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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시즌] 주간 세리에 - 4R 'AC밀란-인터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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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1-27 01:10:45

 

 

Weekly Serie, 주간 세리에


- 2019.09.22. 4R 'AC밀란-인터밀란 전' 매치 리포트

Before Match : 

 

 

 

 

 

 

  안녕하세요, Oldogg입니다. 한 주 동안 ‘Calcio Board’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경기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봅니다.  

 

 세계 3대 더비로 불렸던 '데르비 델라 마돈니나', 영어로는 '밀란 더비'가 이번 시즌에도 팬들을 찾아왔습니다. 이번이 244번째 맞대결로, 팽팽한 상대 전적을 유지하다가 최근 인터 밀란이 AC밀란을 상대로 조금씩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두 팀은 비슷한 시기에 부진을 겪고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밀란은 '18/19'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 다시 복귀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날리고 '19/20' 시즌 3라운드까지 전승을 구가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AC밀란은 여전히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양 밀란에서 모두 뛰어봤던 레전드 호나우두가 경기를 관람하러 왔습니다. 최근 라리가의 레알 비야돌리드를 인수해서 구단주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 최근 은퇴한 파비오 카펠로와 콜리나 전 심판이 함께하고 있네요. 카펠로가 현재 AC밀란을 보는 마음이 퍼거슨이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바라 보는 마음과 비슷할 것 같기도 합니다.

 

 

 

 여느 더비가 그렇듯, 관중석의 열기가 상당했는데요. 특히나 밀란 더비는 항상 각 관중석에서 상대 관중을 도발하는 카드 섹션이나 걸개를 내걸곤 합니다. AC밀란 걸개를 보니 AC밀란을 상징하는 성자가 인터 밀란을 상징하는 파란 뱀을 밟고 있네요. 과연 그림처럼 경기가 흘러갈지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On Match :

 

 

 먼저 경기 하이라이트입니다. 영상보고 보시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잠파올로의 여전한 후방 빌드업 고집 

 

  잠파올로의 AC밀란은 골킥 상황 시에, 후방 빌드업을 통해 전진하고 공격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세 명의 미드필더가 모두 3선까지 내려와서 공을 받는데 마치 세 명의 수비 미드필더를 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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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장면에서 케시에, 비글리아, 찰하노글루 모두 다 공을 받으러 내려 오는 게 보이죠. 이에 맞서 인터 밀란도 AC밀란의 후방빌드업을 방해하기위해 상대 미드필더진을 철저히 마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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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필더에 의한 빌드업이 완전히 차단당하면서, AC밀란은 완전히 당황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굳이 미드필더들에게 연결할 생각하지말고 공간이 여유로운 풀백들에게 빠르게 공을 전달했어야합니다. 줄 데가 분명 있음에도 1차 선택지가 막혀버리니 몇초 동안 머뭇거리다가 결국 제대로 전진하지 못하는 장면이 계속 반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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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장면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점은 미드필더들이 영리하게 움직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공을 가진 선수들의 판단이 너무 느리다는 점입니다. 특히 공을 소유하는 첫 터치부터가 선택지를 죽이는 터치라서 수비하는 인터 밀란 입장에선 너무 쉽게 다음 판단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오히려 다음 판단을 유도할 수도 있죠. 

 AC 밀란 미드필더진들이 전방 압박에 고전했던 건 이번 경기에서만 보여준 모습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파올로가 후방 빌드업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음은 '18/19' 시즌 돌풍의 팀이었던 아약스의 후방 빌드업 장면입니다. 한번 비교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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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 선수들을 당긴 다음, 한번에 템포를 올려 치고나가서 바로 문전까지 공격을 전개합니다. 즉, 후방 빌드업의 핵심은 템포 조절입니다. 템포를 죽여서 상대 선수들을 끌어 당길 땐 당기더라도 올라갈 땐 그 선수들이 제 시간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만큼 빠르게 올라가야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잠파올로 감독이 그린 그림도 이런 그림일 겁니다. 상대 수비진과 미드필더진 사이의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 측면이 아닌 중앙에 공격수들을 배치했고요. 또 선수들의 간격을 최대한 가깝게 설정한 것도 빠른 템포로 공격을 이어나가기 위한 전술적 선택이죠. 모든 전술적 조건은 갖춰놨으니 잠파올로는 위와 같은 장면이 나오길 기대했겠고요.

 하지만 AC밀란 공격수들은 대부분 측면에서 뛰는 게 익숙한 선수들이고 미드필더들은 빠른 템포에 능한 선수들이 아닙니다. 결국 부정확한 롱패스로 공격권을 넘겨줄거라면 미드필더를 세명씩 내려서 빌드업을 할 필요가 없고요. 차라리 전방에 배치해서 세컨볼을 노리는 게 훨씬 이득이죠. 감독의 전술과 선수진들의 성향이 맞지 않으니, 전술 철학이 아니라 전술 고집이 됐네요. 

