창과 이후 노르만 세력의 잉글랜드, 시칠리아, 그리스 공격을 그냥 뭉뚱그려서 설명하고 있으나 노스와 노르만은 천지차이로 다른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노르만인의 먼 조상이 스칸디나비아 북게르만 노스인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누오르망드'(노르만)의 개념적 정립은 그 노스인들이 오늘날 북프랑스 노르망디에 정착한 이후 서프랑크 귀족 사회에 편입되어 서프랑크인들과 통혼-교류하면서 형성-규정된 것으로 말하자면 '노스 출신 북프랑스인'이라고 표현해도 될만한 집단이라 하겠습니다.

 

이러다보니 노르만인들은 비록 먼 조상들의 뛰어난 항해술을 그대로 유지는 하고 있지만 프랑크인들의 기마전 전술과 언어, 문화적 양식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존재들이었고 거기에 노르만인들이 노스 조상에 대한 계승 의식이 있었다는 기록이나 흔적조차 없으므로 그들의 먼 조상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들이었고 또 그렇게 구분되어야만 하지요. 실제로 유럽에서는 노스와 노르만의 개념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편입니다.

21
Comments
    2020-09-23 01:14:05

    빈란드 사가 생각나네요 ㅎㅎ 재밌게 봤었는데. 아마 그 만화 배경이 딱 말씀하신 9-10세기쯤 아님 쪼금 뒤였던듯..

    OP
    2020-09-23 01:18:02

    본 적은 없지만 주워 듣기로 10~11세기의 아이슬란드 노스인이던 토르핀인가 하는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한 만화라고 들었습니다

    2020-09-23 01:23:36

    네, 많은하나님은 역사 지식이 많으시니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지.. 일본 작가 작품인데 고증도 나름 잘 된 거라고 하더라구요.
    결말이 기억 안나서 찾아보니 아직 완결 안된거 같군요 ㄷㄷ 제가 본 마지막 부분은 북유럽에서 무려 비잔틴까지 항해를 시작하는 내용이었던듯..

    OP
    1
    Updated at 2020-09-23 01:29:53
    북유럽에서 동로마까지의 항해는 헤스테인이나 아스콜드-뒤레를 연상케 하네요. 아마도 거기서 착안한 스토리가 아닐런지..

    여담으로 오늘날의 프랑스 낭트 땅을 공격해서 점령한 바이킹 군주 헤스테인은 다른 노스 사람들과는 달리 서프랑크 왕에게 충성하며 노르만화하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노스 바이킹으로써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히스파니아의 후우마이야 왕조를 공격한다던가 일설에 의하면 동로마까지 공격했다는 설화에 가까운 설들이 있는 인물이고 아스콜드-뒤레는 노스 바이킹 출신으로 키예프 방면 슬라브 부족들의 추대로 왕위에 올라 이후 강을 타고 동로마 영역으로 진입해서 동로마를 약탈했다는 역시나 전설에 가까운 설화가 있는 인물들.. 동로마가 노스인들에게는 일종의 아름다운 최종목표로 느껴진 걸까요 ㅋㅋ
     
    다만 아스콜드-뒤레는 어느 순간 그의 세력도 그렇고 존재 자체가 궤멸적으로 사라졌고, 헤스테인의 낭트 바이킹 집단도 몇 세대 지나지 않아 토착 브르타뉴 제후들의 공격으로 멸망하고 만 것으로 추정됩니다.
    1
    2020-09-23 01:34:22

    킹무위키 보니까 말씀하신 발트해 내륙 루트가 맞는거 같아요 ㅋㅋ 서유럽 빙 돌아서 가는 루트가 아니라 그쪽으로 갔다는듯...
    사실 지금도 북유럽, 더 넓게는 북독일에서 영국인들까지도 따뜻하고 풍요로운(?) 남유럽 휴가에 대한 로망이 넘치는데 그 옛날엔 더 했겠죠 ㅎㅎ

    1
    2020-09-23 01:14:59

    많은 하나님은 모르는 역사가 없으신 것처럼 보입니다. ㄷㄷㄷ

    OP
    2020-09-23 01:19:15

    다루는거야 제가 취미삼아 이것저것 건드리다보니 많이 다루는 것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제가 모르는 것 천지라서.. 그야말로 딜레당트 수준이라 하겠습니다;

    2
    Updated at 2020-09-23 01:28:57

    크누트 대왕이 무력으로 덴마크-노르웨이-잉글랜드와 스웨덴 일부를 지배했지만 스웨덴 전역에 대한 통치권을 행사한건 아니었고 스웨덴도 바사 왕조는 되어서야 스웨덴 전역에 대한 통치권을 제대로 확립했죠.

