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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레반테 임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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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7 08:39:45


최근 U-20 월드컵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발렌시아의 훌륭한 유망주로 거듭난 이강인의 임대 이적설이 대두되고있다. 마르셀리노 감독 체제 하에서 냉정하게 이강인의 자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마르셀리노 감독의 잘못도, 그렇다고 이강인의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수를 기용한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주로 4-4-2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양 측면에는 빠르고, 전방까지 아우를 수 있는 선수를 원하며, 이는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게데스에게 밀린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페레이라가 볼을 순환하는 데에 있어서는 더욱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측면에 국한된 플레이와 부족한 기동력, 전방에서의 미미한 영향력으로 게데스가 주전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물론 실력문제도 있었고. 이강인은 좋은 볼 순환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직접 드리블로 볼을 운반하거나 최전방까지 전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분에서는 아직 미숙하다.


중앙 미드필더 역시 파레호 자리는 매우 견고하며 나머지 한 자리는 마찬가지로 기동력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이강인의 현재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정말 나중에 파레호가 완전히 노쇠화 하게 되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지만, 여튼 지금은 아니다. 이강인은 아직까지 유망주의 단계이며, 굳이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을 필요까지는 없다. 이를 알기 때문에 발렌시아도 임대 이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고. 


거론되는 팀들은 레반테, 셀타비고, 아약스 등등에 세군다 몇 팀이라고 알고 있다. 이 팀들 중 오늘은 레반테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강인에게있어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이 바로 레반테가 아닌가 싶다. 17/18시즌 후반기에 부임한 파코 로페즈 감독은 한 가지 전술만을 고집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레반테의 특성상 일정 기간이 되면 팀적으로 한계를 표출하곤 하는데, 이 시기마다 전술 변화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고자하는 감독이다. 이는 곧 더 많고 다양한 전술에서 경기를 뛰어볼 수 있다는 뜻이며, 어느 한 전술에서 자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팀이 변화를 꾀하는 시기에는 다시금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뜻과도 같다. 그렇다고 상위권 팀들처럼 지금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지도 않아 부담이 크게 자리하는 상황도 아니다. 이 부분이 필자가 이강인에게 있어 레반테가 적합한 클럽이라고 생각하는 첫번째 이유이다.



레반테는 파코 로페즈가 부임한 후 초반에는 주로 4백 위주의 경기들을 펼쳤다. 공교롭게 그 형태가 4-4-2 포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마르셀리노와 비슷한 전술을 구사하는 게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아니다. 전혀 다르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4-4-2 포메이션의 양 측면에 모두 빠르고 민첩한 선수들을 기용한다면 파코 로페즈 감독은 측면 자원들에게 속도나 민첩함을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레반테의 경우 능동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기보단 수동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경우가 많았으며, 공격면에서 확실함보다는 효율을 추구한다. 따라서 공격시 팀의 전원이 라인을 올려 공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고 보면 된다.


역습 위주의 공격을 지향하는 레반테는, 적게는 한 명에서 많아봤자 4명 정도의 선수들로 공격 작업을 시도했다. 측면에 배치된 선수들은 직접 공을 몰고 상대의 진영으로 전진할 지, 전방에 있거나 직접 전진할 선수에게 볼을 전달해줄 지에 대한 역할을 부여받는다. 대표적으로 기존 레반테에서 전자는 모랄레스, 후자는 바르디가 맡았으며 이는 선수들의 장점에 따라 감독인 로페즈가 역할을 배정해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모랄레스는 직접적인 드리블 능력과 폭발력을 지닌 선수다. 레반테 경기에서 종종 원 맨 역습을 시도하기도 하며, 볼을 이끌고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을 돌려놓은 후 또 다른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 이강인과 주전 경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바르디 )


반면 바르디는 모랄레스와는 정 반대의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바르디는 볼이 보다 정적인 상황에 머무를 때 강점을 드러내는 선수이며, 데드볼 상황이나 지공 상황 혹은 좀 더 라인이 낮은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킥력도 좋고 특유의 테크닉도 준수하다. 무엇보다 중앙 지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이후 서술할 3-5-2 에서는 메짤라 롤을 맡았던 선수이다. 아마 방금 바르디의 장점을 보고 어? 하신 분들 상당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강인에게 있어 레반테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두번째가 바로 레반테의 주전 멤버인 바르디와의 공통점들이 많다는 것이다. 바르디는 측면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지만 빠르다 라고 칭할 정도까지의 선수는 아니며 직접적인 드리블보다는 패싱을 통한 볼 운반에 주력한다. 또한 자신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 이를 키핑할 수 있는 선수이며 좋은 킥력을 바탕으로 데드볼 상황이나 정적인 상황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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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짤막하지만, 바르디의 플레이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움짤)


이강인 역시 주력 부분에선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으나 패싱을 통한 볼 운반과 키핑, 그리고 킥력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만큼 바르디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해서 U-20 월드컵 내 정정용 호의 전술 역시 능동적이라기 보단 효율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템포면에서도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며 이 부분은 꽤나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시 레반테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로페즈 감독의 4-4-2 포메이션은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주로 네 명의 수비진과 네 명의 미드필더진으로 두 줄 수비를 구성하였는데, 수비에 있어서 단단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기본적으로 수비에 뚜렷한 강점을 지닌 선수들이 아니었고 이에 따라 측면에서의 고립 또한 측면에 배치된 두 명의 선수들로 행하기에는 어려웠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앞 쪽의 스트라이커 두 명까지 수비에 가담을 해야만 했다. 문제는 이렇게 될 경우 전체적인 역습의 시작 지점이 극도로 낮아지게 되고, 공격의 날카로움이 사라졌다. 모랄레스나 마르띠의 슈퍼플레이가 아니라면 레반테는 공격에 있어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한 마디로 공격에 치중하든 수비에 치중하든 이 것을 결과로 이어지게 하는 모습이 매우 부족했었던 레반테였다.