 

 몇 번씩 찾아온 득점 기회 조차도 전술과 무관하게 선수 개인 기량으로 얻어낸 것이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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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는 수소, 아래는 레앙의 드리블로 만들어낸 기회입니다. 둘 다 측면 플레이어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에 배치된 선수들이죠. 다행히 잠파올로는 이를 인지하고 포메이션을 '4-3-3'으로 바꾸고 수소와 레앙을 윙어로 적극 활용합니다. 플랜 B가 플랜 A보다 항상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왜 변화를 주지 않는지 궁금하네요.

 

 

 콘테의 안정적인 스리백 운영

 

 콘테 감독는 '3-5-2' 시스템으로 한때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다시 한번 쓰리백을 유행시켰던 전력이 있을 정도로 전술적인 색채가 뚜렷한 감독입니다. 콘테의 쓰리백은 3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의 타이트한 전방압박, 이를 커버할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그리고 공격적인 윙백 활용입니다. 

 

 먼저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의 타이트한 전방압박은 앞서 AC밀란의 후방 빌드업 실패 장면을 보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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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쓰리백은 포백을 상대로 측면에서 수적 열세에 처한 다는 한계가 있는데, 콘테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공격수를 적극 수비에 가담시켜 수비 라인을 높게 형성합니다. 하지만 위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인터 밀란의 오른쪽 빈 공간이 굉장히 넓습니다. 만약 저 장면에서 돈나룸마의 패스를 받은 무사치오가 그 공간을 보고 패스했다면 곧장 인터 밀란 문전 앞까지 전진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물론 이를 바렐라가 커버하고 있기 때문에 공격을 충분히 지연할 수도 있었겠고요. 뒷 공간을 커버하고 수비진을 지켜주는 역할은 체력적 상황에 따라 바렐라, 브로조비치와 센시가 번갈아 가며 맡았습니다. 즉, 미드필더진들은 포메이션 상의 자기 위치보다는 그때 그때 상황마다 공간을 커버합니다. 이를 위해선 미드필더진들의 활동량과 판단력 그리고 호흡이 가장 중요한데요.

 인터밀란의 미드필더진들은 밀란에 비해 매우 안정적이고 활력이 넘쳤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센시는 이번 경기 밀란의 선수들을 압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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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리블이면 드리블, 패스면 패스 전부 깔끔하고 간결하죠. 센시의 퍼포먼스는 통계를 보면 더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태클 수도 수비수인 고딘과 담브로시오보다 많고, 키패스도 드리블도 우수합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한편, 저 위 장면을 33번 담브로시오에 초점을 맞춰서 한번 더 보시면 콘테 축구의 세번째 특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담브로시오 위치를 보면 윙백을 상당히 공격적으로 침투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밀란의 포백이 전부 루카쿠와 라우타로에 시선이 가있는 틈을 타서 양쪽 윙백이 침투합니다. 이때, 밀란의 풀백인 로드리게스와 콘티는 갑자기 동시에 두 선수를 막아야하기 때문에 수비에 균열이 생기고 밀란은 수비라인을 뒤로 무르게 됩니다. 덕분에 인터밀란은 벌어진 수비간격을 활용할 수 있게 되죠. 결과적으로 콘테 '3-5-2'에서 윙백의 침투는 윙백 선수 자체의 활용보다도 윙백이 만들어낸 공간을 활용하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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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윙백의 진출로 밀란의 수비 라인을 뒤로 물리고 또 양쪽으로 넓히면서 상하간격, 좌우간격을 모두 공략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인터밀란은 전반전 내내 양쪽 윙백의 침투로 공격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골대 불운과 몇 차례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겹쳐서 0대0, 후반전으로 넘어갑니다.

 

  집중력의 차이가 드러난 후반전

 

 밀란은 전반전이 끝날 무렵부터 레앙과 수소를 측면으로 넓게 배치한 '4-3-3'으로 전환한 뒤로 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레앙의 드리블은 이번 경기 밀란의 거의 유일한 공격루트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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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앙이 드리블로 담브로시오를 제치고 피옹텍에게 쓰루패스를 찔러주는 장면입니다. 물론 수소에게 패스를 하는 선택지가 더 나았을 것 같긴 합니다만, 곧바로 깊숙하게 침투하는 피옹텍을 노리는 패스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죠. 밀란의 미드필더들입니다. 분명 역습 상황인데 적극적으로 침투하는 미드필더가 단 한명도 없습니다. 화면에 잡힌 인테르 선수는 9명, 밀란은 3명입니다. 3명이서 9명 상대로 골을 넣는 건 웬만해선 힘들죠. 더군다나 지고 있으면 더 뛰어줘서 공간이라도 만들어 줬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밀란의 미드필더들은 타이트한 전방 압박으로 체력적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법도 한데 오히려 후반들어서도 여전히 AC밀란 미드필더진들을 압도합니다. 기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밀란의 케시에, 찰하노글루, 빌리아는 인테르의 브로조비치, 바렐라, 센시에게 완전히 밀렸죠. 밀란 선수들은 기술과 체력적 수준을 떠나서 아예 경기에 집중하지 않고 있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보여줍니다. 


