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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주신 만큼 보답을 못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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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4 23:30:14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우연히 인간실격이라는 드라마를 잠깐 봤는데, 그런 장면이 나오더라구요.

전도연이 아버지에게 한탄하는 부분인데, 아버지보다 못 살 것 같다고. 사는게 자신이 없다고 뭐 그런..

저 장면을 보고 나서 문득 비슷한 생각이 많이 드네요.

 

어느 순간부터 저는 부모님이 저한테 주신 것 중에 가장 값진게 '교육'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부모님은 사실 충청도 촌에서 어릴 때는 그 시절 어른들이 대부분 그랬을 것처럼 나무하고 밭 일 하면서 크셨는데,

상경 후에 운 좋게 경제적으로 좀 성공하신 편이거든요.

 그래서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교육에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단순히 학원을 많이 보내고, 과외를 시켜주고 이런게 아니고

방학이면 유럽으로, 호주 뉴질랜드로, 미국으로 여행도 자주 갔고

유명한 필하모닉이나 발레단이 왔다고 하면 꼭 함께 가서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보곤 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엄청난 사랑이자 노력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부모님은 시골 출신이셔서, 지젤이라든지 라흐마니노프 같은건 전혀 취향이 아니시거든요.

근데 그 지루함을 참으면서도 매번 자식들을 위해 함께했다는걸 성인이 되고 나서야 알겠더라구요.

 

여하튼, 부모님이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다양한 경험을 정말 부족함 없이 할 수 있게 해주셨는데

제가 이제 곧 서른인데.. 그런 사랑이나 교육에 걸맞는 사람이 됐는지 살펴보면 전혀 아닌 것 같아서

조금 서글프고.. 그런 마음이 드네요..

뭐 그래도 일단 사지 멀쩡하고 도박, 마약, 범죄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사니까 불효는 안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도 훌륭한 사람이 되서 그간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네요,,,,,

 

아무튼 세랴 형님들 다들 건강하시고 곧 추석인데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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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1-09-14 23:31:47

와 부모님이 대단하시네요 ㄷㄷ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렇게 늘 투자해주기 쉽지 않은데

OP
1
2021-09-14 23:39:19

서른 정도 먹어가니까 이제야 좀 알겠어요,, ㅠㅠ

6
2021-09-14 23:31:51

부모님은 트리니티님이 뭔갈 이루라고 좋은 경험들을 시켜주신게 아니라 행복하게 사시라고 해 주신거기 때문에 앞으로 행복하게 사시면 됩니다....

OP
2021-09-14 23:39:48

맞죠.. 그래도 자식된 입장에서 뭔가 입신양명해서 뿌듯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항상

3
2021-09-14 23:33:36

사지 멀쩡하고 도박, 마약, 범죄와는 거리가 먼 삶이면 충분히 훌륭한 삶 살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OP
2021-09-14 23:40:13

그 중에서도 건강이 최고인 것 같네요. 알림이님도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1
Updated at 2021-09-14 23:42:55

후 진짜 주6일에 살림이랑 일이랑 같이하면서 한 직장 그만두지도 않고 오래 다니고 imf넘기면서 이일 저일 다하면서 자식 키워라라고 저한테 말하면 그냥 결혼안하고 만다 라고 할거같아요 저도 진짜 존경함

OP
2021-09-14 23:55:22

그렇죠.. 뭔가 그냥 멘탈리티부터 다른 것 같아요 어른들은

1
2021-09-15 00:00:20

저랑 지금상황이 같으신지는 모르겠지만 느끼는 부분이 완전히 똑같으시네요..
잘해야지, 잘 살아야지 별 수 있겠습니까.. ㅠㅠ

OP
1
2021-09-15 00:29:06

흑.. turr 님도 하시는 일 건승하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1
2021-09-15 00:05:59

 이런 생각을 하는것 자체가 충분한 보답을 할 사람인거 같고 부모님의 기대에 많이 가까워져 있지 않나

 

지나가면서 생각해봅니다

 

아주 재미있고 기분좋게 글 읽었습니다

OP
2021-09-15 00:29:38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뭐 아직 미생이니 열심히 해봐야죠

편한 밤 보내십시오!!

2021-09-15 21:22:16

답글 달린거 보러와서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저는미투자대비 준수하게 자란것 같네요

 

저는 19살 수능보고나서부터는 알바하며 용돈 다 벌어다썻고 

 

군대 제대하고 재수한다고 해놓고선 그냥 시원하게 놀고 말아먹었다가

 

복학하기 싫었는데 복학해서 월드컵 축구심판 하겠다고 집에 여윳돈이 없어 본업이 있고 부업으로 심판하다 본업으로 넘어가야하는 대부분의 상황에 속해서 시간 많은 직업을 가진다음 심판준비 한다고 코레일 시험봤다가 운좋게 한번에 합격하고 그때당시 학교 3학년 1학기(26살)에 합격해서 업무좀 적응하고 심판준비하려는데 너무 길이 좁고 학연 지연 혈연이 많아서 울면서 포기하고

학교 회사 연애 3가지 병행하다가 지쳐가지고 골골대고 그랬네요 ㅎㅎ

 

그래도 일찍 취직해서 학자금대출 2천만원있었는데 바로 초봉으로 갚았던게 제일 기분좋았네요

 

코레일 다녀보니 근무환경이 오래다닐 직장은 아니라서 때려치고 계약직공무원 하면서 경력직공무원으로 넘어가려고 이력서 150개 지원중이네요 

 

 

1
2021-09-15 10:37:45

제가 오랫동안 하고있던 고민입니다...

부모님의 투자에 비해 나는 실패한 투자구나...

부모님보다 잘살수있을까?  

OP
2021-09-15 14:02:24

저 사실 보반님 글 엄청 잘 보고 있습니다. 진지한거랑 안진지한거 둘 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1
2021-09-15 10:58:43

저도 이 글을 보니 마음이 착잡해지네요.

저는 투자대비 완벽한 실패한 케이스라서;;

 

의지박약에 자존감도 낮고, 그냥 힘들면 포기하는 자세가 가장 문제 같아요.

책임지는 일 자체를 하기 싫어하고.....

 

그래도 저에 비하면 트리니티님은 멋진 분이니 부모님께서도 기뻐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OP
2021-09-15 14:03:11

어휴,, 저도 아직 갈 길이 멀었어요 지금도 좋은 상태에 있다고는 말 못하구요..

그치만 아직 젊으니 같이 힘내봐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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