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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 것 같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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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8-23 22:23:17

3달 간 몸 담았던 마트에서 나왔습니다. 판촉 알바였습니다. 대부분 여사님들이었지만 또래들도 있고 나름 재밌게 했었네요.

특히 인생 중 역대급으로 힘들었던 이번 여름 그 시즌과 맞물려 이 일을 시작했었습니다. 아무튼 정신적으로 맛탱이 간 상태였는데 그래도 웃는 낯으로 인사하는 게 패시브고 친절하게 대하는 게 제가 가진 작은 재능이기에 주위 여사님들의 사소한 도움을 받아오며 잘 지냈더랬쥬..

오늘 마지막이라고 하니 한 분 한 분 하루 종일 제 물건 쪽으로 오셔서 아쉽다고 섭섭하다고 토로하시는데 뭔가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고 지내진 않았구나 싶어서 기분이가 좋았읍니다..더 크게 잘 되서 마트 들러서 자기 물건 좀 많이 사가라는 분도 계시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퇴근하려고 옷 갈아입고 매장 한바퀴 돌며 인사드리는데 여사님들이 오셔서 선물이라고 작은 과자 박스를 주시더라구요.

열어보니 본인들이 파는 것들 주섬주섬 넣은 선물상자 ㅎㅎㅎ 유산균 요쿠르트부터 시작해서 사탕 간장 양념소스 덧신 양말 물티슈 등등 온갖 물건들이 질서없이 담겨있더라구요.

아주 사소한 에피소드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의미있는 사람이었다는 게 뿌듯했읍니다..외로움 안 타는 성격이라 잘 몰랐는데 누군가의 지지나 유대는 항상 사람을 전진시키는 것 같습니다. 빠이팅 넘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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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10-17 18:52:26

잘살아오셨네요 ㄷㄷ본받아야겠습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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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7 18:52:57

일하는 사람들한테 이렇게 인기있기 쉽지 않은데 스키너님은 진짜 좋으신 분 같네요.

 

저는 좀 시니컬해서 그런지 친한 사람이 몇 없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분들 부럽습니다. 

OP
2020-10-17 19:02:01

일터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둥글둥글한 성격이라 두루두루 잘 지냈던 것 뿐이고, 이 둥글둥글한 성격의 단점을 나열하자면 한 사흘 밤을 꼬박 떠들어야할 겁니다

2020-10-17 18:55:15

 잠깐이지만 너무 잘 다니셨던것 같아요. 함께 하신분들이 이렇게 선물을 챙겨주시다니 스키너님이 얼마나 좋은분인지 알수 있는것 같습니다. 앞으로 하시는 일도 승승장구 하실수 있을것 같아요. 화이팅

OP
2020-10-17 19:02:56

강선생님 응원 늘 감사합니다. 선물상자 끌어안고 마트 흡연장에서 혼자 담배 태우다가 울 뻔한 건 안 비밀 ㄷㄷ

2020-10-17 18:58:56

이 글을 보고 제가 떠날 때 저를 아쉬워했던 사람들을 떠올려 보니 전역할 때가 생각나네요 ㅠ

OP
2020-10-17 19:04:08

군대에서 선임 떠나는 거 대놓고 아쉬워하는 건 정말 보기 힘든 것 같은데 죠시녜님께서 선임병된 이후 얼마나 잘 하셨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군요

2020-10-17 19:20:04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항상 무탈하세요

2020-10-17 23:49:31

장면 장면 떠오르는 드라마같은 이야기네요.

화이팅입니다.

2020-10-18 14:42:29

저도 1개월 이상 중장기간 아르바이트 몇번 경험이 있는데 그 정도로 배웅받지는 못했었는데.. 정말 친절하고 따뜻한 분이신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시든 꼭 잘되실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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