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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주식이든 집이든 올해는 결판을 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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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14 00:09:22

두서없는 이야기입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2017년 겨울, 대구 촌놈이 직장 구한다고 아무 연고없는 오송 촌구석에 자리잡은지 만 3년. 햇수로는 이제 4년째입니다. 

 

그동안 일 적응하랴, 오송에 적응하랴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고, 특히 작년에는 코로나때문에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방대본 갔다오기도 하고, 검역소랑 격리시설 파견도 갔다오고, 파견으로 빈 인력들 일 커버하느라 이중고에 그렇게 보내다보니 2020년이 지나가버렸고 달력을 보니 어느덧 2021년이 되어있네요.

 

제가 올해로 34입니다. 

딱히 나이를 의식하거나 하지 않지만 이제 30대 중반으로 들어서는 나이에 내가 가진게 뭐가 있을까 계속 그런 고민을 했어요. 그리고 그 결과물이 뭘 하나 확실히 결정하지도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그런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사실 이 직장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검색했던게 집값이었습니다. 4년째 변동없는 가격 2억 초반대의 아파트 가격을 보고 지금은 오피스텔에 살지만 돈 모으고 하면 언젠가는 집 사겠다 싶었죠. 

 

공부만 하던 대학원생 출신이 자산 증식을 뭘 알겠어요. 그냥 우직하게 안쓰고 아끼고 돈 모으면 적금넣고 그랬죠. 밥은 무조건 회사 식당이었고.. 차는 안사고 그냥 걸어다녔죠. 그렇게 3년간 모아서 1억 조금 넘게 모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생활 반경도 좁아지고, 할 것도 없고 그렇게 약간은 우중충한 생활을 보내면서 버텼죠.  

 

작년 12월이 여태껏 모은 적금 만기일이라서, 그때 승부를 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우중충한 생활 조금만 더 버티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버틴것도 있어요. 살면서 한번도 빚쟁이가 되어본적이 없어서 거부감이 들긴 했지만 '대충 계산으로 1억 정도 대출받으면 집 살 수 있겠다.' '그럼 월 상환분 얼마로 잡아야하지' 이런 생각을 하던 찰나. 11월 중순부터 역대급 상승이 시작되더라구요. 그때부터 저도 살짝 멘붕에 빠졌습니다.

 

당시 회사에서 인원 40%정도가 끌려가서 연말에 과제평가 받고, 용역준거 처리해야하는데 그거 빵구 안나게 메꾸고, 그러면서 워낙 바뻐서 제대로 체크를 못한 탓도 있습니다만... 언젠가 한번 집값을 확인했는데 3억 5000이 찍혀있더라구요. 

 

처음에는 잘못봤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진짜였네요.

 

지금생각하면 차라리 그때라도 바로 샀었어야 하는데, 정작 그때는 패닉상태라서 조금 있으면 다시 내려가겠지 싶어서 회사일부터 처리하고.. 그리고 12월이 되고.... 11월이 그냥 커피면, 12월은 TOP였습니다.


지금은 호가 기준 5억을 부르더라구요.

제가 반년만 일찍 타이밍을 잡았다면.. 아니 차라리 올라갈때 빠르게 대출받고 샀다면.. 

연말에 일 다 끝내고 머릿속에 그런 생각밖에 안들덥니다. 

 

1억 대출로 덜덜 떨면서 해야했는데 지금은 3억 땡겨야 겨우 겨우 집 살 수 있을 정도..

그런데 그건 도저히 못할거 같아서 그냥 지켜보고 있는 상태로 한해를 넘겼네요.

 

뭐랄까 저한테 있어서 집은 목표이기도 했지만, 일단 이거부터 해결하고 다른건 시작하자라는 시작점이기도 했습니다. 

일단은 집, 그리고 그다음에는 차, 그리고 Maybe 연애까지? 

 

주변에 동료 선배들이 말씀하시더라구요. 다들 원룸 오피스텔 살다가 임대아파트 들어가고 그러면서 차차 올라가니깐, 차부터 사라고. 그런데 저는 그러기 싫었어요. 돈을 못 모을거 같아서..

그런데 지금 와서는 차도 못샀고, 집도 없고, 차가 없다보니 인근 청주나 세종쪽에서 열리는 동호회 같은것도 참가 못하고.. 그렇게 답보, 미결정 상태로 올해까지 왔습니다.

혹시라도 봄쯤 매물이 나올까봐 적금도 다시 못넣고, 해제된 채로 저축 통장에 모셔두고 있네요.

