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잠입, n번방 세상에 알린 2인의 女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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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폭로한 ‘추적단 불꽃(이하 불꽃)’을 22일 만났다. 20대 중반 여성인 이들은 대학 선후배 사이. 얼굴도 나이도 이름도 공개하지 않는 이들은 ‘단’과 ‘불’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한다. 이들의 n번방 추적기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이봄)가 24일 출간된다.
취재가 진행될수록 정신적 스트레스도 커졌다. 취재기가 공모에서 입상해 실명이 적힌 기사가 n번방에 공유됐을 때 공포는 극에 달했다.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두려움보다 분노가 힘이 셌다. n번방에서 ‘지인 능욕’이라며 아는 여자 얼굴을 나체 사진과 합성해 희롱하며 신상을 공개하는 일이 유행했다. 불꽃은 피해자를 찾아내 이 사실을 알렸다. 피해자들도 적극 협조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인스타그램 사진 정보 공개 설정 범위를 좁혀가다 친구 중 한 명만 볼 수 있도록 설정한 사진이 n번방에 올라왔을 때, 중학교 동창인 ‘그놈’을 경찰에 신고했다. 학생들이 여교사를 능욕하며 즐기는 ‘선생님방’ 피해자를 찾을 땐 교사 지인을 총동원했다. ‘불’은 “엄마가 교사라 분노가 더 컸다”고 했다.
불꽃의 추격전은 지난 3월 ‘박사’ 조주빈이 취재 8개월 만에 경찰에게 붙잡히고, 5월 ‘갓갓’ 문형욱이 검거되며 정점에 올랐다. 불꽃은 “기분이 진짜 좋았지만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고 했다. “몇 백, 몇 만 명으로 불어난 가해자가 여전히 활동 중이란 사실이 씁쓸했어요.”
법원과 검찰의 ‘솜방망이 처벌’에도 절망했다. n번방에서 아동 성 착취물 공유를 일삼던 ‘켈리’가 붙잡혔을 때,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범행을 자백한 점이 감안돼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분노한 불꽃은 그의 범죄 행각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고, 검찰은 결국 켈리를 추가 기소했다. 불꽃은 “대한민국에서 디지털 성범죄 처벌이 얼마나 미약한지 가해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n번방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판결을 먹고 자란 것”이라고 했다.
요즘 ‘불꽃’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대한 강연에 힘을 쏟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범죄 취재도 시작했다. 경찰 외엔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었던 끔찍한 사건, 그렇지만 둘이라 힘이 되었다고 했다. “저 아이가 이만큼 일해서 이만큼의 사람을 도왔다면 나도 그만큼 해서 도와야겠다 생각했죠. 그렇게 1년간 함께 성장했어요.” 독일 철학자 해나 아렌트는 악(惡)의 평범성을 말했지만. 이들은 선(善)이 평범하다 여긴다. 세간은 이들을 ‘전사(戰士)’라 부르지만 이들은 “평범한 취준생일 뿐"이라고 했다. “우리가 n번방을 추적한 것처럼, 다른 분들도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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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별개로
현타가 이제 완전 다른 의미로 쓰이네요 ㅋㅋㅋㅋ
현실 자각 타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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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