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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허재의 아들' 허웅과 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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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06 10:02:45

지난 주말 국내농구계 최대의 화두거리는 단연 허훈의 2경기 연속 맹활약이었습니다.. 토요일 LG와의 경기에서 32점을 폭발시킨데 이어 일요일 DB와의 경기에서는 3점슛을 9개 연속으로 적중시키는 신기를 발휘하며 또 다시 31점을 폭발시킨 것인데요.. 비록 팀이 연이은 뒷심부족으로 두 경기를 모두 패배하며 빛이 다소 바랬지만 역시 핏줄은 못속인다는 반응이 나올 법도 했죠.

 

허재의 두 아들이 모두 프로농구선수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DB의 가드 허웅 (186cm), kt의 가드 허훈 (180cm) 형제죠. 허웅이 1993년생으로 형이고 허훈이 1995년생으로 동생입니다. 사실 허재 전 감독은 처음에는아들들이 농구하는 것을 반대했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형인 허웅은 원래는 축구를 했었다고 하는데 그러나 피는 못속인다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농구를 접한 뒤 결국 아버지의 뜻을 꺾고 중학교 때부터 아버지의 모교 용산중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했고, 허훈 역시도 그 즈음 농구를 시작해 용산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아버지와 형의 길을 따르게 되죠.

 

사실 동생 허훈이 농구를 시작하자마자 대단한 재능을 선보였던 반면 형인 허웅은 시작을 늦게 해서 그런지 중학교 때와 고등학교 저학년까지도 프로농구 선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고교농구계에서는 국내굴지의 학교 중 하나인 용산고등학교 농구부로 진학한 것도 사실은 기량이 아닌 아버지의 후광 덕분이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곤 했었는데요.. 그러나 유전자는 속일 수 없다고.. 용산고등학교에 진학 후 기량이 빠르게 발전하더니 3학년 때는 에이스로서 올라섰고, 이후 아버지의 모교 중앙대가 아닌 연세대학교로 진학해 활약을 하다가 3학년을 마치고 얼리엔트리로 KBL 신인드래프트에 나서게 되었죠.

 

고려대 이승현이 독보적인 최대어로 꼽혔고 실제로 1순위로 오리온에 입단한 이 드래프트에서 허웅 역시도 유력한 로터리 후보 중 하나였고, 빅맨 김준일, 정효근이 뒤이어 지명을 받으며 얄궂게도 당시 아버지 허재가 지휘하던 KCC가 4순위에서 허웅을 지명할 기회가 왔던 상황.. 또 그 것이 가장 합리적인 픽이었던 상황.. 그러나 허재 감독은 슈터가 필요하다는 '표면적' 이유로 로터리감이 아니었던 고려대 김지후를 지명하고 5순위 DB가 어부지리로 로터리급 자원인 허웅을 얻게 되죠.

 

이후 첫 시즌 적응기를 거친 뒤 두 번째 시즌부터는 두경민과 함께 더블에이스로 자리를 잡았고 두 시즌 간 평균 10점 이상과 3~4개의 어시스트를 해주는 리그 수위급의 듀얼가드로서 활약하다가 상무에 입대하였는데요.. 이후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복귀해 감을 조율했고 올 시즌 두경민의 복귀 전까지 가드진을 이끌어주어야 되는데 시즌 이 시작하자마자 부상을 당해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죠.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나면 DB를 떠나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데 샐러리캡이나 두경민과 허웅의 FA 등을 생각한다면 결국 두 가드 중 한 명 만을 선택해야 될 시기가 올테고, 아무래도 허웅보다는 두경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올 시즌이 끝나면 A급 가드를 필요로 하는 팀으로 (삼성, 오리온 등) 트레이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법 나오고 있죠.

 

그리고 동생 허훈은 용산중학교 시절 이미 동년배들을 압도하는 기량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고 아버지의 재능은 허훈에게로 다 갔다는 소리도 많이 나오곤 했었죠. 형인 허웅은 이러한 평가가 내심 섭섭했겠지만.. 실제로 얼굴도 허훈이 아버지보다는 훨씬 미남이기는 합니다만.. 큰 코도 그렇고 여러모로 아버지와 닮은 점이 많고 또 성격도 허웅이 조용하고 침착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에 허훈은 상당히 호기가 있는 타입이죠. 플레이스타일을 봐도 허웅은 안정감이 있고 기본적으로 자기가 공을 잡고 하는 스타일이기는 해도 2번 포지션에서 뛰면서 두경민과 같은 1번과의 공존도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가능할 정도로 자신을 환경에 맞출 수 있는 반면에 허훈은 가드진에서 자신이 중심이 되어야 기량을 확실히 발휘할 수 있는 타입이고 또 안정감보다는 과감하고 폭발력이 있는 타입이죠. 또 클러치 공격을 9번 실패해도 망설임없이 10번 째 도전을 할 수 있는 배짱과 자신감, 그리고 모험을 즐기는 타입의 선수죠. 다만 삼부자의 공통된 이야기가 두 선수 모두 승부욕은 아버지를 닮았다는 것..

