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시절 수소에 대한 소회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대략 3년정도 수소가 밀란 에이스 노릇을 하던 시절이 있었죠.
참고로 전 수소맘입니다. 다소 팔이 안으로 굽을수 있다는점 감안해주세용.
2014년, 리버풀에서 1.3M에 넘어온 수소는 제노아의 가스페리니 밑에서 특훈을 받고 각성해서 돌아옵니다.
그동안 공격형 미드필더로 알려져있던 수소는 SS혹은 RW로 성장해서 돌아왔죠.
그는 분명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날카로운 킥력으로 암흑기의 밀란을 구원하곤 했었습니다.
수소의 패턴은 고작 두개였어요. 오른쪽에서 드리블 하다가 안쪽으로 드리블해서 ZD
혹은
막힌다 싶으면 오른발 역발 크로스.
매우 단순한 패턴이었는데, 이게 항상 기가막히게 통하고,
문제는 상대는 이걸 막을수가 없던것 ㄷㄷㄷ
하지만 팬들은 반으로 나뉘어서 다소 호불호가 갈렸던걸로 기억합니다.
일단 수소는 너무 느렸어요. 그래서 저렇게 스탯은 잘 뽑아내도 답답한 경우가 더 많았죠.
그렇다고 드리블이 막 화려한것도 아니구요.
때문에 최전성기때에도 평점은 파푸랑 같이 1-2위를 다투는데,
팬들은 '찰수케칼보'하면서 비아냥거렸죠.
근데 저는 이건 좀 억울한면이 있었다고 봐요.
당시 밀란 공격이 답답하고 노잼인건,
좌찰 우소 조합이 둘다 느리고 킥 원툴 조합이라 답답한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둘중에 한명만 느리면 문제가 없어요. 일례로 2017년초 데울로페우가 임대왔을때,
좌데울로 우소 조합 경기들은 그럭저럭 괜찮았던걸로 기억하거든요. (대신 이때 바카가 부진해서 결과는 안좋음)
당시 무색무취였던 찰하놀루보다 스탯이라도 뽑아내던 수소 생각하면,,, 원인은 찰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2018년인가 비야레알에서 사무 카스티예호 영입되고
"드디어 느려터진 수소를 안볼수 있어!"라고 좋아했던 팬분들 계셨는데,
결과적으로 수소를 1년 더 봤죠. 사무는 빠르기만 하고 종잇장이었던...
그리고 그 시즌 수소는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구요. 솔직히 잘하긴 했습니다.
그랬던 수소의 몰락은 2019년에 잠파올로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데
4312 전술을 쓰던 잠파올로는 수소를 중앙 트레콸 자리에 기용하기 시작하는데,
공미 출신이었던 수소가 3년만에 트레콸 자리에 서려고 하니 너무 안맞는 몸이었던겁니다.
우측에서 매크로 돌리는게 생명이었던 수소인데,
중앙으로 오니 매크로를 못돌리게 된 수소는 그대로 폼이 떡락합니다.
안맞는 옷으로 프리시즌도 제대로 준비 못했고, 자신감도 떡락하고.
잠파올로가 짤리고 피올리가 왔지만 폼은 여전히 안좋았죠.
특히 수소 마지막 경기에 보여준 충격적인 모습들은 이게 지난 3년의 수소랑 같은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밀란은 부진하던 수소를 세비야로 임대보냈고,
코로나 Lockdown이 찾아와서 대규모 재정난이 찾아온 가운데,
밀란이 코로나 전에 '세비야 챔스진출시 의무이적 23M' 조항을 넣어둔 덕분에,,
희대의 사기를 쳐서 세비야로 보내는데 성공합니다.
사실 한계는 명확했던 선수였지만,
반대편에 찰 대신 빠른선수가 있었다면 괜찮게 쓰였을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도 밀란이 왼쪽에 레앙이라는 크랙을 얻지만, 우측은 수소의 공백을 채우지 못하고 메살대전이 시작되죠.
즐라탄의 밀란 복귀전이, 수소의 밀란 마지막 경기였다는거 생각하면,
암흑기의 에이스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지 않을지...
선수 자체도 많이 불운한게, 본인 전성기에는 팀사정이 안좋았고,
세비야 가서도 1년짜리 장기부상 당하고 그런,,,, 여러모로 불운한 선수,,,
수소 한창 잘할때 친구들한테 수소 홍보하면서
"얘 진짜 잘한다. 수소 꼭 기억해줘라. 수소 붐은 온다"
이러고 다녔던 시절도 있었네요 ㅎㅎ
수소 많이 좋아했고, 지금도 제 게임 닉네임이 '수소의왼발'인데
다시 한번 더 재기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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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당시엔 밀란경기 열심히 봤었는데 이러나 저러나 이기려면 수소가 필요했던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