    칼마르 연합은 사실 연합이라 하기도 뭐한게 마르그레테 여왕을 스웨덴이 추대하기는 했지만 정작 후계자인 포메른의 에리크는 스웨덴에서 일어난 항쟁이 원인이 되어 3국에서 연달아 폐위당했고 이후 왕위에 오른 크리스토페르 3세, 크리스티안 1세, 한스 모두 스웨덴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죠. 결국 크리스티안 2세가 스톡홀름 대학살을 일으키며 무력지배를 시도했지만 구스타브 바사의 활약 덕분에 크리스티안 2세만 덴마크-노르웨이 왕위에서 연달아 폐위되고 프레데리크 1세가 덴마크 왕위에 오르면서 스웨덴과 덴마크-노르웨이는 완전히 결별하고 지금까지 온거니까요.

    OP
    Updated at 2020-09-23 01:22:27
    실제로 그나마 노스 통합체 구상을 약간이나마라도 실행에 옮긴 것은 크누트 대왕이 거의 유일하지 않았나 싶네요. 마르그레테의 칼마르 연합은 말씀하신대로의 한계점도 있고 그냥 오-헝의 케이스보다는 상호 간에 좀 더 가까운 정도의 동군연합체 연합 왕국의 성격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미 분화가 될만큼 된 시점 이후의 일이니
     
    사실 이 때문인건지 덴마크 극우민족주의자들은 크누트 대왕을 본받아서 덴마크인을 중심으로하는 대 노스 연방을 설립하자는 주장을 한다고 들었습니다ㅋㅋ
    2020-09-23 01:25:04

    스웨덴은 칼 12세를 추앙하면서 발트 제국 부활을 부르짖는 극우주의자들이 있는데 덴마크는 크누트 대왕을 추앙하는 극우주의자들이 있나보군요. 이래저래 피곤하네요

    OP
    2020-09-23 01:28:55

    노르웨이도 찾아보면 뭐 있지 않을까 싶긴 한데 확실친 않네요 ㅋㅋㅋ 확실히 북구 역사에서 덴마크, 스웨덴의 비중에 비하면 노르웨이는 다소 쩌리 인상이 강하긴 한 듯..;

    Updated at 2020-09-23 01:29:55

    본인들이 바이킹의 원조라고 홍보하고 다닌다는 썰을 듣기는 했는데 확실하지는 않네요

    2020-09-23 01:29:58

    덴마크가 스웨덴 니네한테 술 안 팔아!라고 하면 스웨덴이 굴복할 듯 ㅋㅋ

    1
    2020-09-23 01:31:33

    그러면 아마 라트비아 리가까지 원정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톡홀름에서 리가까지 가는 페리도 있고 저가항공으로 1시간 남짓이면 당도하죠 ㅎㅎ

    2020-09-23 04:47:25

    크누트는 대왕이면서 왜 암살을 통합시킬수 있지않았을까 싶은디

    OP
    2020-09-23 13:58:52

    크누트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죽긴 했는데 암살설은 잘 모르겠네요. 로마로의 성지 순례를 대략 두어 차례한 직후에 얼마 안 가서 죽었는데 성지 순례하다가 과로한 것일지도..

    2020-09-23 14:29:30

    성당에 암살당한 흔적있는 시신안치되있다고 들었는데 썰이었군욛ㄷ
    빈란드사가는 보심을 ㅊㅊ

    2020-09-23 07:55:47

    여담으로 심지어 한국 세계사 교과서에서조차도 범하고 있는 오류이지만


    저에게는 먼나라 이웃나라가 알려준 수많은 잘못된 지식 중 하나로군요

    OP
    1
    2020-09-23 14:03:25
    사실 노르만을 노스와 거의 일치시켜 설명하는 행위는 비단 이원복 교수만의 잘못은 아니고 한국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오류라서 그러려니 하기는 합니다ㅋㅋ 노스와 노르만을 동아시아로 비유하자면 '일본인'과 '일본인 혈통을 어느정도 물려받았지만 한국 문화에 동화되어 스스로를 어느정도 한국인이라고 여기는 경상도인' 정도의 차이라고 할수 있겠는데 옛 동아시아 특유의 배타적 민족주의 대중사관으로는 이걸 설명하기 꽤나 껄그러운 면도 있고 해서 그냥 노스 = 노르만으로 퉁치고 넘어가다보니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아일랜드에 롱보트타고 상륙한 노스 바이킹들을 노르만이라고 적어놓는 만행도 학습서는 물론 교육 강의서에서조차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되었지요.
    2020-09-23 08:40:00

    같은 정체성이 있을줄 알았는데 ㄷㄷ

    OP
    2020-09-23 14:04:50

    노스, 노르만에 관한 것이라면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깊게 새겨진 오류라서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ㅋㅋ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