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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과 신인드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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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06 09:57:38

농구라는 스포츠가 어찌보면 참 잔인한 종목입니다.. 선수의 기량에 있어 피지컬, 재능과 같은 선천적인 요소가 너무나 크게 작용을 하고, 이러한 부분들을 기반으로 선수의 미래를 예측하였을 때 그 적중률이 축구, 야구 등 다른 스포츠들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높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농구는 S급 포텐으로 평가받는 선수는 대충해도 A급은 되고, 반면 C급 포텐으로 평가받는 선수는 정말 죽을 듯이 노력을 해도 B급, 그 이상으로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죠..

 

그렇기 때문에 특급신인이라 평가받는 선수들은 KBL에 데뷔하자마자 최소 주전급, 때로는 리그를 초토화시키는 활약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만큼 신인풀이 풍부한 드래프트의 1라운드 상위권 픽, 소위 로터리픽은 그 가치가 상당하죠. 사실 이 것은 농구라는 종목의 특성과 같은 부분이라 NBA 같은 곳도 마찬가지이고.. 그런데 KBL은 용병이라는 요소도 있기 때문에 특급신인+특급용병 조합이면 하위권 팀이 1년 만에 확 바뀌어서 우승을 할 수도 있죠. 대표적으로 이승현+조 잭슨+헤인즈가 조합되었던 시즌의 오리온스를 꼽을 수 있고..

 

그리고 KBL에서 이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기 위한 길은 생각보다 상당히 열려있는데.. 기본적으로 국내 대학교, 고등학교 농구부 소속 뿐만 아니라 해외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농구선수로 활동한 대한민국 국적의 선수, 심지어 일반인도 참가가 가능합니다. 이 일반인도 기존에 중고교 또는 대학교 농구부에서 뛰었던 경력이 있는 경우 뿐만 아니라 순수일반인도 참가를 신청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다 참가시켜주는 것은 아니고 일반인은 따로 사전 트라이아웃을 실시해서 기량을 점검받은 뒤에 합격을 하면 정식으로 참가가 가능하죠. 그리고 교포선수는 대한민국 국적으로 귀화를 해야만 참가할 수 있는데 원래는 귀화하지 않고도 참가가 가능했다가 김효범이 캐나다 국적을 유지하면서 KBL에서 계속해서 국내선수 자격으로 뛴 것이 논란이 되면서 규정이 바뀌었죠.

 

그러나 신인드래프트의 참가자 대부분은 결국 대학선수들.. 그 중에서도 졸업을 앞둔 4학년 선수들이 90~95% 이상입니다. 국내농구는 여전히 대학농구의 입김이나 연줄이 대단히 강력하기 때문인데.. 특히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 한양대, 중앙대 이런 주요대학 출신들은 국내농구판 전반에 그 영향력이 상당하죠. 반면 다소 하위권으로 평가되는 대학출신들은 은근히 무시받는 풍토도 있어서 현 MBC 스포츠 해설위원인 김일두가 과거 선수시절에 김시래를 명지대 출신이라며 인터넷 라디오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가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까이고 있고..

 

아무튼 그러다보니 고졸 신분으로 드래프트에 나오는 것은 정말 큰 결심을 해야되고, 대학교 재학 중에 얼리로 나오는 것 조차도 쉬운 결정이 아닌데요.. 더구나 주요전력이라면 대학 측에서도 필사적으로 막아서니.. 과거 주희정이 어려운 집안사정때문에 감독의 배려로 프로에서 1년이라도 빨리 돈을 벌 수 있도록 얼리로 나온 사례가 있는데 특이한 사례이고..

 

그나마 최근들어 3학년을 마치고 내보내주는 사례는 좀 늘어나는 케이스죠. 대표적으로 정효근, 허웅 등.. 현재 kt에서 특급포워드로 성장하며 올스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양홍석은 1학년을 마치고 나왔는데 이 과정에서 학교 측과 꽤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자퇴를 하고 드래프트에 나왔었죠. 그리고 고졸출신도 조금씩 나오고 있고.. 송교창이 대표적이고 이번에 현대모비스에 지명된 가드 서명진도 고졸이고.. 사실 고교무대를 폭격하는 선수들은 대학가서도 딱히 배울 것 없이 한 수 아래 선수들 상대하며 편하게 농구하다보니 최대포텐을 터트리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이종현이 대표적인 경우로 얼리로 2년 정도만 일찍 나왔어도 훨씬 무서운 선수가 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죠.

 

그리고 신인드래프트는 1라운드부터 시작해서 ㄹ자로 5라운드까지 이어지는데.. 꽉꽉 채워뽑는 경우는 사실상 없고 보통 2라운드까지 많이 뽑는데 아예 2라운드부터 패스를 해버리는 경우도 있죠. 또한 1라운드가 5년, 2라운드가 3년계약을 보장해야 되는 반면에 3라운드부터는 1년 단위 계약이 가능해 2라운드를 패스하고 3라운드에서 지명권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고..

 

그 중에서도 보통 주전급, 또는 키식스맨 급의 선수는 1라운드에서 지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 중에서도 A급 이상으로 평가되는 선수는 거의 로터리에서 뽑히고.. 좋은자원이 없다고 평가되는 드래프트에서는 로터리픽마저 망하는 경우도 있고 말이죠. 그러나 1순위는 아예 망하는 경우는 지금껏 없었는데 전정규, 박성진, 장재석 이런 선수들 조차도 나름 활약을 했으니..

