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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시즌] 주간 세리에 - 12R '칼리아리-피오렌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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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1-27 01:09:59

 

 

 

 

Weekly Serie, 주간 세리에


- 2019.11.10. 12R '칼리아리-피오렌티나 전' 매치 리포트

Before Match : 

 

 

 

 

  안녕하세요, Oldogg입니다. 한 주 동안 ‘Calcio Board’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경기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봅니다. 이번 시즌 이변의 팀, 칼리아리가 홈 구장인 사르데냐 아레나에서 최근 기세가 좋지않은 피오렌티나를 맞이했습니다. 나잉골란의 복귀 이후 칼리아리는 근래 최고의 순위로 순항 중이며, 인터밀란 역시 심상치 않은 페이스로 우승 경쟁 중인 걸 보면 나잉골란의 이적은 아직까지는 서로 'Win-Win'인 것으로 보입니다. 칼리아리의 감독 롤란도 마란은 지난 시즌과 같은 '4-3-1-2'의 포메이션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메오네와 나잉골란이 가세하면서 굉장히 빠른 템포의 축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덩달아 저번 시즌 부진했던 주앙 페드로도 함께 살아났죠. 

 반면, 피오렌티나는 최근 에이스인 리베리가 징계로 3경기 동안 출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기력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유망주 두산 블라호비치가 선발로 출전하게 되었는데 리베리와는 다른 스타일의 선수기 때문에 몬텔라가 어떻게 전술에 녹여낼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몬텔라가 이번 시즌 밀렌코비치, 카스트로 빌리, 키에사 등등 젊은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있는 것을 보면 팬들은 일단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참고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연 칼리아리의 이변과 피오렌티나의 부진은 무엇 때문인지, 경기 내용 분석해보면서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On Match :

 

 

 먼저 경기 하이라이트입니다. 영상보고 보시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숫자 싸움에서 밀린 피오렌티나

 

 

 현대 축구의 많은 포메이션들은 아리고 사키의 ‘4-4-2’를 모태로 하여 여기에 선수 한 두 명을 위로 혹은 아래로 옮기는 변형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중원을 장악하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미드필더를 더 늘린 ‘4-3-3’, 공격형 미드필더를 하나 두어서 상대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공략하고자 한 ‘4-2-3-1’ 등이 있죠. 기본적으로 숫자 싸움인 축구의 특성상 감독이나 코치는 접전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포메이션을 선택해야 합니다. 흔히 말하는 전술적 역량이 바로 여기서 드러나죠. 

 만약 비슷한 전력을 가진 팀 간의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승부가 갈린다면 숫자싸움 즉 포메이션에서부터 진 경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이번에 다룰, 칼리아리와 피오렌티나의 경기는 접전지역을 잘못 파악하고 선수들을 적절하게 배치하지 못한 결과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먼저 칼리아리는 ‘4-3-1-2’ 포메이션을 채택하고, 1자리의 나잉골란이 중원과 측면, 적재적소를 오가며 숫자 싸움에 가담하는 양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라기보다는 프리롤의 ‘1’과 같은 나잉골란의 최대 장점인 적절한 위치선정과 활동량이 굉장히 유효했죠. 수비 상황에서나 공격 상황에서나 나잉골란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늘 적절한 위치에서 피오렌티나를 괴롭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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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장면은 나잉골란의 활동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인데요. 피오렌티나의 역습을 적절하게 끊기 위해 엄청난 스프린트로 달라 붙고 결국 역습을 지연시킵니다. 프리롤을 둘 경우 수비 시에 다른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는 보통의 경우와 다르게,  칼리아리는 나잉골란의 엄청난 활동량 덕분인지 공격은 공격대로 수비는 수비대로 어디서든 숫자 싸움에 밀리지 않는 탁월한 경기력을 보여줍니다. 

 이에 맞서, 피오렌티나는 ‘3-5-2’ 포메이션을 채택했는데요. 2명의 공격수가 박스 안 보다는 측면으로 벌려 위치하고 세 명의 센터백 중 양 쪽 두 명의 센터백이 적극적으로 측면 공격에 가담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측면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고자 하죠.  

