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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역대 최강의 신인트로이카 : 오세근, 김선형, 최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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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06 09:58:24

이번에야말로 신명호에 대한 글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신 분들이 있으실 줄로 압니다만.. 원래 주인공은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그 전에 특별편성으로 역대 최강의 신인트로이카로 평가받는 2011/12시즌의 오세근, 김선형, 최진수에 대해 회고하는 글을 먼저 써보겠습니다..

 

사실 KBL이 출범한 지도 20년이 넘어서는 상황에서 1라운드 1~4순위.. 소위 로터리픽에서 아주 많은 스타선수들이 배출이 되었는데요.. 특히 1라운드 1순위는 역대 최악의 픽으로 꼽히는 3인방이 나름 주전으로 꽤 활약했던 김동우, 전정규, 박성진일 정도로 성공이 웬만큼 보장되었다고 할 수 있죠.. 올 해 지명된 kt 박준영이 사상 최악의 1순위 사레를 갱신할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리고 역대 로터리가 가장 빵빵했던 년도를 꼽자면 2008년 하승진-김민수-윤호영-강병현, 2013년 김종규-김민구-두경민, 그리고 바로 2011년의 오세근-김선형-최진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입단 첫 해 리그에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 바로 오세근-김선형-최진수 트로이카인데.. 우선 오세근은 중앙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이미 한국의 노비츠키라며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선수죠.. 또한 당시 중앙대가 04학번에 강병현과 윤호영, 05학번에 박성진, 06학번에 박유민과 안재욱, 07학번으로 오세근, 김선형 등을 보유한 당대 최강전력의 대학팀이었고 52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었죠.. 다음 세대에서는 김종규-김민구-두경민 트로이카의 경희대에 밀리는 모양새가 되기는 했지만요. 그리고 그 52연승을 기록한 감독은 바로 김상준.. 이후 서울 삼성을 맡았다가 거하게 말아먹었던 인물이죠..

 

아무튼 오세근은 이 대학시절부터 키는 2m로 빅맨으로서 큰 메리트가 없지만 대신 부상으로 고생하기 전이라 힘이나 탄력이 남달랐고, 무엇보다도 농구를 정확하게 알고하는 소위 BQ가 정말 급이 다른 선수였죠. 여기에 고감도의 슈팅능력까지.. 그래서 한국의 노비츠키라는 별명을 대학시절부터 얻었는데.. 그래서 신인드래프트도 거의 '오세근 드래프트' 분위기였고, 오세근 지명의 영광.. 1라운드 1순위의 행운은 안양 인삼공사에게 돌아가게 되었죠. 당시 인삼공사는 신인지명과 트레이드로 양희종, 김태술, 박찬희, 이정현 등 좋은자원들을 꾸준히 확보한 상황이었는데 여기에 오세근까지 추가를 하게 되면서 그야말로 리빌딩의 화룡정점을 찍게 되었죠.

 

그리고 김선형은 오세근의 중앙대학교 07학번 동기로 가드임에도 대학교 시절부터 남다른 탄력으로 덩크를 찍어대던 선수였다고 하는데요.. 오세근 지명권을 아깝게 놓치며 2순위를 얻은 SK가 지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메릴랜드대에 입학했다가 자퇴 후 드래프트에 나온 김유택의 아들이자 최연소 국가대표 출신의 장신포워드 최진수가 3순위로 오리온스에 입단을 했죠..