 

아무튼 허훈은 농구를 시작할 때부터 연세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최고 가드의 자리를 놓쳐본 적이 없던 선수였고, 4학년을 모두 마치고 신인드래프트에 나와 원래는 1순위가 확실시 되었으나 장신포워드 양홍석이 중앙대학교 1학년을 마친 뒤 중퇴하고 신인드래프트에 나오면서 2순위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러나 kt가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한데 이어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넘어왔던 LG의 1라운드 지명권 또한 2순위에 당첨되며 kt가 허훈을 1순위, 양홍석을 2순위로 지명해 두 선수를 모두 확보하고 또 허훈에게 선배예우도 해주는 방향으로 지명이 이루어졌죠.

 

이후 허훈은 신인왕 유력후보로 평가를 받았고 활약도 신인가드로서 평균 10득점과 4개의 어시스트로서 상당히 준수했습니다만.. 3순위 지명자였던 SK 안영준이 기대보다 좋은 활약을 했고 또 팀 성적까지 우수해 신인왕은 안영준에게로 돌아갔죠. 그러나 허훈 역시 충분히 훌륭한 성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kt가 조성민까지 트레이드를 하며 중심으로 삼았던 가드 이재도를 1년 만에 또 다시 트레이드 하면서 허훈에게 힘을 실어주며 신인시절부터 꾸준히 팀의 중심가드로 활약하며 어느덧 프로 3년 차를 맞이했죠.

 

그리고 지난 해 두 형제와 관련하여 논란이 되었던 것이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5대5 남자농구 로스터에 두 선수를 모두 발탁했던 것인데요.. 감독이 아버지인 허재였고, 또 군면제가 걸려있는 특수한 상황이기도 해서 상당히 민감한 일이었죠. 사실 두 형제 모두 기량 자체는 국가대표로 뽑힐 수 있는 선수들이죠. 문제는 186cm의 허웅을 포워드로 분류해가면서까지 허훈까지 발탁했다는 것.. 그 만큼 장신포워드 라인에 공백이 발생하며 로스터가 불균형해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결국 4강에서 이란에게 패배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고, 허재 감독은 책임을 지고 사퇴했죠. 다만 두 형제는 이후에도 국가대표로서 간간히 모습을 비추고 있고 허훈은 지난 9월 펼쳐졌던 농구월드컵 본선에도 출전해 공격력에 있어서는 나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는데요.. 다만 사이즈에 열세가 명확하고 또 기술적으로도 수비는 좋은평가를 받는 선수가 아니다보니 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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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10-21 23:09:38

허웅이 진짜 많이 늘었죠. 프로 입단하고 나서도 계속 좋아졌어요. 하는거 보면 노력하는선수구나 싶습니다.

OP
2019-10-22 20:04:11

원래 농구는 진짜 재능빨이라 어릴 때부터 잘하던 선수가 대학가서, 프로와서 망할 수는 있어도 어릴 때 재능없다가 만개하는 경우는 정말 드문데 고3부터 만개해서 로터리급 선수로 성장하고 프로와서 A급 가드가 된 허웅은 정말 드문 케이스죠..

2019-10-22 21:22:41

네 고등학교때 씹어먹던 선수도 대학때 박살나고, 동학년 탑급 선수들도 약점 보완 못해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게 다반사인데 신체조건이나 운동능력이 탁월하지 않은 선수가 꾸준히 성장해서 국대급까지 가는건 정말 드문일인것 같습니다.

얼리로 나온것도 허재빨 감안하더라도 연대에서 잘하긴했지만 팀을 캐리하는 에이스급이 아니라서 놓아줬던걸로 기억하는데, 진짜 대단한것 같네요.

2019-10-21 23:16:31

피지컬을 못 물려받은게 아쉽..

OP
2019-10-22 20:04:58

그래도 허훈은 몸 딴딴한거 보면 아버지의 유전자가 느껴지죠. 키를 물려받지 못한게 아쉽지만..

2019-10-22 01:45:13

허재는 아버지 입장에서 얼마나 자랑스러울까요 ㅎㅎㅎ

저도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하는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OP
2019-10-22 20:05:36

근데 지난 아시안게임 때 아들사랑이 잘못된 방향으로 발산되는 바람에..

2019-10-22 02:31:21

허웅 드랩당시 현장에 있었는데 김지후 지명하자 바로 나가버리는 허재 아내분의 모습이 기억나네요..
허웅,허훈 어릴때부터 특혜논란이 있었다고는 들었는데(모기자가 이걸로 기사썼다가 허재한테 전화받았다고..) 그래도 잘커가는거같아 다행이네요. 특히 허훈이 기대가 됩니다. 둘이 같은 팀서 뛰는것도 보고싶고..

OP
2019-10-22 20:09:00

이론 상으로는 허훈이 1번으로 허웅이 2번으로 공존할 수는 있는데 현실적으로 본다면 둘이 백전노장이 되어야 가능성이 있을 것 같네요.. 사실 둘의 맞대결도 한 명이 복귀하면 한 명이 다치는 패턴이 이어지면서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죠..

2019-10-22 08:38:42

허웅은 동부가 샐캡 때문에 못잡을 수도 있는거 같은데 허훈은 뭐 kt 토종 에이스라고 봐야할꺼고

OP
2019-10-22 20:11:54

아마 내년 FA 시장에서는 두경민과 허웅 중에 한 명을 선택해야 될겁니다.. 두경민 FA 자체는 1년 더 여유가 있고 (허웅은 2년) 다음시즌에는 김종규 연봉이 10억원 미만으로 조정될 것이기 때문에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있기는 한데 것보다는 두웅 중에 한 명 트레이드 카드로 써서 윤호영 뒤 이을 포워드 한 명 보강하는게 더 효율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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