 

 일전에 ‘라치오-피오렌티나전’ 리포트에서도 서술했듯 (링크 참고) 피오렌티나의 ‘Strikerless’ 전술은 상대 수비를 교란하기에는 탁월하나 유효한 득점 기회를 만들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 중앙 미드필더들의 박스 안까지의 적극적인 침투가 필요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공격이 실패하고 역습을 맞이할 때 역습을 커버해줄 선수가 부재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따라서 역습 한 번에 실점 위기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https://serie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tchreport&wr_id=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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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장면은 시메오네의 단독 드리블 돌파 장면이고, 아래 장면은 나잉골란, 페드로와 시메오네가 만들어낸 완벽한 역습으로 만들어낸 팀의 세 번째 골 장면입니다. 두 장면 모두 칼리아리의 역습을 저지하고 있는 홀딩 미드필더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칼리아리의 투톱들은 역습에 특화된 선수들이기 때문에, 피오렌티나는 칼리아리의 역습에 경기 내내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죠.

 

 심지어 역습이 아닌 지공 상황에서도 칼리아리는 템포를 자유롭게 조절하며 피오렌티나를 공략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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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그가 팀의 첫 번째 골을 이른 시간, 전반 16분에 득점합니다. 일단 칼리아리의 패스 워크도 돋보이지만 피오렌티나의 처참한 수비조직력도 눈에 띕니다. 달려들 이유가 전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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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골은 세트피스 상황, 치가리니의 패스를 피사카네가 헤딩으로 득점에 성공한 장면입니다. 한 때 이탈리아의 최고 유망주였던 치가리니 선수의 킥력은 여전히 위력적입니다. 이렇게 전반전에만 3 실점을 기록한 피오렌티나는 점점 더 집중력을 잃고 주도권을 내주고 맙니다

 

 한편, 숫자 싸움의 패착은 양 팀의 압박 상황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전방 압박은 공을 탈취해서 빠르게 공격을 이어갈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높은 지점에서 교착 상황을 만들어 상대 팀의 빌드업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불완전한 볼 처리를 유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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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장면은 칼리아리가 피오렌티나의 쓰리백을 효과적으로 압박해서 빌드업을 방해하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경기 초반 거센 압박을 받다보니, 경기가 지날수록 피오렌티나의 쓰리백은 점점 더 소극적으로 변해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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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초에 피오렌티나의 쓰리백은 압박을 이겨내고 전진하기엔 너무 둔하고 느립니다. 쓰리백에게 공이 전해진 시점에서 이미 칼리아리 선수들에게 포위당하게 되고 이미 경기 초반 거센 압박을 경험했던 피오렌티나의 쓰리백, 특히 카세레스는 결국 불안정한 롱 패스로 공격권을 허무하게 넘겨주곤 했습니다. 위 두 장면이 이를 잘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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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장면은 피오렌티나의 4번이자 오른쪽 센터백으로 출전한 밀렌코비치가 측면 공격에 가담하는 장면인데요. 패스의 질이 나빠서 결국 공격 가담은 무위로 돌아가고 맙니다. 위 장면에 더해 빌드업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이 피오렌티나의 쓰리백은 패스의 질이나 압박을 벗겨내는 능력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굳이 세 명의 센터백을 두어서 그들에게 빌드업을 맡길 이유가 없죠. 숫자 싸움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비효율적인 선수 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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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즌 똑같이 쓰리백을 쓰는 인터밀란과 비교해보면, 인터밀란은 고딘이라는 공수 양면으로 출중한 센터백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서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효율적이기도 하고요. 이 밖에 쓰리백 시스템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유벤투스의 보누치나 아약스의 블린트가 있습니다. 이들처럼 유사 시에 미드필더처럼 플레이해줄 수 있는 센터백은 쓰리백을 운용하는 데에 필수죠. 다음 장면은 보누치의 굉장한 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패스 장면입니다. 롱 패스의 퀄리티가 쓰리백 시스템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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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원을 마음껏 누비는 치가리니, 그리고 칼리아리 미드필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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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오렌티나도 실점 이후, 키에사와 블라호비치, 카스트로빌리를 필두로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에 나섭니다. 하지만 칼리아리는 피오렌티나와 다르게 선수들이 적절하게 간격을 유지하여 압박을 가뿐하게 흘려보내죠. 이때 칼리아리의 치가리니 선수가 중심이 돼서 간격을 컨트롤하고 공격 템포를 조율하는데요. 치가리니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흔히 레지스타라 불리는 역할을 아주 잘 소화하며 경기를 이끌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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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에 따라 빠르기와 높낮이를 정해서 원하는 구질로 패스를 뿌릴 수 있는 선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굉장히 큽니다. 물론 정확도에 있어서 조금 보완할 필요는 있습니다만, 치가리니는 경기 내내 적절한 패스로 칼리아리의 공격을 주도했는데요. 양 팀의 전술적 승부처도 치가리니에서 갈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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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오렌티나는 선수들을 측면에 몰아서 배치하였기 때문에 중원을 비워두는 경우가 굉장히 잦았는데요. 덕분에 치가리니는 중원의 넓은 공간을 아무런 방해 없이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예리한 쓰루 패스를 공격진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었죠. 심지어 교착 상황에서도 미드필더간의 패스앤런을 깔끔하게 이어가면서 팀워크와 집중력도 피오렌티나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억제기가 사라진 피오렌티나, 그러나

