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유게시판
  일정    순위 

혐오 발언에 대한 제 생각

 
38
  1687
2021-04-08 17:44:54

며칠 전에 꽤 길게 다른 회원분과 '착짱죽짱' 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논쟁을 했는데, 그 일 전후로 세랴에서도 이런 저런 혐오 표현이 자주 보여서 복잡한 마음입니다.  


비단 세랴뿐만이 아니고 제가 다니는 학교 에브리타임 글만 봐도 저런 단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심지어 저희 학교는 재학생 중국인 비중이 국내 1위입니다, 통용되는걸 보면서 심각성을 느낍니다.


어떤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의 가장 큰 무서운 점은 공격 대상에 대한 집단화, 즉 이러한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산발되는 분노를 한 지점으로 모으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홍콩 등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분노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최근에 시끄러웠던 문화유산 뺏기나 동북공정이며, 왜 중국의 잘못이 아니겠습니까. 근데 그 분노는 중국 공산당을 향하는게 맞지 않나요? 


누군가는 중국인에 대한 개인의 경험, 혹은 인터넷이나 미디어에 비춰지는 모습을 통해 얻은 분노일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그 집단을 향한 분노, 그 시작이 되는 혐오발언이 정당화되는 이유가 될 수 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불과 며칠 전 미국에선 아시안을 향한 혐오 범죄가 일어났고, 거기에 분노했습니다. 전 이런 혐오범죄가 만연한 혐오 감정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인 막말과 행보가 이러한 감정을 부추겼을거라고 생각해요. 


집단을 향한 혐오는 대상이 명확하지만 불분명합니다. 정확히 어떤 누군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냥 그 집단에 속한 아무나여도 상관 없습니다. 짱깨, 꼴페미, 한남, 틀딱, 잼민이 다 특별히 정해진 누군가를 지칭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냥 그 속성에 들어맞는 어떤 누구여도 상관 없습니다. 공격은 쉽고 간단하고 그러한 사회 분위기가 계속되면 언제 행동으로 옮겨질 지 아무도 모르죠.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인은 몰라도 약자나 특정 집단에 대한 헤이팅 범죄는 계속 일어나고 있고요. 


멀게나 칼게에 쿨타임 돌 때마다 올라오는 남미 선수들의 눈 찢는 제스쳐가 있는데, 거기에 분노하신다면 이러한 혐오 표현도 자제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39
Comments
2
2021-04-08 17:50:05

공감하는 말씀이네요. 고운말 쓰기 표어에 '고운말 안 쓰는 XX, 개XX'라고 냈다는 우스개가 떠오르더라고요..

3
Updated at 2021-04-08 18:05:18

관련한 글에서 다름 세랴 회원분께서 남겨주신 댓글이 개인적으로 참 와닿았습니다.

중국이 혐오스러우니까 중국인 다 죽으라고 말할거면 서양인들이 동양인 혐오해서 폭행하고 다 죽으라고 하는 것도 동양인으로서 받아들여야한다는 말씀이요.

그리고 이 논리는 비단 중국 이슈에서만이 아니라 온갖 다른 혐오 표현에도 그대로 대응되고, 자기가 속한 집단으로 돌아보면 뭐가 문제인지 바로 체감이 되죠.

내가 당하는 일반화와 혐오, 혐오 표현에는 분노하면서 왜 내가 행하는 것에는 아무렇지 않아할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당장 저부터 많이 부끄럽고 반성하게 되구요.

OP
2021-04-08 18:01:06

저도 이런 글을 썼지만 반성할 때가 많습니다. 이 문제는 자기검열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언급해주신 글처럼 내가 속한 집단, 나를 대입해서 많은 분들이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5
2021-04-08 17:51:50

허버허버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왜들 그렇게 자기들이 쓰는 표현에는 관대하나 싶은 요즘이네요.

6
Updated at 2021-04-08 17:54:16

자제하라고 하면 일부러 더 하는 위악을 보여주는 인간들도 있는게 아이러니...