결국 로페즈 감독은 기존의 투 톱은 유지하되, 센터백 숫자를 늘려 3-5-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 선택으로 인해 더 이상 전방의 도움 없이도 레반테는 꽤 괜찮은 측면 수비형태를 구축할 수 있었다. 센터백 한 명과 해당 방향의 메짤라, 그리고 윙백까지. 총 세 명으로 구성된 측면 수비는 인원상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으며 스트라이커들은 굳이 낮은 지역까지 내려올 필요도 없었기에 역습에서의 퀄리티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3백의 레반테는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하고자 하는 차이점이 있었다. 기존의 레반테의 4백 포메이션 시스템이 중원을 생략하는 모양새였다면 3백에서의 레반테는 속공에서도 짧은 패스를 자주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전방의 투 톱이 단순히 라인브레이킹만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메짤라들과의 스위칭을 통해 다른 선수들로 하여금 언마킹 상태를 만들어주는데에 주력하곤 하였다.


이에 따라 주로 메짤라에 기용되던 바르디 역시 플레이스타일에 변화를 주었다. 길게 길게 뿌려주는 패스의 빈도는 낮추고 짧은 패싱에 이은 포지셔닝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당연히 전방에서 머무르는 시간도 늘어나게 되었고, 지공 시 하프스페이스에서 상대 수비수와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상황도 잦았다. 그렇다고 앞서 서술한 플레이들이 다른 상위권 팀들처럼 정교하게 이뤄지는가? 그건 아니었다. 레반테는 기본적으로 전방의 마르띠와 모랄레스에 의존하는 빈도가 매우 높은 구단이었다. 뭐 마르띠의 경우 점차 그 영향력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모랄레스는 시즌 내내 꾸준했으며 다른 선수들은 전방에 위치한 선수들의 움직임에 맞춰 플레이하는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 레반테의 에이스, 모랄레스 )


이 말인 즉슨, 이강인이 바르디의 역할을 맡았을 때 생각보다 많은 부담을 짊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와도 같다. 물론 수비적으로는 상대를 측면에 몰아넣고, 상대를 고립시켜야하는 비교적 중요한 역할에 속하지만 이 부분은 이강인이 1부리그의 미드필더로 성장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개선해야하는 부분 중 하나이기에 차라리 부담감이라도 덜한 레반테에서 성장시킬 수 있다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팀의 빌드업에 기여하며 점차 파레호의 역할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 역시 유망주에게 있어 매우 매력적인 조건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로페즈 감독은 시즌 극 후반, 3백에서 다시 4백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로 4-3-3의 형태를 띄었다. 그는 시즌 초반 4-4-2 포메이션을 구축했을 때, 경기 중 수 차례 4-3-3으로의 혹은 4-3-1-2 로의 변화를 꾀한 바 있다.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4-3-3 처럼 보여도 실제로 좌측 윙포워드 모랄레스는 주로 중앙으로 좁혀들어오고, 좌측 메짤라인 바르디가 넓게 벌림과 동시에 우측 윙포워드인 제이슨의 전진을 그다지 요구하지 않으면서 4-4-2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차이점이 있었다면 사이드 작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했다는 것. 이 경우 이강인은 윙포워드와 메짤라 모두 기용 가능범위 내로 들어갈 수 있다. 제이슨 역시 측면 퀄리티를 직접적으로 살려줄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으며 빈 공간을 향해 전진하거나 빠른 타이밍에 박스로 볼을 투입하는등 전형적인 윙포워드의 모습은 아니었으니.


정리하자면 이강인이 레반테에서 경쟁해야할 자리는 4-4-2에서의 측면 미드필더, 3-5-2에서의 메짤라, 4-3-3에서의 윙포워드 내지 메짤라 정도가 되겠다. 다만, 이 모든 가정은 이강인의 실력이 타 경쟁 선수들과 비교해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조건을 만족했을 때 이야기다. 잠재력이 아무리 뛰어난 유망주라고 한들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주전 경쟁에서 이겨낼 수 없다. 그들은 발렌시아의 위성구단이 아니며, 이강인을 키워줄 의무는 없다. 이강인 선수의 잠재력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지만, 아직까지 1부리그에서 제대로 통할까에 대한 의문은 떨쳐내기 힘든 상황이다. 이 중 레반테는 그나마 그에게 맞는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마 프리메라리가 내에선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블로그 원 글 출처 : https://blog.naver.com/960813jw/22157957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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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9-07-07 09:44:07

크으 레반테경기도 보시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OP
2019-07-07 18:53:47

감사합니다! 라리가, 세리에, PL 정도는 최대한 보려고 노력중이에욥

2019-07-07 14:29:40

남아서 좋은 자리를 얻는 게 가장 예쁜 그림이긴합니다만 그렇지 못할 바에야 잘맞는 팀가서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OP
2019-07-07 18:53:59

그쵸 최대한 잘 맞는 팀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2019-07-08 17:49:19

라리가 1부에서 뛰는거 보고싶네요
레바랑 붙으면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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