 

 칼리아리는 전반에만 3골을 넣고 후반에도 5대 0, 5점 차 리드를 끌고 갔는데요. 특히 나잉골란의 1골 3어시라는 미친 활약을 통해 칼리아리는 일찍이 승부를 결정짓는듯 했습니다. 시메오네의 골 장면은 정말 본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어낸 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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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기어코 득점까지 성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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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5점차까지 벌어진 후에 나잉골란의 체력이 발목을 잡아 칼리아리의 압박과 공격은 조금씩 무뎌집니다. 수비 시에는 측면에 붙어 숫자 싸움에 가담 하고 공격 시엔 중앙으로 적극적으로 공을 몰고 전진하는 활약을 펼친 나잉골란이 지치자, 피오렌티나의 측면 공격이 다시 살아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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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부진한 빌드업이 답답했던지 키에사가 점점 밑으로 내려와서 직접 공을 받고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일종의 억제기 역할을 하던 나잉골란이 지치자, 계속 견제를 받던 키에사와 카스트로빌리가 곧바로 활약합니다. 하지만 워낙 아래부터 공을 받아 전개를 하다보니 득점에 직접 관여할 기회는 오히려 적어졌다는 일장일단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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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신, 리베리의 출장 정지로 선발로 나서게 된 피오렌티나의 유망주 블라호비치가 결국 기대에 부응해서 멋진 장면을 만들어 보이는데요. 특히 두 번째 골 장면을 보면 측면에서 중앙으로 잘라 들어와서 때린 슈팅이 기가 막히게 골문을 향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5대 2로 칼리아리가 피오렌티나로 대승을 거두게 됩니다. 측면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중원을 과도하게 비워둔 피오렌티나는 5실점으로 그 대가를 치룹니다. 

 

 

After Match : 

 

 피오렌티나는 물론 리베리의 부재가 크긴 했겠지만 리베리의 부재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졸전으로 패배했습니다. 전반전 대량 실점 이후 팀 전체가 집중력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특히 밀렌코비치나 카스트로빌리 같이 어린 선수들의 실수가 굉장히 치명적인 위기로 이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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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장면은 피오렌티나의 4번 밀렌코비치의 수비 실책 장면입니다.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정말 어이없는 실책이죠. 실점 이후 집중력이 급속도로 떨어진 것을 보면 선발 멤버를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로만 구성해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줍니다. 거기에 더해 여전히 홀딩 미드필더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인 피오렌티나는, 전술적인 변화가 시급해 보입니다.

 

 칼리아리 시메오네와 나잉골란의 가세로 확실히 팀 전체의 템포가 빨라졌습니다. 덕분에 페드로도 본인 스타일을 더 잘 살릴 수 있게 되었죠. 나잉골란의 적극적인 공수 가담은 시메오네와 페드로, 투 톱의 수비 부담을 줄이면서 좀 더 날카로운 역습을 가능케 했습니다. 하지만 나잉골란의 활동량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팀 내에 없기 때문에 과도하게 나잉골란에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모든 리그 경기에 '4-3-1-2' 포메이션을 운용한 것으로 보아, 플랜 B를 준비하는 것이 후반기 레이스에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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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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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1-26 13:41:39

글 잘 읽었습니다 나잉골란이 가진 많은 매력을 압축해서 보여준 경기였던 거 같아요.

OP
1
Updated at 2019-11-26 16:55:14

감사합니다 :)
이번 시즌 칼리아리는 나잉골란과 페드로, 시메오네 요 삼인방의 파괴력을 주목할만한 것 같습니다 ㅎㅎ

1
2019-11-27 00:28:07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html 태그 깨져서 나오네요. 저만 그런가요?

OP
2019-11-27 01:10:22

잠시 게시판에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 수정했습니다 죄송합니다.

1
2019-11-27 19:02:31

아닙니다 팬입니다 ㅎㅎ

OP
2019-11-27 22:03:43

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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