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잡설)개인적으로 보면 로마 공화정 말기 원로원-기득권층이 웃긴게
물론 사회 현상과 그 흐름의 방향성을 고려하면 로마가 전제 군주가 지배하는 체제로 나아가는 것은 어쩔 수없었다고 보는 편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이사르-아우구스투스의 때에 그렇게나 급격한 전환이 이루어질 정도로 원로원, 로마식 공화제가 기초가 없는 체제는 아니었단 말이지요.
당장 카이사르조차도 정말 최후의 최후에 가서 경쟁자란 경쟁자 싸그리 무너진 이후에야 원로원을 찍어누를 수 있었지 그 이전에는 제 아무리 역대급 최연소 출세 가도였네 역대급 정치 유망주네 해봤자 원로원과 기득권층에 단독으로 맞서기에는 역부족인 모습만 보였고 심지어는 갈리아 원정 성공 이후에조차도 원로원에서 정치적 압박 들어오니까 먼저 한 발 물러서서 절충안 제안할 정도로 원로원과 기득권층들한테 머리 좀 숙여주는 편이었습니다. 그렇게 안하고 강경하게 맞서면 상대가 안되리라는 것을 카이사르 스스로 인지했다는 것이죠.
카이사르의 갈리아 원정 성공 직후 시점보다도 더 대단한 명망과 위세, 군사력을 손에 쥐고 있었던 시점의 폼페이우스(지중해 전체 총괄 관할권을 쥐고 [지중해의 모든 해적을 한방에 소탕] + 폰투스 정벌전 성공 직후 시점)조차도 원로원이 "저 놈이 '루비콘'해버리면 어떡하지? ㄷㄷ"(루비콘은 훗날의 일이긴 합니다만 여튼)하는 걱정을 했을 정도의 위세를 보유했었음에도 알아서 군대 해산하고 적당한 선의 요구만 하며 복귀할 정도로 로마 원로원과 옵티마테스 기득권층의 위세는 정말 막강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로 절충안을 제안하며 굽혀주면 이에 맞춰서 적당히 콩고물 떨궈줄건 떨궈주고 했어야 자기네들 명줄도 오래가는 법인데 그냥 상대방들이 먼저 굽히니까 대충 상대방을 마냥 호구로 보고 거의 말도 안되는 딜을 협박에 가깝게 넣질 않나 아주 정치적으로 개판을 쳐댔는데 이러니 카이사르, 폼페이우스가 일종의 대안책으로써 기사, 상인 계층을 대변하는 크라수스와 손을 잡은 것이고, 변화한 로마의 군제 시스템 속에서 군단병들을 사실상 사병화하는게 가능했던 당시 로마 지휘관들로써 지니는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이 이 선택 덕에 따따블이 되었으니 이를 기반으로 정계에서도 서로 밀고 당겨주기해서 급격하게 원로원의 페이를 빼앗아내는데 성공했지요.
원로원 기득권층들이 말만 번지르르한 작자들이 아니라 나름대로 견식있는 정치꾼들이었다면 여기서 폼페이우스, 카이사르 같은 명망 높은 자들을 서로 계속 이간질로 공작하면서 적당히 그들이 한발 물러서면서 절충안으로 요구하는 소소한 것들은 들어주고 하면서 공화정 체제를 훨씬 오랜기간 유지할 수 있었을 겁니다. 최소한 카이사르-아우구스투스 대에 원수정 전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
그냥 무조건 '쟤네들 호구네?ㅋ 니들 요구는 일.절.거.부' 이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 양반들이 아무리 제각기의 전문 분야(행정이라던가 문학이라던가 사법이라던가)에서는 뛰어난 사람들이었다고 해도 공화정을 위한 장기적인 견식이 있다고는 보이지 않을 따름. 하기사 뭐 그 정도로 견식이 있었으면 한참 옛날에 그 그라쿠스 형제를 그렇게 없애버리지도 않았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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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일절거부는 유구한 전통이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