 

 특히 케시에는 볼터치 미스만 4번 범하고 결정적인 위기까지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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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하게 공을 잡고 전진하다가 오히려 결정적인 크로스를 허용하죠. 후방 빌드업을 맡은 선수가 후방에서 가장 불안한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낸 아이러니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밀란의 미드필더들을 압도했던 인테르는, 결국 밀란의 불안정한 볼처리로 얻어낸 파울을, 인테르의 브로조비치가 득점에 성공하며 인테르는 1대 0으로 앞서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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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우타로의 애매한 발짓으로 오프사이드 판정 시비가 있었으나 VAR로 확인 후 선심 유지, 득점 인정되었습니다. 

브로조비치를 프리하게 둔 것은 너무 안일한 선택이었죠. 이렇듯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양 팀 선수들의 집중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테르의 득점 이후 양 팀은 모두 템포를 올려서 서로 치고받는 경기 양상이 계속됩니다. 세컨볼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집중력을 더 잘 발휘한 팀은 인터 밀란이었습니다. 흘러나온 볼을 좀 더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해서 밀란이 수비 대형을 갖추기도 전에 기회를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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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1분 사이에 나온 두 번의 난전 상황입니다. 볼 탈취 이후 단 세 번의 패스만으로도 기회를 만들어낸 인터 밀란과 달리, AC 밀란은 아군 진영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패스도 제대로 이어가질 못합니다. 기본적인 볼터치 미스가 잦고, 선수 간의 소통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데요. 서로 왜 패스를 주지 않냐고 따지는 제스쳐를 1분마다 한번씩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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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하게 풀어 갈 수 있는 역습 상황 조차도 전혀 약속이 되어있지 않은듯한 모습입니다. 미리 약속된 플레이가 있었다면 저렇게 같은 팀끼리도 서로 의아해하는 장면이 이렇게나 자주 나올 리가 없었겠죠. 더욱 치명적인 점은, 이번 경기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인 찰하노글루 대신 교체돼서 들어간 파케타 마저도 제대로 된 패스 한 번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위 장면에서 볼을 잡아 놓고 템포를 죽이는 선수가 파케타입니다. 

 사실 선수 기량의 문제보다도 전술 지시사항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게, 일단 경기 중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상황에서 팀원들의 행동이 서로 어긋나 있습니다. 예컨대 미드필더들이 압박을 받아서 점점 내려올 때도 전방의 포워드들은 그저 전방을 향해 달린다든지, 누구는 템포를 올리려고 열심히 달리는데 누구는 공을 잡고 템포를 죽이고 백패스를 날린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같은 팀인데도 다음에 어떤 플레이가 나올지 서로 이해하질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상대팀이 더 잘 아는 듯하네요.

 

 선수 사이 간격을 맞추는 가장 기본적인 팀 플레이에도 힘겨워하던 밀란은 인터 밀란의 간결한 패스플레이 그리고 적극적인 윙백 활용으로 결국 루카쿠에게 두 번째 골을 내주게 되고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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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렐라의 깔끔한 크로스와 루카쿠의 묵직한 헤딩골이었습니다. 직접적인 관여는 없었지만 따라 들어가서 공간을 만드는 아사모아의 움직임까지 완벽했죠. 밀란의 입장에서 분석해보면, 공이 뒤로 돌았을 때 라인을 올려버리는 수비진의 라인 컨트롤까지는 좋았습니다만 문제는 케시에 입니다. 도저히 누굴 마크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패스 루트를 차단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위치선정으로 바렐라에게 치명적인 침투와 크로스를 허용하고 맙니다. 