 

그렇다면 이 황금드래프트에서 4순위를 뽑은 비운의 팀은 어디였느냐.. 역시나 불운의 아이콘 전자랜드였습니다.. 얄궂게도 전정규, 박성진이 최대어였던 해에는 1순위를 먹고 좋은선수들이 많이 나온 해에는 어김없이 4순위가 걸리며 고통을 받아오던 팀이 전자랜드였는데요.. 그래서 김선형-오세근과 중앙대학교를 이끌던 포워드 함누리(현 오리온 함준후)를 지명하게 되는데 사실 대학교 시절에는 이들에 비해 그리 뒤쳐지는 재능이 아니었지만 프로 입단 후 향방이 많이 갈렸죠.. 그래도 요즘은 1순위는 아니어도 6강 이상의 성적 꼬박꼬박 내면서도 2~3순위 상위픽이 잘 걸려서 정효근, 강상재, 한희원 등을 꾸준히 뽑고 있는데 한희원도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박찬희하고 바꿔먹었으니 성공이고.. 다만 용병드래프트 1순위 걸린걸로 버튼 거르고 셀비 뽑은 것은 대참사였죠..

 

아무튼 그렇게 프로무대에 입성한 세 선수.. 우선 오세근은 역시 모두의 예상과 기대대로 대박이었습니다.. 당시가 용병 1인보유 시절이었는데 인삼공사가 용병을 순수 포워드 자원에 가까운 로드니 화이트를 쓰는 바람에 오세근은 다른 국내빅맨들과 달리 용병 우산효과를 제대로 받지 못했음에도 다른 팀들의 포스트와 싸움이 되었죠.. 대학무대에서 장점으로 꼽히던 모든 부분이 프로에서도 완전히 통했습니다.. 지금은 잦은 부상때문에 신체능력이 꽤 많이 저하되기도 했고, 또 조심스러워진 부분도 있어서 몸을 사리는 듯한 플레이를 하는데 신인 때는 저돌성이나 탄력도 먹어줬죠.. 여기에 기술적으로 서장훈, 김주성과 견주어도 안밀릴 정도로 완성도가 대단한 선수였으니..

 

다만 아무래도 팀의 포스트의존도가 오세근에 너무 가중되다보니 다른 팀은 다 넘었는데 윤호영-김주성-벤슨이라는 트리플포스트가 버티던 동부를 상대로는 힘에 부쳤죠.. 그래서 시즌 후반기에 화이트를 정통센터인 다니엘스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우는데 결국 이 것이 챔프전 업셋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하며 적중을 했었습니다.. 당시 안양이 박찬희, 이정현, 양희종 등 젊고 피지컬좋은 선수들 앞세워서 초장부터 풀코트프레스까지 펼쳐가면서 상대를 사정없이 압박하던 팀이었는데 높이까지 동부와 어느정도 맞추어낸 가운데 앞선에서 동부보다 우위를 가져가며 예상을 깨고 챔프전 우승을 가져갔었죠.

 

그리고 오세근에 이어 2순위로 지명되어 SK에서 데뷔하게 된 김선형.. 그간 국내가드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스피드와 탄력, 여기에 유로스텝과 같은 고급기술을 조합한 돌파로 일약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되는데.. 물론 이전에도 빠르고 돌파력좋고 그런 가드들이 있기는 했지만은 김선형의 그 것은 종전의 것들과는 급이 다른 수준이었기에 신인상이 오세근이 아닌 김선형에게 가야된다는 여론이 꽤 형성될 정도로 국내농구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죠.

 

게다가 틈만 나면 덩크를 찍어대는데 기존의 이상민 등 국내단신선수들이 실전에서 아주 가끔 구사하던 덩크슛이라고 해봐야 완전 노마크에서 양손으로 살짝 얹어만 놓던 수준이었는데 김선형은 마치 NBA의 가드들처럼 속공과정에서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어 원핸드덩크슛을 꽃아버리거나, 심지어 돌파가 동반된 덩크슛까지 구사를 하니 국내농구계로서는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었죠..

