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랑 결혼하겠다' 라고 생각했던 순간
37
1425
2021-09-23 19:00:43
지금 와이프와
결혼식을 기준으로 날짜 카운팅하면
정확히 4년+13일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결혼 결심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가다가 이뤄졌는데
'얘랑 결혼할 거 같다' 라는 생각은 연애초반에 들었습니다.
만난지 3개월 좀 넘은 시점 이었던거 같은데...
자취하던 시절,
토요일에 데이트하기로 하고, 회사 일 빡시게 쳐냈는데...
전날부터 몸이 안좋기 시작.
아침에 일어나니 도저히 침대 밖으로도 나올 수 없는 상태
머리는 빙빙돌고, 식은땀은 나고, 편도가 부어서 목소리도 잘 안나오고 비몽사몽
당시 여친(현 와이프)에게 오늘 못나갈거 같다 미안하다 라고 말하고,
집에서 거의 죽은듯 자고 있는데
여친이 제 자취방으로 와서 병간호 해주러 왔었습니다
진짜 몸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문만 열어주고 그대로 침대에 가서 이불 뒤집어쓰고 앓고 있는데...
집 청소해주고, 죽사와서 먹여주고... 머리에 열내리라고 냉수건 올려주고...
저는 아무것도 못하고 잠이 스르륵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잠에서 깨서 눈을 떴는데
침대 밑에 기대 앉아, 귤을 까먹으며 조용히 책을 보고 있던 여친의 뒷 모습을 보았지요
그때 아픈 와중에 든 생각이
'아 얘랑 결혼할 것 같다' 그러면서 다시 약기운에 잠들었네요.
와이프는 그날은 전혀 기억 못하긴 하지만....
19
Comments
글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