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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 SSG 후기 - 잘 따라갔지만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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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4-18 22:24:32

패배의 요인

 

윤영철이 1회에 한유섬에게 변화구 실투 던지다가 선제 투런 맞았고(던지는 손만 다르지 정해영이 맞은 코스랑 동일합니다. 한유섬한테는 가운데 변화구 좀 던지지 말라고) 2회에는 위기 상황에서 잘 막는 듯 싶더니, 에레디아에게 발사각도가 매우 높은 3점 짜리 문학런을 허용하면서 패색이 짙었죠. 사실, 이 두 방의 홈런으로 이미 이길 거란 기대는 버렸습니다.

 

 

여기에 오늘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최악의 외국인 투수 더거가 투심 패스트볼을 보더라인으로 구석구석 꽂아 넣으며 KIA 타선을 제압했죠. 특히, 위 그림처럼 5회에 박찬호 상대로 던진 투심은 깜짝 놀랐네요. 2구째에 몸쪽 잘 붙이는 투심으로 카운트 유리하게 잡고, 5구째 빠른 공(투심 같음)을 가장 먼 쪽 보더라인으로 꽂는 데, 이건 평범한 투수면 할 수 없는 투구입니다. 

 

다만, 더거가 앞으로도 잘 던질 수 있을 지는 반신반의한게, 전 KBO에서 투심을 주력으로 하는 외국인 우투수는 세컨 피치가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네일도 투심이 주무기이지만, 더거보다는 구속이 더 잘 나오고, 스위퍼라는 결정구가 있어서 투심이 쉽게 공략을 안 당하죠. 더거가 오늘 투심의 제구를 아주 정교하게 가져가면서 리그 최강... 우투 상대로 무려 OPS .900 가까이 치는 KIA 타선을 제압했지만, SSG 구단 자체에서 더거의 세컨 피치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면 교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 같습니다. 

 

SSG에서 더거에 대한 신뢰가 없는 지, 아니면 좋은 기분일 때 마운드에서 내리고 싶었는 지, 81개 밖에 안 던진 더거를 내리고 화요일 경기에서 어마어마한 공을 던졌던 조병현을 마운드에 올렸죠. 그런데 오늘 조병현은 KIA 타자들이 다 정확한 타이밍으로 타격을 하더군요. 선두타자 김도영이 친 굉장한 타구 스피드의 2루타성 타구를 KIA전 대악마 김성현이 미친 수비로 막아줬지만, 최형우, 소크라테스가 조병현의 포크볼을 공략해 연속 안타를 쳤고, 이우성이 2구째 낮은 코스의 빠른 공을 제대로 잡아 당겨서 역시 문학런을 쏘아 올리며(타 구장이었으면 담장 직격이었을 듯) 1점 차이까지 추격합니다.

 

7회에도 박찬호와 최원준이 노경은을 공략하며 무사 1, 3루를 만들었는데, 여기에서 역전을 하지 못한 게 아쉽게 되었죠. 김도영의 잘 맞은 타구가 더 뻗지 못하고,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그쳤고(희생플라이도 잘 친 건대 왜 이리 아쉬운지) 최형우와 소크라테스가 노경은의 포크볼에 속절없이 당하며 삼진으로 물러난 게 컸습니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2사 2루 상황에서 초구 존에 들어오는 슬라이더는 그냥 지켜보더니 2구째와 3구째 나쁜 볼에 방망이가 나가며, 헛스윙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났죠. 

 

상대적으로 SSG의 에레디아는 2회에 끈질긴 승부 끝에 윤영철의 잘 붙인 몸쪽 공을 홈런으로 연결시켰고, 7회말에도 최지민이 바깥쪽에 잘 떨어뜨린 체인지업을 헛스윙하지 않고 어떻게든 컨택을 해내면서 내야안타와 실책까지 유도했습니다. 


이때 박찬호의 악송구는 박찬호 탓을 하고 싶진 않네요. 타구가 워낙 묘한 코스로 갔고, 1점이면 경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니 노스텝으로 1루에 던진 건 적극적인 수비 플레이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더 정확하게 갔더라면 송구가 뒤로 빠지진 않았을 것 같아요.(아웃은 힘들었을 것 같지만) 그리고 그 상황에서 3루를 던져야 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송구 자세를 잡기 쉽지 않았고, 느린 화면으로 보니 3루 아웃은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냥 오늘 경기 승패는 양팀 외국인 타자 수준이 결정지었다고 생각하면 편할 듯 싶습니다.

 

 

졌지만, 그래도 팀이 강하다고 느낀 순간들

 

오늘 경기 아쉽게 졌지만, 그래도 팀이 강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경기였어요. 초반에 5실점과 상대 선발의 호투에 말렸음에도 상대팀의 후속 투수를 공략해서 어찌됐든 동점까지 성공했고. 윤영철은 이제 고작 고졸 2년차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2회 5실점 이후, 3회부터 6회까지는 정말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 던졌습니다. 

 

윤영철이 발전했다고 느낀 부분이 빠른 공의 힘이 더 붙었다는 점입니다. 작년에는 140km/h을 넘기 쉽지 않았는데, 오늘은 그래도 상당수의 빠른 공이 140km/h을 상회했습니다. 스탯티즈에서 평균구속을 확인할 수 있는데 지난해 윤영철 포심의 평균구속은 137.6km/h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138.5km/h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는 139.3km/h을 기록하며 올 시즌 들어 가장 빨랐고요.