 

그 김선형의 많은 덩크슛 중에서도 역대급이라고 할만한 것이 5년여 전에 KCC전에서 강병현을 상대로 먹인 인유어페이스였는데요.. 당시 경기종료 2분 여를 남겨두고 SK가 간발의 차로 추격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속공찬스가 되자 김선형이 전광석화처럼 돌파를 해서 어중간하게 자리를 잡고 있던 강병현 쪽으로 그대로 돌진하여 원핸드 덩크슛을 작렬.. 자기보다 6cm 작은 국내선수한테 인유어페이스를 얻어맞은 강병현은 이후 그 경기 내내 완전히 넋이 나가버렸고, 이 덩크로 기세를 올린 SK는 경기를 역전승했죠..

 

아무튼 당시 SK는 유일한 희망이던 방성윤마저 부상으로 젊은나이에 은퇴, 스쿼드가 거의 초토화된 상황이었는데.. FA로 비싸게 사온 김효범은 먹튀에 김민수도 썩 밥값을 못하던 때였으니.. 그런 상황에서 김선형과 NBA 출신의 용병 알렉산더 존슨, 두 선수의 하드캐리로 시즌 중반까지 6강진출을 두고 경쟁하였으나 존슨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추락,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죠. 그러나 김선형의 활약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고, 특히 흥행과 직결되는 화려함, 즉 보는 맛이 대단한 선수였다는 점에서 김선형이라는 선수가 등장한 것은 SK 구단 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 국내농구계 전반에 있어서도 대단한 호재였죠.

 

그리고 3순위의 오리온스 최진수.. 사실 최진수는 시즌 초반에는 다소 해매는 듯한 모습이 있었습니다. 포지션도 3번이냐 4번이냐가 애매했고.. 그래서 위의 두 선수에 비해 버닝이 조금 늦기는 했었지만 어느정도 적응을 마친 뒤에는 3.5번형 선수로서의 전형을 보여주며 대단한 활약을 시작했죠. 후반기 폭발력으로만 치면 비슷한 포지션의 오세근 못지 않다는 평이었고,  이 선수 역시도 신인시절에는 탄력이 먹어주던 선수라 화려한 플레이도 잘했고.. 여기에 용병이 크리스 윌리엄스였고 김동욱도 있어서 이 선수들이 최진수를 잘 살려주기도 했죠.

 

이 3명의 신인이 등장한 2011/12시즌은 총 133만명으로 KBL 역사상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한 시즌이기도 한데.. 이 신인 3인방의 등장 뿐만 아니라 SK의 스포엔터테인먼트가 농구에도 적용되기 시작하고, 성적만 나면 관중동원 잠재력이 대단한 kt의 3년연속 약진, 인삼공사의 리빌딩 완성, 여기에 용병 1인보유제로 국내선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도 해서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았죠. 이로부터 2년 후에도 총 관중 130만명을 또 다시 돌파하기도 했었는데 이후 급속도로 감소하다가 지난 시즌에는 78만명에 그쳤으니 농구흥행을 우려하는 시선이 클 수 밖에 없죠.. 아무리 유료관중만 집계하는걸로 바뀌었다고 해도..

 

아무튼 세 선수 지금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들을 받는 선수로서 스타급 대접을 받고 있고 활약도 해주고 있습니다만.. 사실 모두 신인시절에 비하면 많이 아쉽습니다. 우선 오세근은 이후 부상으로 거의 시즌 전체를 날려먹은 적도 있고, 이 외에도 부상으로 많이 못나오다가 그나마 최근 두 시즌 정도 다시 출전빈도가 많이 높아졌지만 올 시즌은 또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죠. 최근 복귀했다가 또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고.. 이 부상때문에 신체적인 능력이 많이 저하되어서 예전만큼의 탄력이나 민첩함이 많이 사라졌고, 또 스타일도 몸을 많이 사리는.. 그런 스타일로 바뀌어서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죠. 그럼에도 워낙 기본기가 우수하고 또 BQ가 대단한 선수라 여전히 리그 정상급 빅맨이자 리그 연봉킹으로 활약하고 있지만요.

