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타스포츠
  일정    순위 

페촐드 감독의 피닉스도 정주행했네요

 
2
  199
Updated at 2021-09-24 00:58:24

원래는 영화관 가서 보고 싶었는데 내리는 분위기에 시간도 다 안 맞아서 VOD로 봤는데 서사적으로는 이게 가장 풍부한 느낌이 있긴 하네요

독일 감독들이 홀로코스트 생존자에 대해서 독일 내부의 문제와 함께 고민하는 영화를 못 봤었는데 피닉스를 보면 이 분은 그래도 어느정도 제대로 문제를 직시하고 있는 거 같아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딜레마도 잘 다루고 있고요

세랴에 피닉스 리뷰 중에서 프리모 레비 등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딜레마에 대해 언급하신게 있었는데 저도 거기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계속 그 괴로운 경험을 가지고 살아가니 죽으나 사냐 죽음의 선택지밖에 없는 거 같다는 묘사를 본적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 그 부분이 잘 나타나구요.

여자 주인공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인데 계속 홀로코스트를 겪었던 전으로 돌아가려고 하죠. 외적으로나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돌아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남편은 부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홀로코스트에서 겪었던 괴로움이나 힘듬에 대해 들으려고 하지 않죠. 그저 그 부인이 남긴 유산에만 관심이 있죠. 그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도 다 여자주인공의 홀로코스트의 괴로움과 지옥같은 경험에는 관심이 없고 예전처럼 멋지게 차려입고 온 여자주인공에게 아무도 의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지옥에서 살아온 생존자가 그리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올리가 만무한데 그런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믿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죠. 이런 어려움들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증언이나 기록에도 나타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소름끼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독일을 아예 외면하고 벗어나려는 여자주인공의 여자친구가 이해가 되기도 하고 계속 독일, 남편으로 돌아가려는 넬리를 보고 결국 절망해서 극단적 결말을 내리는 부분도 이해가 갔습니다. 넬리도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 믿었지만, 기존의 기록들과 계속 누구가 나를 그 지옥으로 보냈는가 의심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예 믿음을 잃어버리고 결말에 다다르게 되는데요.

그런 결말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남편이 그제서야 억지로 만들려고 헀던 홀로코스트 수용자 번호를 팔에 발견하고 넬리가 노래를 부르고 난 후 내리는 결정 부분은 그 홀로코소트의 과거는 절대 절충할 수 없으며 잊으려고 하면 안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엔딩이라고 생각하네요. 엔딩이 오픈엔딩이긴 하지만 결론은 명확한 방향으로 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자체가 세계 2차 대전 후의 홀로코스트 지옥에서 돌아온 생존자들과 그들의 고통을 묻고 빨리 현실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 독일사회를 비유하는듯 해서 영화 전체가 은유로 가득차있는 느낌이었어요.

극을 이끌어나는 두 배우의 연기가 너무 좋고 니나 호스가 엄청 연기를 잘 하더라구요. 그 남자 배우도 과거는 묻고 자신의 돈만 챙기려고 하는 연기 엄청 잘 하심..

페촐트 감독님 3연작 쭉 보고 느끼는 건데, 정말 생각의 깊이가 깊고 그걸 잘 빌드하실 줄 아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3 영화 굉장히 단순한 배경과 설정에서 시작되고 미니멀하게 찍으시는 거 같은데 그에 담긴 생각은 굉장히 적확하고 깊고 뚜렷합니다.  향후로도 꼭 챙겨보는 감독님 될 듯..

5
Comments
2021-09-24 00:57:20

피닉스 마지막 장면은 아마 잊지 못할 거 같네요

글솜씨가 짧아서 뭐라 설명은 잘 못하겠지만 페촐트 감독님의 영화들에서 느껴지는 묘한 분위기들이 참 좋습니다

2021-09-24 00:57:39

너무 아쉽습니다 저도 극장가서 보고싶었어요.
극장에선 다 내린 것 같고 ott로나 봐야겠네용 ㅜㅜ

2021-09-24 01:01:33

사정 때문에 영화관에서 못보고 크라이테리언 채널에서 봤는데 영화관에서 볼걸 후회했습니다 ㅠㅠ 페촐트 특별전 진행되고 있기도 하고 기회 되신다면 꼭 스크린으로 보셨음 하네요

2021-09-24 00:58:26

저는 운디네는 평이 좋았던 거에 비해서 그다지 와닿지 않아서 이 감독하고 안 맞나 보다 생각했었는데 피닉스는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본 영화 중에서 결말의 임팩트로는 최고였던 것 같아요

2021-09-24 04:20:38

 speak low~ ㅠㅠ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