8
2021-04-08 17:54:00

좋은 글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구 욕한답시고 정신병, 장애인 드립하거나 그런 발언 사이다라고 동조하는 분들도 제발 좀.. 그게 저열한 표현인 줄 알면서 화풀이로 쓰는 것도 아니고, 쓰는 본인은 괜찮은 사람인 줄 아는 게 문제 ㅠㅠ 충분히 설명을 해도 보란듯이 또 그러고 있던데 입이 써요.

OP
1
2021-04-08 18:03:09

댓글에 언급하신 내용이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된 글 같은데, 그런 표현이 정당화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1
2021-04-08 17:54:16

저도 공감합니다.
혐오단어 혹은 발언이 특정한 대상만이 아니라 속해있는 불특정 다수한테 까지도 상처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종, 계층, 성별, 종교, 직업 등 속해있는 사람들이 전부 그런것 처럼 생각하면서 혐오 발언을 하는건 아니겠지만 듣고 보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엄청난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까요

OP
2021-04-08 18:04:42

말을 듣는 당사자가 나라면 어떨까 라고만 생각해도 달라질 수 있는 문제겠죠. 그런 분들이 당장 내가 그런 이유없는 혐오를 받는다면 내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7
2021-04-08 17:54:16

다른 것보다 늘 자기를 의심해야 함.
내가 하는 말들이 정당한가, 이런 말을 써도 되는 걸까와 같은 고민들.

OP
1
2021-04-08 18:03:36

정확한 말씀입니다.

4
2021-04-08 18:03:49

안타까운 건 이런 좋은 글들이 분명 세랴에 올라오고 있는데도

정작 봐야 할 사람들은 안 본다는 거.....

2
Updated at 2021-04-08 18:36:24

1. 본인이 하는 표현이 문제라고 인식조차 못해서 '혐오표현 쓰지 말자'는 글은 보지도 않는 경우
2. 원래 그런 인성을 가진 사람이어서, 혐오표현 하지 말라고 지적하면 어깃장 놓으려고 정당화 하거나 더 하는 경우

대개 이 두 가지 반응인 것 같습니다...
이쯤 되니 혐오표현에 대해 지적하면 사과하는 분들께는 화도 안 나요 ㅠㅠㅋㅋ

2021-04-08 18:04:42

맞아요 저도 공감하고 스스로도 늘 경계하는 부분이네요.

뜬금없는데 혹시 사진...톰 요크옹인가요...? 

OP
2021-04-08 18:05:22

제 기억엔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었던것 같은데, 좀 오래되서 기억이 잘 안나네요 :) 아닐수도 있습니다

1
2021-04-08 18:07:54

끼어들자면 톰 요크의 1994년 라이브 당시의 모습입니다.
지금은 도인이 됐지만 이때는 커트 코베인하고 헷갈릴 정도로 풍성하고 잘생기던 시절...

OP
2021-04-08 18:10:06

저 아카이브 계정도 헷갈렸나보네요 ㅋㅋㅋㅋ 찾아보니 커트 코베인이라고 올라와있습니다

2021-04-08 18:12:36

근데 뭔가 커트 코베인 스러운... 뭐랄까 지저분함? 이 없어서 커트코베인같진않아 보이긴 하네요 ㅋㅋ

OP
2021-04-08 18:15:05

그 특유의 묘한 지저분함 무슨 말씀인지 알거같습니다 ㅎㅎ

2021-04-08 18:13:51

1994년 글래스톤베리 라이브 때의 모습인데 톰 요크 답지않은 흩날리는 장발에 수려한 외모라서 충분히 헷갈릴만하다 생각합니다ㅋㅋ
이 공연 라이브 앨범도 있는데 좋은ㅎㅎ

OP
2021-04-08 18:15:23

한번 찾아들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2
Updated at 2021-04-08 18:25:16

 

 

정확히 말하면 공식적으로 발매된 라이브 앨범은 아니고,

팬들이 만들어서 공유됐던 일종의 부틀렉 앨범, 비공식적 실황이긴 합니다.