 

요즘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주린이들이 워낙 많이 뛰어든다는 돈복사가 된다는 주식 시장이 눈길이 가긴 하는데, 미련을 못버리고.. 혹시 몰라서 이 돈을 안쓰고 그냥 가지고 있네요 ㅋ

 

아직까지도 뭐가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집 사고 싶다고 해도, 저 혼자 사는데 33평 이런 아파트에서 집 산다고 뭔가 획기적으로 바뀔거 같진 않고 청소만 힘들거 같으면서도.. 그래도 뭔가 집을 사고는 싶고. 이대로 기약없이 보내는건 너무 저 개인에게도 힘빠지는 이야기라서, 올해는 빚쟁이가 되어서 집을 사든, 그냥 차사고 남은 돈으로 ETF몰빵을 하든 뭘 하긴 해야겠습니다. 

 

뭔가 단념을 하든, 아니면 지르든.. 한쪽으로 결심을 해야지 앞으로 나갈 수 있을거 같네요.

인간이 너무 구식인가..ㅠㅠ

 

두서없는 푸념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모두들 올 한해 화이팅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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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1-01-14 00:06:54

응원합니다 형님

OP
2021-01-14 00:08:00

ㄷㄷㄷ 감사합니다. 릅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1
2021-01-14 00:15:19

화이팅..ㅠ ㅠ 쉽지 않네요 정말

OP
2021-01-14 00:18:59

세상살이 쉽지 않다는걸 느끼고 있습니다 ㅠㅠ 

학위따기전까지는, 학위 어떻게 따냐, 그리고 직장 어떻게 구하냐가 인생의 전부였는데,

정작 직장 구하고 돈벌고 사회인 되니깐, 이게 얼마나 힘든건지 알겠네요 ㅠㅠ

 

1
Updated at 2021-01-14 00:27:19

같은 나이대인데 전 억이아니라 천이네여..ㅠㅠ

요즘 주식하는데 돈이 돈을 번다는걸 확실하게 깨우치고 삶을 반성 중 ㅠㅠ

돈 돔 생기면 국내장 말고 미국 애플 디즈니랑 etf에 다 넣으려고 합니다.

OP
2021-01-14 00:28:12

집안에서 주식 같은 투자를 극혐하는 분위기라서 저도 자연스럽게 주식은 눈길 닿는게 아니란 생각이었는데, 

최근들어서 급격하게...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오는데 저 열심히 한거 같은데, 코인이든 주식이든, 집값이든 뭔가.. 이상해요 ㅠㅠ

1
2021-01-14 00:29:38

저도 그 생각때문에 집값이 더올라갈거라고 생각되도 선뜻 못들어가고 있네요, 하.. . 몇달전에만 샀어도 몇억차인데.. 내가 이돈 모으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라는 생각

OP
2021-01-14 00:30:59

저도 딱 그생각 들더라구요 ㅠㅠ 

진짜.. 이렇게 모은다고 진짜 나 열심히 한거 같은데.. ㅠㅠㅠㅠㅠ

1
2021-01-14 00:33:37

결혼해서 맞벌이하면서 대출끌어모아 최대한 빠른시일내 집을 사는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싱글이 대출받아 집사고 대출금 상환까지하는거 빡세요. 근데 집값은 앞으로 더 오를거예요 그게 젤 문제...

OP
Updated at 2021-01-14 00:42:19

결혼 ㅠㅠ  첫 단어부터가 힘듭니다 형님..

 

약간 뫼비우스의 꼬리 같은게, 모임 같은걸 위해서는 차가 필요하고, 그런데 전 집 사기 전에는 차 살 생각이 없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모임도 포기.. 코스였습니다. 요즘은 코로나때문에 전부 다 캔슬이긴하네요. 

1
2021-01-14 01:36:46

주식경험과 본인의 투자철학, 기준 있는거 아니면 아무래도 부동산이...
근데 오송도 많이 올랐군요 청주쪽 조금 잡힌다고 들었던거 같은데요ㅠㅠ

1
Updated at 2021-01-14 02:05:40

미래에 대한 준비는 오송갔을때 부터 시작했어야 늦지 않았을거라 봅니다.생각이 아니라 실천을요.
저도 연고도 없는 의정부에 올라와서 1년만에 공공임대아파트 청약했고 당첨되고 적금만기 된돈으로 계약금 넣고 2년만에 입주후 30평대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습니다 이거 분양받으면 제 아파트가 되는거죠
돈에 대한 준비는 길게 5년은 생각하고 계획해야되고 대출,금리,자격,부동산,정부정책이런거 계속 공부해야합니다.
적금같은 경우 저는 2-3개 동시에 운영하면서 1년,3년 만기시 금액마저 생각하고 투자했습니다
자신의 고정수입을 알기에 확실한 계획를 짤수있으니깐요
저는 지금 20년후 은퇴를 생각하고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많은시간을 퇴직연금과 주식,재테크에 쏟아내고 있구요

먼가 상황이 저랑 비슷하신거 같아서 댓글이 길어졌네요
아직 늦은것도 아니고 1억이라는 시드가 있는이상 집도 충분히 구하고 미래계획은 충분히 이루실거라 봅니다
아 그리고 저도 대구촌놈이 의정부 올라갔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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