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발언에 대한 제 생각
며칠 전에 꽤 길게 다른 회원분과 '착짱죽짱' 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논쟁을 했는데, 그 일 전후로 세랴에서도 이런 저런 혐오 표현이 자주 보여서 복잡한 마음입니다.
비단 세랴뿐만이 아니고 제가 다니는 학교 에브리타임 글만 봐도 저런 단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심지어 저희 학교는 재학생 중국인 비중이 국내 1위입니다, 통용되는걸 보면서 심각성을 느낍니다.
어떤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의 가장 큰 무서운 점은 공격 대상에 대한 집단화, 즉 이러한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산발되는 분노를 한 지점으로 모으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홍콩 등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분노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최근에 시끄러웠던 문화유산 뺏기나 동북공정이며, 왜 중국의 잘못이 아니겠습니까. 근데 그 분노는 중국 공산당을 향하는게 맞지 않나요?
누군가는 중국인에 대한 개인의 경험, 혹은 인터넷이나 미디어에 비춰지는 모습을 통해 얻은 분노일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그 집단을 향한 분노, 그 시작이 되는 혐오발언이 정당화되는 이유가 될 수 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불과 며칠 전 미국에선 아시안을 향한 혐오 범죄가 일어났고, 거기에 분노했습니다. 전 이런 혐오범죄가 만연한 혐오 감정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인 막말과 행보가 이러한 감정을 부추겼을거라고 생각해요.
집단을 향한 혐오는 대상이 명확하지만 불분명합니다. 정확히 어떤 누군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냥 그 집단에 속한 아무나여도 상관 없습니다. 짱깨, 꼴페미, 한남, 틀딱, 잼민이 다 특별히 정해진 누군가를 지칭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냥 그 속성에 들어맞는 어떤 누구여도 상관 없습니다. 공격은 쉽고 간단하고 그러한 사회 분위기가 계속되면 언제 행동으로 옮겨질 지 아무도 모르죠.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인은 몰라도 약자나 특정 집단에 대한 헤이팅 범죄는 계속 일어나고 있고요.
멀게나 칼게에 쿨타임 돌 때마다 올라오는 남미 선수들의 눈 찢는 제스쳐가 있는데, 거기에 분노하신다면 이러한 혐오 표현도 자제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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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말씀이네요. 고운말 쓰기 표어에 '고운말 안 쓰는 XX, 개XX'라고 냈다는 우스개가 떠오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