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용병자유계약 1기 시절 선수들에 대한 회고 (1)
KBL은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특정으로 인해 출범 이후 용병제도가 끊임없이 바뀌어왔는데요.. 신장, 출전시간 등에 대한 제한도 꾸준히 변화가 있었지만 트라이아웃과 자유계약 사이에서도 계속 왔다갔다했죠. 자유계약을 도입한 것이 총 3회인데 이 글에서 언급할 1기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세 시즌 간의 신장제한없이 2명을 계약할 수 있었던 시기.. 2기가 2011/12시즌 1인보유 1인출전 시기.. 그리고 3기가 바로 올 시즌 200cm 이하의 장신 1명, 186cm 이하의 단신 1명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
이 중에서도 역시 용병자유계약 1기 시절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NBA 급은 아니더라도 유럽에서 엄청난 커리어를 가진 선수들이 쏙쏙들이 한국으로 왔죠. 당시 2명 합쳐서 28만달러라는 상한선이 있었지만 이 것을 지키는 팀은 아무도 없었고.. 한 명이 100만달러에서 200만달러까지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 정설이죠. 마치 KBO의 용병 연봉 상한선이 30만달러였던 시절처럼.. 원래 KBL의 복지나 안정성은 유럽 상위권 리그에도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인데 (집, 차, 개인통역 등 제공, 임금체불 절대 없음) 돈까지 엄청나게 주니까 엄청난 선수들이 왔었죠.
근데 이게 구단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말년에는 피트 마이클처럼 말도 안되는 수준의 용병까지 들어와버려서 국내선수는 가드나 서장훈, 김주성 같은 극히 일부의 스타선수를 제외하면 완전 들러리가 되어버렸고, 더욱이 뒷돈문제가 너무 심해지다보니 결국 2007/08시즌부터 트라이아웃 제도로 환원되며 세 시즌 만에 막을 내렸는데요.. 지금도 국내선수는 들러리라는 의견이 적지 않은데 사실 지금은 이 때에 비하면 국내선수의 비중과 입지가 훨씬 나아진 편이죠..
아무튼 이 때 왔던 선수 중 인상깊었던 선수들이라면
찰스 민랜드 (KCC-LG) : 이 선수는 사실 트라이아웃 시절부터 뛰었던 선수였는데요.. 그러나 프랑스 1부리그에서도 꽤 유명했던 선수라 지명 후 언더머니를 따로 지급하기로 입을 맞추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는 썰이 정설처럼 나돌 정도였죠. 그런 수준의 선수이다보니 자유계약 시절에도 전혀 뒤쳐지지 않았고.. 이 선수는 스몰포워드 유형의 선수로 아주 영리해서 자기득점을 쉽게쉽게 차곡차곡 올려주면서 동료선수들을 살려주는데도 능했죠.
자밀 왓킨스 (TG) : 당시 김주성과 더블포스트를 이루어 TG의 왕조에 결정적인 역할 했던 선수로 그야말로 KBL판 샤킬 오닐이었죠. 엄청난 몸빵에 골밑스킬까지 상당히 우수했던.. 자유투도 잘 못넣었고.. 나중에 자유계약 2기 때 대체용병으로 KCC에 가기도 했는데 그러나 이 떄는 너무 나이도 많았고, 너무 느리다보니 하승진과의 호흡도 안맞아서 실패했죠.
크리스 랭 (SK) : 이 선수는 백인센터로 빅맨으로의 전반적인 기본기나 기술 이런 것들이 그야말로 궤를 달리하는 선수였는데요.. 팔도 엄청나게 길어서 득점-리바운드-블록으로 트리플더블을 한 경기도 있었죠. 근데 당시 SK가 선수들의 이름값은 화려한데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막장스런 팀이어서.. 랭이 고군분투 했음에도 팀이 오합지졸이다보니 플레이오프도 못갔고 랭은 재계약 제의를 거절하고 팀을 떠났죠.
애런 맥기 (KTF) : 이 선수는 전형적인 파워포워드 스타일의 선수로 포스트에서 우직하게 버텨주면서 공수양면에서 상당히 안정감이 있었고 외각에서도 미들과 3점까지 던질 수 있었던 선수죠. 당시 매 시즌 파트너가 바뀌는 와중에도 맥기만큼은 KTF에서 자유계약 세 시즌을 모두 채우면서 마지막 시즌에는 챔프전 우승 목전까지 갔었죠. 나중에 노장이 되어서 안양 KGC에 대체용병으로 가기도 했었는데 이 때는 전성기만큼의 포스는 못보여주었죠.
게이브 미나케 (KTF, SK) : 이 선수는 스몰포워드 유형의 선수로 공격스킬이 전반적으로 매우 좋아 득점력이 상당했죠. 아프리카의 대표적 농구강호인 나이지리아 현역 국가대표이기도 했고.. 그러나 시즌 막바지에 부상을 당해서 퇴출되었고, 이듬 해에는 SK에 입단했는데 역시 시즌 초반에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또 다시 퇴출.. 성깔이 엄청나게 험악한 선수이기도 했죠.
알렉스 스케일 (삼성) : 이 선수는 1번과 2번을 겸하는 가드로 삼성은 서장훈의 존재로 용병 1명은 가드로 쓸 여유가 있어 스케일을 썼죠. 엄청나게 화려했고 또 폭발력도 대단했던 선수로 준플레이오프에서 한수 위 전력으로 평가되던 KTF를 제압한 것이 바로 스케일의 원맨쇼 덕분이었죠. 당시 KTF는 현주엽이 가드역할을 같이 해야 되었을 정도로 앞선이 약점이었는데 스케일이 그런 KTF의 앞선을 사정없이 찢어버렸으니.. 빅맨용병이 형편없어서 거기서 그치기는 했지만요. 그러나 한 시즌만 뛰고 떠났고 이듬 해 삼성은 존슨과 오예데지, 포워드-센터 용병라인을 구축해서 우승을 했죠.
네이트 존슨 (오리온스, 삼성) : 미나케처럼 전반적으로 최상급 공격스킬 가진 스몰포워드로 득점력이 대단했죠. 오리온스 시절보다도 삼성 시절에 더 빛을 발하면서 우승을 일구어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오예데지와 서장훈이 포스트를 든든하게 지켜주다보니 순수 포워드로서의 득점에만 전념할 수 있어 위력이 배가 되었죠.
크리스 윌리엄스 (모비스) : 애런 헤인즈의 업그레이드 버전 격으로 올라운더로서 1번부터 4번까지의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정말 영리하게 농구를 하는 선수였죠. 당시 신인급이던 양동근의 리딩을 도와주면서 양동근이 국내 정상급 가드로 성장하는데도 큰 역할 했던 선수였고.. 그나마 슛이 좀 약점이기는 했는데 다른게 워낙 다재다능해서 큰 문제는 아니었고 트리플더블도 여러 번 하면서 이 선수 덕분에 모비스가 2006/07시즌에는 통합우승까지 이끌어냈죠.
그리고 더 대단한 선수들이 소개될 2부는 내일 쯤이나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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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랭 엄청 좋아했는데. 제계약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미국가버려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