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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농구대표팀의 2014년 농구월드컵 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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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2 17:40:24

우선 당시 로스터 구성은 이러했습니다 :

가드 : 박찬희, 양동근, 김태술, 김선형, 조성민
포워드 : 문태종, 양희종, 허일영
센터 : 이종현, 김주성, 오세근, 김종규

1경기 앙골라 80 : 69 대한민국
사실 이 경기는 그나마 해볼만한다고 생각되던 경기였고 실제 내용도 가장 비등했습니다. 3쿼터 즈음까지만 해도 우리가 앞서가기도 하면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앙골라도 첫 경기라 몸이 제대로 안풀렸는지 턴오버도 자주 하고 수비에서도 우리선수들을 자주 놓치면서 슛 찬스도 제법 많이 났습니다만.. 문제는 슛이 너무 안들어갔죠. 조성민, 문태종 등이 찬스 나는대로 쏘아봤지만 빈번히 림을 튕겨져나오고.. 그렇게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는 순간들을 모두 놓쳤고 결국 4쿼터에 앙골라가 우리보다 한층 더 노련한 경기를 하면서 경기를 가져갔죠.

우리로서 이 경기는 결국 실전감각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당시 농구협회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집중한다고 농구월드컵은 거의 무관심 수준이라 조추첨식에 사람도 안보내고, 전력분석도 제대로 안해서 국내 농구기자들이 정보를 줄 정도였고, 또 현지 연습경기조차 잡아주질 않아 실전감각이 무척이나 떨어진 상태에서 치른 첫 경기였기 때문에 어찌보면 슛감 난조는 필연적일 수 박에 없었죠. 또 앙골라 자체도 어디까지나 이 조에서 가장 해볼만한 상대였다 뿐이지 아프리카 농구의 대표적 강자 중 하나라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https://youtu.be/GMAeQuV30Hw

2경기 대한민국 55 : 89 호주
호주는 1군으로 나오면 미국 1군과도 10점차 이내 승부를 가져갈 수 있는 몇 안되는 국가이고 실제 2016년 올림픽에서도 10점 차로 패배했던 팀인데 이 대회에서는 1군급은 아니어도 매튜 델라베도바, 조 잉글스, 애런 베인즈 등이 출전을 했죠. 그리고 1쿼터 탐색전 이후에는 아주 스무스하게 털렸습니다.. 특히 베인즈가 지키는 골밑을 센터 4인방이 돌아가며 공략해봤으나 진입 자체를 못했고 수비에서는 베인즈가 포스트업 한 번 치면 쭉쭉 밀려나며 그냥 한 골을 헌납했죠.

다른 포지션에서도 가드에 델라베도바, 포워드에서 잉글스가 주축이 되다보니 막을 수도 없고 뜷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 수준이 딸리는 것도 아니고 벤치까지 모조리 크거나 빠르면서 기본기 좋고 슛도 잘 던지는 선수들.. 뭐 어느 누가 잘하고 못하고 이런 것 따질 것도 없이 그야말로 어쩔 수 없는 경기였죠..


https://youtu.be/aVyhmPlCd0c

3경기 : 대한민국 72 : 89 슬로베니아
이 경기는 나름 선전을 한 경기였습니다, 당시 슬로베니아는 전성기의 고란 드라기치를 축으로 유럽 상위권의 팀이었는데 1쿼터를 무려 앞선 채로 마무리하더니 2쿼터까지도 시소게임으로 마쳤죠. 당시 의외였던 것은 가드진은 드라기치에 사정없이 찢기며 점수를 계속 허용한 반면에 우리 센터진이 슬로베니아의 크고 힘 쎈 빅맨들 상대로 상당한 분전을 펼치며 잘 막기도 잘 막고 득점도 꾸준히 만들어주었죠.

그러나 결국 3쿼터부터 전력 차가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2m가 넘어가는 슬로베니아 포워드들이 높은 타점에서 고감도의 슛을 계속 쏘아대고, 전반에는 비등하던 빅맨 대결도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 빅맨들의 신체조건이 확연히 열세이다보니 힘에 부칠 수 밖에 없고, 그 와중에 드라기치의 기세는 멈출 줄을 모르고.. 결국 2쿼터까지의 분전, 그리고 젊은 빅맨들의 가능성을 본 것 정도로 만족하는 수 밖에 없었죠.


https://youtu.be/VAPF-2Z-Cs0

4경기 : 리투아니아 79 : 49 대한민국
이 경기는 호주전에 이어 세계무대의 벽을 또 다시 실감한 경기였죠. 리투아니아는 축구는 변방이지만 농구는 유럽 정상급의 국가로 호주처럼 미국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몇 안되는 팀이라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었는데 1쿼터는 의외로 우리가 리드하면서 끝났지만 2쿼터부터는 아주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리투아니아의 흐름으로 바뀌기 시작.. 호주와의 대결에서 베인즈 하나에도 그리 털렸는데 리투아니아는 한참 젋은 시절의 발렌슈나스에다 마찬가지로 NBA 빅맨이던 모티유나스까지 세트로 버티고 있으니 우리로서는 도저히 어찌할 바가 없던 상황..

다른 포지션에서도 우리보다 4~5cm 씩 큰 선수들이 우리보다 느리거나 굼뜨지도 않으면서 기본기도 좋고 슛도 정확하니 공수양면에서 그냥 손쓸 방법이 없고.. 결국 3쿼터부터 가비지 게임이 되었고 30점차 완패를 당하고 말았죠..


https://youtu.be/eQDDtuNZh8o

대한민국 71 : 87 멕시코

당시 멕시코의 에이스는 애틀란타 호크스에서 뛰던 센터 구스타보 아욘이었는데 이 선수가 경기를 앞두고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멕시코 국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이 되어있어 비록 탈락이 확정되었어도 1승에 도전해볼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그 멕시코 리그에서 뛴다는 선수들이 어찌나 빠르고 기술들이 좋은지.. 원래 우리가 앞전 경기들에서는 1쿼터는 비등한 승부를 펼치곤 했었는데 이 경기는 오히려 1쿼터부터 멕시코의 페이스에 완전히 휘말려 분위기를 내어준 채 시작하였죠.

그리고 경기가 흘러가면서도 계속 멕시코가 시중일관 분위기를 잡고 경기를 하고 우리는 계속 끌려가고.. 최종적으로 점수 차는 16점차였지만 어찌보면 호주, 리투아니아전 만큼이나 무기력했던 경기였죠.. 그 두 경기는 그냥 압도적인 힘과 높이에 당했다면 멕시코 전은 템포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진 느낌.. 그렇게 5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하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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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8-13 09:39:36

본문에도 언급해주셨지만 조금만 더 철저하게 대회준비했으면 앙골라전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협회가 당시에 농구월드컵을 홈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총력전을 펼치기 위해 준비한 전초전 형식으로 대했었죠.

Updated at 2019-08-13 18:53:34

제가 발렌슈나스 선수 팬이라 리투아니아 경기를 챙겨봤었는데 진짜 처참하다 느낄정도로 골밑에서 찢기더군요 호주경기에서도 말씀해주셨듯이 그 힘좋은 베인즈에게도 탈탈 털리고... 선천적인 피지컬 차이는 어쩔 수 없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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