 

반면 2라운드 이하로는 주전급으로 자리잡는 선수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성공확률이 내려가죠. 2라운드 출신으로 대박신화를 쓴 선수는 20년 역사에서 딱 한 명인데 현재 오리온에서 뛰고 있는 노장포워드 김동욱.. 2005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순위로 지명되었는데 그러나 김동욱도 고교시절에는 방성윤과 비교될 정도로 재능있는 선수로 평가받다가 수능최소점수 미달로 대학을 한 번에 못가는 바람에.. 결국 1년을 버리고 뒤늦게 대학가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2라운드로 밀려버린거라 순수 재능은 1라운더 급이었다고 봐야죠.

 

이 외에는 2라운더 출신 중에 이름 좀 남긴 선수가 현역 기준으로 가장 대박난게 이관희인데 이 선수도 기량문제보다는 대학교 때 농구외적으로 팀하고 겉도는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서.. 이정현과의 앙숙관계도 그 연장선으로 추측되고 있고.. 이 외에는 송창무, 한정원, 양우섭, 김태홍, 김종범, 김민욱, 정희재 정도를 꼽을 수 있죠.

 

그리고 3라운드 이하로는 사실은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뽑는 입장에서도 전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게 아니고 그냥 한 명이라도 더 취업시켜주려고, 또 한 명이라도 더 프로선수 경력 달아주려고 뽑는건데요.. 그러나 지명이 아슬아슬한 선수 입장에서는 3~5라운드 지명이라도 정말 간절하죠. 평생 해온 농구를 1년이라도 더 하면서 꿈이라도 계속 꿀 수 있기도 하고, 또 은퇴를 하더라도 추후 학교나 농구교실 등지에서 코치일을 시작하는데 있어 프로선수 출신이라는 간판이 상당히 가치가 있으니..

 

그래서 특히나 4~5라운드에서 웬만한 팀이 다 패스를 하는 가운데 어떤 감독이 지명할 선수 이름을 호명하기 위해 단상으로 걸어나온다.. 그러면 로터리픽이 뽑히는 순간보다도 더 큰 환호가 터져나오죠. 여기에 지명된 선수의 눈물의 소감까지 해서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가 되는데요.. 그러나 농구는 샐러리캡의 존재도 있고 해서 뎁스운용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즉 선수를 많이 지명하면 그 만큼 기존의 선수들을 쫒아내야 되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도 무턱대고 많은 선수를 뽑아주기도 힘들죠.

 

그렇다면 3라운드 이하로 뽑힌 선수 중 성공신화를 쓴 선수가 있느냐.. 딱 한 명 있는데 바로 전자랜드의 정병국이죠. 2007년에 3라운드 2순위로 뽑혔는데 정확한 슈팅능력을 무기로 롤플레이어로 활약하면서 한 때 FA 계약으로 2억원의 연봉을 받을 정도로 역대 하위라운드 지명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성공신화를 쓴 선수죠. 지금은 전자랜드의 국내선수 뎁스가 많이 좋아졌고, 또 정병국이 수비력과 사이즈에 약점이 있는 선수라 역할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습니다만.. 2~3년 전만 해도 꽤 주요전력으로 활약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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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1-05 00:42:01

2라운드 출신 신인왕 현호캅도 있읍니다. 딴팀은 김주성,오세근,하승진인데 우리는 왜 주태수랑 현호캅이야 하면서 한탄했던 시절이 그립네요 ㅠㅠ

OP
2019-01-05 18:26:36

현역만 꼽다보니 빼먹었는데 은퇴선수 중에서는 이현호, 강대협, 김현중, 박구영 등도 꼽을 수 있죠..

2019-01-05 02:13:47

그러고 보면 오리온스는 두번의 우승이 다 그런 느낌이었네요 리그지배자급 용병+S급 신인...

OP
2019-01-05 18:30:22

뭐 첫 우승 때는 김병철, 전희철, 두 번째 우승 때는 김동욱, 허일영 등 기존의 주축멤버들도 좋은 편이기는 했는데 특급신인+특급용병이 수급되면서 화룡정점을 찍기는 했었죠..

2019-01-05 02:28:36

김주성 드래프트에 전 시즌 꼴찌로 드래프트 참가해서 4픽 건진 오리온스 ... 저 때 1순위 걸렸으면 김승현 김병철 전희철 김주성이라는 희대의 사기 라인업 가동했는데...ㅠㅠ

OP
2019-01-05 18:30:56

그래도 아직 챔프전 우승 못해본 팀이 3개 팀이나 있는데 오리온스는 두 번이나 우승을 했으니..

2019-01-05 11:15:13

KBL 드랩엔 큰 관심 없다가 NBA 드랩보면서 재미붙여서 보기 시작했는데, 뭔가 사뭇 분위기가 다르긴 하더라구요. 맨 앞줄에 앉아있는 드래프티들도 호명이 늦어지면 안절부절하는게 눈에 보일정도.. 3라운드 부터는 거의 올라오는 감독님은 영웅대접 ㅋㅋ

OP
2019-01-05 18:32:50

2016년 드래프트가 참 드라마틱했죠.. 이종현 드래프트로 시작해서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한 사연많은 선수인 김준성이 2라운드에 지명되고, 5라운드에서도 두 명이나 뽑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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