 

 2점차로 벌어진 후 인테르는 두 줄 수비로 수비를 더욱 견고히 하고, 밀란은 더욱 경기 의욕을 상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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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장면은 최전방에 루카쿠를 제외하곤 모조리 두 줄 수비에 가담하는 인터밀란입니다. 아래 장면은 이번 경기 밀란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고요. 먼저 수소의 위치선정은 밀란에겐 멀고 인터밀란에겐 너무 가깝습니다. 그리고 수소에게 패스가 갈 동안 전방에 세 명은 페널티 박스에 모여서 가만히 서있습니다. 그런 다음 역습 상황에서 슈팅하는 폴리타노를 멀뚱히 바라만 봅니다. 선수 간격의 문제, 위치 선정의 문제, 움직임의 문제, 소통의 문제, 집중력의 문제 등등 11명의 선수들이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축구를 하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반면, 인터밀란은 두 줄 수비를 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 금방 역습에 나서는 모습이 굉장했습니다. 아군 페널티 박스에서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가는데 단 5초, 5초만에 위험지역까지 볼을 운반하죠. 딱히 이를 지연해줄 상대 선수도 없습니다. 역습 상황에서 잠시 템포를 멈출 때, 페널티 박스 안에서 루카쿠와 교체로 들어온 베시노가 활발하게 움직여 주는 모습은 앞선 장면에서 레앙과 피옹텍, 파케타의 정적인 모습과 대조됩니다. 각 상황에서 선수들이 각자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팀과 아닌 팀의 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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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의미한 백패스와 횡패스로 공을 점유하다가 허무하게 공격권을 넘겨주고 역습을 맞이하는 양상이 반복되다가 결국 경기는 2대 0, 인터 밀란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위 장면은 보너스로 넣어본 경기 막판 칸드레바의 거의 골이나 다름없었던 찬스 장면입니다. 

 

 

After Match : 

 

 AC밀란은 경기장 모든 구역에서 인터 밀란에게 압도당했습니다. 레앙과 교체로 들어온 테오, 두 선수의 측면을 깊게 파고드는 드리블만이 유일한 공격 루트였죠. 공격수,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의 간격이 잘 맞지 않았고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미드필더 중에선 케시에가, 공격수 중에선 수소가 위치 선정에 문제가 많았고 특히 케시에는 기본적인 볼 터치 실수도 잦았습니다. 더 문제인 건 잠파올로가, 시야와 투박한 볼 터치가 단점인 케시에에게 후방 빌드업을 맡겼다는 건데요. 후반 75분 파케타의 투입 이후부터 케시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수비 라인까지 내려와서 공을 받고 빌드업을 진행합니다만 오히려 매번 공격권을 넘겨주는 역효과를 낳았습니다.  

 잠파올로가 삼프도리아에 '4-3-1-2' 포메이션을 정착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토레이라라는 걸출한 레지스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비적으로도 또 공격적으로도 뛰어났던 토레이라는 혼자서 압박을 이겨내고 드리블이나 패스로 공을 전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였는데요. 하지만 잠파올로는 이번 경기에서 그 자리에 케시에를 기용했죠. 이렇듯 잠파올로는 밀란에게 맞지 않는 '4-3-1-2'의 옷을 입히느라 억지를 쓰고 있습니다. 심지어 수소나 레앙같은 수위급 측면 플레이어들을 중앙에 배치하는 고집까지 놓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쯤 그 옷을 입힐 수 있을지 참 궁금합니다. 

 

 인터 밀란은 몇년동안 리그 수위급 미드필더들을 조용히 수집해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콘테의 정석적인 '3-5-2' 포메이션이 여전히 먹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경기였고요. 콘테 감독 밑에서 선수들은 서로가 서로의 타이밍과 템포에 익숙하다는 게 경기 장면, 장면마다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역시 결정력입니다. 골대만 2번을 맞추고 완벽한 찬스에서도 기회를 종종 놓쳤죠. 물론 모든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킬 순 없습니다만 리그 레이스 중 언젠간 한골 차 꾸역승으로 이겨야할 순간이 올테니까요. 참고로 이번 경기 인테르의 골 기댓값(xG)은 2.5 였습니다. 

 저번 시즌 인테르도 초반 기세가 상당했었죠. 중반부터 미드필더들의 체력 문제가 대두되면서 주춤했었고요. 하지만 이번시즌은 센시의 영입으로 뒷심이 조금 더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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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P
Updated at 2019-10-03 05:21:38

잘못된 정보나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

1
2019-10-03 16:30:45

재미있게 잘 읽다갑니다 ㅎㅎ..
보는 내내 흥미롭게 읽었네요
앞으로도 자세한분석 기대하겠습니다!!

OP
2019-10-04 00:10:34

감사합니다 :)

1
2019-10-04 05:21:16

잘읽었습니다! 언젠간 밀란의 노답전술이아닌 완벽한전술이 담긴 분석글이 오길 바라면서 ㅠㅠ

OP
2019-10-04 09:10:50

감사합니다 :) 

전술은 항상 선수진들이 본인 역량을 이끌어 내기에 편한 상황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아마 잠파올로가 고집을 버리지 않는 이상은 힘들 것 같네요...

1
2019-10-18 10:29:18

글 잘 읽었습니다. 경기를 본 지 시간이 좀 지나서 경기내용이 살짝 가물가물했는데, 복습하면서 기억이 살아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좋은 리뷰입니다.

OP
2019-10-18 11:36:46

항상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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