 

그리고 김선형.. 데뷔 때는 슈팅가드로 시작했다가 얼마 안되어 문경은 감독이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변경하여 지금에 이르렀는데.. 사실 그렇다해도 스타일 자체가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리딩 등의 부담이 추가적으로 주어지다보니 폭발력이라는 부분이 서서히 줄어들었죠. 그래서 문경은 감독의 이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어왔는데.. 대신 슈팅능력이 많이 개선되어서 신인시절에는 거의 슛고자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30% 중반에서 후반 정도는 찍을 수준으로 올라섰고 2015/16시즌에는 부상으로 결장한 기간이 꽤 있기는 했지만 무려 45%를 기록하기도 했죠.

 

또한 큰 부상을 두 차례 겪으면서 특히 지난시즌은 정규시즌을 거의 다 날려먹을 정도로 결장기간이 길었는데 그 탓인지 특히 올 시즌은 신체능력저하가 꽤 눈에 보일 정도로 드러나고 있죠. 이 선수는 아무래도 그 압도적인 신체능력이 큰 무기이고, 또 그 것에 많이 의존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기량 역시도 올 시즌은 썩 좋지를 않고.. 얼마 전에 한 경기 49점을 폭발시키기는 했지만요. 아무튼 나이도 30줄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에 아무래도 좋지 못한 징조라고 볼 수 있죠.

 

마지막으로 최진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을 면제받은 김선형, 오세근 (입대 직후 상무 소속의 군인 신분으로 나와서 금메달을 확보해 입대 3개월 여만에 전역)과는 달리 중간에 상무에서 2년 간 군 복무를 하기도 했는데.. 2011/12시즌 후반기 맹활약 이후에는 뭐 한 팀의 주전선수급은 충분히 되지만 기대했던만큼의 모습은 분명히 아니죠. 신체적인 장점을 잘 못살리고 바깥에서만 하려한다는 평가도 꾸준하고.. 그래도 어떻게 작년 여름에 FA 대박도 나고 올 시즌에는 인사이드에서 적극적으로 하려는 듯한 모습도 보이기는 합니다만.. 역시 플레이가 좀 애매하다는 평가가 많죠.

 

아무튼 이 선수들 나온 이후로 2013년에 경희대의 김종규-김민구-두경민 트리오가 나와서 양김은 첫 해에 리그폭격, 두경민도 조금 있다 터져서 MVP까지 받기도 했는데.. 다만 김민구가 그리 되어버리는 바람에.. 그래도 재능은 재능이라 몸이 그렇게 되고도 아직 식스맨으로라도 활약하는걸 보면 몸이 멀쩡했으면 정말 리그를 평정했을만한 선수죠. 국대에도 엄청 큰 도움 되었을테고.. 이후에도 로터리는 장재석이 1순위 먹은 드래프트하고 역대급 폭망인 올 시즌 제외하면 꾸준히 좋은선수들 나오기는 했는데 역시 오세근-김선형-최진수 3인방 만큼은 아니다.. 이런 선수들이 한 번 더 한 번에 나와줘야 리그흥행에도 도움이 될텐데 그게 쉽지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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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1-10 22:00:49

잘 읽었습니다. 오세근은 정말 키가 조금만 더 컸으면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활약 보여줬을거란 아쉬움이 늘 있고.. 김민구는 에휴...안타깝습니다..

2019-01-10 22:23:56

버튼 거르고 셸비 교체하고 밀러... 버거셀교밀 ㅠㅠ...

2019-01-10 23:23:12

김민구는 도대체 왜...

2019-01-11 01:38:25

김민구 나가리 된 이후로 안보지만 제가 봤던 가장 놀라운 재능은 오세근하고 김민구였네여

2019-01-11 09:11:53

잘 읽었습니다! 제가 농구 본게 김승현 때랑 김민구 나왔을 때인데... 기회되시면 김종규-김민구-두경민도 한번 써주시면 좋겠어요!!

OP
2019-01-11 22:25:28

추후에 한 번 준비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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