 

올해 현재까지 특히 윤영철이 발전했다고 생각하는 기록이 삼진율입니다. 지난해 윤영철의 9이닝 당 탈삼진 갯수는 5.43개에 불과해 전형적인 맞춰잡는 투수였지만, 올해 현재까지는 9이닝 당 탈삼진이 7.40개로 작년 대비 2개 더 늘었습니다. 물론, 시즌을 더 치러야겠지만, 날이 풀리면 지금보다 공에 힘이 더 붙지 않을까 싶고, 체격도 좋고 아직 어린 투수이니 던지다보면, 평균구속이 140km/h을 상회하는 때가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윤영철이 포텐 터뜨릴 때의 모습으로 자주 언급하는 선수가 장원삼인데,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장원삼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재현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타자들도 5점 차이로 지고 있음에도 집중력을 유지해줬고, 김도영은 이번 문학 3연전에서 정말 타석에서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죠, 오늘은 수비에서도 강한 어깨를 수 차례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한준수도 8회에 결정적인 병살을 쳤지만, 타구 자체는 정말 잘 맞은 타구였고, 여전히 자기만의 존과 김도영 다음으로 빠른 타구를 만들어낼 줄 아는 타구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경기 8회말을 막아 준 투수가 오랜만에 올라 온 김현수인데, 깔끔하게 1이닝을 잘 막아줬습니다. 김현수는 안치홍 보상선수로 롯데에서 영입한 선수인데, 그동안 투구 모습을 보면, 구위가 너무 약했습니다. 우완투수임에도 2022년 평균구속이 140km/h을 간신히 상회했으니까요.(2021년 140.7km/h, 2022년 140.2km/h) 그런데 오늘은 143.4km/h의 평균구속으로 이전보다 2~3km/h 더 붙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우완 투수 치고는 구속이 낮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빠른 공으로 헛스윙을 두 번 만들었을 정도로 어느 정도 힘이 붙은 모습입니다. 주무기인 커브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서 떨어졌고요.

 

김현수가 퓨처스에서는 주로 선발로 뛰었지만, 사실 우완투수가 140km/h 간신히 넘는 구속으로도 선발로 잘 던지려면 NC 신민혁처럼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공이 지저분하거나 제구력이 엄청 좋아야 합니다.(제가 생각하는 우완 중에 느린 구속으로도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가 신민혁입니다.) 그래서 김현수가 살기 위해서는 불펜으로 전력 피칭하는 게 1군에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마침, KIA 불펜진에 부족한 게 오늘 김현수가 맡아 준 추격조 역할이기 때문에, 오늘 피칭이 선수 자신에게 큰 자산이 되길 바랍니다.

 

 

선수 단평

 

  • 박찬호 - 더거의 투심 핀 포인트 제구의 희생양, 마지막 송구는 아쉽지만 이해해줄 수 있음
  • 최원준 - 7회 안타 말곤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함
  • 김도영 - 여전히 매서운 타격감, 김성현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또 장타가 나올 수 있었는데...
  • 최형우 - 볼넷 연기하려다가 삼진 당했네
  • 소크라테스 - 도대체 언제 살아 나나요?
  • 이우성 - 3점 홈런도 대단했지만, 1루 수비가 더 대단함
  • 서건창 - 여전히 공 잘 보고, 여전히 스윙이 날카롭다.
  • 한준수 - 운이 없었다.
  • 이창진 - 5월이 되면 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당장 내일 없어질 수도)
  • 김호령 - 최원준이었다면 그 타구를 잡았을까?
  • 김선빈 - 푹 쉬다 나와서 3땅 치고 퇴근
  • 장현식 - 볼넷 하나 내준 것 빼곤 좋은 투구, 이지영에게 맞은 안타도, 이지영이니까 만든 안타였음.
  • 최지민 - 체인지업 절묘하게 잘 들어갔는데 그걸 컨택한 에레디아에게 찬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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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Updated at 2024-04-18 22:07:18

??? : 일고출신인 나를 미지명한 기아를 공략한다..

OP
1
Updated at 2024-04-18 22:11:32

킹치만 그해에는 한기주가 1차 지명이었는걸...

 

생각해보니 강정호도 한기주한테 1차 뺏겼다고 한기주를 라이벌이라고 언급한 인터뷰가 떠오르네요 ㅋㅋ

2024-04-18 22:19:06

이렇게 보니까 1회전에 정해영이 못막았던게 너무 컸군요. 억까에 억까가 겹쳐 루징시리즈를 먹었던 느낌이에요.

OP
2024-04-18 22:20:17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직구 던진 거... 12시간 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1
2024-04-18 22:24:45

그이후 멘붕해서 몰린 변화구 남발하다 끝내기 맞은건 덤이었구요.

1
2024-04-18 22:45:41

아직도.. 그냥 유인구빼고 에레디아 승부했어야

2024-04-18 23:31:06

저도 오늘 한유섬 홈런공이

정해영 홈런공 바로 떠오르던..

 

준수야 그 배합 아니야... 왜 2스트 잘잡아놓고 ...

 

테스는 말도안되는거 헛스윙하고있는데 계속 5번 쓰는게 맞나란 생각만듭니다...

OP
1
2024-04-18 23:49:59

내일은 좌투수 나오니 빼든가 내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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