이 영상으로 들으시면 편하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021-04-08 18:11:54

엄청 마르고 젊군요ㄷㄷ

2021-04-08 18:32:32

안그래도 시진핑이 방역을 개판쳐놓고 덮어두려 하다가 퍼뜨린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가 힘들어 하는데 중국인들은 사과하고 반성하기는 커녕 이런 혼란을 틈타 온갖 패악질을 부리고 있으니 화가 날만은 하죠.
그래도 여러 대상들을 향한 혐오가 늘어나는 판에 중공인 혐오까지 얹히니까 인터넷을 한번키면 정신이 어지럽네요.

OP
2021-04-08 18:42:04

화가 나는 것과, 이건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요즘 인터넷 상은 정말 혐오가 판치는거 같아요..

1
2021-04-08 18:33:49

다른것보다 댓글로 자주쓰고 혼잣말로 하다보면 나도모르는사이에 튀어나올수있어서 조심하는게 좋다고 봐요
그러니 여러분 추천버튼이 있습니다 누르시죠

OP
1
2021-04-08 18:44:51

역시 추천전도사 따봉님 :0

1
2021-04-08 18:37:48

꼭 중국 공산당까지 갈것도 없이 잘못된 행동을 한 중국인에 대한 경험이 있는 경우 ‘중국인’이란 단일한 존재가 있는것처럼 싸잡아 이야기하는 경우 많죠
낯설진 않습니다 전라도 사람한테 사기를 당해서 어쩌고 하는썰 생각해보면

OP
2021-04-08 18:47:04

사실 지금 벌어지는 일이라 할 것도 없이... 한국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지역감정 자체가 그 예시이긴 하죠.

1
2021-04-08 18:43:22

그냥 세랴에도 요즘 저런거 심심치않게 봐서...
꼭 인종, 국가,지역을 떠나서 정치, 종교 등등 너무 흔해졌죠...
세계적인 흐름이 그렇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ㅠㅠ

OP
2021-04-08 18:51:28

저도 이 글에선 혐중발언에 대해서만 언급했지만, 말씀하신 주제들 보면서 눈쌀 찌푸린게 한두번이 아니네요. 씁쓸합니다. 

2
2021-04-08 19:10:53

추가적으로 잘못이 있으니 무한정 때려도 된다는 정서가 인터넷 온갖 곳에 만연한데 진짜 좀 바뀌었으면 합니다.

OP
2021-04-08 19:12:39

이거에 대해서도 글 하나 따로 파서 쓰고싶지만 워낙 필력이 좋지 못해서.. 중세시대 마녀사냥 그 자체로 느껴집니다. 사람을 벼랑으로 몰아가는 것 뿐만 아니라 그 과정을 유희로 지켜보는것 까지요. 

5
2021-04-08 19:29:43

애초에 사이트 이용 약관에 명시된 금지 표현인데 죽어도 쓰고 싶다는 사람 회원이 말리는 것도 우스운 꼴이고 금지 표현에 관한 약관 적용이 안 될거면 몇 줄 안되는거 수정하는게 혼선이 덜 할 것 같네요.

1
2021-04-08 19:38:38

수정하면 '그래도 된다'는 싸인이라서 훨씬 더 활개치겠죠. 그리 되면 그냥 펨코 되는건 시간 문제일듯.

지금 상황에선 그냥 이렇게 정색이라도 하는게 최선 같기도...

2021-04-08 19:42:49

사실 파이어난 글에서 해당 표현 사용으로 징계가 안 나가고 있는 것 으로도 그래도 된다는 시그널 나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수정되면 펨코가 되든 퍼지데이의 일상화가 되든 떠나야죠 허허...

OP
1
2021-04-08 19:47:21

그런게 아니었으면 합니다.. ㅠ

1
2021-04-09 07:05:31

듀얼 프로세싱 님 의견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떠나지 마세요 ㅠㅠ

파푸 님도 스트레스 받으시겠지만 이렇게 종종 일침해 주세요 저도 얄찌미 할게요 ㅠㅠ

혐오발언 일삼는 치들에게서 세랴를 지켜야 해요 ㅠㅠㅠㅠ

OP
1
2021-04-09 11:23:43

제가 다른 분들 가르치거나 할만한 사람은 못되지만, 말씀대로 노력해보겠습니다. 아쁘님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감사합니다 :)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